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에 그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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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방에 처음으로 글을 올리네요... 허긴 어딜가나 대부분 처음이지만.ㅡㅡ;;;
오늘 올리는 글은 아직도 제 가슴속에 남아 있는 한 여자에 대한 회상입니다.
그녀를 처음 만난것은 제가 학부생 2학년일때 였습니다. 과 생활에는 별로 취미가 없던 저는 대학교에 들어가자 마자 연극반이라는 동아리에 가입을 해서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대학 생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연극반.... 그 안에서 저는 제 인생의 한 획을 그었던 한 여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2학년이 되어 1학년 신입생을 받고 있는 3월 말쯤......동기녀석들과 동아리 방에서 열심히 포카를 치고 있던 점심 시간에 두 여자가 찾아 왔습니다. 한명은 아직도 고등학생 티가 펄펄 나는 얼굴이 새하얀 여자아이였고, 다른 한명은 저와 비슷한 연배로 보일 정도로 얼굴이 팍삭 삭은 여자아이였습니다. 교묘한 불화음처럼 어울리지 않는 두 여자아이의 출현.....그중에서 고등학생티를 펄펄 풍기던 그 여자아이....그 아이가 제 인생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지는 짐작조차 할수 없었습니다.
그 당시만 하여도 저의 여자 취향은 글래머였습니다.^^;; 그리고 최소한 저와 동갑이던가 저 보다 한 두살 많은 여자들이 저의 취향이었죠. 친구들에게 항상 애 늙은이 라는 말을 들으며 살던 저에게 어울릴 취향이었져.ㅋㅋㅋ
하여간...애송이 티를 팍팍 내는 그 여자아이는 연극반에 가입을 하게 되었구....틈틈히 동아리 방에 들락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학기초에는 그러한 현상이 지배적이었으니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던지 말던지...이것이 저의 생각이었죠.ㅡㅡ;;
그런 저의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가 있었으니 그건 동아리 엠티 때였습니다. 봄 공연을 앞서 떠난 동아리 엠티.... 아마 그때가 4월 말쯤이 었습니다. 엠티라는거 대부분 그렇듯이 밤새 술을 마시다 보면 별의별 추태를 다 보게 됩니다. 원래 제 성격이 술자리나 모임에 가면 뒷처리를 하는 편이라서 그날도 사람들이 술에 취해 온갖 주접을 떠는 것을 보면서 별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용히 술을 마시던 그 여자아이가 언젠가 부터 보이지 않더군요. 그냥 화장실에 갔으려니 하고 있었지만 1시간이 다 되어 가도록 보이지 않자 전 그 여자아이를 찾아 나섰습니다. 저희가 숙박을 하던 곳에서 30~40m 떨어진 곳에 소주 한병을 병나발을 불면서 울고 있는 그 아이를 발견했습니다. ' 쪼그만 것이 벌써 부터 병나발이라니..' 이런 생각에 황당하기도 했지만 소리없이 울고 있는 모습이 왠지 심상치 않아 조용히 옆에 앉았습니다.
" 야...괜찮어? 무슨 일 있어? "
".............."
제 말은 무시하면서 계속 눈물을 흘리던 그 아이....... 그 아이에게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저도 멀쓱해졌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한대 쥐어박고 싶었지만 무슨 사정이 있겠지 싶어 걍 울음을 멈출때 까지 기다리기로 했죠. 그렇게 한 5분여가 지나자 그 여자아이가 저에게 말을 건냈습니다.
" 선배...전..어떻게 해야 하죠? 너무 힘들어요......"
에휴..도대체 무슨 말인지...밑도 끝도 없는 그말에 전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은 달래서 잠을 재우는게 좋겠다고 생각을 하여 나름대로 위로하면서 진정을 시켰습니다. 결국 30여분만에 그 여자아이는 잠이 들더군여.ㅡㅡ;; 취한 사람을 업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장난 아니게 무섭더군여.ㅡㅡ;; 그렇게 그날일은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이 여자애가 그날 이후 부터 저에게 이런 저런 인생상담을 하더군여...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자기 과 이야기등등..... 원래 동기 사이들에서도 제가 주로 고민을 들어주는 편이었기 때문에 그냥 그러러니 하였습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어느새 상당히 친해져 있더군요. 그래서 인지 6월쯤에는 동아리에서는 저와 그 여자아이의 관계를 사귀는 것이 아니냐 하는 식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저는 일년 위의 여자선배로 부터 소개 받은 한 여자와 사귀고 있었죠. 그런 걸 잘 아는 몇몇 선배들은 저에게 충고를 했습니다.
