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수라기 2부 습공(習功) 1장 등(登)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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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튜브링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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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오악(五岳)의 하나. 항산!
수려함과 빼어난 절경으로 중원의 명산으로 손꼽히는 항산..일반적으로 그 산세가 수려하고 빼어나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산세의 규모, 험준함과 복잡함을 반증하기도 하였다. 하물며 오악이라고 불리우는 항산이야 두말할 것도 없으리라..

아환은 지금 그 험한 산길을 뛰다시피 오르고 있었다. 손에는 작은 손칼을 들고 나뭇가지를 쳐내며 항산 중의 어느 봉우리를 열심히 등반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눈은 계속 좌우를 살피며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는 듯 하였다. 아마 검후의 흔적을 찾는 것이리라. 아환은 항산에 오르기전에 주위의 사람들과 나뭇꾼, 사냥쭌, 약초꾼들에게 탐문을 적잖이 하였다. 다름아닌 검후, 즉 항산선녀를 보았다는 사람들을 수소문하여 만나고 혹시 산중에서 검후를 만난 적이 있는 인물들에 대한 집중적인 탐문을 하였다. 항산선녀 자체가 상가진 마을 사람들에게 워낙 신비한 존재였기에 그녀를 만나는 사람들은 곧 마을에 내려와서 자랑을 하였고 완전치는 않지만 항산선녀, 즉 검후의 거처지 혹은 은거지를 나름대로 추측할 수 있었다. 그렇다 하여도 그 근처 몇개의 봉우리를 전부 뒤져야 하고 또 그런 기인일수록 은밀한 곳에 있을 가능성이 많아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검후의 예상 거처지를 알아낸 아환.
몇몇 이들이 보았다고 말한 봉우리는 둘로 좁혀졌다. 화연봉(花淵峰)과 장절봉(腸絶峰)이라 불리우는 낙성봉(落星峰) 이었다. 사람들이 그녀를 보았다고 하는 곳이 이 두 봉우리 근처가 거의여서 이 두 봉우리에 검후가 거할 확률은 많았다. 그렇지만 그녀가 이 두 산에 거처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었지만 일단 행동으로 나서지 않고 계속 수소문만 할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아환은 어느 정도 정보가 수집되었다 싶자 바로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지금 아환이 오르는 봉우리는 둘중 하나인 낙성봉이었다. 말그대로 별이 떨어지고, 장이 끊길 정도로 험한 산세여서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은 봉우리임이 검후가 은거하기에 적합하다고 보였기에 아환은 먼저 낙성봉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후우후우.."
거친 숨을 내뿜으며 산을 타고 있는 아환의 모습. 매우 지친 듯이 보였다. 일반 성읍보다는 기온이 높지 않다 하더라도 현 계절이 이미 여름에 접어들었고 쉬지 않고 뜀으로 산을 올랐기에 아환의 전신은 땀으로 흠뻑 젖어 벌써 몸에 달라붙어 아환의 행동을 방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땀으로 아환의 의복이 몸에 붙자 아환의 다리와 팔에 울룩울룩한 굴곡이 눈에 띄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아환이 자체 제작한 모래주머니 였다. 아환은 산에 오름 역시 수련의 일환으로 근력을 키우기 위하여 모래주머니를 착용한 상태에서 뜀박질을 한 것이었다. 그것도 험한 산세에서..
한동안을 뛰던 아환..몸을 멈추고 서서히 호흡을 가다듬는다. 그리곤 화타오금세..다시금 몸을 재 정비하는 의도이리라. 얼마간의 체력이 회복되자 아환은 등산을 재개하였다. 아까와 같이 시선은 상하좌우로 계속 움직이고 손에 들려있는 단도로 앞에 가로막혀 있는 잔가지와 기타 장애물을 헤침을 반복하고 또 멈추어서 호흡을 가다듬고 체력을 회복하고..그러다 날이 저물면 아환은 등에 맨 봇짐에서 간단한 침구를 꺼내곤 휴식을 취하였다.
간단한 조식과 권세를 펼려서 근육의 과로를 풀어준후 수면에 들었다. 과거에 복용한 음양신단의 효과인지 하룻밤을 지새면 몸에 활력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며칠을 계속한 아환이지만 원하는 검후의 은거지는 아직 찾지 못하였다. 아직 몇몇의 계곡과 그에 맞붙은 절벽등은 뒤지질 못하였고 그리 쉽게 발견되리라 생각은 하지 않았으나 내심 초조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후~ 그래. 아직 시간은 많다. 지금부터라고 생각하자. 검후같은 고인이 이러한 사람눈에 쉬이 뜨이는 곳에 은거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좋아! 반드시 찾고야 말테다.'

