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의 이야기 (일부분발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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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링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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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번역한건 당연아니지만 상당히 좋은글이라고
생각되고 O의 이야기는 없는거 같아서 올립니다^^
'O'의 이야기 반세기가 지난 지금에서도 지은이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것은 영원히 현대 문학사의 미스테리로 남을 것이다. 단지, 확실하고 의외인 것은 저자는 여성이라는 사실이다. '올린이'의 느낌 우리의 인격 혹은 인권은 종종 침해되고 까끔 말살되 기까지 한다. 누군가의 권력 또는 쾌락을 위해서 혹은 스스로의 자유나 행복을 위해서 O는 ...... [ 아름다운 것은 욕망의 대상이기는 하지만 먹어버리려고 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그것이 그대로 있기를 바란다.
< 1장 로와시의 연인들 >
O는 어느날, 애인으로부터 그들이 아직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몽스터 공원쪽으로 산책가자는 소리를 듣고 따라나섰다. 공원안을 산책하고 잔디 밭에 나란히 않은 그들의 눈에 공원내 주차장이 아닌 도로에 택시 비슷한 차가 세워져 있는 게 들어왔다. "올라 타" 하고 그의 애인이 말했다. O가 차에 탔다. 저물어 가고 있는 가을날이었다. O는 평상시의 모습 그 대로 였다. O는 평상시의 모습 그대로였다. 하이힐에 플리츠 스커트와 상 의, 실크 블라우스, 모자를 쓰고 있었고 기다란 장갑까지 끼고 있었다. 핸 드백 안에는 신분증과 콤펙트, 립스틱 등이 들어 있었다. 그가 운전사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택시는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 다. 그는 양쪽 차의 가리개를 내리고 뒤쪽의 창도 그렇게 했다. 애인이 키 스나 애무를 하려는 줄 알고 O가 장갑을 벗었다. 하지만 그런 게 아니었 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 몸에 거추장스러운 것이 너무 많아, 먼저 그 핸드백을 이리 줘." O가 핸드백을 건네자 그는 그것을 그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놓고 다 시 말했다. "옷도 너무 많이 입었어, 가터를 풀고 스타킹을 무릎 위까지 내려." 택시가 갑자기 속력을 냈기 때문에 허리를 움직이는 데 힘이 들었다. 무 엇보다도 운전사가 뒤돌아보는 것이 아니가 하고 마음을 조일 수밖에 없 었다. 간신히 스타킹을 말아내렸지만 맨살로 드러난 허벅지가 실크 습립에 스치는 바람에 마음을 안정시킬 수가 없었다. 풀려진 가터벨트가 흘러내려 바닥에 떨어졌다. "가터벨트를 풀고 팬티도 벗어" 그가 다시 말했다. 그것은 간단했다. 허리뒤로 손을 돌려 몸을 살짝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끝 낼수 이었다. 그는 가터벨트와 팬티를 O로부터 받아들어 핸드백을 열고 그안에 쑤셔 넣었다. "슬립과 스커트를 깔고 앉으면 안돼, 그것들을 옆으로 제치고 맨살로 시 트에 않도록 해." 시트는 미끈미끈한 차거운 가죽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그것에 착 달라붙 은 허벅지의 감각이 이상했다." 다시 그가 말했다. "이번에는 장갑을 껴." 택시는 변함없이 내달리고 이었다. 하지만 O는 르네가 스타킹을 내리라 고 했으면서도 왜 손끝하나 까딱하지 않는 것인지, 또 이런행동을 하는 이 유를 왜 설명해 주지 않는 건지, 궁금해서 견딜수 없었다. 그러나 어디로 가는 것인지도 알 수 없는 차속에서, 자신이 끔쩍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 킨채 이렇게 치부를 드러내고 장갑만 끼고 있는게, 르네에게 어떠한 의미 가 있는가 물어볼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그는 말로 간단히 행동을 지시하고 금지시켰지만 O는 다리르 꼬지도 않 고 무릎을 맞대지도 않았다. 그저 시트 양쪽에 장갑 낀 손을 내려놓고 조 용히 않아있을 뿐이었다. "다왔어." 갑자기 그가 입을 열었다. 어딘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드디어 도착한 것이 다. 택시는, 아름다운 플라타나스 나무가 보기 좋게 서 있는 가로수 길을 지나 널찍한 정원을 끼고 있는 커다란 저택 앞에 멈추었다. 상제르만 부근 에서 흔히 볼수 있는 모습이었다. 가로등이 조금 멀찌감치 떨어져 있기 때 문에 차 안은 어두운 편이었다. 차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움직이지 마! 한 발짝도 움직여서는 안돼!." 르네가 말했다. 그는 손을 O의 목에 갖다대 나비 매듭을 플고 블라우스의 단추도 끌렀 다. 그가 유방을 애무하려는 줄 알고 O는 브래지어 끈을 끊기만 한 것이 다. 그는 다시 블라우스의 단추를 채워준 뒤 손을 넣어 브래지어를 잡아 빼내 유방을 해방시켰다. "좋아, 에제 준비가 모두 끝났어." 그가 말했다. "나는 돌아갈 테니까 당신은 차에서 내려 현관의 벨을 눌러. 그리고 문을 열어준 사람의 뒤를 따라 들어가서 시키는 대로 하기만 하면 돼. 당신이 머뭇거리고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면 억지로 데리고 들어갈 것이고, 당신이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무리하게 강요하려 들 거야, 핸드백? 아냐, 이젠 핸 드백 같은 거 필요없어. 당신은 그저 내가 제공하는 여자에 지나지 않는거 야. 그럼, 물론이지. 나도 바로 돌아갈 거야. 자아, 문을 열고 내려." 이 과정을 좀 더 다른식으로 표현하자면 보다 커칠고 간단한 문제로 끝 날 것이다. 즉, 같은 옷을 입은 젊은 처녀가 그녀의 애인과 생전 처음 대 하는 남자에 의해서 납치된다. 생면 부지의 남자가 핸들을 잡고 그녀의 옆 에는 애인이 않아 있다. 젊은 처녀에게 말을 해준 사람은 처음 본 남자로 이제부터 그녀의 애인이 그녀의 몸치장을 해준다고 한다. 즉 장갑을 낀 채 로 두손을 뒤로 돌려 스타킹으로 묶고 가터벨트를 풀고 팬티와 브레지어 를 벗기고 눈가리개를 한다. 그리고 나서 저택으로 인도한 뒤 거기에서 그 녀가 하지 않으면 안될 일들을 가르쳐 준자는 것이다. 아래위의 속옷이 벗겨지고 손목이 묶인 O는, 30분쯤 후에 눈이 가려진 채 도움을 받아 차에서 내려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하나인지 두 개인지 모를 문을 지나 눈가리개가 풀렸을 때는 칠흑같이 어두운 방 안에 혼자 서있었다. 그 방 안에서 O는 30분이나 한 시간쯤 아니면 두시간쯤, 영원이라고 생 각될 정도의 시간 동안 방치되었다. 그리고 나서 한참 후에 문이 열리고 밝아지면서, 자신이 마냥 기다리고 있던 곳이 극히 평범하고 푸근한 분위 기를 자아내면서도 기며한 느낌을 풍기는 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닥에는 푹신한 카페트가 깔려있었지만 가구는 하나도 눈에 띄지 않았 고 대신 나란히 있는 벽장만 눈에 들어왔다. 문을 연 것은 두 여자로, 그 여자들은 모두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18세기 때의 예의바른 하녀 옷차 림을 하고 있었다. 발이 감추어질 정도로 길고 가벼우면서 바람이 들어간 듯 부풀어 보이는 스커트에 가슴을 강조하기 위한 코르셋을 착용하고 있 었는데, 그 코르셋은 앞을 끈이나 훅으로 고정시키게 되어 있었다. 그 여 자들은 아이새도와 루즈를 바르고 있었고, 목에는 목설이를, 팔목에는 팔 찌를 손가락 하나 들어갈 틈없이 차고 있었다. 그 두 여자가 등 뒤에서 결박된 O의 팔목을 풀어 주었고, 욕조에 들어가 화장을 하기 위해 옷을 벗지 않으면 안된다고 O에게 알려 주었던 것이다. 드 여자들은 O을 실오라기 하나 몸에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만들고 옷을 옷장에 집어넣었다. O는 욕조에도 혼자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몸을 깨끗 이 씻고 나오자 그 여자들은 미용실에서 머리를 감을 때 하는 것처럼 O의 몸을 뒤로 젖히게 해서 세트한 뒤 드라이할 때는 다시 똑바로 팔걸이 의 자에 앉게 해서 머리 손질을 끝냈다. 머리 손질은 보통 한 시간 이상 걸리는 것이다. 그 한시간 동안 O는 계 속 알몸으로 팔걸이 의자에 앉아서 다리를 꼬는 것은 물론 무릅을 맞대는 것조차 금지되었다. O의 정면에는 커다란 거울이 벽을 다 차지하고 있었고 어떤 가구에도 방 해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O의 시선이 거울 쪽으로 행할 때마다 두 무릅 을 활짝 벌리고 앉아 있는 자신의 적나라한 모습을 대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에게 행해지는 화장이 모두 끝나자 -눈두덩인 엷게 채색되고 입술을 새빨갛게, 젖쪽지와 젖꽃판은 장미색으로, 아래쪽 입술에서는 가장 자리는 벌겋게, 겨드랑이와 아래쪽의 작은 언덕에는 행수를, 또 몸통과 다리 사이 와 유방 및 계곡에도 향수를 뿌린다.- 어떤방으로 인도되었다. 거기에는 삼면경과 등 두에도 다른 거울이 있어 자신을 보다 잘 관찰할 수가 있었다. O는 그들 거울 가운데 있는 쿠션위에 않아 기다리라는 지시 를 받았다. 쿠션은 검은 가죽으로 쒸워진 것으로 이상한 감촉이 피부에 와 닿았다. 카페트는 검고 벽은 빨간색이었다. O는 굽이 상당히 높은 스리퍼를 신과 있었다. 이 작은 침실 같은 방의 한쪽 벽에 나 있는 큼지막한 창문을 통해 서 어둠이 찾아든 아름다운 공원이 내다 보였다. 비는 벌써 그쳤다. 나뭇 잎들이 바람에 살랑거리고 달은 구름속을 다리고 있었다. 얼마나 이 방에서 무작정 기다리고 있어야 되는 건지, 또 자신이 생각하 고 있는 것과 같이 진짜로 자기 혼자 있는 건지, 아니면 벽 어딘가에 보이 지 않는 구명이 뚫려 있어 누군가 눈을 빨갛게 하고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을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저 알고 있는 것이라곤 두 여자가 되돌아왔을 때, 그 중 한 여자가 몸 의 사이즈를 재는 줄자를 갖고 있고, 또 다른 여자는 바구니를 들고 있다 는 것뿐이었다. 그 여자들을 따라서 남자 한 사람이 들어왔다. 그남자는 소맷부리가 좁고 어캐 쪽이 부풀어 보이는, 그리고 걸을 때마다 허리 아래쪽이 활짝 벌려지는 기다란 보라색 가운을 입고 있었다. 가운 아래는 타이츠 같은 것을 입고 있었다. 남자가 방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왔을 때 O의 눈에 제일 먼저 뛴 것을 그이 하복부, 그리고 허리에 차 고 있는 가죽 채찍이었다. 남자는 얼굴을 가리는 복면을 뒤집어쓰고 있었 는데 눈만 나오게 구멍이 빠끔 뚫려 있었다. 맨 마지막으로 O의 눈에 들 어온 것은 고급스러워 보이는 가죽장갑이었다. 남자는 다정한 어조로 O에게 움직이지 말도록 지시하고 여자들에게 서두 르라고 명했다. 그로자 줄자를 든 여자가 O에게 다가와 목둘레와 손목 사 이즈를 쟀다. 다소 작은 감이 들긴 해도 O의 목과 손목은 표준 사이즈였 기 때문에 다른 한 여자가 들고 있는 바구니 안에서 O에게 꼭 맞는 목걸 이와 팔찌를 찾아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목걸이와 팔지 -극히 얇은 가죽을 여려 겹으로 이어 만든 것으로 전체는 손가락 굶기였다.- 는 자동적으로 걸리는 돈주머니 모양의 작은 잠금장치 가 있어서 풀기 위해서는 작은 열쇠가 필요했다. 이 잠금장치의 반대쪽에 해당하는 가죽의 중앙에 거의 움쭉달싹하지 않 는 쇠고리가 부착돼 이었는데 만약 그것을 이용하면 개목걸이와 다를 게 없었다. 목걸이나 팔찌가 살을 파고들 정도는 아니었지만 빈틈없이 살과 맞닿아 있는 상태라 끈 하나 집어넣지 못할 것만 같았다. 그런데 이 목걸이와 팔찌가 O의 목과 팔목에 고정되자 남자가 O에게 이 러서라고 말했다. 남자는 O가 않아있던 모피쿠션 위에 걸터않아 자신의 무릅에 맞닿을 정도로 O를 끌어당겨 장갑 낀 손을 다리사이와 유방에 갖 다대면서 오늘밤 혼자서 식사를 한 뒤에 모두에게 소개될 예정이라고 일 러 주었다. 그 남자의 말대로 O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자세로 혼자서 작은 캐비넷 같은 방에서 -문에 뚫려 있는 조그만 창을 통해 보이지 않는 손이 음식을 밀어넣어 주었다.- 식사를 끝냈다. 식사를 끝내자 두 여자가 O을 데리러 왔다. 그 여자들은 침실에서 O의 손을 등 뒤로 돌려 팔찌에 달려 있는 고리를 연결시켜 결박하고 목걸이에 달린 고리에 기다란 빨간색 망 토를 매달아 어깨너머로 늘어뜨렸다. 그 망토는 O의 몸을 푹 감쌌지만 O가 발을 옮길 때마다 앞이 벌어졌다. 그러나 두 손이 등 뒤에서 결박되었기 때문에 망토를 단속할 수가 없었다. 한 여자가 O의 앞을 걸어가면서 문을 열고 다른 한 여자가 O의 뒤를 따 라오면서 문을 닫았다. 일행은 널찍한 홀 두 곳을 지나 서재로 들어섰다. 네 남자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 남자들은 조금 전의 남자와 마찬가 지로 커다란 가운을 걸치고 있었지만 복면은 하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갑 자기 그들 중 한 사람이 라이트를 들이댔기 때문에 O는 눈이 부셔 남자들 의 얼굴을 재대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물론 그들 중에 자신의 애인이 있 는지 없는지 조차도 분간할수 없었다. -르네는 거기에 있었다.- O의 양쪽에 서있는 여자들도 O을 정면에서 바라보고 있는 남자들고 꼼 짝하지 않았다. 그런 뒤에 갑작스레 라이트가 꺼졌다. 여자들은 서재 밖으로 걸어 나갔 다. O는 다시 눈가리개가 씌여졌다. 그리고 앞으로 인도되었다. 약간 비틀 거리기는 했지만 O는 자신이 네 남자가 에워싸고 있는 커다란 난로 앞에 세워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뜨거운 열기가 피부에 와 닿았고 정적 속에서 장작이 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O는 난로를 마주 보고 있는 것이다. 