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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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리메이크 이제 마지막편이군요...
글을 다시 올리면서
저 역시 다시 읽게되어 예전의 추억속에 여러번 잠기곤 했습니다
사진 속의 그녀의 환한 얼굴을 보면서...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다시 결혼했을까...
한달에 한번 그녀의 집 부근을 지나칠 때면...
그녀가 총총걸음으로 내려오던
자그마한 언덕 길을
다시 한번 쳐다보곤 합니다
혹시나 그녀가
내려오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언제 어디서든...
그녀가 항상 화사한 얼굴로
진심으로 행복하길 빌면서
이 글을 마무리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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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사람을 지치게 만들기 시작했지만
그녀와의 잦은 데이트는
내게 여름이 온 것 조차 느끼지 못하게 했다.
수연은 남편과 헤어지는 문제에 있어서
조금씩 진척을 보이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무조건 회피하기 보다는
적극적인 대화를 통한 해결에 이르기를 권유했고
내 충고대로 그렇게 맞서고 있었던 것 같다.
마침내...
그 남자가 이혼에 합의했다.
하지만...
그 남자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끝끝내 추하게 굴고 있었다.
서로 반반씩 부담해서 구했던
18평 남짓한 아파트의 전세금을
돌려주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만날 때 보다 헤어질 때...
좀 더 당당한 남자의 모습이..
이제는 추억의 한편으로 넘겨야 할 시간들을 좀 더 소중하게
간직 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그 남자는 잊고 있었다.
자기가 그렇게 고집한다고
안줘도 되는 문제도 아닌걸
마지막까지 그렇게 그 편협된 속을 드러내고 있었다.
수연이 그 남자와 완전히 헤어져
그녀의 집으로 다시 돌아온 그 날부터...
나는 밤마다 그녀 생각으로 안타까와했던 고통을 잊을 수 있었다.
그때 내가 겪었던 고통은
그녀가 나 아닌 다른 남자와 한 지붕 아래에 있다는 그런 고통이 아니라..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과 끊임없이 밀고당기는 그런 정신적인 압박속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갇혀 있다는 것이었다.
그녀에 대한 그 고통속에서 헤어난 나도
조금씩 긴장이 풀리고 있었다
여름밤의 더위는 유난히 더해가고....
.............
전화가 울렸다.
"오빠..바쁘세요?"
"아니.. 막 일하려 나가려던 참이야..괜찮아..
그런데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수연이가 웬일이야?"
"오빠..
나 있자나요....
그게 안 나와요..."
그렇게 말하던 수연의 목소리에서...
떨림이나 불안감같은 것은 느낄 수 없었다
남편과 갈라선지 보름여...
그녀는 그 날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는 현상에..
임신이 된거 같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음..
저녁에 집 앞으로 갈께..
만나서 얘기 하자.."
그녀를 만난지 한달하고도 며칠이 조금 더 지난 시간..
난 그녀와 콘도에서 돌아오던 날 밤...
다시 호텔에서 격렬하게 가졌던 그녀와의 사랑에서
순간적으로 조금 지체해버린 기억을 떠 올렸지만
그게 이렇게 바로 임신으로 연결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하지만..
난 그녀의 임신 가능성에 대해서 조금도
주저함이 없었다.
난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으니까...
해가 질 무렵..
수연을 만나..
그녀의 집 부근에 있는 올림픽 공원으로 차를 몰았다
그녀의 손을 잡고..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저녁 산책을 나온 여느 다른 사람들의 틈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오빠... 어떻게 하죠?"
"아직은 며칠 더 기다려 보기로 하자...
아니면 한 번 병원을 가보던가.."
"오후에 약국에서 테스트지 사서 체크해 봤어요...
임신으로 나왔어요.."
"그래?
그럼 우리 낳자...
딴 생각 하지 말자..
만약 우리가 딴 마음 먹는다면..
우리가 역사의 죄인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자나..
걔가 태어나서 장차 이 나라의 역사를 뒤바꿀 위인이 될지도 모르는 걸..
만약..아이 뗀다면..
너나 나나 우린 이 나라를 망칠 죄인이 될거야."
그녀에게 농담처럼 던지는 내 말 속엔..
나의 진심이 담겨져 있었다...
난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마저 그녀처럼 그 문제로 심각하고 싶지 않았다.
난 이미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고...
아무런 생각없이 그녀를 만나 사랑하고 섹스를 한것은 아니었으니까..
이기적인 생각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난 그녀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랬다.
직접적인 문제 해결은
아이를 낳을 것이냐 말것이냐라는 것이지만...
그 해결의 근원은
우리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결혼이라는 의식을 매개로
영원히 함께 살 마음의 준비가 되었느냐 아니냐에 있었기에
난 그녀의 임신에 전혀 거리낌이 없었고.
그녀의 결정만 내려지면...
난 그녀의 의사에 따를 작정이었다.
"오빠...
그렇게 가볍게 생각 할 문제가 아니잖아요..
당장 내가 낳겠다고 결정하면...
오빠 집에는 뭐라고 말씀 드릴거에요?"
"뭐라고 하긴..
너랑 결혼한다고 해야지..
난 오늘 밤이라도 당장 말씀 드릴수 있다."
"난 이제 이혼한지 겨우 보름째에요.."
"그게 무슨 상관이야?
헤어졌으면 된거지...그리고 더 이상의 무슨 시간이 필요해?
난 다른 사람 눈치 같은거.. 그런거 보고 싶지 않다..
내가 널 사랑하고...니가 날 사랑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
수연이는..
물론 나의 부모님들이 쌍수를 들며 반길..
그런 처지의 며느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난...
스스로의 경제적 능력을 만들어 왔고
나의 부모님들이 반대 할라치면...
단 둘이서라도 결혼을 할 충분한 마음의 준비를 어느새 굳히고 있었다
하지만.. 수연은...
스스로의 처지를...
당장 나와 결혼하는 문제에 있어서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혼한지 불과 보름...
그리고 나와는 동성동본...
이혼전에 되어버린 임신 사실...
그런 여러가지 상황들을 그녀의 부모님들에게 토로하는 것을
힘겨워하는 듯 했다.
하지만 그 문제는 내게 있어도 마찬가지였고
난 그녀가 이제는 주위의 눈치나 다른 사람의 의견보다는
자신만을 생각하는 여자이길 바랬다..
그런 의견차는 나와 그녀와의 첫 불협화음을 만들었고...
밝지 않은 표정으로 그녀와 헤어진 것은 그 날이 처음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속에서..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지난 추억의 사랑속에서...