이름조차 모르는 단애가 눈앞에 가파르게 깎아져 있었다. 다가가서 밑을 보자 뿌연 운무인지 바닥은 물론 중턱까지도 시야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아마 이태껏 이 봉우리를 올라오면서 최대의 고비를 맞은 것일듯 싶었다. 아환은 봉우리의 거의 끝부분쯤에 도달하여 있었다. 여기저기 계속뛰면서도 중복되지 않게 방향을 잡아서인지 아환은 이제 낙성봉의 정상까지 얼마 남지 않은 곳에 다달았다. 그동안 꽤 되는 숫자의 절벽을 오르내르기도 하였고, 계곡속의 험난한 지형에서 방황하기도 수차례..그렇지만 아환의 끊임없는 노력에 이제 낙성봉의 정상부근까지 올라서게 되었다.
"흐음. 이 단애는 지금까지 보아온 그 어느 절벽보다도 거칠고 가파르구나. 이쯤이면.."
아환은 일단 준비한 말뚝을 절벽 부위에 박았다. 그리고 그 말뚝에 칡덩쿨등을 이용하여 만든 줄을 늘어뜨렸다. 잠시 심호흡을 한 후 희끄무레한 구름과 안개가 뒤덮여 있는 절벽을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어느 정도 내려 왔다 싶으면 준비한 아환의 팔뚝만한 굵기와 길이의 작은 말뚝을 하나씩 박았다. 그리고 또 내려가고 말뚝을 박고..십여차례를 반복하자 준비한 말뚝은 다 떨어지고 줄도 얼마 남지 않은데다 아직 운무속에 갇힌 아환은 시야가 확보되지 않자 다시 힘을 주어 올라가야 했다. 힘들게 절벽위를 올라서자 아환은 긴 숨을 내쉬었다.
'제길, 얼마나 깊은거야..'
발걸음을 숲으로 옮겨 아환은 작은 말뚝을 더 만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칡넝쿨과 기타 덩쿨들 역시 잘라내어 긴 줄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어느 덧 날이 저물어 하룻밤을 노숙한 후 아환은 재도전을 시작하였다.
어제의 거리를 훨씬 빠르게 내려온 아환, 이제 줄이 끊길때쯤 되자 준비한 말뚝을 두개 정도 박은 후 절벽에 튀어나와 있는 돌출물과 함께 덩쿨을 묶기 시작하였다. 새로 맨 줄을 이용하여 아환은 어제의 행위를 반복, 급기야 절벽의 바닥이 눈에 띄는 곳까지 내려왔다. 아환은 절벽의 아래가 충분히 눈에 들어오는 위치에 몸을 고정시킨후 둘러보기 시작하였다.

무릉도원...
말그대로 꿈의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지금까지의 절벽의 험준한 산세를 보상이라하듯 화려한 공간..
상당히 넓어 보이는 평평한 대지에 온갖 기화이초와 수려한 나무들이 우거져 있고 각양각색의 기이한 바위들과 가늘게 흘러내리는 시냇물..투명하다 못해 그 속이 알알히 들여다 보이는 물빛이라..아름다운 꽃들이 주변을 온통 장식하고 있고 시냇물 속엔 크지 않은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헤엄치며 작은 동물들, 사슴과 다람쥐등이 평화롭게 물을 마시는 곳..

