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만남 긴 여운(1)

작성자 정보

  • youtube링크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안녕하세요

오늘은 비가 내리네요, 날씨가 꾸리한데 중남부 지방에 비가 펑펑 내려야 가뭄 해갈에 도움이 될텐데....

저녁으로 파전과 막걸리를 마시구 들어왔더니 발그레 해지고 열이 올라가네요
집으로 가기전에 하나 올리구 가려 컴 앞에 앉았습니다.

제가 첨 챗을 하기 시작한건 87년 말인가? 천리안과 KETEL 이 첨 BBS서비스를 할때 입니다. 그때만 해도 참 챗이란 제게 잼있는 장난감이었지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챗 경력이 10년이 넘으니 별의 별 만남과 사건들이 많았지요.

초기에는 챗과 함께 동호회도 무진장 만들었습니다. 일반 대화방과 아울러 동호회 대화방의 상시 방개설을 하느라 통신비두 엄청 나왔었지요.

서두가 길었군요

이야길 시작하죠.

얼마전(한달전쯤이군요) 하이* 동호회 대화방에 들어가서의 일입니다.
동호회 활동을 오래하다보니 첨 들어노는 신입 회원들의 가이드겸 동호회 생활의 재미난점을 이리저리 가리쳐 주고 있는데 귓속말이 날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저 동호회 회원인데 상의드릴께 있어요? 시간 나시면 오프라인에서 뵙죠"
"근데 누구세요? 전 시삽 안한지 오래됐는데... 동호회 문제면 시삽에게 멜 보내시죠. 만날 수는 있는데 어떤용건인지?"
"회원중에 한 사람이 싫다는데두 자꾸 찝쩍거려서 어떻게 할까 고민중이예요, 요기서 친구두 많이 사귀구 했는데 그 분두 여기 동호회에서 오랜 활동을 해서 초보인 제가 뭐라 말하기가..."
짧은 시간(찰라라고 하죠)에 떠오르는 인물이 하나... 껄떡 거리는 껄떡쇠... 이눔이...
"아~ 예 대충 누군지 알겠네요, 원래 그 친구 껄떡거리긴 해두 착한 눔인데... 어떻게 추근 거리는데요?"
"챗 하면서 이상한 얘기하구 정모에서두 자꾸 옆에서 더듬구 저 정말 짜증나요"
"알겠습니다. 근데 지금 시간이 9시가 넘은 시간인데 어디서 보죠? 강남역 아니면 장소를?"
"전 지금 신천이예요 잠실쪽에서 뵙죠 10시쯤"
"그러죠 그럼 신천에 성당 앞 알죠, 시장 있는데 그 앞에서 봐요"
"근데 어떻게 알아보죠, 아이디가 첨인것 같은데..."
"제가 정모에서 봐서 아니까 아는척 할께요 그럼 이만"

암튼 묘한 귓속말과 함께 동호회 회원 여인네는 나갔구 난 딴 친구들이랑 10여분 얘길 하구 그 아디의 행방을 찾았다. 이래선 안되지만 시삽에게 해당 아뒤에 대한 인폼을 요구했구 후배인 시삽은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
"형 뭐인이우 갑자기 여자 아뒤는 물어보구"
"응 나중에 알려줄께 먼저 인폼부터"
"아라쓰"

대강 연락처와 자기 소개 내용을 귀뜸받고 신천으로 출발

평일 10시지만 신천은 언제나 처럼 번잡하다
20여분이 지나서 왠 여인네가 아디를 부르면 아는척을 한다.

뒤돌아 본 순간
"헉~"

그녀는 동호회 들어온지 1달도 채 안된 신입 회원으로 누구나가 한번 꿈꿔보는 그런 쎅 스런 친구였다. 아디와 인물이 이제 매치가 되었다.
'그래 맞아 디자인 한다구 하구 해외파에 자기 자랑 많이 하던 그 친구구나'

"예 안녕하세요 아무게님 맞죠~ 지난번 정모때 봤을때 봤었는데 아깐 잘 몰라봐서 미안해여, 아무래두 요즘 나일 먹어서 그런가 기억력이 신통치 않군여..."
"예. 저두 그때 인사드렸을때 참 인상이 좋으셔서요... 이런 일을 상담할 분이라고 생각해서, 그리구 예전에 임원진두 하셨구 해서..."