두손이 그녀의 망토를 들어올리고 장갑을 끼지않은 다른 두손이 팔찌의 결박 상태를 확 인하고 나서 허리를 따라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왔다. 그 손들 중 하나가 O의 두부위에 동시에 침범해 들어왔다. 너무도 갑작스런 행위였기 때문에 O는 비명을 질러댔다. 누군가가 웃었다. 그리고 다른 남자가 입을 열었다. "여자를 이쪽으로 돌려봐, 유방과 아래를 보게." O가 뒤돌려 세워졌다. 따뜻한 불기운이 등뒤에 와 닿았다. 한손이 한쪽 유방을 움켜주고 입이 다른 쪽 젖꼭지를 물었다. O는 깜짝 놀라 몸의 균 형을 잃고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바닥에 나동그라지기 전에 누군 가의 팔이 자신의 몸을 잡고 동시에 가랑이가 벌려졌다. 머리카락이 허벅 지 안쪽에 와 닿았다. 자신을 무릎꿇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들여 왔다. O는 남자들이 손실이 인도하는 대로 무릅을 꿇고 앉았다. 그 자세로 O는 무릅을 붙이면안된다는 엄명을 받았고 두 손이 등 뒤에서 결박된 상 태였기 때문에 그 만큼 상체사 앞으로 기울어져 무릅이 상당히 아팠다. 그 때 그들은 수녀들이 하는 식으로 무릎을 꿇고 앉아도 좋다는 허락을 해주 었다. "자네는 한 번이라도 저 여자를 묶어본 적이 있나?" "아니 없어.' "채찍질한 적도?" "응, 한 번도, 그런데, 사실은......" 대답하고 있는 사람은 틀림없이 자신의 애인이었다. "알았네" 다른 목소리가 르네의 말을 중단시켰다. "자네가 이따금 저 여자를 묶고 채찍질해서 저 여자가 쾌락을 얻었다고 해도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 필요한 것은 쾌락을 초월해서 눈물을 흘 리게 하는 거지." 그리고나서 남자들은 O을 일으켜서 그녀의 결박을 풀려고 했으나 -아나 기둥이나 벽에 자신을 붙들어맬 생각이었던 것 같다.- 갑자기 누군가가 서둘러 O를 소유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래서 다시 무릅을 꿇고 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변함없이 두 손을 결박당한 채로 가슴을 쿠션위에 올려놓고 엉덩이를 몸통보다 높이 쳐들게 했다. 그러자 남자들 중 한 사람이 두 손으로 O의 허리를 부둥켜잡고 마음껏 소유했다. 그는 다른 남자와 교대했다. 세 번째 남자가 느닷없이 거칠게 밀고 드어왔기 때문에 O는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그가 몸에서 떨어 지자 O는 눈가리개 아래를 눈물로 적시고 신음을 내면서 바닥에 나뒹굴었 다. 다시 얼굴은 누군가의 무릅에 억눌려져 번갈아가며 입을 움직여 흡입하 며 혀를 놀릴 것을 강요당했다. 잠시 후 가까스로 모든 행위에서 풀려나 혼자가 되어 옷이 입혀진 뒤, 천 장을 보고 난로 앞에 눕혀지게 되었다. 컵에 술을 따라 마시는 소리와 안 락의자를 움직이는 소리가 드려왔다. 난로에 장작이 지펴졌다. 드디어 O의 눈가리개가 벗겨졌다. 벽장에 책이 이드거니 꽂혀있는 커다 란 방이, 탁자 위에서 빛나고 있는 램프와 환하게 타오르기 시작한 난로의 불꽃에 의해 약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남자들중 두 사람이 선채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다른 한 남자는 의자에 앉아 무릎위에 있는 채찍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O의 몸위에 상체를 숙이고 유방을 애무하고 있던 남자는 자신의 애인이 었다. 그 네사람 모두 자신을 소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애인을 다른 남자들과 구별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남자들은 O에게 이 저택에 머물고 있는 동안 늘 이런 상태가 반복될 것 이고, 주간에는 자신을 범하거나 고문을 가하는 남자들의 얼굴을 바라볼 수는 있지만 그러나 밤에는 볼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누가 자신에게 제 일 심한 행동을 했는가는 결코 알아낼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O을 채찍질 할 때는 당사자가 채찍으로 얻어맞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을 때 이외에 - 맨 처음이라 눈가리개를 씌우지는 않았지만- 모든 남자 들이 복면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O는 남자들을 구분할 수 없을 것이라 고도 했다. 애인은 O를 일으켜 세워 빨간 망토를 어깨에 걸쳐 주고 난로 가까이 놓 여 있는 안락의자에 않았다. O로 하여금 그 의자에서 그들의 설명을 듣고 그들이 보여 주려는 것을 바라보게 하려는 심산이었다. O는 변함없이 등 뒤로 두 손을 결박당한 상태였다. 먼저 승마할 때 쓰이 는 말채찍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시켜멓고 기다라면서도 가죽으로 만들어 진 우아하고 휼륭한 채찍이었다. 마구를 취급하는 쇼 윈도에서 흔히 목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 다음은 O가 맨처음 만난 남자가 허리에 차고 있던 기다란 가죽 채찍 을로, 끝이 매둡이어져 있는 여섯 가닥의 가죽끈을 꼰 것이었다. 세 번째 채찍은 상당히 가는 가죽끈을 손잡이 부분에서 모은 것으로 그 한 줄 한 줄 끝에는 매듭이 지어져 있었다. 그것들은 모두 물에 적신 것처 럼 경직돼 있었다. 그들은 그 채찍으로 O의 배를 어루만지고 허벅지를 벌 려 따뜻한 안쪽 피부에 대어, 그것이 얼마나 습기를 띠고 있고 얼마나 차 가운지를 느끼게 했다. 그리고 작은 탁자 위에는 열쇠와 쇠사슬이 있었다. 서재의 한쪽벽에는 천 장과 바닥 사이에 두 기둥이 받치고 있는 발코니가 있고 그 한 기둥에는 남자가 까치발을 하고 한쪽 팔을 높이 쳐들어야 간신히 닿을 정도의 높은 곳에 갈고랑이가 하나 박혀 있었다. 애인의 한쪽 손을 어깨에 또 다른 손을 옆구리의 잘록한 곳에 느끼면서 꺼안기고 실신할 정도로 난로의 열기를 접하고 있는 O에게 그들이 다시 입을 열었다. O의 결박을 풀어주었지만 그것은 팔찌와 쇠사슬을 이용해서 기둥에 붙들 어매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하면 O는 머리위에서 결박되어 있는 두 손 이 외에는 몸을 움찍거릴 수가 있고 채찍의 공격을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었 다. O는 허리와 다리를, 즉 이곳에 끌려오던 차 속에서 준비를 한 대로 스 타킹과 팬티를 벗고 맨살로 시트에 대고 있던 허리에서 무릎까지를 집중 적으로 공략당할는지 모른다.
여기에 있는 네 사람 중 한 사람은 말채찍으로 오랫동안 없어지지 않고 살 속 깊숙이 그 상처가 남아있을 흉칙한 궤적을 허벅지에 몇 개인가 만들 것 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O가 비명을 지르고 몸을 비틀고 눈물을 흘릴 여유는 있을 것이다. 잠시 숨돌리 틈이 주어졌지만 O가 한숨을 들이쉴 때마다 채찍이 날아왔다. 그것도 O의 울음소리와 눈물의 양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피부 위에 생긴 채찍 자국의 크기와 색깔에 의해서 지속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다. 그들의 O에게 가한 채찍의 효과를 판단하는 이 방법은 극히 공정했고, 동 정을 유발하기 위해 일부러 큰소리로 울부짖는 희생자들에게 가하는 테스 트는 완전한 헛수고가 아니었다. 재갈을 물리면 -그들은 O에게 바로 그것을 해 보였다.- 눈물은 마음대로 흘릴 수 있어도 울부짖는 소리는 억눌리기 때문에 신음을 거의 죽일 수가 있었다. 따라서 저택 밖에서도 자주 그런 행동을 하는 듯 공원 안 숲속에 서도 평범한 아파트에서도 호텔의 객실에서도 이 방법을 써먹을 수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 그날 밤 이 방법을 사용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아니, 반대로 그 들은 O의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싶어했다. 그것도 되도록 빨리, O는 털끝 만한 자존심 때문에 마음 속에서 끗끗하게 저항하고 침묵을 지키려고 노력 했지만 오래 계속할 수는 없었다. O는 결박을 풀어 주고 잠깐만이라도 좋 으니 매질을 중단해 달라고 애원했던 것이다. 채찍의 격렬한 공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O는 미친 듯이 몸을 비틀어댔다. O의 자유스러운 행동을 방해하고 있는 쇠사슬을 길고 튼튼한 것이었지만 O가 몸을 비틀며 발버둥칠 때마다차가운 소리를 내며 흔들리고 있었다. 그 래서 엉덩이와 마찬가지로 배와 허벅지와 똑같은 궤적이 생기고 말았다. 그들은 O의 애원대로 잠시 때리는 손길을 멈추었다가 쇠사슬을 조금 느슨 하게 해서 이번에는 O의 허리를 기둥에 고정시키고 다시 채찍질을 하기 시작했다. 기둥의 한가운데에 허리를 고정시키기 위해서 강하게 졸라맸기 때문에 O의 상반신은 앞으로 쳐지고 엉덩이 쪽은 반대 방향으로 튀어나오 게 되었다. 그 순간부터 고의적의로 다른 장소를 노릴 때 말고는 인정사정없이 채찍이 몸을 파고 들었다. 애인이 O를 남자들에게 건넨 것을 생각하면 여기에서 그에세 아량이나 동 정을 구걸한다는 것은 그의 잔학한 성격을 더욱 증폭시키는 결과가 될 것 같았다. 그만큼 그는 자기가 지니고 있는 힘의 확실한 증거를 O로부터 찾 아냄으로써 커다란 환희를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정말이지 O의 몸에 맨처 음 와 닿은 가죽 채찍이 거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반대로 물에 젖은 채찍어었다면 바로 궤적이 생기고 말채찍이었다면 최조의 일격으로 상처가 생겼을 것이다.- 고통을 오래 끌거나 변덕에 의해서 매질을 그만둘 수도 있다는 사실을 O에게 맨처음 알려준 사람은 바로 애인이었다. 그는 다른 남자들에게 이 채찍말고는 사용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그러던중 네 사람중 한 남자가 -그는 여자만의 부위가 아닌 남자와 공통된 부위로만 여성을 소유했다. - 허리를 휘감은 쇠사슬 때문에 적나라하게 드 러나고 마는 O의 엉덩이에 정신을 빼앗겨,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 유예를 요구했다. 그리고 그 행위를 끝낸 그는 이 통로를 좀더 자유롭게 드나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다른 남자들고 그것은 가능한 일이라면서 그 수단을 강구하자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결박이 풀렸을 때 O는 빨간 망토 아래서 비틀거리면서 까무라치기 일보 직전 상태였다. 그들은 O를 그녀가 묵을 방으로 돌려보내기 전에 난로 옆 에 커다란 안락의자에 앉히고 이 저택에 있는 동안 지키지 않으면 안될 규 칙 -O는 벌써 자유를 박탈당한 상태였다.- 들을 일일이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나서 벨을 눌렀다. O가 이 저택에 맨처음 들어왔을 때 맞아주었던 두 젋은 여자가 O가 체재하고 있는 동안 걸치고 있을 옷과 자신이 오기전 에 있던 여자들과 자신의 뒤를 이어 들어올 여자들을 구별하는 표지를 갖 고 왔다. O의 의상은 두 젋은 여자가 입고 있는 의상과 같은 것이었다. 허리를 강하 게 졸라매는 데 쓰이는 뼈대가 들어 있는 코르셋과 발이 거칠고 질기면서 도 얇은 무명으로 풀이 매겨져 있는 패티코트 위에 바람이 들어가기라도 한 것처럼 부풀어 보이는 기다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그 드레스는 가슴 쪽이 깊이 패여 있기 때문에 코르셋으로 들어 올려진 유 방이 거의 노출되고 있었고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성긴 레이스로 덮여 있을 뿐이었다. 패티코트와 레이스는 하얀색이고 코르셋과 드레스는 녹색 이었다. O가 의상을 입고 난로 옆의 안락의자로 돌아오자 -드레스 색깔 때문에 자 신의 얼굴색은 더욱 창백해 보였다.-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던 두 젋은 여자는 그대로 서재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러자 네 남자중 한 사람이 자 기 앞을 지나가는 그 여자들 중 하나를 붙들고 다른 여자 한테는 기다리라 고 신호를 했다. 그리고 손으로 붙든 여자를 O쪽으로 데리고 가 여자를 뒤 로 돌려 세우고 한 손으로 허리를 누르고 다른 한 손으로 스커트를 말아올 려 그 의상의 디자인이 얼마나 휼륭한가를 나타내 보였다. 그리고 다시 힘 껏 말아올린 스커트를 한 가닥의 벨트에 고정시킬 수가 있고, 그렇게 해서 드러나 부위를 어렵지 않게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사실 남자들은 여자들로 하여금 이렇게 뒤를 말아올린 상태로, 아니면 앞 쪽을 허리까지 말아올린 채 저택 안이나 정원을 거닐게 했던 것이다. 남자 들은 젊은 여자들에게 스커트를 어떤 요령으로 고정시키는가를 O에게 알 려주라고 했다. 말아올린 스커트를 벨트에 두세번 휘감아 배를 드러낼 때 는 앞쪽의 한가운데에, 엉덩이를 들어낼 때에는 등 한가운데에 고정시키게 되어 있었다. 어떤방법이든 페티코트와 스커트는 커다랗게 주름을 만들면서 경사를 이루 고 좌우로 갈려 폭포처럼 흘려내렸다. O처럼 이젊은 여자들의 몸에도 승마 할 때 쓰이는 말채찍 자국이 생생하게 각인 되어 있었다. 젊은 여자들이 서재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나서 남자들은 다시 O에게 다음과 같은 설명을 해주었다. "너는 여기에서 네 주인들에게 봉사하는 것이다. 낮 동안은 청소나 책정리 를 하거나, 화분을 돌보고, 식사나 차 시중을 들면돼. 그이상의 고통스러운 일은 없어, 하지만 주인들이 말하는 최초의 한 마다로, 아니면 최초의 신호 로 너는 하던 일을 즉각 멈추고 몸을 내맡기지 않으면 안돼. 바로 그것이 네가 해야 할 유일한 진짜 임무이기 때문이지. 네 손은 네것이 아냐. 