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수라기(獸羅記) 22번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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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쭈르르..
아환은 팔윗부분에 물기가 느껴지는 것을 느끼고 머리를 살짝 들었다.
편편한 암석위에 아환과 검후가 바싹 붙은 채로 누워 있었다. 아환의 오른 팔은 검후에게 팔베게를 하듯이 아래로 들어가 검후의 머리를 감싸안고 자신의 가슴에 끌어당기고 있었고 다른 한손은 검후의 등어림을 가볍게 쓸고 있었다.
따뜻함이 느껴지는 액체의 근원은 다름아닌 검후의 감기워진 눈이었다. 검후의 눈에는 물기가 모이는가 싶더니 한방울씩 옆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상실의 아쉬움일까? 거의 백년이 가까운 세월을 살아온 그녀이지만 쳐녀성을 잃었다는 슬픔때문일까? 검후는 미미하게 어깨를 들썩이며 한방울 한방울의 이슬을 눈에서 내보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아환, 애처로워 보이는지 두툼한 입술을 검후의 눈가에 가져다 대었다.
움찔.
다소 경직된 몸짓을 보이는 검후의 눈가에 맺힌 물기를 아환은 입술과 혀로 부드럽게 핥아주었다. 등뒤에 돌려진 팔을 들어 가볍게 머릿결을 쓸어주며 아환은 잔잔함을 느낄 수 있도록 소중한 보물을 닦듯 검후의 고운 눈과 입술에 번갈아가며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러한 아환의 후희가 효과가 있었는지 가늘게 떨리던 여체의 떨림이 점점 잦아들었다. 표정도 편안함이 엿보였다.
"사랑합니다. 선배님."
달콤한 속삭임이 검후의 귓가에 들려왔다. 사랑..? 사랑..! 검후의 귀를 통하여 들어온 음성. 그리고 어휘하나가 그녀의 뇌릿속에 윙윙 울려퍼졌다. 많이 들어본 어휘였다. 그러나 자신에게는 낯선 단어인줄 알았던 어휘하나가 그녀 속으로 들어오자 마치 모든 것을 녹여버리는 마법의 물이 검후의 머리와 가슴속에 스며든 듯 하나하나 혼란한 것들을 지워나가기 시작하였다. 낯설음도 지워졌다. 어색함도 사라졌다. 부정적인 의미를 가졌던 것들은 하나둘 없어지고 편안함이라든가 따뜻함등의 안락한 감정이 샘솟았다.
검후는 눈을 슬며시 떴다. 앞에 사내의 부리부리한 눈이 보였다. 참 깊어보였다. 모든 것을 감싸안을 듯 넓어보였다. 큼직한 사내의 코와 가볍게 다물어진 굳건함이 내비치는 입이 눈에 들어왔다. 저 다물어진 두툼한 입술 사이에서 조금전에 '사랑'이란 말이 흘러나왔다. 검후는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사내의 입에 그 가느다란 손가락을 살며시 갖다대었다. 검을 쥐던 그 손으로 아환의 입술을 가만히 매만졌다. 이 입술에서..이 입술에서..다시 듣고 싶었다. 그 부드러운 음성을, 그 따뜻한 단어를 그녀는 다시 듣고 싶었다. 아니 계속해서 그 말이 나오기를 바랬다.
이런 그녀의 마음을 안 것일까?
"사랑합니다."
짤막하지만 충분한 한마디가 새어 나왔다.
또르르르..
검후의 눈에 또다시 물기가 맺혀 눈가로 굴러내렸다. 아까와는 다른 물방울이 하나 만들어지더니 데구르르 옆으로 굴러갔다. 또다시 느껴지는 거칠은 손마디. 하지만 그 거친 손조차 비단이 와닿듯 부드러웠다.
"이런 건가요?"
뜬금없는 질문..
"이런 느낌인가요?"
"..."
"아직은.."
말을 채 잇지 못하고 여인은 사내의 품속에 고개를 파묻는다.
가볍게 검후의 고운 머릿결을 어루만지며 아환은 자신의 품에 안겨진 여체를 힘주어 안았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아환이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검후의 얼굴을 슬쩍 들여다 보았다.
피식..
가벼운 웃음이 나왔다. 어느새인지 자신의 품안에서 잠이 든 여인. 한때 무림의 최고수라 불리우며 칠왕중의 으뜸이고 무공밖에 모른다는 거진 백년의 풍랑을 겪어온 사람, 항상 여자보다는 무인으로 불리웠던 전설 속의 인물이 아무 방비 없이 아환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잠을 자고 있었다. 자기의 침대에서 잠에 빠진 것처럼 평온한 기색이 만연하였다.
'오늘은 잠을 못자겠구먼..'
아환은 눈을 들어 청명한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약간의 미소를 입가에 문채 느긋한 휴식을 취하였다. 바싹 붙어 있는 보드라운 여체의 감촉을 온몸으로 즐기면서..

