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수라기(獸羅記) 24번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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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후욱..후욱.."
숨을 몰아쉬며 아환은 조심스레 팔과 다리를 움직였다.
"힘들죠?"
고운 소리와 함께 분홍빛 고운 천이 아환의 이마에 흐른 땀을 닦았다. 상운진은 손에 들고 있던 손수건으로 아환의 송글송글 맺힌 땀을 닦아주고 있었다.
지금 아환과 상운진이 있는 곳은 다름아닌 낙성봉의 한 단애였다. 지난번 아환이 항산선녀를 찾으려고 낙성봉을 헤맬때 우연히 발견한 곳인 음양조화역. 아환은 등에 상운진을 업은채로 한발 한발 움직여 아래로 내려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 깊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깊었고 또 험난했다. 게다가 중턱즈음부터 단애를 덮고 있는 희뿌연 운무는 감히 이 단애를 내려갈려 마음을 먹은 사람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였다. 사실 이 운무의 존재는 음양의 이기(二氣)가 융합하여 발생한 것으로 이 단애의 밑을 항상 가리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더군다나 이 단애의 경사는 그냥 아래의 직선이 아닌 다소 움푹들어간 역사선(逆斜線)의 형태를 취하고 있기에 비나 눈이 와도 이 운무가 사라지지 않았다. 낙성봉이 장절봉(腸絶峰)이라 불리울 정도로 험한 산세와 이런 저런 이유때문에 이 항산 근처의 민중들도 쉽게 접근을 하지 못하였다.
점차 경사가 가파름에 따라 아환의 팔이 불룩 근육의 팽창으로 부풀어 올랐다. 혼자서 내려가기도 만만치 않은 길을 상운진까지 업고 내려가는 중이다. 당연히 힘들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아환이 능공허보나 어풍비행등의 전설에만 나오는 그런 경공을 쓸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체력의 힘으로 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내력을 운용하여 밑으로 내려간다면 훨씬 쉽겠지만 이 것도 수련의 일환으로 생각하는지 아환은 근력으로만 몸을 움직였다.
차츰 차츰 둘의 모습이 운무 속으로 사라졌다. 앞을 전혀 볼수가 없게된 상운진은 아환의 목을 감은 손을 더더욱 강하게 둘렀다. 두려움과 긴장으로 고운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운무를 헤치고 아환이 이제 시야에 음양조화역이 눈에 들어오자 상운진을 불렀다.
"운진?"
"예?"
눈을 꼭 감은채 대답하는 상운진.
"그만 눈떠도 돼!"
"싫어요."
"이제 거의 다 왔대두."
"..그래요?"
마지 못해 눈을 뜨는 듯 가늘게 실눈을 떠 밑을 내려다 보는 상운진, 안색이 홱 변했다.
"우와.."
생전 처음보는 아름다운 자연의 광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푸르고 고운 갖가지 풀들과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들, 푸르디 푸른 아름드리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기이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기암괴석들의 배열조차 순수한 그 모양을 드러냄에 상운진은 입을 딱 벌리고 말을 하지 못하였다. 더군다나 한 겨울이 다가옴에도 이렇듯 파란 들판과 수풀이란..
작고 귀여운 동물들이 평화로이 풀을 뜯고 시냇물을 마시고 있었고 투명하다 못해 아예 존재함을 착각할 정도로 맑은 시내는 어찌 그리 황홀한지..그 시내의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작은 초옥이 그 배색과 형상을 주변 배경과 하나인듯 동화되는 모습이 가히 무릇 소녀가 꿈꾸는 그런 이상향이었다.
"정말 아름다워요."
한참만에 상운진의 입술 사이에서 새어나오는 말이었다.
조금 속력을 내어 바삐 내려가는 아환과는 달리 조금전까지 눈을 뜨지도 못하는 여인의 모습은 간 곳없고 자연의 풍경에 도취된 꿈속의 소녀만이 아환의 등뒤에 매달려 있었다.
"영차."
아환이 얼마 남지 않자 훌쩍 뛰어 땅에 내려섰다. 그때까지도 상운진은 그 목에 걸린 팔을 풀 생각도, 내려올 생각도 하지 못한채 입을 살며시 벌린채 시선을 멍하니 하고 있었다.
툭툭..
아환이 손으로 상운진의 등을 건드렸다.
"예?..예."
그제서야 정신이 들은 듯 상운진은 아환을 돌아보았다.
"여기가 우리가 앞으로 생활할 곳이야. 어때?"
"너무 아름다워서 뭐라 표현할 수가.."
대답을 하고 눈을 다시금 시냇가로 돌리려 고개를 돌렸다.
"어멋!"
깜짝 놀라는 상운진.
어느새인가 맑은 물빛의 하늘거리는 나삼을 입은 여인이 근처에 와 있었다.
"오셨어요? 아환."
"그래요. 그동안 심심했지요."
"예. 언제 오실까 기다리고 있었어요."