한 이십여장의 거리가 남았을까?
아환은 덩쿨을 쓰지 않고 조심스레 벽틈에 손과 발을 끼어 넣고 바닥으로 내려섰다.
바닥에 내려서자 아까의 감동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더욱더 감탄을 자아냄은 지금 아환이 선 곳이 어떠한 곳인지 말해주었다.
아환은 원래의 목적도 잊은채 천천히 거닐기 시작하였다.
물가에 다가서자 아환을 보고도 도망가지 않는 사슴들..그리고 기타 노루며 다람쥐며 하다 못해 개구리 같은 미물들까지 아환의 다가감에 별로 놀라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정말 이상(理想)의 장소로구나.'
한동안의 감탄을 하던 아환, 곧 자신의 목표를 깨닫고 주위를 살피기 시작하였다. 그러다 아환은 흠칫하며 놀라운 기색을 보였다. 검후의 흔적을 찾은게 아니었다. 아환이 놀란 이유는 아환이 의방 출신이라 곁눈질로 보아온 수많은 약초들이 이 곳에 널리 퍼져 있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일정 요건하에서만 자랄 수 있고 발견할 수 있는 그런 희귀한 영초들이 적지 않게 발견되었다. 절대로 아환의 상식하에서는 동시에 존재할 수 없는 그러한 조건을 필요로 하는 풀들이 공생을 함에 아환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곧장 하나의 절지로 생각이 귀결되고,
"음양조화역(陰陽造化域).."
신음처럼 아환의 입에서 새오나오는 단어.

음양조화역!
대체로 천지간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들이나 지역, 기운은 음과 양이 일정하게 조화를 이룬다. 하지만 그 비중이 음에 더 있는가 양에 치우치는가에 따라 음성과 양성으로 결정이 된다. 하지만 이 음양조화역은 음과 양의 조화가 그야말로 절묘한 균형을 이루어 그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피조물들은 기운이 충만한 상태에서 성장하고 그 기운을 받아들여 영성을 갖출 수 있다한다. 그외에도 많은 공능이 있지만 무림인들이 이곳에서 음양(陰陽)에 관계되어 있는 내공을 익힌다면 그 효과가 배가가 된다하여 무인들이 연공장소로 꿈에 그리는 곳이다.