네 유방을 위시해서 너의 어떠한 육체부위도 네것이 될 수 없어, 그것은 우리들이 손으로 더듬는 대상이고 마음 내킬 때마다 소유하는 대상일 뿐이야. 너는 여기에서 빠져 달아날 수 업다는 사실을 언 제고 머리 속에 담아두고 있어야해. 이런 일들을 기억시키는 수단으로 우 리들 앞에서는 입술을 닫거나 다리를 꼬거나 무릎을 붙이는 행동을 못하게 돼 있어, 그것은 네가 여기에 도착했을 때부터 금지된 사항이므로 잘 알고 있을 줄 알아. 그렇게 하면 너의 입도 너의 배도 너의 엉덩이도 우리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걸 너 자신도 확실히 깨닫고 있을 거야. 우리들이 보는 앞에서는 자신의 유방에 손을 대어서는 안돼. 유방은 우리 들의 소유물이고 코르셋으로 떠받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낮 동안에 는 옷을 입고 있으면서 우리들의 명령이 있으면 바로 스커트를 들어올리지 않으면 않돼. 너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너를 이용하는 것이므로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아. 따라서 채찍도 필요없지. 채찍은 해가 지고 난 뒤 이튿날 날이 밝을 때까지 밖에 사용하지 않는 거야. 하지만 너는 네 몸뚱아리를 채찍질하고 싶어하는 사람이외에, 주간에 규칙을 어겼기 때문에 저녁 때 채찍으로 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야 돼. 즉 주인들에게 정성을 다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의 자세가 부족하다거나, 너에게 말을 걸고 너를 꺼안으려고 하는 남자의 얼굴에 눈길을 돌리거나 하는 경우지. 절대로 우 리들의 얼굴을 쳐다봐서는 안돼. 우리들이 밤에 입고 있는 복장은 - 지금 입고 있는 게 바로 그런 복장이지 - 그부분을 드러내고 있는데 그 것은 편리함 때문이 아냐, 만약 그렇다면 다른 방법이 더 나을 거야, 뭣 때문에 노출시꼈느냐 하며, 너의 시선을 여 기에 집중시키고 다른 데에 눈길을 돌리지 못하게 하려는 거지, 여기에 있 는 것이 바로 네 주인이고, 네 입술은 무엇보다도 먼저 주인에게 제공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너에게 가르쳐 주기 위함이야. 우리들은 낮 동안에는 평범한 옷을 입고 너는 지금과 같은 복장을 하고 있 지만 역시 똑같은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않돼. 요구가 있으면 너는 즉각 우리들이 입고 있는 옷의 앞을 벌려서 일을 치르고, 끝난 뒤에는 다시 네 손으로 아물려 주면 되는 거야. 그러나 밤에는 우리들에게 존경심을 표시 하는 의미로 그저 입술과 다리를 벌리기만 하면 돼. 그것은 해가 진 뒤에 는 네 손이 등 뒤에서 묶여 있을 것이고 조금전에 이곳으로 이끌려 올 때 처럼 알몸으로 있끼 때문이지. 너를 못살게 굴때만 눈가리개를 하지만 너 는 이미 자신이 얼마나 채찍질을 받아야 된다는 걸 알고 있을 거야. 너는 여기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채찍질을 당하기 때문에 채찍질에 익숙 해질 거야. 하지만 채찍은 우리들의 쾌락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너 자신의 교육을 위해서도 필여해. 이 말이 진실인가 아닌가는 이것으로 알 수 있을 거야 - 누구도 너를 욕심내지 않는 밤에는 채찍질을 담당하는 하인이 네가 기다리고 있는 방에 가서 우리들을 대신해서 네게 채찍질을 하지. 그렇게 되면 너의 목걸이와 팔찌에 쇠사슬을 고정시킨 채 하루에 몇시간씩 너를 베드에 붙박아 놓을 지도 몰라. 그 행동이 의미하는 것이 너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비명을 지르게 하고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고통 스런 과정을 통해 네가 자유의 몸이 아니고 속박된 몸이라는 걸 깨닫게 하 고, 네가 자신 이외의 상대를 위해 완전 무결하게 바쳐지고 있다는 걸 너 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지. 너는 여기에서 여기에서 나갈 때 새끼손가락에 쇠반지를 끼게 돼 있어. 그것으로 네가 어떤 살람이라는 걸 알 수가 있고 또 같은 표지를 한 남자의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안돼. - 그들은 이 표지 를 보면 네가 아무리 깔끔하고 단정한 복장을 하고 있더라도 스커트 속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맨살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알몸이 자신들을 위 해 존재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되는 거야. 남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 O에게 옷을 입혀준 두 여자는 O가 채찍 세레를 받은 기둥 양쪽에 꼼짝 않고 서있었다. 그 여자들은 기둥이 무섭기 라도 하다는 듯, 아니면 기둥에 손대는 게 금지되기라도 한 양 - 이게 진 짜 이유일 것이다 - 기둥에 손을 대려하지 않았다. 그 남자의 이야기가 끝나자 여자들이 O쪽으로 다가왔다. O는 일어서서 그 여자들을 따라가야만 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그래서 바로 일어 나면서 발이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스커트를 살짝 들어올렸다. 바닥에 끌리는 스커트에 익숙하지 않았고 바닥이 두툼하고 굽이 대단히 높 은 슬리퍼였기 때문에 안정감을 찾을 수 없었다. 스리퍼는 드레스와 같은 색깔로 한 가닥의 끈이 발이 빠지지 않도록 옥죄이고 있었다. 몸을 숙였을 때 O는 고개를 살짝 돌려보았다. 두 여자는 O를 기다리고 있 었지만 남자들은 누구 하나 O를 거들떠 보지 않았다. 애인은 바닥에 앉아 아까 O가 천장을 보고 두러누웠던 쿠션에 기대 무릎 을 세우고 그 무릅위에 팔꿈치를 올려놓고 가죽 채찍을 만지작거리고 있었 다. O가 두여자의 뒤를 따라가려고 첫 발을 옮겼을 때 스커트가 그를 스쳤다. 그는 고개를 쳐들면서 O의 이름을 부르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바 닥에서 일어나 부드럽게 O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면서 손끝을 살짝 눈썹 위에 갖다댄 후 입술을 덮었다. 큰소리로 그는 O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몸 을 떤 O는, "나도 사랑하고 있어요". 라고 대답한 뒤 그말이 거짓이 섞이지 않은 진실이라는 것을 깨닫고 스스 로 놀랐다. 그는 O를 힘차게 부둥켜 안고는, "그래, 사랑해......" 하며 목과 귓볼에 키스를 퍼부었다. 그리고 나서 그의 입술은 보라색 드레 스로 뒤덮여 있는 어깻죽지까지 미끌어져 내려왔지만 그녀는 그대로 몸을 맡겨 둔 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낮은 목소리로, "사랑해, 사랑해....." 하고 되뇌이고 다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무릎을 꿇고 날 애무해 줘. 내게 키스를 해줘." 그는 O를 살며시 밀어붙이고 여자들에게 떨어져 있으라는 손짓을 한 뒤 작은 탁자에 기댔다. 애인은 키가 큰 편이고 탁자가 낮았기 때문에 가운과 같은 색의 타이츠를 입고 있는 긴 다리는 < 모양으로 꺽여질 수밖에 없었 다. 앞이 벌려진 가운이 커텐처럼 늘어졌다. 작은 탁자 위에 놓여진 물건들이 흔들거렸다. 세 남자가 작은 탁자 옆으로 다가왔다. O가 카페트 위에 무릎 을 꿇고 앉자 녹색드레스가 꽃잎처럼 활짝 펼쳐 졌다. 코르셋이 몸을 움직이는 바람에 젖꼭지가 그대로 드러난 유방이 애인의 무 릎 높이에 오게 되었다. "좀더 밝게 해!" 하고 남자들 중 한명이 말했다. 불빛이 남성과 그 바로 앞에 있는 O의 얼 굴, 또 애무하고 있는 자신의 손 위에 바로 와 닿을 수 있게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르네가 갑자기 지시를 내렸다. "자아, 다시 말해 봐. 사랑하고 있다고!" O는 시키는 대로 되뇌였다. "사랑하고 있어요" 기쁨을 억누르지 못한 탓인지 O의 입술은 가볍게 떨리고 있는 듯했다. 그 리고 입을 벌리고 애인의 그것을 한껏 머금고 음미하기 시작했다. 애인을 둘러싸고 있던 세 남자는 담배를 태우면서 O의 행동을 조심스럽게 관찰하고 제가기 평을 했다. O의 얼굴은 입 안 깊숙이 자극을 받아서인지 잔뜩 이그러졌고 눈물이 주르륵 흘려내렸다. 그래도 O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는 입을 떼면서, "사랑해요" 라고 다시 말했다. 두 여자 중 한명은 르네의 뒤에서 그의 오른쪽에, 다른 한 명은 왼쪽에 서 서 팔로 그이 어깨를 지탱하고 있었다. O의 귀에는 증인들의 비평이 들려 왔지만 르네는 듣지 못한 듯했다. 따라서 O는 끝없는 존경심을 품고 천천 히 주의 깊게 애무하면서 그들의 비평과 섞여서 거칠게 들려오는 그이 숨 소리를 귀에 접했다. O는 자신의 입을 아름답다고 느꼈다. 그것은 애인이 거기에 몸을 맞겼기 때문이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공공연히 사랑의 행위를 펼치게 했고, 또 그 가 막바지에 거기에 소용돌이를 이르켜 주었기 때문이다. O는 하느님을 맞이하듯 그를 받아들이고 그의 뒤틀린 목소리에 다른 사람 들의 웃음소리를 들었다. O는 소용들이를 받아들인 후에 바닥에 얼굴을 파 묻고 엎어지고 말았다. 두 여자가 O를 부축해서 일으켜 서재를 빠져나왔 다. 굽 높은 스리퍼가 복도의 빨간 타일을 자극해 맑은 소리를 냈다. 복도에는 조촐하고 아담한 문들이 조용하게 작은 자물쇠를 품에 안고 일류 호텔의 객실들처럼 줄지어 있었다. '저 방 안에 사람들이 있는 것일까, 있다면 어떤 사람들일까?' 하고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걷고 있는데 곁은 따르던 한 여자가 - O는 그 때까지 자신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다. - 처음 입을 열었다. "당신 방은 '빨간 날개'야 방에 딸린 하인은 피에르지." "방에 딸린 하인?" "난, 앙드레." "나는 잔느." 두 여자가 이름을 알려주었다. 맨처음 대답한 앙드레라는 여자가 말을 계 속했다. "방 열쇠는 하인이 갖고 있어. 따라서 당신을 쇠사슬에 매달거나 풀어주는 것도 그 사람이 하지. 그리고 당신에게 벌을 가할 때는 물론이고 손님이 당신과 관계하지 않을 때도 당신에게 채찍질을 하게 돼 있어." "나도 작년에 빨간 날개에 있었어" 잔느가 말했다. "그때도 피에르가 있었는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밤마다 찾아와서 괴럽혔 어, 하인들이 열쇠를 갖고 있는데다가 방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그들의 소 관 사항이라 우리들을 마음대로 사사용할 권리가 있는 모양이야." O는 피에로가 어떤 성격의 소유자인지 물어보려고 했다. 그러나 그럴 틈이 없었다. 90도로 꺽인 복도를 돌아서서 어떤 문 앞에 두 여자가 O를 데리고 멈추어 섰기 때문이다. 그 문은 지금 지나쳐오면서 본 문들과 다를 게 없 었다. 그 문과 다음 문 사이에 긴의자가 있었고 그 위에 땅딸막하고 머리를 빡빡 깍은 까만 옴팍눈의 사내가 있었다. 그의 목 언저리는 지방이 느즈려져 생 긴 주름이 돋보였고 얼굴색이 빨가느 어딘지 모르게 촌티가 줄줄 흐르고 이었다. 훕사 오페레타에 등장하는 하인과 같은 복장을 하고 있다. 레이스가 달린 셔츠가 검은 조끼 아래로 들여다 보이고 그위에 빨간 반코트를 걸치고 있 었다. 검은색의 반바지에 하연 부츠가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것만 같았다. 그역기 허리에 가죽 채찍을 차고 있었고 손등에는 붉은 털이 텁수룩이 자 라고 있었다. 그는 조끼 주머니에서 마스터 키를 꺼내 들어 문을 열고 새 여자를 방 안 에 들여보낸 뒤 이렇게 말했다. '밖에서 잠굴 테니까 일이 끝나면 벨을 눌러." 좁디 좁은 그 방은 두 칸으로 나누여져 있었다. 복도 쪽으로 나 있는 방문 이 닫히면 그 여자들이 서 있는 곳은 응접실 겸 침시로 쓰는 방이 되었다. 그리고 들어서는 입구 오른쪽에 실과 차단된 문이 있었다. 문의 정면에 창 문이 보었다. 문과 창문 사이의 왼쪽벽에는 모피로 덮여져 있는 침대가 있었다. 그 침대 는 다른 것들에 비해서 높이가 무척 낮은 편이었고 베개가 벽에 기대어져 있었다. 다른 가구들은 보이지 않았고 거울도 없었다. 벽은 선명한 빨간색으로 칠 해져 있고 바닥에 깔린 카페트는 검은색이었다. 앙드레가 주의를 재촉하면서 설명을 해주었다. 이것은 침대라기보다는, 뭐 랄까..... 안에 가득 뭔가를 채운 것으로 모조 모피 같은 털 길이가 긴 검은 천이 덮여져 있었다. 베게도 침대와 마찬가지로 넓적하고 단단해 보이는 것이 침대를 덮어놓은 것과 같은 천을 사용해서 만든 듯 했다. 양쪽을 뒤집어서 사용할 수 있는 이불도 역시 같은 천이었다. 벽에 있는 유일한 것은 반짝반짝 빛을 발하고 있는 강철로 만든 굵직한 쇠 고리로 침대에서 거기까지의 높이는 조금 전에 곤욕을 치르고 온 서재의 바닥에서 기둥의 갈고랑이까지의 높이와 맞먹을 듯 싶었다. 거기에 기다란 쇠사슬이 달려서 수직으로 침대까지 늘여져 있었다. 쇠사슬의 고리는 데구 르르 말려 작은 산을 이루고 있고 또 다른 한쪽의 끝은 마치 커텐을 끈으 로 묶어놓은 듯 손이 미치는 높이에 있는 연결고리에 붙어 있는 갈고랑이 에 걸려 있었다. "당신은 욕조에 들어가야 되니까 옷을 벗도록 해." 쟌느가 말했다. 이욕실의 특징은 입구 바로 옆에 있는 터키식 변기와 사면의 벽이 모두 거 울로 장식돼 있다는 것이다. 앙드레와 쟌느는 O가 실오라기 하나 몸에 걸 치지 않은 상태가 될 때까지 욕실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치 않았다. 그리고 벗은 옷들은 세면대 옆에 있는 옷장에 차곡차곡 개어서 집어넣게 했다. 두 여자가 O와 함께 욕실로 들어갔다. 거기에서 O는 변기에 웅크리고 앉 을 필요성을 느껐지만 그렇게 하면 자신의 적나라한 모습이 사면의 벽에 붙어 있는 거울에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엉거 주춤한 자세로 있었다. 꼭 조금전 서재에서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겁간 당할 때의 수치심이 이제서야 삐쭉 고개를 내미는 듯한 기분이었다.