나의 우유부단함이 여자를 더 힘들게 하여..
끝내 이별했던 그런 순간들이 스쳐 지났다.
그날 밤..
난 그녀에게 나의 분명한 의사를 재차 확인시켰다
"난 수연이가 나만 생각하길 바래...
그리고... 수연이 아이를 낳아야겠다는 생각만 굳히면..
지금 당장이라도.. 부모님께..말씀 드리겠어."
"내가 지금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처지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나한테 그런식으로 밖에 말해줄 수 없나요?"
"내가 뭘 어떻게 말해주기를 바라는거야?
내게서 미안하다는 얘기가 듣고 싶어?
아니면... 내게서 아이를 떼자는 얘기가 듣고 싶은거야?
난 너에게 당당하고 싶어...
어쨌든, 우리가 만든 결과이고.. 난 그 결과에 순종하고 싶어...
내 행동에 대한 내 책임의 결심이 분명 섰기에
솔직히 수연에게 미안하다는 감정은 별로 안들지만
예상 외로 빨리 닥쳐 온 일이라
수연이가 부모님들에게 얘기하기가 난처하겠다라는 생각은 들어..
그 점에 있어서만은 너에게 많이 미안해..."
"이해를 못하겠어요..."
나 역시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내게서 어떤 얘기를 듣고 싶은건지...
나로서는
그녀의 임신사실이
내가 그녀를 위로해야하고..
내가 그녀에게 사죄해야 하는 그런 문제로 조금도 인식되지 않았고
또 내가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녀 또한 나의 그녀의 대한 사랑에 대해서 더 복잡한 감정을
가질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난 여전히 단호하게 말하고 또 그렇게 행동했었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늘 병원에 갈려고 해요..."
"그렇게 결심을 굳힌거야?"
"네..."
닥친 현실을 누군가에게 말하기가 힘들어서 내린 결론인지
아니면..
내 사랑에 대한 확신이 안서서 그랬는지..
난 그 이유를 묻지는 않았다.
밤새 그녀가 고민해서 내린 결론이었고
난 그녀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
그런 그녀의 선택으로...
난 그녀에게 사과를 하였다.
"미안하다...
내가 너에게 많이 힘든 일을 만들었구나.."
내가 그녀에게 가졌던 분명한 책임감 때문이었을까..
그 순간 나는 그 이상의 위로나 사과의 말은 떠오르지 않았다.
"오빠가 같이 갈까?"
"아뇨..혼자 갈래요..."
"그래... 그게 편하다면.. 그렇게 하고...
하지만..다녀와서 꼭 전화해주기 바란다.
오빠.. 많이 걱정하고 있을거야..."
"네..."
한편으로 마음이 무겁게 짓눌려 왔다.
결코 그녀에게 이런 짐을 지울 생각은 없었는데...
혼자서 병원을 찾아...
그 나약한 몸을 수술대 위에 누이고
살아 있는 한 생명을 분리수거하는 쓰레기처럼 내던져야 할
그녀의 모습과...
그런 생각으로 마음이 무겁게 짓눌릴 그녀를
좀 더 다독거려주지 못한 내 자신이...
좀더 따뜻한 말 한마디를 못 건내줬던 내 자신이...
그제서야... 많이 한심스러웠다.
오후내.. 그리고 늦은 밤 밤까지...
그녀의 전화를 기다리며 걱정했지만
전화는 오지 않았다.
그녀의 핸드폰은 줄곧 꺼져있었고...
진작에 그녀의 집번호를 알아두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그리고
다음 날도
또 하루가 지나도...
그녀에게선 연락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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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에게서 전화가 온것은
정확히 나흘 후, 오전이었다.
"저예요..."
"어떻게 된거야?"
"오빤...
내가 죽든 살든...
내가 어떻게 되어도 상관 없죠? 관심없죠?"
"갑자기 무슨 얘기야?
오빠 메세지는 들었어?"
"여기 XX병원이에요..
지금 바로 와 줄수 있어요?"
"알았어.. 바로 출발할께..
병원앞에서 전화할께..."
병원가는 길은 출근 시간이 지난 시간이었지만...
여전히 차들이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일단 그녀를 만나야 한다는 다급한 마음에..
그 이유를 물어보진 않았기에
난 그녀가 했던 말을 곱씹어 보았다.
뭘까.. 수술 도중에 뭔가 잘못 된걸까..
왜 여태 병원에 있는걸까...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긴 한숨만 나왔다.
옆으로 꽃집이 보였다.
아직 누구에게 꽃을 선물 해본적이 별로 없었다.
강제적인 요구로 몇번 갖다 바친적은 있어도
내가 누군가를 위하여 꽃을 사본 것은 그것이 겨우 두번째였다.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다급한 마음에
많은 꽃을 살수는 없었지만..
한아름의 안개꽃 사이사이로 7송이의 흑장미를
아주머니는 곱게 포장해주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그녀로부터 전화를 받고 1시간 반이 지났을 때였다
그녀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였다
"응..오빠다..몇호실이야?"
"지금.. 약 받는 창구 앞 대기실에 있어요.."
"알았다..."
닷새만에 본 그녀의 모습은
화장을 전혀 하지 않은 탓이었는지
더많이 야위어져 보였다.
"많이 힘들었구나...
약 받아야 해?"
"아뇨..
그냥 나가면 되요.."
올림픽 공원으로 차를 몰았다.
공원의 아침 공기가 맑고 신선한 것 같아..
같이 내려 걷고 싶었지만..
그녀는 별로 내리고 싶어하는 것 같지 않았다.
뒷좌석에 숨겨두었던 꽃을 내밀어도...
그녀의 굳은 표정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고...
한동안의 침묵이 이어졌다.
"병원을 다녀왔던 그 날..
오빠께 전화하려고 했지만,
내 마음이 너무 무겁고 복잡해서 전화할 수가 없었어요...
밤새 많은 생각들이 나를 어지렵혔고
내 자신이 너무 비참하게 느껴졌었어요.
그래서... 수면제를 먹었어요...
깨어보니...
병원이었어요..."
갑자기 머리 속이 심하게 혼돈스러워졌다
그녀가 어떤 극도의 정신적 고통을 겪었는지 알수 없지만
난 그녀가 수면제까지 먹었다는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았다...
또한
그녀가 그렇게 수면제로 자살을 기도했다는걸 인정한다면
자살을 기도한 여자의 퇴원수속에
그녀 혼자 그렇게 병원을 나서도록
병원측이든.. 가족측이든...