"자 일단 길거리에서 방황하지 말구 어디든 가죠"
"저기 앞에 보이는 카페루 가죠"

이렇게 해서 우린 카페로 가서 롱티(롱 아이스랜드 티)를 시키고 이야길 했다.
첨엔 동호회 이야기 하다 아까 얘기했던 그 친구 얘기로...
이야기 결론은 자기는 생각이 없는데 그 친구 혼자서 마치 자길 여친처럼 대한다는게 싫다는거고 그로 인해 동호회를 탈퇴까지 아울러서는 통신까지도 안하겠단다. 그눔이 스토커처럼 따라붙어서 겁나기두 한단다.
나 또한 해결방안이라고 제시할 수 있는게 그 친구에게 충고하겠다는거와 무슨 생각에선지 널 지켜줄께였다.

첨엔 아무게님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오빠로 존칭이 바뀌고 동호회 회원과 회원이 아닌 그냥 초빠동생 사이로 한두시간만에 급진전 되었다.

롱티가 알콜 성분이 있어 한잔 두잔 마시면서 조금씩 취기가 올랐고(이게 무슨 소준가 그냥 마구 원샷을 하게 쩝~) 이러지 말고 데낄라 마시러 가자고 그녀가 제안을 했다. 그녀는 신천 근방에서 혼자 살고있는 디자이너였기에 자기집으로 가서 한잔 더하자고 한다.

"그러쥐 모~"
"오라버니 울 집에 남자 첨인데... 무슨 선물 안사줘요... 히~"
그녀의 애교에 난 12시가 넘은 신천의 밤거리에서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또 문슨 생각에선지 스타킹과 콘돔, 그리고 남성용/여성용 속옷을 샀다.

옆에서 보고 있던 그녀 말이
"아니 이게 뭐래여~ 여자 혼자있는 집에 가면서 이런걸 사 가지구 오면 오라버니두 더듬이족 뭐 그런부류? 실망이다"
그러면서두 별 사족을 안 다는걸 보니 싫지는 않은듯
아울러 맥주와 머거본 등의 술과 안주도 다시 장만 그리곤 그녀 집으로...

혼자사는 여인네 방치곤 정리 정돈이 X
무슨 자랑이라도 하듯 집에 오듯마듯 컴을 키고 동호회에 들어가 지금 옆에 누가있다는등 또 재잘...
그러면서 한편으로 데낄라와 소금, 레몬을 준비하고 컴 테이블에서 함께 챗을 했다.

문득 아까산 스타킹과 속옷이 생각나 그녀에게 말했다.

"너 내가 사준 그거 입어볼래 나 보구 싶은데..."
"까짓거 모 못할껀 없는데... 오빠가 가만 안 있을것 같은데... 오빠두 늑대지?"

아니다 모 아님 말구 갑자기 속옷 선전이 생각나서(왜 있쟌아요 너 입구왔어~ 응 뭐 이런 속옷 선전....) 갑자기 그런 생각나서... 그리구 입어보라구 한다구 뭐 그것만 입냐~ 겉옷 입구 나오면 되잔오~그리구 나 너랑 이야기 하다가 내가 남친이 된 느낌이 들어서....
그런거여쓰~ 오빠 참 잼있다 어케 두번보구 그런 생각을... 오바두 응큼족이구나... 잠깐만....

그러더니 화장실루 휭 하니 가더니 입구 나온다
물론 아까 입었던 겉옷은 입고...
하하...
그래 입었쓰? 물론 당근이징~

우렇게 얘기하는 동안 모뎀 접속의 컴이 끊어지고 본연의 술자리로 돌아왔다.
그네 콘돔은 왜~
응 풍선 불어주려구 왜 있쟌아 영화 같은거 보면 풍선 집에 달아서 축하 파티 같은거 할때... 편의점에선 풍선 안 파니까 일단 대용품으로...히~ 너 딴생각 했지 니가 더 응큼한것 같은데...

그럼 오빠 속옷은 왜?
응 그건 여자두 사각 빤쑤 입어봐 편하다구... 난 영화 같은거 보면 여자들이 남자 셔츠에 사각 빤쑤 같은거 입구 다니는거 보면서 멋있다(쎅시하다는 표현임)고 생각했거든... 히~

일단 그녀는 그런 깊은 뜻이 하면서 재잘 거리며 술을 홀짝 거린다.
어 벌써2시가 넘었네 나 이제 갈께... 담에 또 그눔이 그러면 오빠가 혼내줄께 아라찌...

이렇게 해서그녀와는 아무 일 없이 돌아왔다.

지금도 그녀는 만난다. 물론 그 이후에 자연스런 관계는 가졌지만 누군가와의 만남이 쉽다면 난 그저 단순한 색마가 됐을꺼다. 동호회 활동도 열심히 할꺼지만 만남도 소중하게~...

전화나 해볼까?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30을 위한 링크 모음 사이트 - 전체 7,385 / 49 페이지
번호
제목
이름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