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메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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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시리즈를 잠시 접고,
수간물을 연재 합니다.
환상시리즈는 초고가 있는 상태에서 수정을 하며 올렸지만
이번 키메라 시리즈는 직접 써가며 올리니 안그래도 올리는 속도가 느린 저로서는
얼마나 자주 올릴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 군요.
하지만 독자 여러분들의 반응을 곧장 글에 적용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이디어를 댓글로 달아주세요!!!



블랙 키메라 프로젝트는 삼 년 전, 메이슨 박사에게서부터 시작되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부인이 유방암으로 사망한지 일년도 안 되서 이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는 것 자체가 비극의 시작이었는지도 모른다.

국방과학 연구원 부설 의학개발연구소 수의학 분과의 주요 연구 테마는 전쟁에서 동물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과거에도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이 전쟁에 이용되어왔는데, 해군에서 실전에 배치하기도 했던 돌고래를 이용한 잠수함 공격에서부터 날짐승을 이용한 세균전까지 그 종류는 실로 다양했다.

처음 수의학 분과의 연구 목표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군견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다양한 교차 교배에서 시작된 연구는 박사가 연구에 참여할 때쯤 유전자 공학을 이용한 신종의 개발에 까지 이르렀다.

그러다가 그것이 한계에 부딪히자 마침내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고 말았다.

인간 유전자와 개의 유전자를 섞는 키메라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종교계 및 동물 보호론자 등 수많은 사람들의 반대와 비난이 일어나자 군부는 이를 폐기하는 척 했다.

그러나 일부 강경파들은 적국에서도 이와 같은 연구가 계획되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억지로 이를 극비리에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키메라 2의 책임을 맡은 브렌든 박사는 막대한 자금을 가지고 우수한 기술자들을 지휘하여 인간의 두뇌를 가진 개를 만들어내기 위한 실험을 거듭했다.

하지만 유전자 변형 개체의 착상율은 너무나 저조했고, 임신이 되더라도 거의 대부분이 유산되고 말았다.

더구나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었던 개체가 출산 직 후 사망하자 상부에서는 성과가 없는 프로젝트 끝내버리라는 압력이 내려오기에 이르렀다.

그러던 순간 메이슨 박사에게 우연히 그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다.

박사는 상부에 프로젝트의 전면 수정을 요구하고 지금까지 진행되어오던 프로젝트에서 떨어져 나와 자신은 별개의 작은 팀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새로운 아이디어에는 지금의 프로젝트보다 그리 많은 인원이 필요치 않았기 때문이다.


박사의 아이디어는 이러했다.

유전자 변형 개체를 만들기가 어렵다면 개체의 필요부분을 강제적으로 변형 시키자는 것이다. 즉, 머리가 좋은 개를 원한다면 개의 두뇌 부분만을 인간처럼 변형시키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잘 알려진 대로 인간의 뇌를 직접 개의 머리에 이식할 수는 없다.

강력한 거부 반응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인간의 두뇌부분을 특정 짓는 유전자를 개의 두뇌세포에 침투시키는 방법이었다.

이미 성장해 있는 개에게는 이러한 방법이 어려웠으나 두뇌가 발달중인 어린 강아지에게는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다.

유전자 전달 매체로는 서서히 진행하는 종류의 암세포가 선택되었다.

인간에게서 10년 이상 진행하다가 발병하는 종류의 암이라면 개의 수명으로 볼 때 이미 노령에 이른 후이므로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실제 연구에 들어가자 수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인간과 개는 뇌의 구조 자체가 달랐다.

인간은 대뇌가 가장 크고 그 중에서도 피질 부분이 사고하는 능력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개의 뇌는 거의 대부분이 소뇌와 생명 중추를 담당하는 간뇌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러니 서로 다른 두개골의 구조로 인해 뇌가 자라날 용적 자체가 적은 것이다.