"피에르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해." 쟌느가 말했다. "왜, 피에르를...?" "너를 쇠사슬에 묶어둬야 되거든." O는 얼굴에서 피가 빠져 달아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일을 왜 하는 거지?" 하고 O가 물었다. "어쨌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돼." 하고 쟌느가 대답했다. "하지만 너는 행복한 편이야." "행복한 편이라니, 뭐가?" "너를 여기에 데리고 온 사람이 애인이라면서?" "그래." "그러니까 그만큼 혹독하게 대해 줄 거야, 누구든지."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하겠어......" "언젠가는 이해하게 될거야, 피에르를 부르겠어. 우리들은 내일 아침에 다 시 올 거야." 앙드리가 미소를 지으면서 나갔다. 이어서 쟌느도 따라나가다 말고 O의 가슴을 애무했다. O는 깜짝놀라 침대 쪽으로 물러났다. 욕실에 들오갔을 때, 젖은 가죽으로 만든 목걸이와 팔찌를 제외하고는 자신은 실오라기 하 나 몸에 걸치고 있지 않은 알몸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잘 생긴 아가씨." 하고 말에 딸린 하인이 들어왔다. 그는 O의 양손을 쥐고 한쪽 팔찌의 고 리를 다른 팔찌의 고리에 연결해 O의 두 손을 결박한 후에 다시 팔찌들을 목걸이에 달려있는 고리에 연결했다. 두손이 목 높이까지 들어올려졌기 때문에 마음을 모아 정성스럽게 기도를 올리는 자세가 되었다. 그리고는 침대에 늘어져 있는 쇠사슬을 벽에 붙박 혀 있는 고리를 거쳐서 목걸이에 연결기키기만하면 되는 것이다. 그는 쇠사슬의 한쪽 끝이 걸려 있는 갈고랑이를 벗겨내 잡아당겨서 쇠사 슬이 길이을 짧게 했다. O는 침대머리 쪽으로 이끌려져 눕혀졌다. 쇠사슬 이 고리 속을 지나면서 쇠 부딪치는 소리를 내고 팽팽하게 됐기 때문에 이 젋은 처녀가 움직일 수 있는 범위는 베드 위로 국한되었다. 기껏 베갯멀리 양쪽에 서는 것이 고작이었다. 쇠사슬이 목걸이를 힘차게 뒤쪽으로 잡아당기는 바람에 두 손은 무의식적 으로 그것을 앞쪽으로 잡아당기게 되었다. 일종의 인력 관계가 형성되어 합장한 손은 왼쪽 어깨 쪽으로 잡아당겨져 균형을 취하게 되면서 당연히 머리도 그쪽으로 기울어지게 되었다. 하인은 O의 몸에 검은 이불을 덮어주기 전에 잠시 동안 O의 두 다리를 가슴께로 깊이 구부리고 O의 허벅지 사이를 음미했다. 그러나 그 행동뿐으 로 몸에는 손을 대지 않고 말도 걸지 않고 방 안의 불을 끄고 그대로 바깥 으로 나갔다. 암흑과 정적속에 혼자 내버려져 왼쪽 어깨를 아래로 하고 잠자는 자세를 취한 O는 두장의 두툼한 모피에 짓눌려 옴쭉달싹도 하지 못하는 바람에 더위마저 느낄 정도였다. O는 마음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공포심에 어떻 게 이런 달콤한 생각이 접근할수 있을까, 나에게 공포심은 이토록 감미로 운 것일까 하고 자문해 보았다. 무엇보다도 참기 어려운 것은 두손을 마음대로 사용할수 없다는 것이었 다. 만약 두손이 자유롭다면 몸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지 않 으면 안되었을 것이다. (자신은 정말 몸을 지키고 싶었던 것일까?) 손을 자유로이 움직일 수만 있었다면 자신을 빼앗으려 하는 손과 몸을 관 통하려는 육신을 밀쳐내려고 노력을 기울여야 했을 것이고, 또 채찍질로부 터 허리를 지키기 위해 어떤 수단이든지 강구하려 했을 것이다. 자신의 몸뚱아리는 자신의 손과 완전히 분리되었다. 모피 속에 있는 자신 의 몸뚱아리는 스스로의 의지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두 무릎과 아랫배의 소중한 곳에 손을 대서 상태을 확인할 수도 없으니 정말고 기막힌 일이다. 자신의 두 다리 사이에 있는 입술에 불이 붙어도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 이다. 그 입술은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면 가리지 않고 문을 열어 잇바디를 보여 주어야 하는 신세로 탈바꿈해 버렸다. 방에 딸린 하인이라는 피에르도 그 생각만 있었다면 아무런 어려움 없이 욕심을 채울 수 있었을 것이다. O는 조금 전에 있었던 일들을 머릿속에 떠올리면서도, 다른 사람한테 벌 어진 일을 편안한 마음으로 관찰하고 있는 듯한 자신의 태도에 깜짝 놀라 고 말았다. 내 뒤를 두, 차례나 범한 사람은 그 네 남자중 누구일까? 두 번 다 똑같 은 인물이었을까? 혹시 애인이 아니었을까? 무엇 하나 딱 부러지게 알아낼 수 없는 사정에 O의 마음은 흐트러질 대로 흐트러지고 말았다. O는 배를 움찔거려 드러누운 자세를 바꾸고 애인이 자신의 허리를 어루 만져 준 이외에는 한 번도 그곳에 손을 대지 않았던 일을 떠올려 보았다. 그러면서도 그 짓을 한 게 애인이었다면 하고 O는 진심으로 빌고 싶었다. 직접 본인에게 물어보면 어떨까? 아냐.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O는 택 시안에서 거들과 패티를 벗고 스타킹을 무릎 위까지 끌어내리게 한 그 남 자의 손을 생각해 보았다. 그 이미지가 너무도 생생하게 떠올랐기 때문에 두 손이 결박돼 있는 것도 잊어버리고 무의식중에 쇠사슬 소리가 나게 했다. 하지만 그 고통의 기억 이 O에게 있어서 아무렇지도 않은 하찮은 일이었다면, 왜 채찍을 떠올리고 채찍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고 채찍이라는 이미지를 되살리는 것만으로 심 장이 두근거리고 공포에 질려 눈을 감아버릴 정도가 된 것일까? O는 그런 일들을 그저 무섭다는 식으로만 생각하려고 했다. 그러다가 갑 자기 패닉현상과 같은 공포에 휩싸이게 되었다. 쇠사슬을 잡아당겨 침대위 에 서서 복부를 벽에 꼭 밀착시켰다. 그리고 찰싹 찰싹 상사의 채찍질을 당했다. '채찍으로 맞는다.'는 말이 머릿속을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피에르에 게도 얻어맞게 된다고 쟌느가 말했었다. '하지만 너는 행복한 편이야.'하고 쟌느가 몇번씩 되뇌였었다. 그리고 매운 혹독한 대접을 반을 거라고도 했다. 도대체 그 말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 까? 지금 느낄 수 있는 것은 목걸이와 팔찌에 연결돼 있는 쇠사슬 감각뿐 이었다. O의 몸은 정처없이 떠돌기 시작했다. 언제가는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O는 잠속으로 미끄려져 들어갔다. 여명이 가까워지기는 했지만 변함없이 어두컴컴했다. 추의가 더해질 무렵 에 피에르가 느닷없이 찾아왔다. 그가 욕시의 등을 켰다. 문을 그대로 열어두었기 때문에 O가 드러누워 있 는 베드의 한가운데까지 문틈을 따라 사각으로 변한 불빛이 날아왔다. 피로에 지친 몸을 힘겹게 가누면서 이불을 들오올렸다. 피에르는 아무 말 고 하지 않고 그 이불을 휙하니 제쳐버렸다. O는 왼쪽 어깨를 아래로 하고 드러누워서 얼굴을 창 쪽을 향하고 무릎을 살짝 구부리고 있었다. 이불이 벗겨지면서 모피 위에 적나라하게 드러난 새하얀 엉덩이가 피에르의 시선 을 움직이지 못하게 끌어당기고 있었다. 피에르가 O의 머리를 베게에서 들어올리면서 정중하게 말했다. "자아, 일어서시죠." 쇠사슬에 연결된채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무릎을 꿇고 일어나려고 하 자 피에르가 팔꿈치를 잡고 완전한 자세로 설 수 있게 도와주는 바람에 O 는 벽에 기댈 수가 있었다. 침대가 거무틱틱하기 때문에 그 위에 와 닿는 빛의 반사광선은 약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자신의 몸뚱아리는 빛을 받아도 피에르의 몸동작은 잘 알아볼 수 가 없었다. 쇠사슬을 갈고랑이에서 풀어 다른 고리에 걸려는 것일까? O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실 쇠사슬이 잡아 당겨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O는 맨발로 침대 위에 서있었다. 피에르의 허리에 찔려져 있는 게 무엇인지 O는 분간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가죽으로 만들어진 채찍이 아니라 자신의 서재에서 기중에 묶일 때 가볍게 두 번 얻어맞았던 승마용 채찍이었다. 피에르의 왼손이 O의 허리에 대고 안정된 자세를 취하려고 오른발을 침 대에 걸쳤기 때문에 메트리스가 움푹 꺼졌다. 희미한 시야 속의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고 생각하는 순간 O는 허 리 언저리에서 타는듯한 격심한 고통을 느끼고 비명을 질렀다. 피에르는 있는 힘을 다해 채찍을 휘둘렀다. 비명이 잠잠해지는 것을 기다려 주지않 고 잇따라 네차례나 후려 갈겼다. 그 하나하나가 먼저 위치보다 조금 높게, 아니면 조금 낮게 살에 와닿아 새로운 궤적을 만들어 가도록 새심한 주위 를 기울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 비명을 채 지르기도 전에, 마지막 눈물이 눈에서 흘려나오 기도 전에 그는 모든 동작을 완료한 것이다. "이쪽을 봐!" 피에르가 그렇게 말했지만 O가 어떤 상념에 빠져 꿈쩍을 하지 않자 O의 허리에 손을 갖다돼 몸을 돌리려 했다. 그때도 채찍을 손에 쥐고 있었기 때문에 그 손잡이가 가벽게 O의 허리에 닿았다. O가 앞을 바라보자 피에르는 조금 뒤로 물러나 O의 허벅지 앞쪽을 채찍 으로 힘껏 후려쳤다. 피에르는 일을 끝낸 뒤 욕실에 켜둔 불을 끄고 방에서 나갔다. O은 어둠 속에서 쇠사슬에 매달려 벽에 몸을 기대고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리고 있었 다. 잠시 후 그 신음을 억지로 목구멍 안으로 삼키고 몸 움직이기를 포기하고 벽에 온몸을 의지했다. 푸근한 느낌이 드는 벽포가 채찍에 찢겨진 피부에 상쾌한 기분을 선사했다. O는 날이 밝을 때까지 그대로 있었다. 벽에 옆구리를 대고 몸을 지탱하고 있었으므로 O는 커다란 창문을 마주 보고 있는 셈이었다. 동쪽으로 난 창 이 천장에서 바닥까지 차지하고 이었고 커텐이 없는 대신에 벽포와 똑같은 빨간 천이 양쪽에 늘어져 있었다. 그 천은 주름이 잡혀 허슬하게 끈으로 옭아매져 있을 뿐이었다. O는 희미하게 밝아오는 바깥을 내다보았다. 그 빛은 창문 아래에 무더기 로 자라고 있는 과꽃을 연무로 덮어씌우고 포플라 나뭇잎들을 환하게 미소 짓게 했다. 누렇게 탈색한 잎들이 바람도 불지 않는데 하나둘 춤추면서 정 원으로 떨어졌다. 창문 자로 앞에 엷은 보라색을 E띠고 있는 과꽃 너머에 는 잔디밭이 이어지고 있었고 그 가장자리에는 좁다란 길이 나 있었다. 태양이 모습을 완전히 갖추었지만 O는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정원사 한 사람이 오솔길을 따라 외바퀴수레를 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자갈밭 위를 굴러가는 쇠바퀴 소리가 들려왔다. 만약 저 정원사가 바람에 날려 과꽃 근처까지 밀려온 낙엽을 쓸어담기위 해 다가온다면, 창문이 큼지막하고 게다가 햇살을 받아 방안이 제법 밝았 기 때문에 알몸으로 쇠사슬에 묶여져 있는 자신의 모습과 허벅지에 지렁이 가 달라붙은 것 같은 채찍 자극을 대번에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채찍이 살을 파고든 자국은 한껏 부풀어 있었고 빨간 벽보다도 더 짙은 시뻘건 색으로 기다랗게 달리고 있었다. 그이는 어디서 자고 있는 걸까? 밤새 일을 치르고 나서 조용하게 깨어나 는 아침을 무척이나 좋아했었는데...... 어느 방에서, 어떤 침대에서 자고 있는 걸까? 혹시 그이가 이런 짓을 사 주한 장본인이 아닐까? O는 역사책의 삽화에서, 지금은 이미 이세상에 존재하고 있지는 않겠지 만, 수십년 수백년 전의 죄수들이 자신의 지금 모습과 마찬가지로 쇠사슬 에 묶여 채찍질 당하고 있는 참혹한 광경을 목도한 적이 있었다. 바로 그 일을 생각한 것이다. O는 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이 고통이 그이 사랑을 영원히 자 기 곁에 묶어두는 데 필요한 대가라고 하면 자신은 얼마 든지 그것을 받아 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애인을 만족시키겠다는 변함없는 일편단심으로 그저 말없이 순종하고 다시 애인의 품으로 돌아갈 때만을 기다리고 싶었 다. 여자들은 어느 누구도 열쇠를 갖고 있지 않았다. 방문 열쇠나 쇠사슬 의 식, 목걸이나 팔찌의 열쇠 등 어느 것 하나 갖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남자 들은 누구 가릴 것 없이 세 가지 열쇠를 고리에 끼워 갖고 다니면서 각각 용도에 맞춰 문이든 목걸이든 팔찌든 마음대로 여닫고 채우고 풀 수 있었 다. 방에 딸린 하인들도 역기 열쇠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아침에는 전날밤 야근에 들어갔던 하인이 잠을 자기 때문에 자물쇠를 따러 오는 사람은 주 인들 중 한 사람이 아니면 다른 하인이었다. O의 방에 들어온 남자는 갈색 셔츠에 승마바지, 그리고 부츠를 신고 있었 다. O는 누군지 알 수가 없었다. 남자는 먼저 벽에서 쇠사슬을 풀어 O를 침대에 눕혀 주었다. 두 손을 결박한 팔찌의 고리를 풀기 전에, O가 맨처 음 작은 빨간 방에서 본, 복면을 뒤집어 쓰고 장갑을 낀 남자가 한 것처럼, 이 남자도 자신으 허벅지 사이에 손을 밀어넣었다. 틀림없이 같은 인물인 듯싶었다. 여위고 깡마른 얼굴, 위그노 교도의 초상에서 흔히 목도할 수 있 는 엄격하고 예리한 듯한 눈길, 회색 머리카락을 지닌 남자였다. 끝이 언제일까 싶을 정도로 계속되는 그의 시선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 었지만, O는 갑자기 주인들의 허리 윗부분을 올려다보아서는 안된다는 규 칙을 어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허둥지둥 시선을 거두어 들이고 눈을 감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손목을 자유스럽게 풀어준 뒤 남자가 웃으면 서 말했다. "저녁식사 후에 징계가 있을 테니까 각오를 단단히 해두는 것이 좋은 거 야." 남자는 앙드레와 쟌느에게 잠시 말을 건 뒤 밖으로 나갔다. 두 여자는 남 자와 함께 방에 들어와서 침대 양쪽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앙드 레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베게와, 피에르가 O에게 채찍질을 가하려 왔을 때에 침대 다리 쪽으로 밀어제쳐 두었던 이불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쟌느 는 복도에서 밀고 언 바퀴 달린 테이블을 베겟머리 쪽으로 끌어당겨 주었 다. 그 위에는 커피와 밀크, 빵, 버터, 크로와상이 준비돼 있었다. "빨리 먹어 둬." 하고 앙드레가 말했다. "지금 9시야." 식사 후에는 정오까지 잠을 자도 돼. 벨이 울리면 점심식사 준비를 하게 돼 있어, 그리고 나서 목욕을 하고 머리를 손질해야돼, 화장과 코르세의 끈을 조여 주기 위해서 내가 올 거야." "너는 오후에 사재에 가서 일만 하면 돼." 하고 쟌느가 말했다. "커피나 술을 준비하고 난로불을 꺼뜨리지만 않으면 되는 거야." "그럼, 당신들은?" '응 우리들은 네가 여기에 온 첫날 하루만 시중을 들어주길로 돼 있어. 그 다음에는 너도 무슨 일이든 혼자서 해야되고 주인님들을 모셔야만 돼. 우 리들끼리는 말을 거는 것도 대답하는 것도 금지돼 있어." "잠깐만, 애기를 조금만 더......." O가 그렇게 말을 꺼내기는 했지만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문이 열렸다. 들어온 사람은 O의 애인이었다. 하지만 혼자 온 것이 아니었다. 그는 이제 막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커피를 마신 듯했다. 줄무늬 파자마에 파란 모직 드레싱 가운을 걸치고 있었다. 그 드레싱 가운은 1년 전에 둘이 서 같이 고른 것이었다. 그이 스리퍼는 오래 사용해서 보기에 흉했다. 새것을 장만해야 될 것 같았다. 두 여자가 사뿐히 스커트를 들어올릴 때 나는 소리를 내고 - 스커트는 누구든지 질질 끌릴 정도였다. - 방에서 나 갔다. 하지만 슬리퍼 소리는 카페트에 흡수돼 버려 거의 들리지 않았다. O는 왼손에 크로와싱을 쥐고 침대 끝에 앉아서 한쪽 다리를 가볍게 늘어 뜨린 채 흔들고 있었고 다른 한쪽 다리는 무릎을 꺽어서 책상다리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깜짝 놀라 움직임을 멈추고 손에 든 커피잔을 진동 시키고 크로와상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집어." 르네가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이 입에서 맨처음 흘러나온 말은 이것이 었다. O는 커피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베어먹다가 바닥에 흘린 크로와상을 집어 커피잔 옆에 놓았다. 카페트 위에는 아직도 크로와상 조각이 남아있 었다. 이번에는 르네가 몸을 숙여 그것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O의 옆에 걸 터앉아 O를 밀어 쓰러뜨리고 키스를 퍼부었다. "나를 사랑하고 있죠?' 하고 O가 물었다. "그래 사랑해." 하고 대답한 그가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선뜩한 기분이 드는 손 으로 부드럽게 O의 상처를 애무하고, 이어서 입술을 갖다 대었다. 애인과 함께 들어온 남자는 잠시 두 사람에게 등을 돌린 채 문 옆에서 담배를 피 우고 있었다. O는 그 남자를 똑바로 쳐다보아도 되는 것인지 안되는 것인 지 판단할 수가 없었다. 어쨌든 계속된 애인의 말은 O를 실망시키고 말았 다. "응, 네 몸을 보고 싶어." 그렇게 말한 애인은 O를 침대다리 쪽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함께 온 남자에게 생각이 있으면 자기보다 면저 O를 안아도 좋다고, 하나밖에 없는 의자를 양보하듯 선심을 편 것이었다. O는 감히 그남자를 똑바로 쳐다볼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 생면 부지의 남자는 먼저 O의 유방과 허리를 만지 작거리면서 가랑이를 벌리라고 했다.