" 그애 좀 이상해..조심해라..과에서도 별로 소문 좋지 않더라..."
" 너 그러다가 양다리로 발전하게 된다..조심해..쨔샤...."
지금와서 생각을 해보면..그 당시 저에게 그러한 충고를 했던 선배들의 말을 한번쯤은 귀담아 들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그러나 전 걍 무시했답니다. ㅡㅡ;; 원래 제 일에 누군가가 간섭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했고 이미 그 당시에는 그 애가 무척이나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제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이죠...
그리고....여름 정기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동아리 회장단이던 저는 어찌하다보니 연극의 기획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속한 동아리에서는 연출보다 훨신더 권위가 있던 것은 기획이었습니다. 공연의 총괄적인 책임을 지고 이끄는 자리였으니까요. 그래서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능력이 미치지 못하여서 혼자서 괴로워 하던 날들이 하루 이틀이 아니였죠. 차라리 그만 둘까 하는 고민을 하던 저에게 의외의 손길이 다가왔습니다. 바로 언제나 제가 보살피던 그녀였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 선배...전 선배 믿어요...그리고 선배가 없었다면 전 이번 공연하지 않았을꺼에요...힘 내세요..선배.."
라고 말하더군요.....
별거 같지 않던 그녀의 작은 말 한마디가 저에게는 아주 큰 힘이 되었습니다. 나를 믿고 의지하는 사람에게 실망을 주면 않되겠다는 생각에서인지 공연은 잘 끝났습니다. 그리고 공연이 끝날쯤에 동아리에서는 그녀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으며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수가 없다 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러한 소문이 돌기가 무섭게 가장 주목을 받은것 역시 저였습니다. 언제나 제가 있는 곳에는 그녀가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저 역시 그러한 소문이 사실이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여름공연을 하면서 저도 모르게 그녀에게 정이 들었던 것이었습니다.
정.....정말 무서운 것이랍니다....분명히 흔히들 말하는 사랑과는 좀 거리가 있는 감정이었습니다. 그녀를 본다고 해서 가슴이 뛰거나 그녀 생각에 잠못드는 그러한 일들은 전혀 없었슴에도 불구하고 동아리방에서 그녀를 보지 못하면 그날 하루는 허전하더군요.....
그런데...그녀는 .......정말로..모든 사람들을 황당하게 하더군요. 공연이 끝나고 일주일 후...그녀가 술 자리에서 고백을 한 좋아한다는 사람은 바로 갓 군대를 제대한 동아리의 제 2년 선배였습니다. 모두들 예상치 못한 그녀의 말에 당황을 했고 , 저 역시 실망감 비슷한 감정을 느껴야만 했습니다. 어쩌면 상실감일지도 모르는 그런 감정을....... 결국 그 자리에서 고백을 들은 그 선배는 흔쾌히 승낙을 했고 둘은 연인이 되었습니다.
그후....1달 반후........저로서는 날벼락 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정말 조금도 예상치 못한 그런일이 생긴 것이 었습니다.. 그날도 저녁 늦게 까지 동아리 방에서 몇몇 선배들과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면서 띵가띵가 놀고 있었습니다.ㅡㅡ;;; 한참 즐겁게 놀고 있는데 동아리 방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그녀와 사귀던 그 선배였습니다. 지금 당장 학교 앞 술집으로 내려오라는 그 선배의 말..... 상당히 화가 나있는 그 선배의 목소리....좀 불길하기는 했지만 ...오라고 했기에 갔습니다.
그 자리에 가보니 그 선배와 그녀가 있었습니다. 심하게 말다툼을 한듯 둘 사이에서는 냉기가 흐르고 있었죠. 엉거주춤한 저에게 앉으라고 한 그 선배가 저에게 한말.......그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너....우리 둘이 사귀고 있는거 잘 알고 있지?"
" 네? ..네....."
" 근데 네 행동이 그게 모야 이 새끼야! "
철썩!.... 저는 그 선배에게 따귀를 한대 맞았습니다. 당황을 해서 아무런 말도 못하는 저에게 그 선배는 불같이 열을 내더군요. 저 때문에 자기와 그녀가 헤어지게 되었다고.....어떻게 할거냐고.....무슨 말인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한번 저의 따귀를 때리려던 그 선배의 손을 보면서 순간적으으로 저도 주먹을 쥐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때까지 침묵을 하던 그녀가 그 선배의 손을 잡으면서 이러더군요.
" 이제 우린 끝이에요. 그리고 왜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에게 화풀이에요?"
" 선배 우리 가요.."
저의 손을 잡고 술집을 나서는 그녀........ 그것은 그녀와 나의 새로운 관계가 시작됨을 알리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