"말로만 듣던 음양조화역이 실재하다니.."
아환은 바삐 발을 옮겨 음양조화역을 증명할 두 곳, 음빙천(陰氷泉)과 열양천(熱陽泉)을 확인한 후 멍하니 말을 잊었다. 한참을 넋을 잃고 있던 아환, 정신을 차렸다.
"이런 곳을 검후가 알았다면 아마 이 곳을 주거지로 삼았겠지. 하지만 검후도 이 곳은 알지 못하지 싶다. 전혀 인간의 기척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을 보면.."
못내 아쉬운 듯 주위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아환은 입술을 굳게 문다.
"이 곳은 이대로 일단 남겨두자. 이 곳에 널려 있는 영초 역시 지금 내가 복용하여도 별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 지금 내게 최우선된 목표는 검후를 찾는 것..시간이 많다 하여도 빨리 검후를 만날수록 내게는 좋다."
결심을 한 듯 아환은 음양조화역을 뒤로 하고 절벽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아환이 기어이 낙성봉의 정상까지 올랐지만 검후가 살고 있었던 흔적은 찾지 못하였다. 반쯤은 실망하여 내려오던 중 아환은 한 귀퉁이에 작은 초옥이 자리잡고 있는게 보였다. 내심 치솟아 오르는 희열을 억누르고 바삐 달려갔다.
초옥 앞에 이르러 아환은 몸을 바로 하고 단정히 옷을 매만진후 입을 열었다.
"안에 누구 계십니까?"
묵묵부답. 아무런 대답이 없다.
"안에 계십니까?"
목소리를 높여 본다. 그래도 안에서는 아무런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제서야 아환은 초옥에 사람의 흔적이 남아 있은지 꽤 시간이 지난 듯 군데 군데 먼지와 낡고 뚫어진 문짝 등이 눈에 들어왔다.
조심조심 발을 초옥안으로 하여 방을 열자 사람이 떠난지 꽤 시간이 지난 듯한 방안이 보였다. 많은 시간이 지났는지 방안에는 거미줄과 다른 동물들의 흔적으로 온통 뒤덮여 있음이 느껴졌다. 방을 휘둘러보자 검후의 성품을 한눈에 짐작할 수 있었다. 별 장식이 붙어 있는 자리도 없었고 침구나 옷장의 자취등을 살펴볼때 멋을 잘 알지 못하는 그녀의 성품을 쉬이 알 수 있었다. 밖을 나서 부엌으로 가까이 가자 그 심중은 더욱 굳어졌다. 단촐하여 보이는 부엌..
"참 재미없는 여자였군..검후는.."
중얼거리는 아환.
아환이 이 곳이 검후의 거처였다고 단언하는 이유는 곳곳에 남아 있는 상승무공의 흔적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문틀을 보아도 그랬다. 수수하여 보이지만 좌우의 균형이 뚜렷하였고 그 단면 단면이 다른 공구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매끈함이 검후가 떠난지 한참이 지났음에도 그 일정함과 정교함은 남아 이 곳이 기인이 거취함을 말해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검후가 이 곳을 떠났다는 게 중요하다. 검후가 은거에 들어간지 오십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머무른 이 곳을 떠났다는 것은 아마 심경의 큰 변화를 의미하는 터. 검후는 옆의 화연봉(花淵峰)에 있을 것이다. 소박하고 수수한 이 봉우리보다 화려한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 화연봉이지. 심경의 큰변화는 검후가 여자로서의 자각(自覺)을 나타내는 것이라 본다. 현녀심이리라."
그림이 아환의 머릿속에서 서서히 완성되어갔다. 이제 확실하다. 검후는 화연봉에 있다!



(5)

말그대로 꽃과 시내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형산의 봉우리 화연봉.
아환은 마찬가지로 손과 발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산을 오르고 있었다. 한순간도 수련을 멈추어서는 안되는지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서 시작한 체력의 단련을 지금까지도 지속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화연봉의 이름에 걸맞은 화려한 자태가 끊임 없이 아환의 시야를 유혹하지만 아환의 마음속에는 화연봉의 경치를 감상할 틈 따위는 전혀 없었다. 원래 꽃이나 기타 풍경에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은 탓도 있지만 얼마전에 아환이 발견한 음양조화역의 그 신비로운 광경에 비하면 화연봉의 자태는 별로 였던 것도 한 몫을 했다. 어찌 되었든...

아환은 지난번 낙성봉과 마찬가지로 며칠을 노숙을 하면서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팔과 다리의 모래주머닌 그래도 한채로 좌우를 끊임없이 살피며 산을 탔다. 산세가 지난 낙성봉과는 달리 그리 험하지 않아 큰 어려움은 겪지 않았지만 그래도 몇몇의 절벽을 오르내리고 계곡을 뒤지며 산을 올랐다. 거의 한달이 다 되는 시간을 산을 타면서 아환은 시간을 보내었다. 아환이 산을 뒤지느라 미처 시간을 계산할 겨를이 없어 오늘이 몇날 몇일인지 잘 모른 상태였다. 오늘은 유월 초사흘이 되어가는 시간..검후가 상가진을 내려가는 날이 이틀 남은 날이었다.