생각되고 O의 이야기는 없는거 같아서 올립니다^^
'O'의 이야기 반세기가 지난 지금에서도 지은이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것은 영원히 현대 문학사의 미스테리로 남을 것이다. 단지, 확실하고 의외인 것은 저자는 여성이라는 사실이다. '올린이'의 느낌 우리의 인격 혹은 인권은 종종 침해되고 까끔 말살되 기까지 한다. 누군가의 권력 또는 쾌락을 위해서 혹은 스스로의 자유나 행복을 위해서 O는 ...... [ 아름다운 것은 욕망의 대상이기는 하지만 먹어버리려고 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그것이 그대로 있기를 바란다.
< 1장 로와시의 연인들 >
O는 어느날, 애인으로부터 그들이 아직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몽스터 공원쪽으로 산책가자는 소리를 듣고 따라나섰다. 공원안을 산책하고 잔디 밭에 나란히 않은 그들의 눈에 공원내 주차장이 아닌 도로에 택시 비슷한 차가 세워져 있는 게 들어왔다. "올라 타" 하고 그의 애인이 말했다. O가 차에 탔다. 저물어 가고 있는 가을날이었다. O는 평상시의 모습 그 대로 였다. O는 평상시의 모습 그대로였다. 하이힐에 플리츠 스커트와 상 의, 실크 블라우스, 모자를 쓰고 있었고 기다란 장갑까지 끼고 있었다. 핸 드백 안에는 신분증과 콤펙트, 립스틱 등이 들어 있었다. 그가 운전사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택시는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 다. 그는 양쪽 차의 가리개를 내리고 뒤쪽의 창도 그렇게 했다. 애인이 키 스나 애무를 하려는 줄 알고 O가 장갑을 벗었다. 하지만 그런 게 아니었 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 몸에 거추장스러운 것이 너무 많아, 먼저 그 핸드백을 이리 줘." O가 핸드백을 건네자 그는 그것을 그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놓고 다 시 말했다. "옷도 너무 많이 입었어, 가터를 풀고 스타킹을 무릎 위까지 내려." 택시가 갑자기 속력을 냈기 때문에 허리를 움직이는 데 힘이 들었다. 무 엇보다도 운전사가 뒤돌아보는 것이 아니가 하고 마음을 조일 수밖에 없 었다. 간신히 스타킹을 말아내렸지만 맨살로 드러난 허벅지가 실크 습립에 스치는 바람에 마음을 안정시킬 수가 없었다. 풀려진 가터벨트가 흘러내려 바닥에 떨어졌다. "가터벨트를 풀고 팬티도 벗어" 그가 다시 말했다. 그것은 간단했다. 허리뒤로 손을 돌려 몸을 살짝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끝 낼수 이었다. 그는 가터벨트와 팬티를 O로부터 받아들어 핸드백을 열고 그안에 쑤셔 넣었다. "슬립과 스커트를 깔고 앉으면 안돼, 그것들을 옆으로 제치고 맨살로 시 트에 않도록 해." 시트는 미끈미끈한 차거운 가죽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그것에 착 달라붙 은 허벅지의 감각이 이상했다." 다시 그가 말했다. "이번에는 장갑을 껴." 택시는 변함없이 내달리고 이었다. 하지만 O는 르네가 스타킹을 내리라 고 했으면서도 왜 손끝하나 까딱하지 않는 것인지, 또 이런행동을 하는 이 유를 왜 설명해 주지 않는 건지, 궁금해서 견딜수 없었다. 그러나 어디로 가는 것인지도 알 수 없는 차속에서, 자신이 끔쩍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 킨채 이렇게 치부를 드러내고 장갑만 끼고 있는게, 르네에게 어떠한 의미 가 있는가 물어볼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그는 말로 간단히 행동을 지시하고 금지시켰지만 O는 다리르 꼬지도 않 고 무릎을 맞대지도 않았다. 그저 시트 양쪽에 장갑 낀 손을 내려놓고 조 용히 않아있을 뿐이었다. "다왔어." 갑자기 그가 입을 열었다. 어딘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드디어 도착한 것이 다. 택시는, 아름다운 플라타나스 나무가 보기 좋게 서 있는 가로수 길을 지나 널찍한 정원을 끼고 있는 커다란 저택 앞에 멈추었다. 상제르만 부근 에서 흔히 볼수 있는 모습이었다. 가로등이 조금 멀찌감치 떨어져 있기 때 문에 차 안은 어두운 편이었다. 차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움직이지 마! 한 발짝도 움직여서는 안돼!." 르네가 말했다. 그는 손을 O의 목에 갖다대 나비 매듭을 플고 블라우스의 단추도 끌렀 다. 그가 유방을 애무하려는 줄 알고 O는 브래지어 끈을 끊기만 한 것이 다. 그는 다시 블라우스의 단추를 채워준 뒤 손을 넣어 브래지어를 잡아 빼내 유방을 해방시켰다. "좋아, 에제 준비가 모두 끝났어." 그가 말했다. "나는 돌아갈 테니까 당신은 차에서 내려 현관의 벨을 눌러. 그리고 문을 열어준 사람의 뒤를 따라 들어가서 시키는 대로 하기만 하면 돼. 당신이 머뭇거리고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면 억지로 데리고 들어갈 것이고, 당신이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무리하게 강요하려 들 거야, 핸드백? 아냐, 이젠 핸 드백 같은 거 필요없어. 당신은 그저 내가 제공하는 여자에 지나지 않는거 야. 그럼, 물론이지. 나도 바로 돌아갈 거야. 자아, 문을 열고 내려." 이 과정을 좀 더 다른식으로 표현하자면 보다 커칠고 간단한 문제로 끝 날 것이다. 즉, 같은 옷을 입은 젊은 처녀가 그녀의 애인과 생전 처음 대 하는 남자에 의해서 납치된다. 생면 부지의 남자가 핸들을 잡고 그녀의 옆 에는 애인이 않아 있다. 젊은 처녀에게 말을 해준 사람은 처음 본 남자로 이제부터 그녀의 애인이 그녀의 몸치장을 해준다고 한다. 즉 장갑을 낀 채 로 두손을 뒤로 돌려 스타킹으로 묶고 가터벨트를 풀고 팬티와 브레지어 를 벗기고 눈가리개를 한다. 그리고 나서 저택으로 인도한 뒤 거기에서 그 녀가 하지 않으면 안될 일들을 가르쳐 준자는 것이다. 아래위의 속옷이 벗겨지고 손목이 묶인 O는, 30분쯤 후에 눈이 가려진 채 도움을 받아 차에서 내려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하나인지 두 개인지 모를 문을 지나 눈가리개가 풀렸을 때는 칠흑같이 어두운 방 안에 혼자 서있었다. 그 방 안에서 O는 30분이나 한 시간쯤 아니면 두시간쯤, 영원이라고 생 각될 정도의 시간 동안 방치되었다. 그리고 나서 한참 후에 문이 열리고 밝아지면서, 자신이 마냥 기다리고 있던 곳이 극히 평범하고 푸근한 분위 기를 자아내면서도 기며한 느낌을 풍기는 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닥에는 푹신한 카페트가 깔려있었지만 가구는 하나도 눈에 띄지 않았 고 대신 나란히 있는 벽장만 눈에 들어왔다. 문을 연 것은 두 여자로, 그 여자들은 모두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18세기 때의 예의바른 하녀 옷차 림을 하고 있었다. 발이 감추어질 정도로 길고 가벼우면서 바람이 들어간 듯 부풀어 보이는 스커트에 가슴을 강조하기 위한 코르셋을 착용하고 있 었는데, 그 코르셋은 앞을 끈이나 훅으로 고정시키게 되어 있었다. 그 여 자들은 아이새도와 루즈를 바르고 있었고, 목에는 목설이를, 팔목에는 팔 찌를 손가락 하나 들어갈 틈없이 차고 있었다. 그 두 여자가 등 뒤에서 결박된 O의 팔목을 풀어 주었고, 욕조에 들어가 화장을 하기 위해 옷을 벗지 않으면 안된다고 O에게 알려 주었던 것이다. 드 여자들은 O을 실오라기 하나 몸에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만들고 옷을 옷장에 집어넣었다. O는 욕조에도 혼자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몸을 깨끗 이 씻고 나오자 그 여자들은 미용실에서 머리를 감을 때 하는 것처럼 O의 몸을 뒤로 젖히게 해서 세트한 뒤 드라이할 때는 다시 똑바로 팔걸이 의 자에 앉게 해서 머리 손질을 끝냈다. 머리 손질은 보통 한 시간 이상 걸리는 것이다. 그 한시간 동안 O는 계 속 알몸으로 팔걸이 의자에 앉아서 다리를 꼬는 것은 물론 무릅을 맞대는 것조차 금지되었다. O의 정면에는 커다란 거울이 벽을 다 차지하고 있었고 어떤 가구에도 방 해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O의 시선이 거울 쪽으로 행할 때마다 두 무릅 을 활짝 벌리고 앉아 있는 자신의 적나라한 모습을 대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에게 행해지는 화장이 모두 끝나자 -눈두덩인 엷게 채색되고 입술을 새빨갛게, 젖쪽지와 젖꽃판은 장미색으로, 아래쪽 입술에서는 가장 자리는 벌겋게, 겨드랑이와 아래쪽의 작은 언덕에는 행수를, 또 몸통과 다리 사이 와 유방 및 계곡에도 향수를 뿌린다.- 어떤방으로 인도되었다. 거기에는 삼면경과 등 두에도 다른 거울이 있어 자신을 보다 잘 관찰할 수가 있었다. O는 그들 거울 가운데 있는 쿠션위에 않아 기다리라는 지시 를 받았다. 쿠션은 검은 가죽으로 쒸워진 것으로 이상한 감촉이 피부에 와 닿았다. 카페트는 검고 벽은 빨간색이었다. O는 굽이 상당히 높은 스리퍼를 신과 있었다. 이 작은 침실 같은 방의 한쪽 벽에 나 있는 큼지막한 창문을 통해 서 어둠이 찾아든 아름다운 공원이 내다 보였다. 비는 벌써 그쳤다. 나뭇 잎들이 바람에 살랑거리고 달은 구름속을 다리고 있었다. 얼마나 이 방에서 무작정 기다리고 있어야 되는 건지, 또 자신이 생각하 고 있는 것과 같이 진짜로 자기 혼자 있는 건지, 아니면 벽 어딘가에 보이 지 않는 구명이 뚫려 있어 누군가 눈을 빨갛게 하고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을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저 알고 있는 것이라곤 두 여자가 되돌아왔을 때, 그 중 한 여자가 몸 의 사이즈를 재는 줄자를 갖고 있고, 또 다른 여자는 바구니를 들고 있다 는 것뿐이었다. 그 여자들을 따라서 남자 한 사람이 들어왔다. 그남자는 소맷부리가 좁고 어캐 쪽이 부풀어 보이는, 그리고 걸을 때마다 허리 아래쪽이 활짝 벌려지는 기다란 보라색 가운을 입고 있었다. 가운 아래는 타이츠 같은 것을 입고 있었다. 남자가 방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왔을 때 O의 눈에 제일 먼저 뛴 것을 그이 하복부, 그리고 허리에 차 고 있는 가죽 채찍이었다. 남자는 얼굴을 가리는 복면을 뒤집어쓰고 있었 는데 눈만 나오게 구멍이 빠끔 뚫려 있었다. 맨 마지막으로 O의 눈에 들 어온 것은 고급스러워 보이는 가죽장갑이었다. 남자는 다정한 어조로 O에게 움직이지 말도록 지시하고 여자들에게 서두 르라고 명했다. 그로자 줄자를 든 여자가 O에게 다가와 목둘레와 손목 사 이즈를 쟀다. 다소 작은 감이 들긴 해도 O의 목과 손목은 표준 사이즈였 기 때문에 다른 한 여자가 들고 있는 바구니 안에서 O에게 꼭 맞는 목걸 이와 팔찌를 찾아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목걸이와 팔지 -극히 얇은 가죽을 여려 겹으로 이어 만든 것으로 전체는 손가락 굶기였다.- 는 자동적으로 걸리는 돈주머니 모양의 작은 잠금장치 가 있어서 풀기 위해서는 작은 열쇠가 필요했다. 이 잠금장치의 반대쪽에 해당하는 가죽의 중앙에 거의 움쭉달싹하지 않 는 쇠고리가 부착돼 이었는데 만약 그것을 이용하면 개목걸이와 다를 게 없었다. 목걸이나 팔찌가 살을 파고들 정도는 아니었지만 빈틈없이 살과 맞닿아 있는 상태라 끈 하나 집어넣지 못할 것만 같았다. 그런데 이 목걸이와 팔찌가 O의 목과 팔목에 고정되자 남자가 O에게 이 러서라고 말했다. 남자는 O가 않아있던 모피쿠션 위에 걸터않아 자신의 무릅에 맞닿을 정도로 O를 끌어당겨 장갑 낀 손을 다리사이와 유방에 갖 다대면서 오늘밤 혼자서 식사를 한 뒤에 모두에게 소개될 예정이라고 일 러 주었다. 그 남자의 말대로 O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자세로 혼자서 작은 캐비넷 같은 방에서 -문에 뚫려 있는 조그만 창을 통해 보이지 않는 손이 음식을 밀어넣어 주었다.- 식사를 끝냈다. 식사를 끝내자 두 여자가 O을 데리러 왔다. 그 여자들은 침실에서 O의 손을 등 뒤로 돌려 팔찌에 달려 있는 고리를 연결시켜 결박하고 목걸이에 달린 고리에 기다란 빨간색 망 토를 매달아 어깨너머로 늘어뜨렸다. 그 망토는 O의 몸을 푹 감쌌지만 O가 발을 옮길 때마다 앞이 벌어졌다. 그러나 두 손이 등 뒤에서 결박되었기 때문에 망토를 단속할 수가 없었다. 한 여자가 O의 앞을 걸어가면서 문을 열고 다른 한 여자가 O의 뒤를 따 라오면서 문을 닫았다. 일행은 널찍한 홀 두 곳을 지나 서재로 들어섰다. 네 남자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 남자들은 조금 전의 남자와 마찬가 지로 커다란 가운을 걸치고 있었지만 복면은 하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갑 자기 그들 중 한 사람이 라이트를 들이댔기 때문에 O는 눈이 부셔 남자들 의 얼굴을 재대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물론 그들 중에 자신의 애인이 있 는지 없는지 조차도 분간할수 없었다. -르네는 거기에 있었다.- O의 양쪽에 서있는 여자들도 O을 정면에서 바라보고 있는 남자들고 꼼 짝하지 않았다. 그런 뒤에 갑작스레 라이트가 꺼졌다. 여자들은 서재 밖으로 걸어 나갔 다. O는 다시 눈가리개가 씌여졌다. 그리고 앞으로 인도되었다. 약간 비틀 거리기는 했지만 O는 자신이 네 남자가 에워싸고 있는 커다란 난로 앞에 세워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뜨거운 열기가 피부에 와 닿았고 정적 속에서 장작이 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O는 난로를 마주 보고 있는 것이다. 두손이 그녀의 망토를 들어올리고 장갑을 끼지않은 다른 두손이 팔찌의 결박 상태를 확 인하고 나서 허리를 따라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왔다. 그 손들 중 하나가 O의 두부위에 동시에 침범해 들어왔다. 너무도 갑작스런 행위였기 때문에 O는 비명을 질러댔다. 