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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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일이다.
우리는 태국의 oo으로 신혼 여행을 갔다.
이국적인 것들과 뛰어난 해양관광이 일품이었다.

난 그곳의 한국 가이드놈을 잊을 수 없다.
생긴 것부터 밉쌀맞게 보이더니,
아침 7시부터 깨워서 저녁 10시까지 이리저리 끌고다닌다.
이유는 하나.
하나하나 가는 곳마다 5$, 10$씩 받더니, 실제 상대에게
지불하는 금액은 3분의 1도 안되는 것이 아닌가.
태국어를 모르니 정확히 얼마씩 하는지 물어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타국에서 한국인끼리 멱살잡고 싸울 수도 없고...

얘기는 뱀 농장에서이다.
대가리 휙휙 쳐들고 설쳐대는 코부라.
---힘좋죠. 이것 먹으면 죽여 줍니다.
먼저 코부라 쓰개라면서 술잔에 넣어 한잔씩 건네준다.
그리고 그놈의 고추를 보여주며
---이걸 먹어야 힘을 쓰지, 10시간은 갈걸...
한 마리 푹 과서 한사발에 5만원입니다.

그리 비싼 것 같지는 않았다.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와이프를 보니 은근히 바라는 눈치다.
----오늘 밤 한번 죽어볼래.
벌컥벌컥 십만원을 마셔버렸다.

그날밤.
우리는 약효를 찿으려고 서너시간을 찿아 헤멨다.
----정말 이게 코부라 약효일까 ?
----아닌 것 같아 다시 해보자.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장이 약한 아내는 자꾸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배탈인줄 알고 집에 와서 약만 먹고 하루. 이틀...
결국 병원에 가보니 '장염'
먹는 것은 그대로 직행.
아내친구 중 간호원이 있어서 퇴원하고 집에서 4, 5일 닝겔맞고있었다.
나는 밥하고, 빨래하고, 죽 쒀먹이고, 목욕시켜주고.
신혼인데.....

일주일쯤 지나 아내는 기력을 찿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 인가,
이어서 내가 바로 주루룩---

나도 병원에서 진찰 받고 집에와서 닝겔꽂고 지냈다.
----더러운 코부라놈같으니.
신혼초에 이게 무슨 꼴이야.

그렇게 2,3일 이 지났다.
친구가 주사 꽃아주고 나가고
아내가 주는 죽도 먹고, 조금씩 기력을 찿는 듯 했다.
벌써 신혼여행에서 다녀온 지 15일이나 지났다.

그놈의 코부라 대가리를 생각 했더니
나의 세 다리중 하나가 발딱발딱 기어오른다.
헐렁한 환자복에 볼록 튀어나온 그놈은 흉칙했다.

----미쳤어 지금.
----괜찮어, 이리와봐.

오메, 이거 미치겠네...
보름만에 안아보는 아내.
처음엔 강하게 반대하더니 내가 측은해 보였던지 허락한다.

그런데 이 폼이.
왼 손엔 닝겔꽃고 병이 옆에 옷걸이에 걸려있다.
주변엔 약병, 음료수, 죽 사발...

살살 조심해서....
끄덕 끄덕...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병이 옷걸이에서 '딸각딸각' 부딫인다.
처음엔 그 소리를 듣고 웃었다.
시간이 흐르고, 우리피는 끓고, 땀은 흐르고...
병이 '탁탁탁' 부딫이는 주기가 빨라진다.
그러다 숨이 빨라지고
아내의 외마디 비명소리.

---나는 남편이다. 의무를 다하자.
알 수 없는 책임감마져 나를 다구친다.
나는 더 힘을 내고, 아내는 더 소리를 내고,
각자 역활을 분담해서 땀 흘려 일 한지 30여분.
아내가 나를 바짝 끌어안는다. 나도 아내의 등뒤로 손을 넣어 끌어안았다.

다음순간.
옷걸이의 뽀죽한 것 하나가 내등을 '팍' 찍고
이어서 오른쪽 죽 사발위로 닝겔병이 떨어져 산산조각.
사발에 있던 숫가락을 '휙' 소리를 내며 비행하고
주사액은 사방으로 흐터지고...
그야말로 죽 사발이 됐다.
지금 생각 하니 참 대단했다.

우린 황급히 일어나 병조각을 치우다 내 왼발을 베였다.
발을 소독하고,
그날 하루 종일 웃었다.
미친 연놈들같이...

그날밤.
허리에 파스 붙이고, 발은 붕대로 감고, 왼손엔 닝겔 꽃고.....
---잠깐 이리와봐 ???

<원활한 성생활을 위해 코부라를 먹지 맙시다.>

4년 전 이때 쯤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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