아환이 어느 덧 산 중턱에 올라 주위를 살필 즈음엔 날이 많이 어두워져 있었다. 차츰차츰 사물을 분간하기 어려워지자 아환은 오르는 것을 멈추었다. 자세를 가다듬으며 호흡을 천천히 가다듬은 아환, 그에게서 강한 무형의 기파가 느껴졌다. 이는 무림인들이 추구하는 무공의 강기나 기타 공부로 인한 내기와는 달리 아환이 산에 오르면서 끊임없이 되뇌인 황제의(皇帝意)로 인하여 갖추어진 내공이 아닌 기개의 일종의 힘이었다. 타인에게 위엄과 위압감과 영웅의 기개를 보여주는 심결을 아환은 낙성봉에서부터 계속하여 되풀이하며 자신의 몸에 익숙하도록 숙련하여갔다. 그 결과 현재 아환의 기도는 능히 소년영웅으로서의 강인한 기력이 은연 중에 발산되어 주변을 압도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아환이 산에 오르면서 험난한 산세에 있어 수 많은 맹수들이 살고 있음에도 짐승들과 충돌이 없었던 이유 역시 아환이 황제의를 익히며 주위에 무형의 기파가 형성되어 맹수들을 압도한 결과였다.

"오늘은 여기에서 하룻밤을 자야겠구나."
중얼거리며 침구를 정리하던 아환은 문득 자신의 몸에서 심한 냄새가 발생함을 깨달았다.
"이런이런..그러고보니 목욕이라곤 낙성봉을 내려오면서 물에 한번 담근게 전부로군..."
얼마나 바쁜 시간을 보내었는지 혹은 경황이 없었는지 아환은 펼치던 침구를 거두고 물가를 찾아 나섰다.
얼마를 헤매이자 귓가에 물소리와 '쿠쿠쿠..'하는 물이 거세게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흐음..폭포로군..저기에서 좀 씻어야 겠군.'
아환은 서둘러 폭포쪽으로 향했다.

폭이 일곱장 정도가 될까? 높이는 사십여장이 됨직한 큰 폭포였다. 그 규모에 걸맞게 물이 떨어지는 소리는 주위에서 거의 굉음에 가깝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이야! 정말 대단하구나."
잠시 폭포의 규모에 자연의 위대함을 보고 감탄을 하던 아환은 입고 있던 옷을 훌훌 벗어던지더니 폭포앞의 소로 뛰어들었다. 여름의 초입이지만 물은 한기가 강하게 느껴졌다. 음양신단을 복용하고 그동안 쭈욱 단련을 해왔던 아환이 한기를 이렇게 느낄 정도면 일반인은 감히 들어올 생각도 하지 못할 것이다. 아환은 처음에 추위에 바들바들 떨듯하다가 한번 운기를 하고 음양신단의 약효가 조금 용해된듯 몸이 훈훈하여 지자 몸을 씻기 시작하였다.
'정말 춥구나. 이런이런..'
어느 정도 몸을 씻었다 싶자 아환은 물속에 자맥질을 하며 얼마간의 시간을 보내었다. 주원인은 식사로할 물고기를 잡는 것이었지만..
아환은 몇번의 자맥질로 투명해보이는 몇몇 작은 물고기를 어렵지 않게 잡은 후 물가로 올라 갔다.
그리고 폭포 근처에 놓아둔 옷가지와 수건등으로 몸을 닦은 후 아환은 입에 물고기를 산채로 넣고 차근차근 씹기 시작하였다. 미리 준비한 소금을 조금 묻힌게 전부, 생생한 물고기를 입에 넣고 마치 즐거운 식사를 하는 양 꼭꼭 씹고 또 씹었다. 경험상 그리고 의방에서 들은 대로 최소한의 식사로 최대한의 효과을 얻기위하여 아환은 음식을 먹을때 항상 적은 양을 오랫동안 씹었다. 배가 부르면 게을러짐을 알고 있었기에 맛나고 배부른 것을 먹기 보다 아환은 영양이 많고 해가 적은 음식을 가능하면 섭취하였다. 이 물고기 역시 아환은 그렇게 먹었다.
아환은 요기를 마치자 잘자리를 찾기 시작하였다. 이제 휴식을 취하고 몸을 씻었고 어느 정도 배가차자 마음이 편하여진 아환은 문득 머리에 흔한 고사나 설화대로 혹시 폭포뒤에 안락한 동굴을 없나하고 폭포뒤를 살폈다.
"풋!"
아환의 입에서 피식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런 세상 어느 폭포를 가도 이렇게 폭포뒤에는 항상 공간이 있는 건가?'
폭포에 휘말리면 아환 스스로도 감당할 자신이 없기에 몸을 벽에 바싹 붙여서 아환은 폭포 뒤편으로 이동하였다. 지금 아환이 발견한 곳은 아환처럼 미리 있겠거니 생각하지 않고는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 곳으로 폭포를 통하여서는 전혀 폭포뒤가 보이질 않는 그러한 곳이었다.
"이런.."
생각과는 달리 폭포뒤편의 공간은 크지 않았다. 내심 신비한 동굴쯤을 기대한 아환이었기에 직경이 채 반장도 되지 않은 둥그런 장소 게다가 폭포로 인하여 습한 장소는 아환이 수면을 취할 장소로 적당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 큰 폭포가 떨어지면서 나는 굉음은 아예 아환의 귀를 멍하게 할 정도..
그래도 호기심에 잠시 둘러보던 아환은 시선을 폭포 밖으로 돌리다 그 자리에서 동작을 딱 멈추었다.