누군가가 웃었다. 그리고 다른 남자가 입을 열었다. "여자를 이쪽으로 돌려봐, 유방과 아래를 보게." O가 뒤돌려 세워졌다. 따뜻한 불기운이 등뒤에 와 닿았다. 한손이 한쪽 유방을 움켜주고 입이 다른 쪽 젖꼭지를 물었다. O는 깜짝 놀라 몸의 균 형을 잃고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바닥에 나동그라지기 전에 누군 가의 팔이 자신의 몸을 잡고 동시에 가랑이가 벌려졌다. 머리카락이 허벅 지 안쪽에 와 닿았다. 자신을 무릎꿇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들여 왔다. O는 남자들이 손실이 인도하는 대로 무릅을 꿇고 앉았다. 그 자세로 O는 무릅을 붙이면안된다는 엄명을 받았고 두 손이 등 뒤에서 결박된 상 태였기 때문에 그 만큼 상체사 앞으로 기울어져 무릅이 상당히 아팠다. 그 때 그들은 수녀들이 하는 식으로 무릎을 꿇고 앉아도 좋다는 허락을 해주 었다. "자네는 한 번이라도 저 여자를 묶어본 적이 있나?" "아니 없어.' "채찍질한 적도?" "응, 한 번도, 그런데, 사실은......" 대답하고 있는 사람은 틀림없이 자신의 애인이었다. "알았네" 다른 목소리가 르네의 말을 중단시켰다. "자네가 이따금 저 여자를 묶고 채찍질해서 저 여자가 쾌락을 얻었다고 해도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 필요한 것은 쾌락을 초월해서 눈물을 흘 리게 하는 거지." 그리고나서 남자들은 O을 일으켜서 그녀의 결박을 풀려고 했으나 -아나 기둥이나 벽에 자신을 붙들어맬 생각이었던 것 같다.- 갑자기 누군가가 서둘러 O를 소유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래서 다시 무릅을 꿇고 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변함없이 두 손을 결박당한 채로 가슴을 쿠션위에 올려놓고 엉덩이를 몸통보다 높이 쳐들게 했다. 그러자 남자들 중 한 사람이 두 손으로 O의 허리를 부둥켜잡고 마음껏 소유했다. 그는 다른 남자와 교대했다. 세 번째 남자가 느닷없이 거칠게 밀고 드어왔기 때문에 O는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그가 몸에서 떨어 지자 O는 눈가리개 아래를 눈물로 적시고 신음을 내면서 바닥에 나뒹굴었 다. 다시 얼굴은 누군가의 무릅에 억눌려져 번갈아가며 입을 움직여 흡입하 며 혀를 놀릴 것을 강요당했다. 잠시 후 가까스로 모든 행위에서 풀려나 혼자가 되어 옷이 입혀진 뒤, 천 장을 보고 난로 앞에 눕혀지게 되었다. 컵에 술을 따라 마시는 소리와 안 락의자를 움직이는 소리가 드려왔다. 난로에 장작이 지펴졌다. 드디어 O의 눈가리개가 벗겨졌다. 벽장에 책이 이드거니 꽂혀있는 커다 란 방이, 탁자 위에서 빛나고 있는 램프와 환하게 타오르기 시작한 난로의 불꽃에 의해 약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남자들중 두 사람이 선채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다른 한 남자는 의자에 앉아 무릎위에 있는 채찍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O의 몸위에 상체를 숙이고 유방을 애무하고 있던 남자는 자신의 애인이 었다. 그 네사람 모두 자신을 소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애인을 다른 남자들과 구별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남자들은 O에게 이 저택에 머물고 있는 동안 늘 이런 상태가 반복될 것 이고, 주간에는 자신을 범하거나 고문을 가하는 남자들의 얼굴을 바라볼 수는 있지만 그러나 밤에는 볼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누가 자신에게 제 일 심한 행동을 했는가는 결코 알아낼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O을 채찍질 할 때는 당사자가 채찍으로 얻어맞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을 때 이외에 - 맨 처음이라 눈가리개를 씌우지는 않았지만- 모든 남자 들이 복면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O는 남자들을 구분할 수 없을 것이라 고도 했다. 애인은 O를 일으켜 세워 빨간 망토를 어깨에 걸쳐 주고 난로 가까이 놓 여 있는 안락의자에 않았다. O로 하여금 그 의자에서 그들의 설명을 듣고 그들이 보여 주려는 것을 바라보게 하려는 심산이었다. O는 변함없이 등 뒤로 두 손을 결박당한 상태였다. 먼저 승마할 때 쓰이 는 말채찍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시켜멓고 기다라면서도 가죽으로 만들어 진 우아하고 휼륭한 채찍이었다. 마구를 취급하는 쇼 윈도에서 흔히 목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 다음은 O가 맨처음 만난 남자가 허리에 차고 있던 기다란 가죽 채찍 을로, 끝이 매둡이어져 있는 여섯 가닥의 가죽끈을 꼰 것이었다. 세 번째 채찍은 상당히 가는 가죽끈을 손잡이 부분에서 모은 것으로 그 한 줄 한 줄 끝에는 매듭이 지어져 있었다. 그것들은 모두 물에 적신 것처 럼 경직돼 있었다. 그들은 그 채찍으로 O의 배를 어루만지고 허벅지를 벌 려 따뜻한 안쪽 피부에 대어, 그것이 얼마나 습기를 띠고 있고 얼마나 차 가운지를 느끼게 했다. 그리고 작은 탁자 위에는 열쇠와 쇠사슬이 있었다. 서재의 한쪽벽에는 천 장과 바닥 사이에 두 기둥이 받치고 있는 발코니가 있고 그 한 기둥에는 남자가 까치발을 하고 한쪽 팔을 높이 쳐들어야 간신히 닿을 정도의 높은 곳에 갈고랑이가 하나 박혀 있었다. 애인의 한쪽 손을 어깨에 또 다른 손을 옆구리의 잘록한 곳에 느끼면서 꺼안기고 실신할 정도로 난로의 열기를 접하고 있는 O에게 그들이 다시 입을 열었다. O의 결박을 풀어주었지만 그것은 팔찌와 쇠사슬을 이용해서 기둥에 붙들 어매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하면 O는 머리위에서 결박되어 있는 두 손 이 외에는 몸을 움찍거릴 수가 있고 채찍의 공격을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었 다. O는 허리와 다리를, 즉 이곳에 끌려오던 차 속에서 준비를 한 대로 스 타킹과 팬티를 벗고 맨살로 시트에 대고 있던 허리에서 무릎까지를 집중 적으로 공략당할는지 모른다.
여기에 있는 네 사람 중 한 사람은 말채찍으로 오랫동안 없어지지 않고 살 속 깊숙이 그 상처가 남아있을 흉칙한 궤적을 허벅지에 몇 개인가 만들 것 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O가 비명을 지르고 몸을 비틀고 눈물을 흘릴 여유는 있을 것이다. 잠시 숨돌리 틈이 주어졌지만 O가 한숨을 들이쉴 때마다 채찍이 날아왔다. 그것도 O의 울음소리와 눈물의 양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피부 위에 생긴 채찍 자국의 크기와 색깔에 의해서 지속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다. 그들의 O에게 가한 채찍의 효과를 판단하는 이 방법은 극히 공정했고, 동 정을 유발하기 위해 일부러 큰소리로 울부짖는 희생자들에게 가하는 테스 트는 완전한 헛수고가 아니었다. 재갈을 물리면 -그들은 O에게 바로 그것을 해 보였다.- 눈물은 마음대로 흘릴 수 있어도 울부짖는 소리는 억눌리기 때문에 신음을 거의 죽일 수가 있었다. 따라서 저택 밖에서도 자주 그런 행동을 하는 듯 공원 안 숲속에 서도 평범한 아파트에서도 호텔의 객실에서도 이 방법을 써먹을 수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 그날 밤 이 방법을 사용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아니, 반대로 그 들은 O의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싶어했다. 그것도 되도록 빨리, O는 털끝 만한 자존심 때문에 마음 속에서 끗끗하게 저항하고 침묵을 지키려고 노력 했지만 오래 계속할 수는 없었다. O는 결박을 풀어 주고 잠깐만이라도 좋 으니 매질을 중단해 달라고 애원했던 것이다. 채찍의 격렬한 공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O는 미친 듯이 몸을 비틀어댔다. O의 자유스러운 행동을 방해하고 있는 쇠사슬을 길고 튼튼한 것이었지만 O가 몸을 비틀며 발버둥칠 때마다차가운 소리를 내며 흔들리고 있었다. 그 래서 엉덩이와 마찬가지로 배와 허벅지와 똑같은 궤적이 생기고 말았다. 그들은 O의 애원대로 잠시 때리는 손길을 멈추었다가 쇠사슬을 조금 느슨 하게 해서 이번에는 O의 허리를 기둥에 고정시키고 다시 채찍질을 하기 시작했다. 기둥의 한가운데에 허리를 고정시키기 위해서 강하게 졸라맸기 때문에 O의 상반신은 앞으로 쳐지고 엉덩이 쪽은 반대 방향으로 튀어나오 게 되었다. 그 순간부터 고의적의로 다른 장소를 노릴 때 말고는 인정사정없이 채찍이 몸을 파고 들었다. 애인이 O를 남자들에게 건넨 것을 생각하면 여기에서 그에세 아량이나 동 정을 구걸한다는 것은 그의 잔학한 성격을 더욱 증폭시키는 결과가 될 것 같았다. 그만큼 그는 자기가 지니고 있는 힘의 확실한 증거를 O로부터 찾 아냄으로써 커다란 환희를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정말이지 O의 몸에 맨처 음 와 닿은 가죽 채찍이 거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반대로 물에 젖은 채찍어었다면 바로 궤적이 생기고 말채찍이었다면 최조의 일격으로 상처가 생겼을 것이다.- 고통을 오래 끌거나 변덕에 의해서 매질을 그만둘 수도 있다는 사실을 O에게 맨처음 알려준 사람은 바로 애인이었다. 그는 다른 남자들에게 이 채찍말고는 사용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그러던중 네 사람중 한 남자가 -그는 여자만의 부위가 아닌 남자와 공통된 부위로만 여성을 소유했다. - 허리를 휘감은 쇠사슬 때문에 적나라하게 드 러나고 마는 O의 엉덩이에 정신을 빼앗겨,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 유예를 요구했다. 그리고 그 행위를 끝낸 그는 이 통로를 좀더 자유롭게 드나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다른 남자들고 그것은 가능한 일이라면서 그 수단을 강구하자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결박이 풀렸을 때 O는 빨간 망토 아래서 비틀거리면서 까무라치기 일보 직전 상태였다. 그들은 O를 그녀가 묵을 방으로 돌려보내기 전에 난로 옆 에 커다란 안락의자에 앉히고 이 저택에 있는 동안 지키지 않으면 안될 규 칙 -O는 벌써 자유를 박탈당한 상태였다.- 들을 일일이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나서 벨을 눌렀다. O가 이 저택에 맨처음 들어왔을 때 맞아주었던 두 젋은 여자가 O가 체재하고 있는 동안 걸치고 있을 옷과 자신이 오기전 에 있던 여자들과 자신의 뒤를 이어 들어올 여자들을 구별하는 표지를 갖 고 왔다. O의 의상은 두 젋은 여자가 입고 있는 의상과 같은 것이었다. 허리를 강하 게 졸라매는 데 쓰이는 뼈대가 들어 있는 코르셋과 발이 거칠고 질기면서 도 얇은 무명으로 풀이 매겨져 있는 패티코트 위에 바람이 들어가기라도 한 것처럼 부풀어 보이는 기다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그 드레스는 가슴 쪽이 깊이 패여 있기 때문에 코르셋으로 들어 올려진 유 방이 거의 노출되고 있었고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성긴 레이스로 덮여 있을 뿐이었다. 패티코트와 레이스는 하얀색이고 코르셋과 드레스는 녹색 이었다. O가 의상을 입고 난로 옆의 안락의자로 돌아오자 -드레스 색깔 때문에 자 신의 얼굴색은 더욱 창백해 보였다.-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던 두 젋은 여자는 그대로 서재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러자 네 남자중 한 사람이 자 기 앞을 지나가는 그 여자들 중 하나를 붙들고 다른 여자 한테는 기다리라 고 신호를 했다. 그리고 손으로 붙든 여자를 O쪽으로 데리고 가 여자를 뒤 로 돌려 세우고 한 손으로 허리를 누르고 다른 한 손으로 스커트를 말아올 려 그 의상의 디자인이 얼마나 휼륭한가를 나타내 보였다. 그리고 다시 힘 껏 말아올린 스커트를 한 가닥의 벨트에 고정시킬 수가 있고, 그렇게 해서 드러나 부위를 어렵지 않게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사실 남자들은 여자들로 하여금 이렇게 뒤를 말아올린 상태로, 아니면 앞 쪽을 허리까지 말아올린 채 저택 안이나 정원을 거닐게 했던 것이다. 남자 들은 젊은 여자들에게 스커트를 어떤 요령으로 고정시키는가를 O에게 알 려주라고 했다. 말아올린 스커트를 벨트에 두세번 휘감아 배를 드러낼 때 는 앞쪽의 한가운데에, 엉덩이를 들어낼 때에는 등 한가운데에 고정시키게 되어 있었다. 어떤방법이든 페티코트와 스커트는 커다랗게 주름을 만들면서 경사를 이루 고 좌우로 갈려 폭포처럼 흘려내렸다. O처럼 이젊은 여자들의 몸에도 승마 할 때 쓰이는 말채찍 자국이 생생하게 각인 되어 있었다. 젊은 여자들이 서재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나서 남자들은 다시 O에게 다음과 같은 설명을 해주었다. "너는 여기에서 네 주인들에게 봉사하는 것이다. 낮 동안은 청소나 책정리 를 하거나, 화분을 돌보고, 식사나 차 시중을 들면돼. 그이상의 고통스러운 일은 없어, 하지만 주인들이 말하는 최초의 한 마다로, 아니면 최초의 신호 로 너는 하던 일을 즉각 멈추고 몸을 내맡기지 않으면 안돼. 바로 그것이 네가 해야 할 유일한 진짜 임무이기 때문이지. 네 손은 네것이 아냐. 네 유방을 위시해서 너의 어떠한 육체부위도 네것이 될 수 없어, 그것은 우리들이 손으로 더듬는 대상이고 마음 내킬 때마다 소유하는 대상일 뿐이야. 너는 여기에서 빠져 달아날 수 업다는 사실을 언 제고 머리 속에 담아두고 있어야해. 