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방 여인에 대한 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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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전화방엔 알바들 뿐이라는 글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술이 거나해지면 또 들리곤 한다. 웬지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외로운 여자를 마날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직업적인 여자들과 관계를 가진 직후에 느껴지는 자기모멸감이 싫어서 돈을 주지 않고 보통의 여자와 잘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꼬박 1주일 전인 지난 금요일도 술을 퍼먹고 집에 들어가다 근처의 전화방에 들렸다. 5분쯤 지난후 걸려온 여자는 잠실에 산다는 38세의 유부녀로 165키에 약간 통통하다고 했다. 남편이 출장중이라 혼자 있다고 했다. 40대 중반인 나로서는 사귀고 침이 도는 상대였다. 더욱이 웬지 미인을 연상시키는 목소리로서 차분하게 세상살아가는 얘기를 재미있게 하였다. 가끔 야한 얘기를 내가 하면 관심을 보이면서도 천박하게 굴지 않았고, 여러 얘기가 아주 자연스럽게 진행되었기에 나는 그만 이 여자가 오래 사귄 애인처럼 느껴졌다. 그러는 사이에 50분이 훌떡 지나갔고, 만나고 싶다고 하니 오늘은 곤란하고 연락을 주겠단다. 내번호를 알려 준후 그쪽 번호를 물었으나 곤란하다며 전화하겠단다. 몇번을 다시 물었으나 곤란하다며 거절하는 그 여자의 얘기를 거듭 들었을 뿐 결국은 번호를 알아내지 못하였다. 하지만 다음주 중으로 저녁 퇴근 무렵에 전화를 꼭하겠다는 그 여자의 말에 안심하였다. 롯데월드를 갈까 아니면 남한 산성을 올라갈까는 만나서 결정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고 나는 랄라룰루 하면서 드디어 애인 한명 만들었다는 아주 흡족한 기분으로 집에 들어갔다. 그러고서 월요일부터 나긋나긋한 그 목소리의 여인을 생각하면서 핸드폰을 항상 챙기고 다녔다. 월요일이 지나자 바쁜가 보군하였고 화요일이 지났을땐 역시 사정이 있나 보군하였다. 그러나 하루하루가 지나가자 미지의 여인에 대한 그리움은 또 당했구나 하는 체념으로 바뀌었다. 이번은 믿었었는데.... 비록 알바 여인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약속이라 할지라도 지난 일주일이 내겐 기대와 희망을 주었었다. 40대엔 다시 사춘기가 온다고 하지만 왜 그렇게 기대되고 기다려졌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젠 전화방 여인에게 그러한 미련을 갖지 못할 것 같다. 주택복권을 20년간 사 봤지만, 한번도 3,000원 이상 당첨되지 못하여 흥미를 잃어버린 것처럼. 전화방 말고 다른 새로운 방법으로 즐기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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