하얀 그림자가 어느 덧 폭포 앞의 물웅덩이, 소에 나타난 것이었다.
'무언가?'
폭포 근처에 나타난 흰 그림자, 무언가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환의 눈에 들어왔다. 세차게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창의 역활을 하여 지금 밖의 인형의 윤곽을 보여주고 있었다. 날씨가 청명한 시절이어서인지 달빛도 환하였고 물에 반사되어 빛을 더하였다.
'헛!"
지금 폭포밖의 물체는 그 윤곽으로 보아 사람임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행하는 동작은 다름아닌 탈의, 옷을 벗고 있음에 아환은 헛바람을 들이켰다. 여인이었다.
'누구지?'
아환은 시선을 집중하여 밖의 인형을 살펴보았다. 자신의 기척은 최대한 감추고 안력을 돋구워 폭포 밖에서 옷을 벗고 있는 인물을 찬찬히 훑었다.
하나하나 옷을 벗던 여인의 신형이 마침내 전라가 되었다. 언제 머리를 풀어헤쳤는지 머릿결이 길게 늘어뜨려져 여인을 감싸갔다. 거의 여인의 다리에까지 내려오는 길다란 머릿결..
여인은 머릿결을 한번 뒤로 쓸더니 가볍게 발을 들어서 물가에 다가섰다.
"..."
입을 벌리고 무언가를 말하는 것 같은데 아환의 귓가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지금 눈앞의 폭포의 내리치는 큰 소리에 고함을 질러도 들리지 않을 판인데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릴리 만무하였다.
멍하니 여인을 바라보기만 하는 아환..