반짝..
빛나는 눈망울이 아환을 쳐다 보았다. 그리곤 자신을 빤히 쳐다 보고 있는 아환의 눈동자에 눈빛을 맞추었다. 맑은 두 눈을 사내를 쳐다본 채로 여인은 방긋 미소를 지었다. 손을 들어 아환의 얼굴에 갖다대었다. 거칠은 감촉이 느껴졌다. 며칠 간 수염을 깎지 않은 듯 자란 수염의 거끌거끌함이 손끝에 닿았다. 아환은 가만히 그 손을 쥐었다.
"편히 주무셨습니까? 선배님?"
대답은 안하고 그냥 얼굴만 쓰다듬고 있는 검후는 얼굴이 밝아 보였다. 편안한 휴식을 취한 듯 화사한 안색을 보였다.
"주환?"
"예."
"아니예요."
그냥 아환의 가슴에 얼굴을 다시 파묻는다.
"선배님?"
"응?"
"아닙니다."
유치하게만 보이는 말장난을 서로 즐기고 있다. 그러면서도 좋은 듯 입가에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아환은 얼굴을 검후에게 가까이 가져갔다. 가볍게 검후의 입에 입맞춤을 하였다. 스르르르 눈이 감겨 내려지는 검후의 사랑스러운 느낌.
입술을 재차 검후의 입에 붙이고 가볍게 입술을 빨았다.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며 검후도 입술을 맡긴채 아환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검후의 입으로 슬쩍 설육이 밀고 들어왔다. 혀끝이 검후의 혀를 간지럽혔다. 살짝 찌르곤 휘감듯 혀를 돌려 검후의 입속에서 유영을 하였다.
조금씩 검후의 육체가 그 혀에 반응을 하였다. 가만히 있던 검후의 혀가 아환의 혀놀림에 호응을 하듯 아환에게 부딪혀 갔다. 아환은 그 혀를 빨아 들여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자신의 혀에 끌려온 검후의 혀가 이번에는 아환의 입속에서 살며시 움직여갔다. 서투른 동작이었지만 아환에게는 자극적인 쾌감을 주었다.
천천히 손을 뻗어 봉긋한 젖가슴을 만져갔다. 보드라운 비단천을 만지는 것보다 훨씬 더 부드러운 감촉이 손가락 마디마디에 느껴졌다. 손가락을 세워 검후의 유실을 가볍게 쥐었다. 잡아 당길듯 하다 다시 놓고 빙빙 돌리다 슬쩍 유방을 손으로 만졌다. 유실이 반응을 보였다. 차츰차츰 돌기하더니 이내 꼿꼿한게 단단하여졌다.
아환은 손을 내려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매끈한 살결을 감촉을 즐기며 매만지던 손을 더 아래로 하여 검후의 두덩으로 손을 뻗었다. 치모가 손가락 끝에 닿았다. 까칠한 느낌..많지 않은 음모의 가닥이 손에 잡혔다. 쓸듯 만지다 아환은 손을 좀 더 내려 비처에 손을 가져가 보았다.
"아!"
나직한 신음..검후의 살짝 눈살이 찌푸려졌다.
검후는 아환의 손등 위에 자신의 손을 가져다 대었다.
"아파요.."
아환은 손을 위로 하여 여체를 쓰다듬으며 들어올렸다.
가볍게 검후를 안아 주고 검후의 입술에 살짝 입을 갖다대었다.