그녀를 그렇게 혼자 내버려뒀을리도 없었을텐데...
하지만 그것을 따지고 들수는 없었다.
혹 그녀가 날 시험에 보기 위해
거짓을 말했다고 해도
그런 사실의 진위여부로 그녀와 논쟁을 벌일 수는 없었다.
그것은 두사람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하는 길일테니까...
복잡한 내 머리속은
내뿜는 담배 연기만큼이나 혼탁스러웠지만...
그날은
내가 그녀를 위로하고
그녀를 달랠 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임신에 대한 나와 그녀간의 견해차로부터 시작된
우리 관계의 서먹함은
예전같지 않은 어색한 시간을 한동안 이어갔다.
......
동생이 지방에서 올라왔다.
다가오는 그녀의 생일을 떠올렸고
난 동생과 나의 선물 공세로 그녀의 마음을 조금 추스려 주고 싶었다.
아르마니에서 동생은 진바지 두장을...
나는, 내 시계와 콤비로 어울릴만한 시계와 푸른색 티셔츠를 구입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전화를 했고...
동생은 내가 시킨대로 그녀에게 말을 하였다
"형수~~ 저 오늘 서울 왔어요.
형이 곧.. 형수생일이래서..
제가 그때까지는 서울 있기가 힘들거 같아서 형수 선물 미리 샀어요.
선물 맘에 드시면
내려 가기전에 맛있는 거 많이 사주세요~"
"후후~ 네 그럴께요"
그녀의 목소리가 많이 맑게 들렸다.
"음.. 동생이랑 같이 저녁 먹자..강남으로 나와.."
저녁 식사를 하면서...
그녀에게 미리 산 선물을 건넸다.
그녀가 화사하게 웃었다.
"바지는 집에서 맞는지 입어보고 나한테 말해줘..
수연이 허리에 맞춰서 사긴 했지만... 맞을지 모르겠다.
시계랑 티셔츠색상도 맘에 들어?"
"네..너무 이뻐요~"
동생을 먼저 보내고 미사리 쪽으로 차를 마시러 갔다.
미사리 가장 구석진 언저리에 숨어있건만
허클베리핀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볐고...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창가로 비가 후두둑 쏟아지기 시작했다.
맥주 한잔에 발그스레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위로
오랫만에, 해맑은 웃음을 볼수 있었다.
"참.. 내일 부산에서 만났던 그 부부들 올라온데..
동생도 모레는 다시 돌아가니까..
그 전에 시간내서 같이 식사 할 수 있도록 시간좀 내.
더군다나 그 부부에게는 부산에서 신세 많이 졌자나.."
"네..알겠어요.."
"비가와서 기분이 좋은거야...
선물을 받아서 기분이 좋은거야...
오빠를 봐서 기분이 좋은거야...
최근 들어.. 오늘 가장 많이 웃고 있다는 거 알아?"
"후후~ 그런가요? 다 좋아요~"
"하하~ 그래 니가 좋으니 나도 무척 기분이 좋다..
근데 여기 오늘따라 음악이 영 아니네... 넘 시끄럽다...
맥주 한병씩 더 달래서 오빠 차에 가서 마실까?
"네 그래요..
내가 좋아하는 씨디 차에 있죠?
그녀가 좋아하는 Fugees의 음악이 나올때...
그녀는 내 허벅지를 베게 삼아 내 밴의 가운데 좌석을 따라 길게 드러누워
눈을 크게 뜨고 멀뚱멀뚱 나를 바라 보았다.
내 얼굴 바로 아래에서 그녀는 바비 인형처럼 눈을 껌벅거리고 있었다
옆으로 보는 그녀의 얼굴은...
또 다른 매력을 물씬 풍겨온다.
씨디 트랙을 Tracy Chapman 의 Give Me A Reson에 고정시켰다.
'그녀도 이 음악이 나오면 그날 밤의 섹스를 떠 올릴까?'
창가로 와닿는 무거운 빗방울 소리와
잔잔하게 차속을 맴도는 음악속에서
그녀의 청바지속으로 숨어버린 내 손 언저리에는
진득한 사랑의 샘물이 조금씩조금씩 내 손 전체에 젖어 들었고...
그녀가 통 넓은 반바지 사이에서 찾아낸 나의 불기둥은
부드러운 그녀의 입속에 포로가 되었지만...
벗어나기가 아쉬운 듯 꿈틀대고 있었다
짙은 검정유리속에 은밀하게 포장된 그녀의 나신은
오직 내게만 그 모든 것을 드러내었고...
마주보고 내 위로 앉은 그녀는
반복되는 음악의 선율에 맞추어
흐느끼듯 가는 신음소리를 내 귓속으로 내뱉으며..
부드럽게.. 부드럽게..
그 언저리를 부비고 있었다.
굵어진 빗방울이
우리의 공간으로 다가서는 낯선이의 침입을 허락하지 않았기에
우리 두사람은 오랫만에 마음껏 서로를 탐닉할 수 있었다.
......
다음 날 아침..
수연에게 전화를 하였다
"바지는 잘 맞아?"
"둘다 허리는 맞는데.. 기장이 짧아요."
"그래? 그럼 한치수 큰걸로 바꾸어서 허리를 고치자.
참.. 오늘... 동생이 저녁 사달래...
그때 바지 들고 나와..."
"저... 근데 오늘 다른 일이 있어서 힘들거 같은데...
어쩌죠...?"
"그래...? 그 약속 다른 날로 미룰순 없어?"
"네.. 갑자기 잡힌 약속이긴 하지만... 미루기가 좀..."
"알았어 할수 없지 뭐...
그런데... 내일 약속은 꼭 지켜야 해~
우리 둘 다 신세도 많이 졌고..
나를 무척 아끼는 사람들이야..
우리가 인사는 해야지..."
"네... 알았어요"
하지만..
그 다음 날도 그녀는 다른 약속을 이유로
그 부부와의 저녁 약속을 지킬 수가 없다고 하였고
난 처음으로 그녀에게 언성을 높였다.
난 그녀에게 언제나 내가 뱉은 말에 내 책임을 다하였었기에
이틀을 연이어 선약을 져버리고
다른 약속을 잡은 그녀를 심하게 꾸짖었다.
저녁 식사를 함께 하던 부부의 와이프가 내게 물었다.
"수연씨랑은 결혼 할거에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별탈 없었는데...
최근에 좀 트러블이 많았어요.."
"알아서 잘 하시겠지만..신중하게 생각하세요..