더구나 사나운 군견용으로 사용되는 개들을 이용하다보니 크고 작은 사고가 잇달았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종양으로 발전한 세포는 주위 정상적인 세포들과 연락을 끊고 독자적으로 증식만을 계속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쓸모없는 세포덩어리 일뿐 두뇌로서의 역할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지루한 실험 끝에 박사는 두개골을 확장시키고 인간의 두뇌 유전자를 포함한 만성 암세포를 이식한 셰퍼드 새끼들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실험에 최종 투입된 50마리 중에 10마리가 두개골 화장 수술과 암세포의 급속한 번식을 이겨내고 살아남았다.

종일 자신의 연구에만 매달리고 있으며 집에서 보내는 시간도 아까웠던 박사는 딸 리사와 자신의 연구를 위해 그 중 한 마리를 몰래 집으로 가져왔다.

앞을 볼 수 없는 딸을 위해 맹도견으로 훈련시키려 한 것이다.

리사는 녀석이 마음에 들었는지 트렌트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다.

박사는 트렌트의 의미를 생각해보고는 쓴웃음을 지었으나 리사의 뜻을 거스르기 싫어 그대로 부르기로 하고 말았다.



그로부터 육 개월 후

박사는 맹도견 훈련소로부터 트렌트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특출할 정도로 뛰어난 훈련성과를 보이던 녀석이 갑자기 훈련을 거부하고 가만히 엎드려만 있으려 한다는 것이다.

박사는 곧장 녀석을 집으로 데려왔다.

그렇잖아도 다른 셰퍼드 보다 유달리 커다란 대가리가 이상하게 부풀어 올라 있었다.

녀석은 조금 침울한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것도 하려들지 않았다.

심지어 그토록 잘 따르던 리사 마저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이었다.

녀석의 피를 뽑아 연구실로 가져가 분석해보니 암세포로 인해 분비된 타이로신키나아제 때문에 세포의 증식이 과다하게 촉진되어 뇌가 부풀어 척수를 누르고 있었다.

악성종야이란 것이 인간의 뜻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연구소의 개들도 벌써 같은 증세로 반수가 사망한 후였다.

트렌트 역시 그대로 방치하면 뇌막염에 걸리거나 그전에 간뇌의 압박에 따른 고열로 사망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트렌트를 훔쳐내 간 사실을 밝힐 수는 없었다.

항암제를 투약하고 얼마 전 개발한 대뇌피질 형성 촉진제, 주변 정상세포처럼 세포 본연의 임무를 하도록 자극하는 특수물질을 주사하면 될 것 같았다.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외부로 성장하려는 세포를 피질을 형성시키는 방향으로 돌림으로서 뇌의 팽창을 막아 척수 액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그 사이 거의 성견 크기로 자란 트렌트의 두개골은 완전히 굳어버려 직접 주사가 어려웠다.

혈관 주사도 효과는 있겠지만 역시 뇌막 안으로 직접 주사하는 것이 효과가 컸다.

연구소에서는 두개골에 드릴로 구멍을 뚫고 주사를 했지만 집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했다.

박사는 트렌트를 동물병원으로 데려가 머리의 엑스선 사진을 촬영하고 그 필름을 가져왔다.

아무것도 모르는 동물병원 의사는 개의 머릿속에 종양이 이렇게 크게 발생한 것은 처음 본다며 신기하다는 표정이었다.

박사는 조심스럽게 계획을 세운 다음 대뇌피질 형성 촉진제를 훔쳐내었다.

새로 개발된 물질인 만큼 그 중요도는 엄청났지만 실제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은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는 몇 사람뿐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쉽게 훔쳐내 올 수가 있었던 것이다.

박사는 몇 시간동안 엑스선 사진을 보며 트렌트의 두뇌구조를 확인했다.

그런 다음, 마취시킨 트렌트의 뒷목에서부터 조심스럽게 기다란 바늘을 찔러 넣었다.

잘못하여 척추를 건드리면 끝장인 것이다.

주사기로 뇌를 보호하고 있는 액체가 새어나오는 것을 확인한 박사는 천천히 훔쳐온 약품을 주입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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