"시장하지 않습니까?"
"배고파요."
아환을 바라보며 배시시 웃음을 짓는다. 아환이 검후에게서 손을 떼고 몸을 일으켰다. 따라서 몸을 일으키던 검후,
"아!"
신음을 흘리며 주저 앉는다. 아랫배에 교수를 가져다 대곤 아미를 찡그렸다. 아환은 싱긋 미소를 흘리며 검후의 어깨와 다리에 손을 넣어 그녀를 번쩍 안아들었다. 자연스레 여인의 가느다란 팔은 아환의 목을 휘감겼다.
아환은 검후의 볼에 슬쩍 입을 갖다대곤 걸음을 천천히 옮겼다.
바위위엔 붉은 진달래꽃들이 하얀 풀잎이 점점이 뿌려진 곳에 곱게 피어나 있었다.



(5)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아환이 아침에 일어나서 조반을 준비하고 무공을 수련하고 하는 일과는 그대로 였지만 따로 따로 밥을 먹던 것이 이제는 같이 앉아 식사를 하였다. 또 저녁을 먹은 후 대련을 한 후 각자의 집으로 가는 것이 아닌 둘중 하나의 집으로 같이 들어갔다. 어느 날은 초옥에서 또 어떤 날은 아환이 만든 통나무집에서..

"나의 무공은 하나의 심법, 하나의 검법과 수법 그리고 경신술이 전부예요. 굳이 다른 무공을 익힐 필요는 없었지요. 아환에게 가르쳐준 은하검은 제가 소속되어 있던 곳에서..아! 먼저 나의 출신을 말해야 겠군요. 아환은 혹시 신비사세(神秘四勢)라는 문파들을 아나요?"
"신비사세?"
"모르는 모양이군요. 그럼 무림 정세부터 간략하게 설명을 해드려야겠네요. 현 무림에 존재하는 방파는 수없이 많아요. 지금은 좀 바뀌었겠지만..얼마전까지 무림의 강대문파는 크게 오파일방과 구패로 나뉘어져 있었어요."

검후가 설명하는 무림의 정세는 다음과 같았다.

오파일방.

소림사.
무림의 태산으로 일컬어지는 현 중원 무림 무공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천축의 달마대사가 중원으로 건너와 당시의 소림사에 찾아들어 각종 무공을 창시, 전수하여 일가를 이룬 불문의 세력. 호신을 목적으로 창시한 무공이 대부분으로 현 소림의 무승들이 달마의 칠십이종절예의 무공을 근원으로 하여 각종 불문무예를 수련하고 있다. 세속의 일에 거의 관여하지 않은 불가의 특성을 갖고 대환란이나 살마(殺魔)등이 출현하지 않는 한 숭산에서 잘 나오지 않았다.

무당
혹은 우당이라고도 불리우며 소림의 제자였던 장삼풍이 소림의 무공을 내가기공으로 발전시켜 무림의 북두라 할 수 있는 역시 독보적인 위치를 무림에 세웠다. 도가의 원시천존을 섬기고 각종 도가 사상에 근원을 두고 있으며 태극권과 태극혜검을 그 기본 무공으로 하여 오행과 칠성의 검결로 알려져 있다. 초창기에는 소림과 마찬가지로 무림의 일에 별 참여를 하지 않았으나 오존의 일인이자 현 장문인인 정허(丁虛)도장으로 인하여 세간에 적극적인 참여를 하고 있다.

아미
소림과 마찬가지인 불문의 문파로서 특징은 비구니로 이루어진 문파이다. 아미산에 그 자리를 한 아미는 역시 정심한 불문의 심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소림보다는 공수의 균형을 이룬 무예가 전수되고 있다. 주로 사용하는 무기가 검인것이 그것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대정선공, 아미복호검등의 무공이 있다.

곤륜
곤륜에 위치한 곤륜파는 검공을 위주로 하는 도가계열의 문파로서 여러 도가사상을 기본으로 하여 무공을 발전시켰고 경신과 병기가 조화를 이루는 무예로서 유명하다. 곤륜을 창시한 이는 원시무예의 시조라 불리운 곤륜자라는 고대 무인의 후예라 알려져 있다. 문파자체가 무림에서 제법 거리가 있는 관계로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태청신공과 운룡대팔식, 그리고 소청검법등의 무예가 알려져 있다.