수연씨가 아름다운 여자라는 건 나도 인정하지만
좋은 아내로서의 여자로는...글쎄요..."
"음..이를테면요..?"
"글쎄요.. 내가 주부니까..
주부로서의 여자에 대한 직감이라는게 있자나요?
한가지 예를 든다면..
일전에 부산 오셔서 호텔방으로 저희들을 초대해 주셨지요..
그때 저희 부부들이 초대된 자리이긴 하지만
그냥 가기가 미안할 정도로 방이 어지렵혀진거 같아서..
제가 술병이며..안주먹던 것들이며..이리저리 치우는데
수연씨는 그냥 가만히 옆에 붙어 앉아만 있더라구요..
물론 그걸 누가 치우던 상관 없는 일이지만..
그건 일종의 여자로서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도리라고 생각하는데
수연씬 그런게 좀 부족하게 느껴 지더라구요.."
아닌게 아니라 수연인 몇차례 우리집에서
나랑 같이 식사를 한 후에도...
내가 설겆이를 하는 걸 보면서도
한번도 자신이 나서서 하겠다고 한적이 없었다.
물론 수연이 그렇게 앉아만 있었다고 해서
내가 기분이 나빴다거나 한적은 없었지만
그 조그마한 사실은 그 부부의 와이프의 말처럼...
그녀가 내 여자로서의 기본적인 도리를 충분히 할수 있는 여자인가를
내가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날 밤...
수연이 걸어온 전화에 나는 여전히 덜풀린 화로
언성을 높이고 있었고
수연은 자기가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해서 그렇게 미안하게 생각지 않고
왜 그깟일로 아직까지 화를 내느냐고 하였다.
하지만..
이틀간의 저녁 약속을 난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나는 내 가족에 대한 배려로...
또 한 약속은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로...
......
아침일찍 그녀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뭐야...왜..전화했어?"
"아직 화 안 풀렸어요?"
"화가 풀릴 이유가 있어야 풀리지.."
"그게 이렇게까지 화낼 일이었던가요?"
"그럼 아냐....?
아니..수연이 스스로 무엇을 본인이 잘못했는지 알긴 알아?"
"솔직히 모르겠어요..."
"됐어.. 그럼.. 나 바빠 지금.. 나가야 해
나중에 집앞으로 갈테니 옷이나 챙겨 나와
그것도 바꾸러 간다고 약속한 날짜가 지났어. 끊어"
그 날 오후..
집앞에서 전화를 받은 그녀는
내차 앞좌석 문을 열어 봉투 하나를 툭 던지고
휑하니 발걸음을 돌렸다.
그런데...
그 봉투속에는
내가 그녀에게 선물했던 옷 뿐만 아니라
시계까지 담겨져 있었다.
그녀는 내게 이별을 고하고 있었다.
착잡해져 오는 마음을 느끼며...
그녀에게 전화를 할까도 생각했지만
조금 시간을 가져 보기로 하였다.
떨어져 있는 동안의 시간적인 여유가
그녀가 우리 두사람 사이의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하지만...
그녀에게선 아무런 연락이 없었고...
그럴수록 내겐...
그 부부의 와이프가 했던 얘기가 더 깊게 각인되고 있었다.
......
방을 정리하던 어느 날..
그녀에게 선물했던 시계가...
눈에 띄었다...
한동안 그녀 생각에 잠겼다.
벌써 그녀와 서로 연락이 없었던 한 달...
수연이 스스로...그녀에게 있어, 나의 존재의 정확한 이유를 깨닫길 바라며
나도.. 그녀도.. 연락을 끊은 그 한달동안..
그녀는 나를 그녀의 생각속에서 조금씩 지우고 있었다
돌이켜 보면...
난 결국 그녀에게 몹쓸 상황만 만들어 버리고 만 그런 놈이 되어버렸다
가슴이 많이 아팠다..
근 한달만에 그녀에게 전화를 하였다.
"나야..."
"왜 전화했어요..?"
"잘 지내? 아픈데는 없고?"
"나 바빠요..전화 끊어요.."
"잠깐만....
미안하다..."
"됐어요...
내가 당신을 알게된게 얼마나 후회스러웠는지 몰라요
당신 하나만을 믿고
내가 그렇게 경솔하게 행동하는게 아니었는데...
아니..결국 다 내가 못난 탓이죠
당신은 내게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전화 끊어요...."
수연에게 다시 전화를 하였지만..
그녀의 전화는 이미 꺼버린 상태였고
난 그녀에게 나의 마지막 메세지를 남기고 있었다
"미안하다...
지금 내가 너에게 할 수 있는 얘기는 그것 밖에 없는 것 같구나..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진심으로 받아주길 바란다.
난 널 진심으로 사랑했고..지금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우리 두사람의 관계를 고작 그렇게만 단정지어 버리고
가슴에 담은 수연이를 생각하면
오빠 맘이 더 아프고 고통스럽구나...
누구를 만나든.. 어떤 남자를 만나든...
언제나 진심으로 행복하기를 오빠는 바란다.."
우리 두사람의 짧았던 사랑은 그렇게 영원한 이별을 맞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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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며...
언젠가.. 웹서핑을 하다가..
한 모델 에이젼시의 소속 모델들 이름 속에서
그녀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클릭했던 그녀의 사진은...
여전히 다른 모델들의 잘찍은 스튜디오 사진들과는 달리..
강변에서 잡은듯한 흐릿한 스냅사진 이었습니다
내가 찍었던 밝고 화사한 그녀의 사진들을 주고 싶었지만
이미 때 늦어져 버린 일이었습니다.
그녀의 추억속에
난 그 어떤 남자보다도 속좁고 이해심없는 그런 남자로...
그냥 남들처럼 그렇게 살 수 있었던 그녀를
졸지에 이혼녀로 만들어버린 아주 나쁜 놈으로...
그렇게..그렇게... 남아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언젠가 그녀도
내가 진실로 그녀를 사랑했다는 것을 깨달아...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우리의 지난 과거를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억의 한편으로 간직할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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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시고..
격려주신..
많은 분들에게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좋은 글을 쓰기에는..
아직은 살아온 경험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갖추어진게 없어서
읽어주시는 분들의 소중한 시간이나마 헛되이하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제 추억을 조심스럽게 더듬었던 글입니다...
새로이 네이버3에 돌아오면서...
그 이후로 또 많은 추억이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하지만...
수연의 경우 처럼...
