악연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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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쓴 글만 보다가 한번 써봅니다.
글도 잘 쓰지 못하고 시간도 없어서 자주 올릴지는 못할 듯 싶습니다.
1주일이나 2주일에 한편 정도?..
하여튼 즐감 바랍니다.
-----------------------------------------------------------------------------------------------------
오븐을 늦게 열어 필요이상으로 태워먹은 단팥빵처럼 짙은 갈색을 띤 굵은 시가를 향해 그는 적당한 예의를 갖추며 라이터를 당겼다.
더블 마두로 컬러의 래퍼엔 소름끼치는 윤기가 돌고 있었다.
가속된 터보라이터의 맹렬한 열기가 시가를 태우는 동안 보스는 그를 빤히 바라보며 입에 문 시가를 천천히 돌렸다.
그가 라이터를 끄자 보스는 소파에 깊게 몸을 기대며 시가에서 입을 뗐다.
연기가 입 주위에서 노킹을 일으킨 낡은 트럭이 배기가스를 쿨렁댈 때처럼 맴돌았다.
"마카누도."
그가 눈을 들어올렸다.
"네?"
"마카누도라고."
보스는 시가를 가리켰다.
"자메이카 산이야. 55게이지. 제일 굵지. 이 굵기는 구하기 어렵네. 초보는 피우기 힘들어서."
보스는 시가를 재떨이에 올려놓았다. 난파된 선원이 무인도에서 피워놓은 모닥불처럼 연기가 솟아올랐다.
"하지만 이게 힘이야. 사나이의 담배지. 가진 놈들은 굵은 걸 원해. 굵고 길고."
보스는 가래를 끓어올리면서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병풍처럼 서있던 가드들도 같이 웃음을 지었다.
보스가 몸을 일으키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
"수고했어. 늙은이 한테서 또 연락오면 다음 번엔 이것도 같이 갖다 줘."
보스가 손짓을 하자 옆에 있던 떡대가 포장을 뜯지않은 시가 한 상자를 그에게 내밀었다.
초등학생 공책겉장에나 장식될 것같은 알록달록한 알파벳으로 크게 몽테크리스트라고 씌여있었다.
"그건 하바난데.."
바로 이것이 핵심이라는 듯 찌르듯이 손가락을 네개 내밀며 보스가 말했다.
"44게이지야."
다시 웃음이 터졌다.
그는 밖으로 나와 사무실을 힐끔 올려다보았다.
해성리츠라고 씌인 간판이 금색으로 조그맣게 걸려있었다.
자신이 과장을 맡은 다음으로 3번째, 입사한 이후론 7번째 옮긴 사무실이었다.
회사를 옮길 때 집기들은 보통 전부 놓고 빠지는데 희안하게도 저 간판만큼은 꼭 떼어갔다.
길이 1미터 남짓되는 얇은 금속판에 사무실 이름이 메탈사인으로 양각된 듯 툭 튀어나오게 만들어진 것으로 네 귀퉁이에 피스를 박을 수 있도록 구멍이 뚫려있었다.
조직원들 사이에선 보스가 그것을 악착같이 떼어가는 이유가 그게 순금이기 때문이라는 소리가 있었다.
우스개 소리겠지만 색깔도 그렇고 무게도 묵직한 것이 아닌게아니라 그런 소리가 나올만도 하다는 생각이었다.
날씨는 더웠고 바람이나 그늘은 한점도 없었다.
업무는 잘 처리했다. 보스는 만족한 눈치였다.
그가 기름을 제대로 친 덕분에 당분간 회사는 감사를 피해갈 것이다.
주머니에 손을 넣자 빳빳한 종이가 하나 잡혔다. 아무 생각없이 그것을 꺼내들었다.
그것은 자신이 이번에 새로 인쇄해 뿌리고 다니는 가짜 명함이었다.
팝셋 재질의 질긴 지면 위에 새겨진 "삼영물산 과장 김광길"이라는 글씨가 후가공때 첨가된 골드펄 때문에 사이버틱하게 반짝거렸다.
삼영물산, 기선실업, 빅머니 투자자문, 나선 부동산신탁 따위.
그가 인스턴트 라면처럼 뽀개먹고 버린 가짜 회사들은 기억할 수도 없었다.
과장이라.. 회사는 일종의 점조직이었는데 그는 과장이라는 직급을 달고 하나의 팀을 운영하고 있었다.
업무가 맡겨지면 일을 처리하고 오늘처럼 보고를 하기 위해 사무실을 찾아간다.
그러나 말이 회사고 과장이지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들 돈벌이의 요체는 폭력이었다.