청성
청성산에 자리한 역시 도가계열의 문파. 성격은 곤륜과 비슷하나 무당과 같이 세속의 일에 관여를 많이 하는 문파로 초기에는 잡술과 기공으로 그 성격이 불분명하였으나 차츰 정통 도가기공을 발전시켜 이제는 당당히 그 이름을 오파에 넣은 문파. 대라무위공과 각종 검 권 장의 수법외에 암기수법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구패(九覇)
구패는 다시 사정(四鼎)과 오가(五家)로 나뉘어져 있다.

사정

점창.
점창산에 자리를 잡은 불문의 문파. 과거 대리국의 왕족들이 국가가 멸망하자 그 왕실무공을 가지고 당시 점창산의 사찰에 넘어와 출가를 하여 불공을 드리며 그 세를 발전시켰다. 천룡무상신공과 육맥신검, 분광검법등이 알려져 있다.

화산.
검공을 위주로 하는 검파. 섬서성 화산에 위치. 수려한 화산의 산세에 걸맞게 화려한 검공이 일품으로 알려져 있다. 자하신공과 매화검으로 대표되는 일절의 무공이 있다. 혹자는 화산과 점창, 종남 공동을 오파에 포함하여 구파라 칭하기도 한다.

공동
예로부터 동굴이 많고 험한 산세와 그 정기가 충만하여 많은 도가계열의 선인이 은거하던 곳에 문파가 열려 그 기인들이 하나로 합류, 일가를 이루었다. 복마검과 혼원일기공등의 도가계열의 무공으로 유명하다. 곤륜과 마찬가지로 중원의 외곽에 자리를 잡아 일반 세력과 왕래가 거의 없지만 수 많은 외세와 마찰고 인하여 패도적인 무공으로 성격이 변하였다고 한다.


종남.
전진의 영향을 받은 도가의 문파. 태을신공과 태을분광검등으로 알려져 있으며 속가의 잡무에 관여를 많이 하여 그 원래의 도가적 성격을 상당부분 희석한 문파.


일방-개방
말그대로 거지들로 이루어진 문파. 원래 무공보다는 그 인원수로 인한 세력과 정보력으로 인하여 무림의 독보적인 위치를 굳히고 있다. 옥현귀진공과 타구봉법, 그리고 강룡십팔장 등의 무공이 일절로 알려져 있다.



오대세가.
남궁세가, 제갈세가, 하북팽가, 선우세가, 황보세가로 한 가문이 무림의 일문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차후 설명하기로 한다.



현 무림을 대표하는 각종 문파의 설명을 마치고 검후는 계속하여 말을 이어갔다.
"그외에 신비사세라는 잘 알려지지 않는 세력이 있어요."

신비사세

천궁(天宮)
고절한 무공을 익힌 신선들의 사는 곳이라 알려진 문파. 특이한 것은 무림에 그 모습을 드러낼때 여인들만 나타나서 여인들로만 이루어진 곳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였다. 각종 병기를 사용하며 그 무공에 관하여는 알려진 바가 없다.

마교(魔敎)
교도들은 스스로를 명교라 칭한다. 각종 패도적인 마공과 환술, 그리고 사이한 대법으로 등장할때마다 무림을 공포에 휩싸이게 하는 흑도무림의 대표적인 문파. 그 문인의 수와 무공의 깊이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라 한다.

봉황곡(鳳凰谷)
현 오존중의 일인인 봉황성모의 출신지로 여기어지는 신비로운 문파. 무림에 한번 출현하였다. 약 사백년전 흑도에 백골문이라는 기이한 사공을 바탕으로하는 사파가 나타나 무림을 어지럽히는 암흑기를 형성할때 등장하여 백골문을 멸문시켜 그 무위를 보였다.

공공문(空空門)
사세 중 가장 신비로운 문파. 단지 소림의 장경각에 그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하여 사세에 들어 있다.