아름다운 사랑은 없어서 항상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래도 여러분들에게 혼자 살아가는 한 독신남의 여러 경험을
조금씩 조금씩 공개하고자 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글을 다시 올리면서
저 역시 다시 읽게되어 예전의 추억속에 여러번 잠기곤 했습니다
사진 속의 그녀의 환한 얼굴을 보면서...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다시 결혼했을까...
한달에 한번 그녀의 집 부근을 지나칠 때면...
그녀가 총총걸음으로 내려오던
자그마한 언덕 길을
다시 한번 쳐다보곤 합니다
혹시나 그녀가
내려오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언제 어디서든...
그녀가 항상 화사한 얼굴로
진심으로 행복하길 빌면서
이 글을 마무리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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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사람을 지치게 만들기 시작했지만
그녀와의 잦은 데이트는
내게 여름이 온 것 조차 느끼지 못하게 했다.
수연은 남편과 헤어지는 문제에 있어서
조금씩 진척을 보이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무조건 회피하기 보다는
적극적인 대화를 통한 해결에 이르기를 권유했고
내 충고대로 그렇게 맞서고 있었던 것 같다.
마침내...
그 남자가 이혼에 합의했다.
하지만...
그 남자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끝끝내 추하게 굴고 있었다.
서로 반반씩 부담해서 구했던
18평 남짓한 아파트의 전세금을
돌려주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만날 때 보다 헤어질 때...
좀 더 당당한 남자의 모습이..
이제는 추억의 한편으로 넘겨야 할 시간들을 좀 더 소중하게
간직 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그 남자는 잊고 있었다.
자기가 그렇게 고집한다고
안줘도 되는 문제도 아닌걸
마지막까지 그렇게 그 편협된 속을 드러내고 있었다.
수연이 그 남자와 완전히 헤어져
그녀의 집으로 다시 돌아온 그 날부터...
나는 밤마다 그녀 생각으로 안타까와했던 고통을 잊을 수 있었다.
그때 내가 겪었던 고통은
그녀가 나 아닌 다른 남자와 한 지붕 아래에 있다는 그런 고통이 아니라..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과 끊임없이 밀고당기는 그런 정신적인 압박속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갇혀 있다는 것이었다.
그녀에 대한 그 고통속에서 헤어난 나도
조금씩 긴장이 풀리고 있었다
여름밤의 더위는 유난히 더해가고....
.............
전화가 울렸다.
"오빠..바쁘세요?"
"아니.. 막 일하려 나가려던 참이야..괜찮아..
그런데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수연이가 웬일이야?"
"오빠..
나 있자나요....
그게 안 나와요..."
그렇게 말하던 수연의 목소리에서...
떨림이나 불안감같은 것은 느낄 수 없었다
남편과 갈라선지 보름여...
그녀는 그 날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는 현상에..
임신이 된거 같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음..
저녁에 집 앞으로 갈께..
만나서 얘기 하자.."
그녀를 만난지 한달하고도 며칠이 조금 더 지난 시간..
난 그녀와 콘도에서 돌아오던 날 밤...
다시 호텔에서 격렬하게 가졌던 그녀와의 사랑에서
순간적으로 조금 지체해버린 기억을 떠 올렸지만
그게 이렇게 바로 임신으로 연결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하지만..
난 그녀의 임신 가능성에 대해서 조금도
주저함이 없었다.
난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으니까...
해가 질 무렵..
수연을 만나..
그녀의 집 부근에 있는 올림픽 공원으로 차를 몰았다
그녀의 손을 잡고..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저녁 산책을 나온 여느 다른 사람들의 틈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오빠... 어떻게 하죠?"
"아직은 며칠 더 기다려 보기로 하자...
아니면 한 번 병원을 가보던가.."
"오후에 약국에서 테스트지 사서 체크해 봤어요...
임신으로 나왔어요.."
"그래?
그럼 우리 낳자...
딴 생각 하지 말자..
만약 우리가 딴 마음 먹는다면..
우리가 역사의 죄인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자나..
걔가 태어나서 장차 이 나라의 역사를 뒤바꿀 위인이 될지도 모르는 걸..
만약..아이 뗀다면..
너나 나나 우린 이 나라를 망칠 죄인이 될거야."
그녀에게 농담처럼 던지는 내 말 속엔..
나의 진심이 담겨져 있었다...
난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마저 그녀처럼 그 문제로 심각하고 싶지 않았다.
난 이미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고...
아무런 생각없이 그녀를 만나 사랑하고 섹스를 한것은 아니었으니까..
이기적인 생각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난 그녀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랬다.
직접적인 문제 해결은
아이를 낳을 것이냐 말것이냐라는 것이지만...
그 해결의 근원은
우리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결혼이라는 의식을 매개로
영원히 함께 살 마음의 준비가 되었느냐 아니냐에 있었기에
난 그녀의 임신에 전혀 거리낌이 없었고.
그녀의 결정만 내려지면...
난 그녀의 의사에 따를 작정이었다.
"오빠...
그렇게 가볍게 생각 할 문제가 아니잖아요..
당장 내가 낳겠다고 결정하면...
오빠 집에는 뭐라고 말씀 드릴거에요?"
"뭐라고 하긴..
너랑 결혼한다고 해야지..
난 오늘 밤이라도 당장 말씀 드릴수 있다."
"난 이제 이혼한지 겨우 보름째에요.."
"그게 무슨 상관이야?
헤어졌으면 된거지...그리고 더 이상의 무슨 시간이 필요해?
난 다른 사람 눈치 같은거.. 그런거 보고 싶지 않다..
내가 널 사랑하고...니가 날 사랑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
수연이는..
물론 나의 부모님들이 쌍수를 들며 반길..
그런 처지의 며느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난...
스스로의 경제적 능력을 만들어 왔고
나의 부모님들이 반대 할라치면...
단 둘이서라도 결혼을 할 충분한 마음의 준비를 어느새 굳히고 있었다
하지만.. 수연은...
스스로의 처지를...
당장 나와 결혼하는 문제에 있어서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혼한지 불과 보름...
그리고 나와는 동성동본...
이혼전에 되어버린 임신 사실...
그런 여러가지 상황들을 그녀의 부모님들에게 토로하는 것을
힘겨워하는 듯 했다.
하지만 그 문제는 내게 있어도 마찬가지였고
난 그녀가 이제는 주위의 눈치나 다른 사람의 의견보다는
자신만을 생각하는 여자이길 바랬다..
그런 의견차는 나와 그녀와의 첫 불협화음을 만들었고...
밝지 않은 표정으로 그녀와 헤어진 것은 그 날이 처음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속에서..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지난 추억의 사랑속에서...