회사는 조직폭력배였고 그는 그 조직의 중간보스였다.
언덕을 거의 다 내려왔을 때였다.
맞은 편에서 핏라인이 유난히 돋보이는 푸른 색 티셔츠를 입은 늘씬한 여성이 한명 걸어오고 있었다.
면과 모달이 혼방된 티셔츠엔 젖가슴 부위를 따라 비즈가 장식되어 있었는데 흔적만 남은 어깨소매를 통해 흰 팔이 보기좋게 드러나 있었고 절개선이 과감하게 그어진 7부짜리 스판팬츠는 그녀의 길고 곧은 다리를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고 있었다.
그는 멀찍이 그를 지나치는 그녀의 발랄해 보이는 원랭스 보브컷 스타일의 머리와 오똑한 콧날을 옆눈질하다가 잠시 멈춰 담배를 하나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몸을 돌려 그녀를 쫓아가기 시작했다.
숙**고 해야 허름한 아파트 상가의 2층을 빌려서 칸막이를 치고 자기네 무리들이 잘 수 있도록 약간 개조한 것 뿐이다.
그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가지고 게임을 하던 조직원 두 명이 벌떡 일어섰다.
"다녀오셨습니까?"
그는 아무 말없이 자기 책상으로 가서 두터운 바닥과 등판을 필름코팅된 스플릿으로 감싼 값비싼 중역용 사무의자에 털썩 앉았다.
"정가놈 한테선 아무 연락 없었냐?"
둘 중 머리가 좀 긴 녀석이 대답했다.
"뭐..아직까진 연락없었습니다."
그가 들고 있던 봉투를 소파 앞 탁자에 던졌다.
"다음번 정가놈 한테 돈 주러갈 때 가져갈거니까 잘 챙겨놔."
머리가 짧은 녀석이 봉투를 들고 일어났다.
"이게 뭡니까?"
"시가다. 늙은이가 좋아한댄다."
봉투를 캐비닛 안에 보관하는 것을 지켜본 후 그가 책상 앞에 다가 앉으며 말했다.
"그리고 니들. 할 일이 하나 있다."
두 명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책상 앞에 섰다.
"계집애 하나 뚜껑 따는 일인데."
그가 핸드폰을 꺼내 몇번 단추를 누른 후 조직원들 앞으로 밀어놓았다.
거기엔 아까 그녀의 사진이 커다랗게 나와 있었다.
글도 잘 쓰지 못하고 시간도 없어서 자주 올릴지는 못할 듯 싶습니다.
1주일이나 2주일에 한편 정도?..
하여튼 즐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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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븐을 늦게 열어 필요이상으로 태워먹은 단팥빵처럼 짙은 갈색을 띤 굵은 시가를 향해 그는 적당한 예의를 갖추며 라이터를 당겼다.
더블 마두로 컬러의 래퍼엔 소름끼치는 윤기가 돌고 있었다.
가속된 터보라이터의 맹렬한 열기가 시가를 태우는 동안 보스는 그를 빤히 바라보며 입에 문 시가를 천천히 돌렸다.
그가 라이터를 끄자 보스는 소파에 깊게 몸을 기대며 시가에서 입을 뗐다.
연기가 입 주위에서 노킹을 일으킨 낡은 트럭이 배기가스를 쿨렁댈 때처럼 맴돌았다.
"마카누도."
그가 눈을 들어올렸다.
"네?"
"마카누도라고."
보스는 시가를 가리켰다.
"자메이카 산이야. 55게이지. 제일 굵지. 이 굵기는 구하기 어렵네. 초보는 피우기 힘들어서."
보스는 시가를 재떨이에 올려놓았다. 난파된 선원이 무인도에서 피워놓은 모닥불처럼 연기가 솟아올랐다.
"하지만 이게 힘이야. 사나이의 담배지. 가진 놈들은 굵은 걸 원해. 굵고 길고."
보스는 가래를 끓어올리면서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병풍처럼 서있던 가드들도 같이 웃음을 지었다.
보스가 몸을 일으키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
"수고했어. 늙은이 한테서 또 연락오면 다음 번엔 이것도 같이 갖다 줘."
보스가 손짓을 하자 옆에 있던 떡대가 포장을 뜯지않은 시가 한 상자를 그에게 내밀었다.
초등학생 공책겉장에나 장식될 것같은 알록달록한 알파벳으로 크게 몽테크리스트라고 씌여있었다.
"그건 하바난데.."
바로 이것이 핵심이라는 듯 찌르듯이 손가락을 네개 내밀며 보스가 말했다.
"44게이지야."
다시 웃음이 터졌다.