"이와 같아요."
"그렇군요. 그럼 선배님의 소속은?"
"어딜 것 같아요?"
"혹시 천궁이 아니십니까?"
"예. 맞아요. 못났지만 내가 천궁의 출신이지요."
"아! 그러면 지위가..?"
"지위라..부끄럽지만 천궁의 전대 태상후(太上后)라 불리웠지요."
"태상후가 어떤 위치 입니까?"
"천궁은..아니예요. 본녀는 이미 천궁을 떠난 몸. 더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해드릴께요."
"그렇습니까?"
아쉬운 표정을 지우며 말을 맺는 아환.
"언젠가는 아실 날이 있을거예요."
"예."
"아까 하던 말을 계속하지요. 내 무공은 천상신공과 호천검법, 그리고 천화선녀수, 능라행이라고 해요. 전에 아환에게 일러준 은하검은 천궁의 제자들이 익히는 무공을 조금 변형시켜 가르쳐 준것이고요."
"예. 감사합니다."
"아환에게 나의 무공을 이제부터 일러주겠어요."
"감사합니다. 선배님."
아환이 벌떡 일어나 검후 앞에 무릅을 꿇는다.
"이러지 말아요."
오히려 당황하여 급히 아환을 잡아 일으키는 검후. 아환의 예를 받기가 부담스러웠다. 그와 자기사이에 격을 갖추면 갖출수록 거리가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저 그리고.."
"예. 선배님."
"그 호칭에 관한 것인데.."
"예. 선배님."
"다른 것으로 불러주면 안될까요?"
"아! 이제부터 사부님이라 부르겠습니다."
"아니아니..그러지 말고.."
"그럼 어떻게.."
"아환?"
"예."
"그냥..다르게 불러 주면 좋겠어요."
"예?..예."
둘다 머뭇머뭇하였다. 마땅한 호칭이 쉽게 생각이 나질 않았다.
"저 선배님의 존함을 여쭈어 봐도 괜찮겠습니까?"
"선배라 하지 말랬잖아요..내 이름은 조 설하(曺雪霞)라 해요."
"눈의 노을이라 예쁜 이름이군요."
"..."
얼굴이 가볍게 홍조를 띄었다.
"하누님..이라 불러도 괜찮겠습니까?"
"좋아요."
방긋 웃음이 검후의 입가에 그려졌다.
"그럼 누님도 제게 환제라 불러 주시는 겁니까?"
"예."
나지막하게 검후가 대답하였다.
"하누님?"
"예?"
아환이 검후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손을 들어 검후의 얼굴로 손을 뻗어갔다. 가만히 눈을 내리까는 여인, 소녀인듯 수줍음이 배어났다. 홍조를 비치는 볼을 살며시 쓰다듬던 아환 검후의 입술에 자신의 입을 가져갔다. 눈을 내리 감고 턱을 살짝 내밀어 아환의 입술을 받아들이는 검후. 아환은 손을 검후의 어깨로 내려 자신의 품으로 검후를 끌어당겼다.


(6)

아환의 무위는 점차 빠른 성취를 보였다. 하루하루가 지날 수록 그 신기가 눈에 띄게 발전하는 모습이 검후에 눈에 들었다. 이 것은 아환의 본래 자질이 어느 정도 훌륭한 면도 있지만 그 외에 검후의 지도가 세밀하고 정확하였으며 아환의 끈질긴 집념과 인내, 노력으로 매진하였기에 아환은 한발한발 검후가 올라서 있는 위치로 다가갔다.

시간이 지나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다.
호천검을 이제 삼성가량 터득한 아환은 화연봉 그들의 집앞에서 정좌를 하고 운기를 하고 있었다. 아환이 여태까지 배우던 나한공이 아닌 천상신공이었다. 검후는 아환에게 자신이 익히고 있는 심법을 전수하였다. 과연 상승무공의 효과인지 아환의 체내에는 이제 수십년의 공력에 버금가는 내기가 전신을 질주하고 있었다.
또한 아직 검후는 모르고 있는 무상심결 역시 사성가량의 성취를 보였다. 이는 양의심공을 운용하며 각각의 기운을 다스리고 있던 아환이 검후의 천상신공과 같은 고차원적인 무결을 배우면서 그 무리의 깨우침에 일조를 얻어 천상신공과 서로 상응하며 발전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조금씩 체내에 잠재되어 있던 음양신단이 용해되면서 아환의 진력을 높여주고 있었다.