나의 우유부단함이 여자를 더 힘들게 하여..
끝내 이별했던 그런 순간들이 스쳐 지났다.
그날 밤..
난 그녀에게 나의 분명한 의사를 재차 확인시켰다
"난 수연이가 나만 생각하길 바래...
그리고... 수연이 아이를 낳아야겠다는 생각만 굳히면..
지금 당장이라도.. 부모님께..말씀 드리겠어."
"내가 지금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처지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나한테 그런식으로 밖에 말해줄 수 없나요?"
"내가 뭘 어떻게 말해주기를 바라는거야?
내게서 미안하다는 얘기가 듣고 싶어?
아니면... 내게서 아이를 떼자는 얘기가 듣고 싶은거야?
난 너에게 당당하고 싶어...
어쨌든, 우리가 만든 결과이고.. 난 그 결과에 순종하고 싶어...
내 행동에 대한 내 책임의 결심이 분명 섰기에
솔직히 수연에게 미안하다는 감정은 별로 안들지만
예상 외로 빨리 닥쳐 온 일이라
수연이가 부모님들에게 얘기하기가 난처하겠다라는 생각은 들어..
그 점에 있어서만은 너에게 많이 미안해..."
"이해를 못하겠어요..."
나 역시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내게서 어떤 얘기를 듣고 싶은건지...
나로서는
그녀의 임신사실이
내가 그녀를 위로해야하고..
내가 그녀에게 사죄해야 하는 그런 문제로 조금도 인식되지 않았고
또 내가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녀 또한 나의 그녀의 대한 사랑에 대해서 더 복잡한 감정을
가질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난 여전히 단호하게 말하고 또 그렇게 행동했었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늘 병원에 갈려고 해요..."
"그렇게 결심을 굳힌거야?"
"네..."
닥친 현실을 누군가에게 말하기가 힘들어서 내린 결론인지
아니면..
내 사랑에 대한 확신이 안서서 그랬는지..
난 그 이유를 묻지는 않았다.
밤새 그녀가 고민해서 내린 결론이었고
난 그녀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
그런 그녀의 선택으로...
난 그녀에게 사과를 하였다.
"미안하다...
내가 너에게 많이 힘든 일을 만들었구나.."
내가 그녀에게 가졌던 분명한 책임감 때문이었을까..
그 순간 나는 그 이상의 위로나 사과의 말은 떠오르지 않았다.
"오빠가 같이 갈까?"
"아뇨..혼자 갈래요..."
"그래... 그게 편하다면.. 그렇게 하고...
하지만..다녀와서 꼭 전화해주기 바란다.
오빠.. 많이 걱정하고 있을거야..."
"네..."
한편으로 마음이 무겁게 짓눌려 왔다.
결코 그녀에게 이런 짐을 지울 생각은 없었는데...
혼자서 병원을 찾아...
그 나약한 몸을 수술대 위에 누이고
살아 있는 한 생명을 분리수거하는 쓰레기처럼 내던져야 할
그녀의 모습과...
그런 생각으로 마음이 무겁게 짓눌릴 그녀를
좀 더 다독거려주지 못한 내 자신이...
좀더 따뜻한 말 한마디를 못 건내줬던 내 자신이...
그제서야... 많이 한심스러웠다.
오후내.. 그리고 늦은 밤 밤까지...
그녀의 전화를 기다리며 걱정했지만
전화는 오지 않았다.
그녀의 핸드폰은 줄곧 꺼져있었고...
진작에 그녀의 집번호를 알아두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그리고
다음 날도
또 하루가 지나도...
그녀에게선 연락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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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에게서 전화가 온것은
정확히 나흘 후, 오전이었다.
"저예요..."
"어떻게 된거야?"
"오빤...
내가 죽든 살든...
내가 어떻게 되어도 상관 없죠? 관심없죠?"
"갑자기 무슨 얘기야?
오빠 메세지는 들었어?"
"여기 XX병원이에요..
지금 바로 와 줄수 있어요?"
"알았어.. 바로 출발할께..
병원앞에서 전화할께..."
병원가는 길은 출근 시간이 지난 시간이었지만...
여전히 차들이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일단 그녀를 만나야 한다는 다급한 마음에..
그 이유를 물어보진 않았기에
난 그녀가 했던 말을 곱씹어 보았다.
뭘까.. 수술 도중에 뭔가 잘못 된걸까..
왜 여태 병원에 있는걸까...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긴 한숨만 나왔다.
옆으로 꽃집이 보였다.
아직 누구에게 꽃을 선물 해본적이 별로 없었다.
강제적인 요구로 몇번 갖다 바친적은 있어도
내가 누군가를 위하여 꽃을 사본 것은 그것이 겨우 두번째였다.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다급한 마음에
많은 꽃을 살수는 없었지만..
한아름의 안개꽃 사이사이로 7송이의 흑장미를
아주머니는 곱게 포장해주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그녀로부터 전화를 받고 1시간 반이 지났을 때였다
그녀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였다
"응..오빠다..몇호실이야?"
"지금.. 약 받는 창구 앞 대기실에 있어요.."
"알았다..."
닷새만에 본 그녀의 모습은
화장을 전혀 하지 않은 탓이었는지
더많이 야위어져 보였다.
"많이 힘들었구나...
약 받아야 해?"
"아뇨..
그냥 나가면 되요.."
올림픽 공원으로 차를 몰았다.
공원의 아침 공기가 맑고 신선한 것 같아..
같이 내려 걷고 싶었지만..
그녀는 별로 내리고 싶어하는 것 같지 않았다.
뒷좌석에 숨겨두었던 꽃을 내밀어도...
그녀의 굳은 표정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고...
한동안의 침묵이 이어졌다.
"병원을 다녀왔던 그 날..
오빠께 전화하려고 했지만,
내 마음이 너무 무겁고 복잡해서 전화할 수가 없었어요...
밤새 많은 생각들이 나를 어지렵혔고
내 자신이 너무 비참하게 느껴졌었어요.
그래서... 수면제를 먹었어요...
깨어보니...
병원이었어요..."
갑자기 머리 속이 심하게 혼돈스러워졌다
그녀가 어떤 극도의 정신적 고통을 겪었는지 알수 없지만
난 그녀가 수면제까지 먹었다는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았다...
또한
그녀가 그렇게 수면제로 자살을 기도했다는걸 인정한다면
자살을 기도한 여자의 퇴원수속에
그녀 혼자 그렇게 병원을 나서도록
병원측이든.. 가족측이든...