여인은 소에서 천천히 교구를 움직였다. 처음에는 몸을 담근채로 가만히 있더니 서서히 물가를 헤엄쳤고 물속으로 교구를 집어넣었다가 다시 솟구치곤 하면서 유영을 즐겼다. 폭포근처에 왔을때 아환은 하마터면 소리를 칠뻔 하였다.
'검후!'
그랬다. 폭포에 출현하여 나신으로 수욕을 하는 여인은 다름아닌 검후였다.
세찬 물줄기가 쏟아져 내렸고 어스름한 달빛을 받아 자세히는 보이지 않았으나 밖에서 물에 교구를 맡기고 있는 여인은 틀림없는 검후였다. 검후는 폭포 근처까지 왔다간 다시 신체를 돌려 물가로 갔다가 자맥질을 하곤 하였다. 그때마다 드러나는 거뭇거뭇한 암영이 아환의 눈을 간지럽혔다. 젖가슴은 계속 물속에 있는지라 아환이 보기 힘들었지만 그녀가 물속으로 들어갈때 다리를 위로 곧게 솟구치며 자맥질을 하자 검후의 다리가 갈라지는 곳에 거뭇한 음영이 아환에게 보였다.
얼마간의 물속에서 헤엄을 즐기던 검후는 이제 신형을 멈추고 천천히 손으로 몸을 씻어내리기 시작하였다.
물을 얼굴에 끼얹고 목덜미를 닦으며 두 팔을 서로 교차하며 닦는 듯 싶더니 손을 아래로 내려 물속에서 어느 부위를 씻는가 싶었다. 그렇게 얼마간을 수욕하던 검후..희미한 윤곽만이 보이지만 검후가 입을 살포시 벌리고 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손은 물속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이지 않았지만 아마 몸을 문지르고 있을 듯 싶다.
"..."
무언가 소리를 내뱉는 것 같은데..아환은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렇다고 여기서 나갈 수는 없는 노릇, 두 손을 꽉 쥔채로 아환은 계속 눈을 검후에게로 고정시켰다.
희끄무레한 동체가 느릿느릿 물가로 움직여갔다.
검후는 물가에 있는 편편한 바위에 걸터 앉았다. 탱탱한 탄력있는 유방이 가볍게 흔들렸다. 검후는 앉은 상태로 다리를 슬그머니 벌리곤 교수를 그 사이로 가져갔다. 다른 손으로 젖가슴을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하였다.

'헉! 검후가 자위를..'
뚜렷한 광경은 아니지만 틀림없이 검후는 자위를 하고 있었다.
검후와 자위!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단어의 대비가 아닌가? 이는 비록 아환 뿐만 아니라 검후를 알고 있는 무림인 누구나 공감할 말이었다. 무공일도에 정진하여 자신의 성이 여인이라는 것을 모르는 검사! 절대고수라 평가 받는 칠왕중의 으뜸! 그러한 인물과의 수음(手淫)은 어울릴수 없었다.
'저것도 현녀심의 결과인가?'
아환이 반신반의 한채로 물가에서 스스로를 애무하며 쾌락을 즐기고 있는 여인, 검후를 지켜보았다. 아직 서투른 듯 유방과 사타구니 사이를 매만지는 손길은 어색하게 보였다. 그렇지만 검후 나름대로 그것에 쾌감을 얻는 듯 점차 동작이 빨라짐이 보였다.
"...."
입을 벌리고 무어라 신음을 내는 듯 작은 입은 가볍게 벌어져 있고 두눈은 살며시 감은 채로 밀려오는 감흥을 즐기고 있는 여인..점차 몸이 뒤로 젖혀져 간다.
이윽고, 크게 몸을 펼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검후는 평평한 바위에 늘어지듯 드러 눕는다.

한식경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검후는 서서히 몸을 일으킨 후 물가로 들어가 몸의 열기를 식혔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자 검후의 얼굴이 붉은 홍조를 띄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몸을 어느 정도 식혔다 싶은지 검후는 물가로 느릿하게 헤엄을 친 후 물가로 나섰다.
츠읏!
미약한 소리와 함께 검후의 몸에서 하얀 수증기가 발생하였다.
'삼매진화!'
물기를 다 말린 교구에 검후는 아까 개어둔 옷가지를 걸쳤다. 머리에 손을 가져가서 기나긴 머리칼을 질끈 뒤로 묶더니 가볍게 발로 땅을 찼다. 그러자 느릿하게 허공으로 떠오르는 신형..산보하듯 몇번 허공을 밟더니만 이내 아환의 시야에서 검후가 사라져 갔다.

콰콰콰콰..
굉음의 폭포소리에도 아환은 멍하니 검후가 사라져간 방향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로 밤만 깊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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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오타가 많을 듯 싶습니다. 아직 눈이 그래서..
눈을 다치면 머리도 나빠지는 걸지도...ㅜ.ㅜ
댓글 남겨주셔서 힘이 되고요..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능하면 일주일에 화, 목, 토를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분량은 오늘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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