해가 하늘 가운데에 떠 있는 한 낮의 시각,
아환은 크게 심호흡을 한 후 자세를 풀었다. 눈을 들어 청명한 가을의 하늘을 쳐다보았다. 오늘따라 하늘이 더욱 높아보았다. 아환은 처음 생각하였던 것 보다 무공의 길이 쉽지 않음을 최근에야 깨달았다.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었구나. 검후의 무위가 생각하였던 것 보다는 훨씬 더 위에 있구나. 과연 내가 그 경지까지 오를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 무공의 단계를 한단계 높이려면 내공이나 외적인 수련보다는 깨달음이 훨씬 중요하였다. 처음에는 설명으로 금방 깨우칠 수 있었으나 한단계 한단계 성취도가 높아짐에 따라 그 깨달음은 어려워졌다. 더군다나 설명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스스로의 깨달음이 그 비중을 더해갔다. 검후가 지금의 나이에 그 단계를 이룬 것이 이해가 갔다. 그렇다면 자신은 검후보다 자질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한 바, 앞으로 수십년의 세월을 수련하여야 하나? 고개가 절로 흔들어졌다.
그러나 아환이 모르고 있는 것이 있었다. 아환이 비록 자질은 검후에 비해 떨어진다고 하여도 아환에게는 검후를 능가하는 인내와 노력이 있었다. 또한 양의심공으로 무공을 익히면서도 아환은 또 다른 무공을 수련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거기다가 아환은 외공을 병행하며 익히고 있었고, 검후의 호천검을 능가하는 절학인 건곤형과 무상심결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 효력이 알려지지 않은 음양신단이 조금씩 아환의 체내에서 용해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아환의 무공을 익히면서 그의 성취도를 급속하게 높여가는 초석이 되었다.