그는 밖으로 나와 사무실을 힐끔 올려다보았다.
해성리츠라고 씌인 간판이 금색으로 조그맣게 걸려있었다.
자신이 과장을 맡은 다음으로 3번째, 입사한 이후론 7번째 옮긴 사무실이었다.
회사를 옮길 때 집기들은 보통 전부 놓고 빠지는데 희안하게도 저 간판만큼은 꼭 떼어갔다.
길이 1미터 남짓되는 얇은 금속판에 사무실 이름이 메탈사인으로 양각된 듯 툭 튀어나오게 만들어진 것으로 네 귀퉁이에 피스를 박을 수 있도록 구멍이 뚫려있었다.
조직원들 사이에선 보스가 그것을 악착같이 떼어가는 이유가 그게 순금이기 때문이라는 소리가 있었다.
우스개 소리겠지만 색깔도 그렇고 무게도 묵직한 것이 아닌게아니라 그런 소리가 나올만도 하다는 생각이었다.
날씨는 더웠고 바람이나 그늘은 한점도 없었다.
업무는 잘 처리했다. 보스는 만족한 눈치였다.
그가 기름을 제대로 친 덕분에 당분간 회사는 감사를 피해갈 것이다.
주머니에 손을 넣자 빳빳한 종이가 하나 잡혔다. 아무 생각없이 그것을 꺼내들었다.
그것은 자신이 이번에 새로 인쇄해 뿌리고 다니는 가짜 명함이었다.
팝셋 재질의 질긴 지면 위에 새겨진 "삼영물산 과장 김광길"이라는 글씨가 후가공때 첨가된 골드펄 때문에 사이버틱하게 반짝거렸다.
삼영물산, 기선실업, 빅머니 투자자문, 나선 부동산신탁 따위.
그가 인스턴트 라면처럼 뽀개먹고 버린 가짜 회사들은 기억할 수도 없었다.
과장이라.. 회사는 일종의 점조직이었는데 그는 과장이라는 직급을 달고 하나의 팀을 운영하고 있었다.
업무가 맡겨지면 일을 처리하고 오늘처럼 보고를 하기 위해 사무실을 찾아간다.
그러나 말이 회사고 과장이지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들 돈벌이의 요체는 폭력이었다.
회사는 조직폭력배였고 그는 그 조직의 중간보스였다.
언덕을 거의 다 내려왔을 때였다.
맞은 편에서 핏라인이 유난히 돋보이는 푸른 색 티셔츠를 입은 늘씬한 여성이 한명 걸어오고 있었다.
면과 모달이 혼방된 티셔츠엔 젖가슴 부위를 따라 비즈가 장식되어 있었는데 흔적만 남은 어깨소매를 통해 흰 팔이 보기좋게 드러나 있었고 절개선이 과감하게 그어진 7부짜리 스판팬츠는 그녀의 길고 곧은 다리를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고 있었다.
그는 멀찍이 그를 지나치는 그녀의 발랄해 보이는 원랭스 보브컷 스타일의 머리와 오똑한 콧날을 옆눈질하다가 잠시 멈춰 담배를 하나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몸을 돌려 그녀를 쫓아가기 시작했다.
숙**고 해야 허름한 아파트 상가의 2층을 빌려서 칸막이를 치고 자기네 무리들이 잘 수 있도록 약간 개조한 것 뿐이다.
그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가지고 게임을 하던 조직원 두 명이 벌떡 일어섰다.
"다녀오셨습니까?"
그는 아무 말없이 자기 책상으로 가서 두터운 바닥과 등판을 필름코팅된 스플릿으로 감싼 값비싼 중역용 사무의자에 털썩 앉았다.
"정가놈 한테선 아무 연락 없었냐?"
둘 중 머리가 좀 긴 녀석이 대답했다.
"뭐..아직까진 연락없었습니다."
그가 들고 있던 봉투를 소파 앞 탁자에 던졌다.
"다음번 정가놈 한테 돈 주러갈 때 가져갈거니까 잘 챙겨놔."
머리가 짧은 녀석이 봉투를 들고 일어났다.
"이게 뭡니까?"
"시가다. 늙은이가 좋아한댄다."
봉투를 캐비닛 안에 보관하는 것을 지켜본 후 그가 책상 앞에 다가 앉으며 말했다.
"그리고 니들. 할 일이 하나 있다."
두 명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책상 앞에 섰다.
"계집애 하나 뚜껑 따는 일인데."
그가 핸드폰을 꺼내 몇번 단추를 누른 후 조직원들 앞으로 밀어놓았다.
거기엔 아까 그녀의 사진이 커다랗게 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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