이런 일들을 기억시키는 수단으로 우 리들 앞에서는 입술을 닫거나 다리를 꼬거나 무릎을 붙이는 행동을 못하게 돼 있어, 그것은 네가 여기에 도착했을 때부터 금지된 사항이므로 잘 알고 있을 줄 알아. 그렇게 하면 너의 입도 너의 배도 너의 엉덩이도 우리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걸 너 자신도 확실히 깨닫고 있을 거야. 우리들이 보는 앞에서는 자신의 유방에 손을 대어서는 안돼. 유방은 우리 들의 소유물이고 코르셋으로 떠받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낮 동안에 는 옷을 입고 있으면서 우리들의 명령이 있으면 바로 스커트를 들어올리지 않으면 않돼. 너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너를 이용하는 것이므로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아. 따라서 채찍도 필요없지. 채찍은 해가 지고 난 뒤 이튿날 날이 밝을 때까지 밖에 사용하지 않는 거야. 하지만 너는 네 몸뚱아리를 채찍질하고 싶어하는 사람이외에, 주간에 규칙을 어겼기 때문에 저녁 때 채찍으로 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야 돼. 즉 주인들에게 정성을 다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의 자세가 부족하다거나, 너에게 말을 걸고 너를 꺼안으려고 하는 남자의 얼굴에 눈길을 돌리거나 하는 경우지. 절대로 우 리들의 얼굴을 쳐다봐서는 안돼. 우리들이 밤에 입고 있는 복장은 - 지금 입고 있는 게 바로 그런 복장이지 - 그부분을 드러내고 있는데 그 것은 편리함 때문이 아냐, 만약 그렇다면 다른 방법이 더 나을 거야, 뭣 때문에 노출시꼈느냐 하며, 너의 시선을 여 기에 집중시키고 다른 데에 눈길을 돌리지 못하게 하려는 거지, 여기에 있 는 것이 바로 네 주인이고, 네 입술은 무엇보다도 먼저 주인에게 제공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너에게 가르쳐 주기 위함이야. 우리들은 낮 동안에는 평범한 옷을 입고 너는 지금과 같은 복장을 하고 있 지만 역시 똑같은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않돼. 요구가 있으면 너는 즉각 우리들이 입고 있는 옷의 앞을 벌려서 일을 치르고, 끝난 뒤에는 다시 네 손으로 아물려 주면 되는 거야. 그러나 밤에는 우리들에게 존경심을 표시 하는 의미로 그저 입술과 다리를 벌리기만 하면 돼. 그것은 해가 진 뒤에 는 네 손이 등 뒤에서 묶여 있을 것이고 조금전에 이곳으로 이끌려 올 때 처럼 알몸으로 있끼 때문이지. 너를 못살게 굴때만 눈가리개를 하지만 너 는 이미 자신이 얼마나 채찍질을 받아야 된다는 걸 알고 있을 거야. 너는 여기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채찍질을 당하기 때문에 채찍질에 익숙 해질 거야. 하지만 채찍은 우리들의 쾌락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너 자신의 교육을 위해서도 필여해. 이 말이 진실인가 아닌가는 이것으로 알 수 있을 거야 - 누구도 너를 욕심내지 않는 밤에는 채찍질을 담당하는 하인이 네가 기다리고 있는 방에 가서 우리들을 대신해서 네게 채찍질을 하지. 그렇게 되면 너의 목걸이와 팔찌에 쇠사슬을 고정시킨 채 하루에 몇시간씩 너를 베드에 붙박아 놓을 지도 몰라. 그 행동이 의미하는 것이 너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비명을 지르게 하고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고통 스런 과정을 통해 네가 자유의 몸이 아니고 속박된 몸이라는 걸 깨닫게 하 고, 네가 자신 이외의 상대를 위해 완전 무결하게 바쳐지고 있다는 걸 너 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지. 너는 여기에서 여기에서 나갈 때 새끼손가락에 쇠반지를 끼게 돼 있어. 그것으로 네가 어떤 살람이라는 걸 알 수가 있고 또 같은 표지를 한 남자의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안돼. - 그들은 이 표지 를 보면 네가 아무리 깔끔하고 단정한 복장을 하고 있더라도 스커트 속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맨살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알몸이 자신들을 위 해 존재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되는 거야. 남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 O에게 옷을 입혀준 두 여자는 O가 채찍 세레를 받은 기둥 양쪽에 꼼짝 않고 서있었다. 그 여자들은 기둥이 무섭기 라도 하다는 듯, 아니면 기둥에 손대는 게 금지되기라도 한 양 - 이게 진 짜 이유일 것이다 - 기둥에 손을 대려하지 않았다. 그 남자의 이야기가 끝나자 여자들이 O쪽으로 다가왔다. O는 일어서서 그 여자들을 따라가야만 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그래서 바로 일어 나면서 발이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스커트를 살짝 들어올렸다. 바닥에 끌리는 스커트에 익숙하지 않았고 바닥이 두툼하고 굽이 대단히 높 은 슬리퍼였기 때문에 안정감을 찾을 수 없었다. 스리퍼는 드레스와 같은 색깔로 한 가닥의 끈이 발이 빠지지 않도록 옥죄이고 있었다. 몸을 숙였을 때 O는 고개를 살짝 돌려보았다. 두 여자는 O를 기다리고 있 었지만 남자들은 누구 하나 O를 거들떠 보지 않았다. 애인은 바닥에 앉아 아까 O가 천장을 보고 두러누웠던 쿠션에 기대 무릎 을 세우고 그 무릅위에 팔꿈치를 올려놓고 가죽 채찍을 만지작거리고 있었 다. O가 두여자의 뒤를 따라가려고 첫 발을 옮겼을 때 스커트가 그를 스쳤다. 그는 고개를 쳐들면서 O의 이름을 부르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바 닥에서 일어나 부드럽게 O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면서 손끝을 살짝 눈썹 위에 갖다댄 후 입술을 덮었다. 큰소리로 그는 O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몸 을 떤 O는, "나도 사랑하고 있어요". 라고 대답한 뒤 그말이 거짓이 섞이지 않은 진실이라는 것을 깨닫고 스스 로 놀랐다. 그는 O를 힘차게 부둥켜 안고는, "그래, 사랑해......" 하며 목과 귓볼에 키스를 퍼부었다. 그리고 나서 그의 입술은 보라색 드레 스로 뒤덮여 있는 어깻죽지까지 미끌어져 내려왔지만 그녀는 그대로 몸을 맡겨 둔 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낮은 목소리로, "사랑해, 사랑해....." 하고 되뇌이고 다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무릎을 꿇고 날 애무해 줘. 내게 키스를 해줘." 그는 O를 살며시 밀어붙이고 여자들에게 떨어져 있으라는 손짓을 한 뒤 작은 탁자에 기댔다. 애인은 키가 큰 편이고 탁자가 낮았기 때문에 가운과 같은 색의 타이츠를 입고 있는 긴 다리는 < 모양으로 꺽여질 수밖에 없었 다. 앞이 벌려진 가운이 커텐처럼 늘어졌다. 작은 탁자 위에 놓여진 물건들이 흔들거렸다. 세 남자가 작은 탁자 옆으로 다가왔다. O가 카페트 위에 무릎 을 꿇고 앉자 녹색드레스가 꽃잎처럼 활짝 펼쳐 졌다. 코르셋이 몸을 움직이는 바람에 젖꼭지가 그대로 드러난 유방이 애인의 무 릎 높이에 오게 되었다. "좀더 밝게 해!" 하고 남자들 중 한명이 말했다. 불빛이 남성과 그 바로 앞에 있는 O의 얼 굴, 또 애무하고 있는 자신의 손 위에 바로 와 닿을 수 있게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르네가 갑자기 지시를 내렸다. "자아, 다시 말해 봐. 사랑하고 있다고!" O는 시키는 대로 되뇌였다. "사랑하고 있어요" 기쁨을 억누르지 못한 탓인지 O의 입술은 가볍게 떨리고 있는 듯했다. 그 리고 입을 벌리고 애인의 그것을 한껏 머금고 음미하기 시작했다. 애인을 둘러싸고 있던 세 남자는 담배를 태우면서 O의 행동을 조심스럽게 관찰하고 제가기 평을 했다. O의 얼굴은 입 안 깊숙이 자극을 받아서인지 잔뜩 이그러졌고 눈물이 주르륵 흘려내렸다. 그래도 O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는 입을 떼면서, "사랑해요" 라고 다시 말했다. 두 여자 중 한명은 르네의 뒤에서 그의 오른쪽에, 다른 한 명은 왼쪽에 서 서 팔로 그이 어깨를 지탱하고 있었다. O의 귀에는 증인들의 비평이 들려 왔지만 르네는 듣지 못한 듯했다. 따라서 O는 끝없는 존경심을 품고 천천 히 주의 깊게 애무하면서 그들의 비평과 섞여서 거칠게 들려오는 그이 숨 소리를 귀에 접했다. O는 자신의 입을 아름답다고 느꼈다. 그것은 애인이 거기에 몸을 맞겼기 때문이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공공연히 사랑의 행위를 펼치게 했고, 또 그 가 막바지에 거기에 소용돌이를 이르켜 주었기 때문이다. O는 하느님을 맞이하듯 그를 받아들이고 그의 뒤틀린 목소리에 다른 사람 들의 웃음소리를 들었다. O는 소용들이를 받아들인 후에 바닥에 얼굴을 파 묻고 엎어지고 말았다. 두 여자가 O를 부축해서 일으켜 서재를 빠져나왔 다. 굽 높은 스리퍼가 복도의 빨간 타일을 자극해 맑은 소리를 냈다. 복도에는 조촐하고 아담한 문들이 조용하게 작은 자물쇠를 품에 안고 일류 호텔의 객실들처럼 줄지어 있었다. '저 방 안에 사람들이 있는 것일까, 있다면 어떤 사람들일까?' 하고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걷고 있는데 곁은 따르던 한 여자가 - O는 그 때까지 자신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다. - 처음 입을 열었다. "당신 방은 '빨간 날개'야 방에 딸린 하인은 피에르지." "방에 딸린 하인?" "난, 앙드레." "나는 잔느." 두 여자가 이름을 알려주었다. 맨처음 대답한 앙드레라는 여자가 말을 계 속했다. "방 열쇠는 하인이 갖고 있어. 따라서 당신을 쇠사슬에 매달거나 풀어주는 것도 그 사람이 하지. 그리고 당신에게 벌을 가할 때는 물론이고 손님이 당신과 관계하지 않을 때도 당신에게 채찍질을 하게 돼 있어." "나도 작년에 빨간 날개에 있었어" 잔느가 말했다. "그때도 피에르가 있었는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밤마다 찾아와서 괴럽혔 어, 하인들이 열쇠를 갖고 있는데다가 방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그들의 소 관 사항이라 우리들을 마음대로 사사용할 권리가 있는 모양이야." O는 피에로가 어떤 성격의 소유자인지 물어보려고 했다. 그러나 그럴 틈이 없었다. 90도로 꺽인 복도를 돌아서서 어떤 문 앞에 두 여자가 O를 데리고 멈추어 섰기 때문이다. 그 문은 지금 지나쳐오면서 본 문들과 다를 게 없 었다. 그 문과 다음 문 사이에 긴의자가 있었고 그 위에 땅딸막하고 머리를 빡빡 깍은 까만 옴팍눈의 사내가 있었다. 그의 목 언저리는 지방이 느즈려져 생 긴 주름이 돋보였고 얼굴색이 빨가느 어딘지 모르게 촌티가 줄줄 흐르고 이었다. 훕사 오페레타에 등장하는 하인과 같은 복장을 하고 있다. 레이스가 달린 셔츠가 검은 조끼 아래로 들여다 보이고 그위에 빨간 반코트를 걸치고 있 었다. 검은색의 반바지에 하연 부츠가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것만 같았다. 그역기 허리에 가죽 채찍을 차고 있었고 손등에는 붉은 털이 텁수룩이 자 라고 있었다. 그는 조끼 주머니에서 마스터 키를 꺼내 들어 문을 열고 새 여자를 방 안 에 들여보낸 뒤 이렇게 말했다. '밖에서 잠굴 테니까 일이 끝나면 벨을 눌러." 좁디 좁은 그 방은 두 칸으로 나누여져 있었다. 복도 쪽으로 나 있는 방문 이 닫히면 그 여자들이 서 있는 곳은 응접실 겸 침시로 쓰는 방이 되었다. 그리고 들어서는 입구 오른쪽에 실과 차단된 문이 있었다. 문의 정면에 창 문이 보었다. 문과 창문 사이의 왼쪽벽에는 모피로 덮여져 있는 침대가 있었다. 그 침대 는 다른 것들에 비해서 높이가 무척 낮은 편이었고 베개가 벽에 기대어져 있었다. 다른 가구들은 보이지 않았고 거울도 없었다. 벽은 선명한 빨간색으로 칠 해져 있고 바닥에 깔린 카페트는 검은색이었다. 앙드레가 주의를 재촉하면서 설명을 해주었다. 이것은 침대라기보다는, 뭐 랄까..... 안에 가득 뭔가를 채운 것으로 모조 모피 같은 털 길이가 긴 검은 천이 덮여져 있었다. 베게도 침대와 마찬가지로 넓적하고 단단해 보이는 것이 침대를 덮어놓은 것과 같은 천을 사용해서 만든 듯 했다. 양쪽을 뒤집어서 사용할 수 있는 이불도 역시 같은 천이었다. 벽에 있는 유일한 것은 반짝반짝 빛을 발하고 있는 강철로 만든 굵직한 쇠 고리로 침대에서 거기까지의 높이는 조금 전에 곤욕을 치르고 온 서재의 바닥에서 기둥의 갈고랑이까지의 높이와 맞먹을 듯 싶었다. 거기에 기다란 쇠사슬이 달려서 수직으로 침대까지 늘여져 있었다. 쇠사슬의 고리는 데구 르르 말려 작은 산을 이루고 있고 또 다른 한쪽의 끝은 마치 커텐을 끈으 로 묶어놓은 듯 손이 미치는 높이에 있는 연결고리에 붙어 있는 갈고랑이 에 걸려 있었다. "당신은 욕조에 들어가야 되니까 옷을 벗도록 해." 쟌느가 말했다. 이욕실의 특징은 입구 바로 옆에 있는 터키식 변기와 사면의 벽이 모두 거 울로 장식돼 있다는 것이다. 앙드레와 쟌느는 O가 실오라기 하나 몸에 걸 치지 않은 상태가 될 때까지 욕실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치 않았다. 그리고 벗은 옷들은 세면대 옆에 있는 옷장에 차곡차곡 개어서 집어넣게 했다. 두 여자가 O와 함께 욕실로 들어갔다. 거기에서 O는 변기에 웅크리고 앉 을 필요성을 느껐지만 그렇게 하면 자신의 적나라한 모습이 사면의 벽에 붙어 있는 거울에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엉거 주춤한 자세로 있었다. 꼭 조금전 서재에서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겁간 당할 때의 수치심이 이제서야 삐쭉 고개를 내미는 듯한 기분이었다.