아환은 천천히 발을 초옥으로 향하였다.
방문을 열자 침상이 보였다.
그 침상위엔 하이얀 여체가 누워있었다. 간밤에 기나긴 회음의 흔적이 발가벗은 여체의 곳곳에 남아 있었다. 머리를 베개위에 누인채 가볍게 다리를 벌리고 있는 검후. 흐트러진 삼단의 머릿결이 침상위에서 무질서하게 펼쳐져 있고 살짝 다물어진 입에선 새근새근 숨이 배어나왔다. 얼굴과 목덜미, 가슴등의 전신 곳곳에서는 붉은 손자국과 치흔이 새겨져 있었다. 얼마나 주물럭댔고 깨물고 핥았을지..다리사이 갈라진 틈에서는 희디흰 액체가 배어나와 마치 소변을 본 듯 아랫도리를 적시고 있었다. 거뭇한 치모사이에서 배어나온 아환의 체액은 흑과 백의 묘한 대조를 보였다.
불끈.
아환의 양물이 일어섰다.
아환은 침상곁으로 다가가 살짝 엉덩이를 끄트머리에 대었다. 손을 뻗어 검후의 젖가슴을 살며시 움켜잡았다.
"아음.."
가벼운 교음이 빨간 입술 사이로 흘러 나왔다. 검후의 눈까풀이 파르르 떨리나 싶더니 반짝 눈이 뜨여졌다. 샛별을 박아놓은 듯 빛나는 예쁜 눈이 거기에 있었다.
"잘잤어요? 하누님."
"응.."
비음이 섞이어 나왔다. 아환의 입에 흐릿한 웃음이 보였다. 아환은 머리를 내려 검후의 입술에 자신의 입을 갖다대었다. 처음에는 살짝 입을 갖다대는 정도에서 차츰차츰 깊어지는 입맞춤, 검후의 혀가 부드럽게 자신의 입술로 들어왔다.
얼마간의 혀의 유희를 서로 즐기곤 아환이 천천히 상의를 벗었다.
"잠깐만."
손을 들어 아환의 동작을 제지하는 검후. 손을 뻗어 아환의 목을 잡더니 몸을 끌어 당겼다. 그 힘에 그냥 순응하여 아환은 침상위로 몸을 눕혔다. 상의의 옷고름이 풀린 상태로 침상위에 벌렁 자빠진 아환, 그 위로 검후가 자신의 몸을 얹는다.
갸날픈 손가락으로 옷을 잡고는 아환의 어깨위에서 팔을 빼내었다. 넓직한 가슴이 보였다. 검후는 고개를 밑으로 내려 아환의 가슴에 입을 가져갔다. 가볍게 입을 대고 다시 떼어 혀로 아환의 가슴을 쓸어내렸다. 위로 올려서 아환의 목덜미를 혀로 핥다가 이로 살짝 깨물고 입술로 빨아들이다가는 혀끝으로 돌렸다. 조금씩 밑으로 머리를 내려 가슴부위에 입술을 대고 근육이 가득한 사내 가슴을 입술로 애무를 하였다. 그러다가 혀끝으로 아환의 유두를 간지럽혔다. 입속에 유두를 넣었다 싶더니 하얀 이끝으로 아환의 젖꼭지를 잘근잘근 씹어낸다.
아환은 전신에 벼락을 맞은듯 움찔 움찔 몸을 떨었다. 가슴에서 번져나오는 외적인 쾌감과 맞물려 저 고귀한 검후가 자신의 위에서 애무를 한다는 정신적인 쾌락도 자극적이었다. 아환은 손을 뻗어 검후의 등을 쓰다듬었다.
여인의 봉사는 계속되었다. 그렇게 위에서 혀를 놀리던 검후는 고개를 조금 더 아래로 내렸다. 혀가 차츰차츰 내려가서 배위로 배꼽을 거치다가 바지춤을 묶은 허리끈에 걸렸다. 여인은 손을 가만히 뻗어 그 매듭을 잡는다.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그 매듭을 잡는가 싶더니 이내 풀러버린다. 이제는 익숙해보였다. 아환의 배위에 있던 여인은 손가락을 바지춤에 끼워넣고 아래로 끌어 당겼다.
우뚝!
무엇에 걸린 듯 멈칫하던 바지가 단숨에 무릅까지 내려왔다. 바지를 걸리게 했던 원흉인 검붉은 육봉이 불쑥 솟아올랐다. 장대해보였다. 크고 발기한 그 위용에 빙긋 미소를 입에 걸치는 여인은 섬섬옥수를 내밀어 그 중턱을 쥐어보았다. 둘레가 손끝이 닿질 않았다. 여인은 손에 남근을 쥔채로 입을 그 살덩이가 솟아난 곳에 가져가 혀끝으로 살짝 살짝 핥기 시작하였다. 치모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그래도 개의치 않은지 여인은 입으로 계속 그 부위를 훑었다.
그러다 검후는 입을 벌리고 그 끝을 한입 물어보았다. 작은 입에 간신히 들어가 듯 아환의 귀두가 여인의 입속으로 사라졌다. 오밀한 입속으로 그 육봉의 끝을 집어넣고 혀끝으로 살살 찔러대었다.
움찔.
아환의 몸이 진동을 하였다. 눈을 지긋이 감은채 여인의 혀의 감촉을 양물로 느끼고 있었다.
여인이 아환의 하초를 입속 깊숙이 집어넣었다. 그러다간 다시 머리를 들었다가 내리기를 반복하였다. 손가락은 아환의 남근 밑의 고환주머니를 슬쩍 슬쩍 쥐었다가 쓰다듬었다.
아환이 몸을 일으켰다. 눈을 떠서 자신의 다리사이에서 눈을 감고 입술로 육봉을 머금고 있는 여체를 보았다. 정성스럽게 자신의 하반신에서 자리를 잡고 머리를 움직여대고 있는 저 고귀한 신분을 가진 여인, 검후. 이성과 감성이 동시에 쾌감으로 물결치고 있었다.
아환은 슬며시 손을 뻗어 여체의 둔부를 끌어당겼다. 입술에 살덩이를 물고 있는채로 엉덩이가 옆으로 움직였다. 아환이 그 탐스러운 여인의 둔부를 어루만졌다. 살짝 쥐듯하다 강하게 움켜잡기도 하다가 쓰다듬곤 했다.
여인의 입과 혀, 머리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위아래로 입술이 움직이며 타액을 아환의 육봉에 묻혀 번들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사라지기를 되풀이하였다. 그러면서도 혀는 계속하여 아환의 귀두 곳곳, 요도와 귀두밑을 자극하였다.
찰싹!
가벼운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아환이 손을 위로 올린다 싶더니 풍만한 검후의 엉덩이에 손바닥을 갖다대었다. 손을 떼자 발그스름한 손자국이 보였다.
찰싹!
조금 강도가 세어졌다. 여체의 하얀 살결이 떨렸다. 그래도 여인은 입을 아환의 양물에서 떼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강하게 빨고 빠르게 움직였다.
철썩!
제법 아픔을 느낄 정도의 손매가 검후의 둔부에 떨어졌다. 일반 여성이라면 비명을 지를만한 강도의 손놀림. 검후의 아미가 꿈틀 움직임을 보였다. 기이한 것은 기분이 나쁘다거나 아파보이는 것이 아닌 묘한 감흥을 느끼는 듯하였다.