그녀를 그렇게 혼자 내버려뒀을리도 없었을텐데...
하지만 그것을 따지고 들수는 없었다.
혹 그녀가 날 시험에 보기 위해
거짓을 말했다고 해도
그런 사실의 진위여부로 그녀와 논쟁을 벌일 수는 없었다.
그것은 두사람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하는 길일테니까...
복잡한 내 머리속은
내뿜는 담배 연기만큼이나 혼탁스러웠지만...
그날은
내가 그녀를 위로하고
그녀를 달랠 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임신에 대한 나와 그녀간의 견해차로부터 시작된
우리 관계의 서먹함은
예전같지 않은 어색한 시간을 한동안 이어갔다.
......
동생이 지방에서 올라왔다.
다가오는 그녀의 생일을 떠올렸고
난 동생과 나의 선물 공세로 그녀의 마음을 조금 추스려 주고 싶었다.
아르마니에서 동생은 진바지 두장을...
나는, 내 시계와 콤비로 어울릴만한 시계와 푸른색 티셔츠를 구입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전화를 했고...
동생은 내가 시킨대로 그녀에게 말을 하였다
"형수~~ 저 오늘 서울 왔어요.
형이 곧.. 형수생일이래서..
제가 그때까지는 서울 있기가 힘들거 같아서 형수 선물 미리 샀어요.
선물 맘에 드시면
내려 가기전에 맛있는 거 많이 사주세요~"
"후후~ 네 그럴께요"
그녀의 목소리가 많이 맑게 들렸다.
"음.. 동생이랑 같이 저녁 먹자..강남으로 나와.."
저녁 식사를 하면서...
그녀에게 미리 산 선물을 건넸다.
그녀가 화사하게 웃었다.
"바지는 집에서 맞는지 입어보고 나한테 말해줘..
수연이 허리에 맞춰서 사긴 했지만... 맞을지 모르겠다.
시계랑 티셔츠색상도 맘에 들어?"
"네..너무 이뻐요~"
동생을 먼저 보내고 미사리 쪽으로 차를 마시러 갔다.
미사리 가장 구석진 언저리에 숨어있건만
허클베리핀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볐고...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창가로 비가 후두둑 쏟아지기 시작했다.
맥주 한잔에 발그스레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위로
오랫만에, 해맑은 웃음을 볼수 있었다.
"참.. 내일 부산에서 만났던 그 부부들 올라온데..
동생도 모레는 다시 돌아가니까..
그 전에 시간내서 같이 식사 할 수 있도록 시간좀 내.
더군다나 그 부부에게는 부산에서 신세 많이 졌자나.."
"네..알겠어요.."
"비가와서 기분이 좋은거야...
선물을 받아서 기분이 좋은거야...
오빠를 봐서 기분이 좋은거야...
최근 들어.. 오늘 가장 많이 웃고 있다는 거 알아?"
"후후~ 그런가요? 다 좋아요~"
"하하~ 그래 니가 좋으니 나도 무척 기분이 좋다..
근데 여기 오늘따라 음악이 영 아니네... 넘 시끄럽다...
맥주 한병씩 더 달래서 오빠 차에 가서 마실까?
"네 그래요..
내가 좋아하는 씨디 차에 있죠?
그녀가 좋아하는 Fugees의 음악이 나올때...
그녀는 내 허벅지를 베게 삼아 내 밴의 가운데 좌석을 따라 길게 드러누워
눈을 크게 뜨고 멀뚱멀뚱 나를 바라 보았다.
내 얼굴 바로 아래에서 그녀는 바비 인형처럼 눈을 껌벅거리고 있었다
옆으로 보는 그녀의 얼굴은...
또 다른 매력을 물씬 풍겨온다.
씨디 트랙을 Tracy Chapman 의 Give Me A Reson에 고정시켰다.
'그녀도 이 음악이 나오면 그날 밤의 섹스를 떠 올릴까?'
창가로 와닿는 무거운 빗방울 소리와
잔잔하게 차속을 맴도는 음악속에서
그녀의 청바지속으로 숨어버린 내 손 언저리에는
진득한 사랑의 샘물이 조금씩조금씩 내 손 전체에 젖어 들었고...
그녀가 통 넓은 반바지 사이에서 찾아낸 나의 불기둥은
부드러운 그녀의 입속에 포로가 되었지만...
벗어나기가 아쉬운 듯 꿈틀대고 있었다
짙은 검정유리속에 은밀하게 포장된 그녀의 나신은
오직 내게만 그 모든 것을 드러내었고...
마주보고 내 위로 앉은 그녀는
반복되는 음악의 선율에 맞추어
흐느끼듯 가는 신음소리를 내 귓속으로 내뱉으며..
부드럽게.. 부드럽게..
그 언저리를 부비고 있었다.
굵어진 빗방울이
우리의 공간으로 다가서는 낯선이의 침입을 허락하지 않았기에
우리 두사람은 오랫만에 마음껏 서로를 탐닉할 수 있었다.
......
다음 날 아침..
수연에게 전화를 하였다
"바지는 잘 맞아?"
"둘다 허리는 맞는데.. 기장이 짧아요."
"그래? 그럼 한치수 큰걸로 바꾸어서 허리를 고치자.
참.. 오늘... 동생이 저녁 사달래...
그때 바지 들고 나와..."
"저... 근데 오늘 다른 일이 있어서 힘들거 같은데...
어쩌죠...?"
"그래...? 그 약속 다른 날로 미룰순 없어?"
"네.. 갑자기 잡힌 약속이긴 하지만... 미루기가 좀..."
"알았어 할수 없지 뭐...
그런데... 내일 약속은 꼭 지켜야 해~
우리 둘 다 신세도 많이 졌고..
나를 무척 아끼는 사람들이야..
우리가 인사는 해야지..."
"네... 알았어요"
하지만..
그 다음 날도 그녀는 다른 약속을 이유로
그 부부와의 저녁 약속을 지킬 수가 없다고 하였고
난 처음으로 그녀에게 언성을 높였다.
난 그녀에게 언제나 내가 뱉은 말에 내 책임을 다하였었기에
이틀을 연이어 선약을 져버리고
다른 약속을 잡은 그녀를 심하게 꾸짖었다.
저녁 식사를 함께 하던 부부의 와이프가 내게 물었다.
"수연씨랑은 결혼 할거에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별탈 없었는데...
최근에 좀 트러블이 많았어요.."
"알아서 잘 하시겠지만..신중하게 생각하세요..
수연씨가 아름다운 여자라는 건 나도 인정하지만
좋은 아내로서의 여자로는...글쎄요..."