"피에르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해." 쟌느가 말했다. "왜, 피에르를...?" "너를 쇠사슬에 묶어둬야 되거든." O는 얼굴에서 피가 빠져 달아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일을 왜 하는 거지?" 하고 O가 물었다. "어쨌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돼." 하고 쟌느가 대답했다. "하지만 너는 행복한 편이야." "행복한 편이라니, 뭐가?" "너를 여기에 데리고 온 사람이 애인이라면서?" "그래." "그러니까 그만큼 혹독하게 대해 줄 거야, 누구든지."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하겠어......" "언젠가는 이해하게 될거야, 피에르를 부르겠어. 우리들은 내일 아침에 다 시 올 거야." 앙드리가 미소를 지으면서 나갔다. 이어서 쟌느도 따라나가다 말고 O의 가슴을 애무했다. O는 깜짝놀라 침대 쪽으로 물러났다. 욕실에 들오갔을 때, 젖은 가죽으로 만든 목걸이와 팔찌를 제외하고는 자신은 실오라기 하 나 몸에 걸치고 있지 않은 알몸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잘 생긴 아가씨." 하고 말에 딸린 하인이 들어왔다. 그는 O의 양손을 쥐고 한쪽 팔찌의 고 리를 다른 팔찌의 고리에 연결해 O의 두 손을 결박한 후에 다시 팔찌들을 목걸이에 달려있는 고리에 연결했다. 두손이 목 높이까지 들어올려졌기 때문에 마음을 모아 정성스럽게 기도를 올리는 자세가 되었다. 그리고는 침대에 늘어져 있는 쇠사슬을 벽에 붙박 혀 있는 고리를 거쳐서 목걸이에 연결기키기만하면 되는 것이다. 그는 쇠사슬의 한쪽 끝이 걸려 있는 갈고랑이를 벗겨내 잡아당겨서 쇠사 슬이 길이을 짧게 했다. O는 침대머리 쪽으로 이끌려져 눕혀졌다. 쇠사슬 이 고리 속을 지나면서 쇠 부딪치는 소리를 내고 팽팽하게 됐기 때문에 이 젋은 처녀가 움직일 수 있는 범위는 베드 위로 국한되었다. 기껏 베갯멀리 양쪽에 서는 것이 고작이었다. 쇠사슬이 목걸이를 힘차게 뒤쪽으로 잡아당기는 바람에 두 손은 무의식적 으로 그것을 앞쪽으로 잡아당기게 되었다. 일종의 인력 관계가 형성되어 합장한 손은 왼쪽 어깨 쪽으로 잡아당겨져 균형을 취하게 되면서 당연히 머리도 그쪽으로 기울어지게 되었다. 하인은 O의 몸에 검은 이불을 덮어주기 전에 잠시 동안 O의 두 다리를 가슴께로 깊이 구부리고 O의 허벅지 사이를 음미했다. 그러나 그 행동뿐으 로 몸에는 손을 대지 않고 말도 걸지 않고 방 안의 불을 끄고 그대로 바깥 으로 나갔다. 암흑과 정적속에 혼자 내버려져 왼쪽 어깨를 아래로 하고 잠자는 자세를 취한 O는 두장의 두툼한 모피에 짓눌려 옴쭉달싹도 하지 못하는 바람에 더위마저 느낄 정도였다. O는 마음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공포심에 어떻 게 이런 달콤한 생각이 접근할수 있을까, 나에게 공포심은 이토록 감미로 운 것일까 하고 자문해 보았다. 무엇보다도 참기 어려운 것은 두손을 마음대로 사용할수 없다는 것이었 다. 만약 두손이 자유롭다면 몸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지 않 으면 안되었을 것이다. (자신은 정말 몸을 지키고 싶었던 것일까?) 손을 자유로이 움직일 수만 있었다면 자신을 빼앗으려 하는 손과 몸을 관 통하려는 육신을 밀쳐내려고 노력을 기울여야 했을 것이고, 또 채찍질로부 터 허리를 지키기 위해 어떤 수단이든지 강구하려 했을 것이다. 자신의 몸뚱아리는 자신의 손과 완전히 분리되었다. 모피 속에 있는 자신 의 몸뚱아리는 스스로의 의지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두 무릎과 아랫배의 소중한 곳에 손을 대서 상태을 확인할 수도 없으니 정말고 기막힌 일이다. 자신의 두 다리 사이에 있는 입술에 불이 붙어도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 이다. 그 입술은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면 가리지 않고 문을 열어 잇바디를 보여 주어야 하는 신세로 탈바꿈해 버렸다. 방에 딸린 하인이라는 피에르도 그 생각만 있었다면 아무런 어려움 없이 욕심을 채울 수 있었을 것이다. O는 조금 전에 있었던 일들을 머릿속에 떠올리면서도, 다른 사람한테 벌 어진 일을 편안한 마음으로 관찰하고 있는 듯한 자신의 태도에 깜짝 놀라 고 말았다. 내 뒤를 두, 차례나 범한 사람은 그 네 남자중 누구일까? 두 번 다 똑같 은 인물이었을까? 혹시 애인이 아니었을까? 무엇 하나 딱 부러지게 알아낼 수 없는 사정에 O의 마음은 흐트러질 대로 흐트러지고 말았다. O는 배를 움찔거려 드러누운 자세를 바꾸고 애인이 자신의 허리를 어루 만져 준 이외에는 한 번도 그곳에 손을 대지 않았던 일을 떠올려 보았다. 그러면서도 그 짓을 한 게 애인이었다면 하고 O는 진심으로 빌고 싶었다. 직접 본인에게 물어보면 어떨까? 아냐.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O는 택 시안에서 거들과 패티를 벗고 스타킹을 무릎 위까지 끌어내리게 한 그 남 자의 손을 생각해 보았다. 그 이미지가 너무도 생생하게 떠올랐기 때문에 두 손이 결박돼 있는 것도 잊어버리고 무의식중에 쇠사슬 소리가 나게 했다. 하지만 그 고통의 기억 이 O에게 있어서 아무렇지도 않은 하찮은 일이었다면, 왜 채찍을 떠올리고 채찍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고 채찍이라는 이미지를 되살리는 것만으로 심 장이 두근거리고 공포에 질려 눈을 감아버릴 정도가 된 것일까? O는 그런 일들을 그저 무섭다는 식으로만 생각하려고 했다. 그러다가 갑 자기 패닉현상과 같은 공포에 휩싸이게 되었다. 쇠사슬을 잡아당겨 침대위 에 서서 복부를 벽에 꼭 밀착시켰다. 그리고 찰싹 찰싹 상사의 채찍질을 당했다. '채찍으로 맞는다.'는 말이 머릿속을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피에르에 게도 얻어맞게 된다고 쟌느가 말했었다. '하지만 너는 행복한 편이야.'하고 쟌느가 몇번씩 되뇌였었다. 그리고 매운 혹독한 대접을 반을 거라고도 했다. 도대체 그 말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 까? 지금 느낄 수 있는 것은 목걸이와 팔찌에 연결돼 있는 쇠사슬 감각뿐 이었다. O의 몸은 정처없이 떠돌기 시작했다. 언제가는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O는 잠속으로 미끄려져 들어갔다. 여명이 가까워지기는 했지만 변함없이 어두컴컴했다. 추의가 더해질 무렵 에 피에르가 느닷없이 찾아왔다. 그가 욕시의 등을 켰다. 문을 그대로 열어두었기 때문에 O가 드러누워 있 는 베드의 한가운데까지 문틈을 따라 사각으로 변한 불빛이 날아왔다. 피로에 지친 몸을 힘겹게 가누면서 이불을 들오올렸다. 피에르는 아무 말 고 하지 않고 그 이불을 휙하니 제쳐버렸다. O는 왼쪽 어깨를 아래로 하고 드러누워서 얼굴을 창 쪽을 향하고 무릎을 살짝 구부리고 있었다. 이불이 벗겨지면서 모피 위에 적나라하게 드러난 새하얀 엉덩이가 피에르의 시선 을 움직이지 못하게 끌어당기고 있었다. 피에르가 O의 머리를 베게에서 들어올리면서 정중하게 말했다. "자아, 일어서시죠." 쇠사슬에 연결된채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무릎을 꿇고 일어나려고 하 자 피에르가 팔꿈치를 잡고 완전한 자세로 설 수 있게 도와주는 바람에 O 는 벽에 기댈 수가 있었다. 침대가 거무틱틱하기 때문에 그 위에 와 닿는 빛의 반사광선은 약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자신의 몸뚱아리는 빛을 받아도 피에르의 몸동작은 잘 알아볼 수 가 없었다. 쇠사슬을 갈고랑이에서 풀어 다른 고리에 걸려는 것일까? O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실 쇠사슬이 잡아 당겨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O는 맨발로 침대 위에 서있었다. 피에르의 허리에 찔려져 있는 게 무엇인지 O는 분간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가죽으로 만들어진 채찍이 아니라 자신의 서재에서 기중에 묶일 때 가볍게 두 번 얻어맞았던 승마용 채찍이었다. 피에르의 왼손이 O의 허리에 대고 안정된 자세를 취하려고 오른발을 침 대에 걸쳤기 때문에 메트리스가 움푹 꺼졌다. 희미한 시야 속의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고 생각하는 순간 O는 허 리 언저리에서 타는듯한 격심한 고통을 느끼고 비명을 질렀다. 피에르는 있는 힘을 다해 채찍을 휘둘렀다. 비명이 잠잠해지는 것을 기다려 주지않 고 잇따라 네차례나 후려 갈겼다. 그 하나하나가 먼저 위치보다 조금 높게, 아니면 조금 낮게 살에 와닿아 새로운 궤적을 만들어 가도록 새심한 주위 를 기울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 비명을 채 지르기도 전에, 마지막 눈물이 눈에서 흘려나오 기도 전에 그는 모든 동작을 완료한 것이다. "이쪽을 봐!" 피에르가 그렇게 말했지만 O가 어떤 상념에 빠져 꿈쩍을 하지 않자 O의 허리에 손을 갖다돼 몸을 돌리려 했다. 그때도 채찍을 손에 쥐고 있었기 때문에 그 손잡이가 가벽게 O의 허리에 닿았다. O가 앞을 바라보자 피에르는 조금 뒤로 물러나 O의 허벅지 앞쪽을 채찍 으로 힘껏 후려쳤다. 피에르는 일을 끝낸 뒤 욕실에 켜둔 불을 끄고 방에서 나갔다. O은 어둠 속에서 쇠사슬에 매달려 벽에 몸을 기대고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리고 있었 다. 잠시 후 그 신음을 억지로 목구멍 안으로 삼키고 몸 움직이기를 포기하고 벽에 온몸을 의지했다. 푸근한 느낌이 드는 벽포가 채찍에 찢겨진 피부에 상쾌한 기분을 선사했다. O는 날이 밝을 때까지 그대로 있었다. 벽에 옆구리를 대고 몸을 지탱하고 있었으므로 O는 커다란 창문을 마주 보고 있는 셈이었다. 동쪽으로 난 창 이 천장에서 바닥까지 차지하고 이었고 커텐이 없는 대신에 벽포와 똑같은 빨간 천이 양쪽에 늘어져 있었다. 그 천은 주름이 잡혀 허슬하게 끈으로 옭아매져 있을 뿐이었다. O는 희미하게 밝아오는 바깥을 내다보았다. 그 빛은 창문 아래에 무더기 로 자라고 있는 과꽃을 연무로 덮어씌우고 포플라 나뭇잎들을 환하게 미소 짓게 했다. 누렇게 탈색한 잎들이 바람도 불지 않는데 하나둘 춤추면서 정 원으로 떨어졌다. 창문 자로 앞에 엷은 보라색을 E띠고 있는 과꽃 너머에 는 잔디밭이 이어지고 있었고 그 가장자리에는 좁다란 길이 나 있었다. 태양이 모습을 완전히 갖추었지만 O는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정원사 한 사람이 오솔길을 따라 외바퀴수레를 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자갈밭 위를 굴러가는 쇠바퀴 소리가 들려왔다. 만약 저 정원사가 바람에 날려 과꽃 근처까지 밀려온 낙엽을 쓸어담기위 해 다가온다면, 창문이 큼지막하고 게다가 햇살을 받아 방안이 제법 밝았 기 때문에 알몸으로 쇠사슬에 묶여져 있는 자신의 모습과 허벅지에 지렁이 가 달라붙은 것 같은 채찍 자극을 대번에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채찍이 살을 파고든 자국은 한껏 부풀어 있었고 빨간 벽보다도 더 짙은 시뻘건 색으로 기다랗게 달리고 있었다. 그이는 어디서 자고 있는 걸까? 밤새 일을 치르고 나서 조용하게 깨어나 는 아침을 무척이나 좋아했었는데...... 어느 방에서, 어떤 침대에서 자고 있는 걸까? 혹시 그이가 이런 짓을 사 주한 장본인이 아닐까? O는 역사책의 삽화에서, 지금은 이미 이세상에 존재하고 있지는 않겠지 만, 수십년 수백년 전의 죄수들이 자신의 지금 모습과 마찬가지로 쇠사슬 에 묶여 채찍질 당하고 있는 참혹한 광경을 목도한 적이 있었다. 바로 그 일을 생각한 것이다. O는 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이 고통이 그이 사랑을 영원히 자 기 곁에 묶어두는 데 필요한 대가라고 하면 자신은 얼마 든지 그것을 받아 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애인을 만족시키겠다는 변함없는 일편단심으로 그저 말없이 순종하고 다시 애인의 품으로 돌아갈 때만을 기다리고 싶었 다. 여자들은 어느 누구도 열쇠를 갖고 있지 않았다. 방문 열쇠나 쇠사슬 의 식, 목걸이나 팔찌의 열쇠 등 어느 것 하나 갖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남자 들은 누구 가릴 것 없이 세 가지 열쇠를 고리에 끼워 갖고 다니면서 각각 용도에 맞춰 문이든 목걸이든 팔찌든 마음대로 여닫고 채우고 풀 수 있었 다. 방에 딸린 하인들도 역기 열쇠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아침에는 전날밤 야근에 들어갔던 하인이 잠을 자기 때문에 자물쇠를 따러 오는 사람은 주 인들 중 한 사람이 아니면 다른 하인이었다. O의 방에 들어온 남자는 갈색 셔츠에 승마바지, 그리고 부츠를 신고 있었 다. O는 누군지 알 수가 없었다. 남자는 먼저 벽에서 쇠사슬을 풀어 O를 침대에 눕혀 주었다. 두 손을 결박한 팔찌의 고리를 풀기 전에, O가 맨처 음 작은 빨간 방에서 본, 복면을 뒤집어 쓰고 장갑을 낀 남자가 한 것처럼, 이 남자도 자신으 허벅지 사이에 손을 밀어넣었다. 틀림없이 같은 인물인 듯싶었다. 여위고 깡마른 얼굴, 위그노 교도의 초상에서 흔히 목도할 수 있 는 엄격하고 예리한 듯한 눈길, 회색 머리카락을 지닌 남자였다. 끝이 언제일까 싶을 정도로 계속되는 그의 시선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 었지만, O는 갑자기 주인들의 허리 윗부분을 올려다보아서는 안된다는 규 칙을 어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허둥지둥 시선을 거두어 들이고 눈을 감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손목을 자유스럽게 풀어준 뒤 남자가 웃으면 서 말했다. "저녁식사 후에 징계가 있을 테니까 각오를 단단히 해두는 것이 좋은 거 야." 남자는 앙드레와 쟌느에게 잠시 말을 건 뒤 밖으로 나갔다. 두 여자는 남 자와 함께 방에 들어와서 침대 양쪽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앙드 레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베게와, 피에르가 O에게 채찍질을 가하려 왔을 때에 침대 다리 쪽으로 밀어제쳐 두었던 이불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쟌느 는 복도에서 밀고 언 바퀴 달린 테이블을 베겟머리 쪽으로 끌어당겨 주었 다. 그 위에는 커피와 밀크, 빵, 버터, 크로와상이 준비돼 있었다. "빨리 먹어 둬." 하고 앙드레가 말했다. "지금 9시야." 식사 후에는 정오까지 잠을 자도 돼. 벨이 울리면 점심식사 준비를 하게 돼 있어, 그리고 나서 목욕을 하고 머리를 손질해야돼, 화장과 코르세의 끈을 조여 주기 위해서 내가 올 거야." "너는 오후에 사재에 가서 일만 하면 돼." 하고 쟌느가 말했다. "커피나 술을 준비하고 난로불을 꺼뜨리지만 않으면 되는 거야." "그럼, 당신들은?" '응 우리들은 네가 여기에 온 첫날 하루만 시중을 들어주길로 돼 있어. 그 다음에는 너도 무슨 일이든 혼자서 해야되고 주인님들을 모셔야만 돼. 우 리들끼리는 말을 거는 것도 대답하는 것도 금지돼 있어." "잠깐만, 애기를 조금만 더......." O가 그렇게 말을 꺼내기는 했지만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문이 열렸다. 들어온 사람은 O의 애인이었다. 하지만 혼자 온 것이 아니었다. 그는 이제 막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커피를 마신 듯했다. 줄무늬 파자마에 파란 모직 드레싱 가운을 걸치고 있었다. 그 드레싱 가운은 1년 전에 둘이 서 같이 고른 것이었다. 그이 스리퍼는 오래 사용해서 보기에 흉했다. 새것을 장만해야 될 것 같았다. 두 여자가 사뿐히 스커트를 들어올릴 때 나는 소리를 내고 - 스커트는 누구든지 질질 끌릴 정도였다. - 방에서 나 갔다. 하지만 슬리퍼 소리는 카페트에 흡수돼 버려 거의 들리지 않았다. O는 왼손에 크로와싱을 쥐고 침대 끝에 앉아서 한쪽 다리를 가볍게 늘어 뜨린 채 흔들고 있었고 다른 한쪽 다리는 무릎을 꺽어서 책상다리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깜짝 놀라 움직임을 멈추고 손에 든 커피잔을 진동 시키고 크로와상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집어." 르네가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이 입에서 맨처음 흘러나온 말은 이것이 었다. O는 커피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베어먹다가 바닥에 흘린 크로와상을 집어 커피잔 옆에 놓았다. 카페트 위에는 아직도 크로와상 조각이 남아있 었다. 이번에는 르네가 몸을 숙여 그것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O의 옆에 걸 터앉아 O를 밀어 쓰러뜨리고 키스를 퍼부었다. "나를 사랑하고 있죠?' 하고 O가 물었다. "그래 사랑해." 하고 대답한 그가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선뜩한 기분이 드는 손 으로 부드럽게 O의 상처를 애무하고, 이어서 입술을 갖다 대었다. 애인과 함께 들어온 남자는 잠시 두 사람에게 등을 돌린 채 문 옆에서 담배를 피 우고 있었다. O는 그 남자를 똑바로 쳐다보아도 되는 것인지 안되는 것인 지 판단할 수가 없었다. 어쨌든 계속된 애인의 말은 O를 실망시키고 말았 다. "응, 네 몸을 보고 싶어." 그렇게 말한 애인은 O를 침대다리 쪽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함께 온 남자에게 생각이 있으면 자기보다 면저 O를 안아도 좋다고, 하나밖에 없는 의자를 양보하듯 선심을 편 것이었다. O는 감히 그남자를 똑바로 쳐다볼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 생면 부지의 남자는 먼저 O의 유방과 허리를 만지 작거리면서 가랑이를 벌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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