기실 이렇게 되기 까지 아환은 조심 조심 노력을 기울였다. 처음 관계를 가지고 난후 점차 둘의 시간이 많아지고 검후가 슬슬 남녀성관계의 즐거움을 알아가자 아환은 다양한 체위를 취해보았다. 방중기법이라고 할 수 없는 단지 체위만의 변화였다. 정상위로만 하다가 서서히 자세를 세워 좌위를 취하고 여성상위에서 후배위까지..아환은 여러 자세로 검후와 교접을 하였고, 조금씩 방중기법과 전희등을 충실히 하면서 여체를 육욕에 길들게 하였다.
그런 후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아환은 조설하와의 관계시 자주 후배위를 즐겨하였으며 처음에는 부끄러워 하던 검후도 조금씩 이에 익숙해지고 나중에는 적극적으로 그에 응하였다.
그 후 아환은 후배위 삽입상태에서 가볍게 엉덩이를 손으로 내리쳤다. 처음에는 움찔하며 낯선 손놀림에 긴장하였지만 그 강도가 세지 않았고 한참 절정의 순간이기에 지나쳤다. 차츰차츰 아환의 손이 빨라지고 이제는 약한 아픔이 느껴졌다. 하지만 아환의 본격적인 각종 기법을 이용하여 쾌락의 바다 속에 그녀를 침몰시키자 작은 아픔은 오히려 짜릿함으로 변질되었다.
게다가 아환의 입에서 나오는 여러 미사여구로 인하여 달콤한 감정이 한껏 고조된 상태..약간의 고통쯤이야라고 생각했던 것이 이제는 거의 아환의 전력을 다하여 내려치는 손매에도 순간의 고통을 쾌락으로 전환시킬수 있게 된 것이다.

철썩!
공력은 실지 않았지만 거의 전력에 가까운 손속이 내리 꽂혔다.
"아흑!"
양물에서 입을 떼고 짧은 신음을 내뱉나 싶더니 입속에 남근을 다시 머금는다.
착.착.착!
아환의 손이 계속하여 여인의 살위로 떨어지면서 그 주위가 새빨갛게 변하였다. 고통이 엄습할 것임에도 작은 입은 육봉을 입에서 떼지 않고 그 입놀림을 그치지 않았다.
"윽!"
굵은 음성이 나왔다. 아환의 몸이 미미한 떨림을 보였다.
검후의 움직임도 멈추었다.
꿀꺽..꿀꺽..
무언가 가느다란 목을 타고 검후의 식도를 통해 넘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한동안 가만히 삼키던 검후, 천천히 입술을 왕복하고 혀를 내밀어 귀두를 핥으며 뒤처리를 하였다. 많은 양이 나왔는지 허연 체액이 검후의 입가에 조금 배어나왔다.
아환은 손을 뻗어 검후의 머릿결을 가만히 쥐곤 자신의 품안으로 끌어당겼다. 넓직한 사내의 가슴에 쾌락의 잔재가 남아 있는 안색으로 안겨드는 벌거벗은 여체..검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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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3장 입니다. 마지막 부분을 보시면 앞으로의 검후와 아환의 관계를 대충 짐작이나 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어느 분이 건강을 염려하여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눈은 이제 잘 보입니다. 다행히 외상만 남았네요. 나중에 칼을 한번 더 대야할지도..
앞장과는 달리 이번의 장은 경험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엉덩이를 때리는 것이요. 물론 펠~은 당해보았지요. 커~도 역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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