"음..이를테면요..?"
"글쎄요.. 내가 주부니까..
주부로서의 여자에 대한 직감이라는게 있자나요?
한가지 예를 든다면..
일전에 부산 오셔서 호텔방으로 저희들을 초대해 주셨지요..
그때 저희 부부들이 초대된 자리이긴 하지만
그냥 가기가 미안할 정도로 방이 어지렵혀진거 같아서..
제가 술병이며..안주먹던 것들이며..이리저리 치우는데
수연씨는 그냥 가만히 옆에 붙어 앉아만 있더라구요..
물론 그걸 누가 치우던 상관 없는 일이지만..
그건 일종의 여자로서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도리라고 생각하는데
수연씬 그런게 좀 부족하게 느껴 지더라구요.."
아닌게 아니라 수연인 몇차례 우리집에서
나랑 같이 식사를 한 후에도...
내가 설겆이를 하는 걸 보면서도
한번도 자신이 나서서 하겠다고 한적이 없었다.
물론 수연이 그렇게 앉아만 있었다고 해서
내가 기분이 나빴다거나 한적은 없었지만
그 조그마한 사실은 그 부부의 와이프의 말처럼...
그녀가 내 여자로서의 기본적인 도리를 충분히 할수 있는 여자인가를
내가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날 밤...
수연이 걸어온 전화에 나는 여전히 덜풀린 화로
언성을 높이고 있었고
수연은 자기가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해서 그렇게 미안하게 생각지 않고
왜 그깟일로 아직까지 화를 내느냐고 하였다.
하지만..
이틀간의 저녁 약속을 난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나는 내 가족에 대한 배려로...
또 한 약속은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로...
......
아침일찍 그녀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뭐야...왜..전화했어?"
"아직 화 안 풀렸어요?"
"화가 풀릴 이유가 있어야 풀리지.."
"그게 이렇게까지 화낼 일이었던가요?"
"그럼 아냐....?
아니..수연이 스스로 무엇을 본인이 잘못했는지 알긴 알아?"
"솔직히 모르겠어요..."
"됐어.. 그럼.. 나 바빠 지금.. 나가야 해
나중에 집앞으로 갈테니 옷이나 챙겨 나와
그것도 바꾸러 간다고 약속한 날짜가 지났어. 끊어"
그 날 오후..
집앞에서 전화를 받은 그녀는
내차 앞좌석 문을 열어 봉투 하나를 툭 던지고
휑하니 발걸음을 돌렸다.
그런데...
그 봉투속에는
내가 그녀에게 선물했던 옷 뿐만 아니라
시계까지 담겨져 있었다.
그녀는 내게 이별을 고하고 있었다.
착잡해져 오는 마음을 느끼며...
그녀에게 전화를 할까도 생각했지만
조금 시간을 가져 보기로 하였다.
떨어져 있는 동안의 시간적인 여유가
그녀가 우리 두사람 사이의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하지만...
그녀에게선 아무런 연락이 없었고...
그럴수록 내겐...
그 부부의 와이프가 했던 얘기가 더 깊게 각인되고 있었다.
......
방을 정리하던 어느 날..
그녀에게 선물했던 시계가...
눈에 띄었다...
한동안 그녀 생각에 잠겼다.
벌써 그녀와 서로 연락이 없었던 한 달...
수연이 스스로...그녀에게 있어, 나의 존재의 정확한 이유를 깨닫길 바라며
나도.. 그녀도.. 연락을 끊은 그 한달동안..
그녀는 나를 그녀의 생각속에서 조금씩 지우고 있었다
돌이켜 보면...
난 결국 그녀에게 몹쓸 상황만 만들어 버리고 만 그런 놈이 되어버렸다
가슴이 많이 아팠다..
근 한달만에 그녀에게 전화를 하였다.
"나야..."
"왜 전화했어요..?"
"잘 지내? 아픈데는 없고?"
"나 바빠요..전화 끊어요.."
"잠깐만....
미안하다..."
"됐어요...
내가 당신을 알게된게 얼마나 후회스러웠는지 몰라요
당신 하나만을 믿고
내가 그렇게 경솔하게 행동하는게 아니었는데...
아니..결국 다 내가 못난 탓이죠
당신은 내게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전화 끊어요...."
수연에게 다시 전화를 하였지만..
그녀의 전화는 이미 꺼버린 상태였고
난 그녀에게 나의 마지막 메세지를 남기고 있었다
"미안하다...
지금 내가 너에게 할 수 있는 얘기는 그것 밖에 없는 것 같구나..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진심으로 받아주길 바란다.
난 널 진심으로 사랑했고..지금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우리 두사람의 관계를 고작 그렇게만 단정지어 버리고
가슴에 담은 수연이를 생각하면
오빠 맘이 더 아프고 고통스럽구나...
누구를 만나든.. 어떤 남자를 만나든...
언제나 진심으로 행복하기를 오빠는 바란다.."
우리 두사람의 짧았던 사랑은 그렇게 영원한 이별을 맞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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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며...
언젠가.. 웹서핑을 하다가..
한 모델 에이젼시의 소속 모델들 이름 속에서
그녀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클릭했던 그녀의 사진은...
여전히 다른 모델들의 잘찍은 스튜디오 사진들과는 달리..
강변에서 잡은듯한 흐릿한 스냅사진 이었습니다
내가 찍었던 밝고 화사한 그녀의 사진들을 주고 싶었지만
이미 때 늦어져 버린 일이었습니다.
그녀의 추억속에
난 그 어떤 남자보다도 속좁고 이해심없는 그런 남자로...
그냥 남들처럼 그렇게 살 수 있었던 그녀를
졸지에 이혼녀로 만들어버린 아주 나쁜 놈으로...
그렇게..그렇게... 남아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언젠가 그녀도
내가 진실로 그녀를 사랑했다는 것을 깨달아...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우리의 지난 과거를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억의 한편으로 간직할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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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시고..
격려주신..
많은 분들에게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좋은 글을 쓰기에는..
아직은 살아온 경험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갖추어진게 없어서
읽어주시는 분들의 소중한 시간이나마 헛되이하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제 추억을 조심스럽게 더듬었던 글입니다...
새로이 네이버3에 돌아오면서...
그 이후로 또 많은 추억이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하지만...
수연의 경우 처럼...
아름다운 사랑은 없어서 항상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래도 여러분들에게 혼자 살아가는 한 독신남의 여러 경험을
조금씩 조금씩 공개하고자 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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