검후의 어투가 조금 달라졌다. 얼마전까지 반평어, 반경어였던 것이 이제는 완전히 경어를 쓰고 있었다. 다분히 상운진을 의식하였을까? 검후 조설하의 말씨가 공손해졌다.
"소개시켜 주셔야죠."
기웃 시선을 힐끔 상운진에게로 돌린 검후가 아환에게 말을 붙였다.
"참. 이런. 자 인사들 하지요. 이쪽은 조설하누님이고 이쪽은 상운진..사저라 해야 하나?"
"그냥 운진이라고 평소처럼 하세요. 반가워요. 언니. 전 상운진이라고 해요."
먼저 검후에게 다가가서 손을 붙잡고 말을 건네는 상운진, 연적이 눈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친구를 소개받은 것처럼 서슴없이 손을 내밀고 인사를 건넨다.
"만나서 반가워요. 난 조설하라고 해요."
그 손을 같이 맞잡고 조설하가 자기 소개를 하였다.
상운진이 찬찬히 조설하를 살펴 보았다. 아까 내려올때는 그래도 해가 반사되어 밝았는데 내려오고 곧 어스름하게 어둠이 내려 앉아 있어 검후의 모습을 잘 보지 못하고 있다가 다가가서 검후를 가까이 보았을때 상운진은 가슴은 덜컥 내려앉았다.
'헉! 이러한 미모를 가진 여자라니..'
상운진의 현 심정은 회오리치고 있었다. 항산선녀라고 불리우는 여인임을 알고 있었고, 과거 상가진에서 힐끗 보았을때 그 아름다움이 예사롭지 않음을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 일줄을 몰랐다. 곱게 빗겨 내린 긴 머릿결은 차분히 어깨에서 등뒤로 흘러내리며 검은 빛을 은은히 발하고 있었으며 하얗디 하얀 살결, 오밀조밀하게 갸름한 얼굴에 자리잡은 맑고 적당한 눈이며 오똑한 콧날, 붉은 입술, 가느다란 목덜미가 극치의 아름다움을 흩뿌리고 있었다.
"정말 아름다운 언니시군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같아요."
질투심과 부러움이 마음속에 솟아나왔지만 아랫 입술을 살짝 깨물고 검후를 칭찬하였다.
이는 검후도 마찬가지 였다.
상운진의 싱싱함과 일반 촌락에서 보기 힘든 미모에 어린 피부에서 느껴지는 맑고 깨끗한 기운, 밝아 보이는 저 심성, 게다가 자신은 갖지 못한 수태능력을 가지고 있을 저 소녀. 그냥 촌구석의 처녀이리라 짐작한 검후는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운진도 마찬가진데요. 참 예쁘시네요."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보이지 않는 불꽃이 튈 듯하였다.
그 어색함을 깨는 것은 전적으로 아환의 몫.
"자자..밖에서 이러지 말고 집으로 들어가지. 배고프네. 저녁준비나 해야겠지?"
아환이 분위기를 깨곤 집으로 들어갈 것을 재촉하였다.
초옥안은 생각만큼 깨끗하고 아담하였다.
큰방 하나, 작은 방 하나, 부엌의 단순한 구조에 울타리나 마당은 없었다. 굳이 만들이유도 없었다. 이 곳 전부가 마당이요, 셋의 집이었다.
"시장하지요. 저녁 준비를 서둘러야 겠네."
아환이 평소 검후와 같이 살때처럼 식사를 준비하려 부엌으로 들어서려 하였다. 평생을 무공에만 정진한 검후가 음식을 만드는 솜씨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어서 아환이 줄곧 밥을 준비하곤 했다. 어쩌다 검후가 사전에 준비된 과일이나 기타 마른 음식을 차리는 경우는 있어도 밥을 짓거나 고기를 요리하는 등의 부엌일은 거의 하지 않았다.
"무슨 말씀이예요. 사내대장부가. 이런 것은 아녀자가 해야지요."
냉큼 아환의 팔을 끌어 방쪽으로 밀고는 상운진이 부엌으로 발을 옮겼다. 당연히 여인이 해야하는 일이어야 하는 듯 당당히 부엌으로 들어가는 상운진을 검후는 어색한 표정으로 바라보기만 하였다.
상운진을 따라가서 부엌일을 할 수도 그렇다고 아환을 따라가서 방에 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연적이 선수를 쳤다.
아환은 방으로 들어가고 상운진은 부엌으로 들어갔다. 그 사이에서 검후는 어쩔줄 모르고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서있기만 하였다. 그 것을 눈치채고 아환이 검후를 불렀다.
"이리 들어와요. 하누님."
"예."
불편한 걸음으로 방에 들어가는 검후. 곧이어 부엌에서 나온 상운진의 말이 다시금 속을 뒤집어 놓는다.
"저기요. 혹시 쌀이나 야채등 음식을 할 만한 것이 없나요? 있는 것이라곤 과일 몇가지와 육포뿐이네요. 그동안 밥은 어떻게 해드셨어요?"
상운진이 열린 문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검후에게 묻는다.
"그건.."
대답을 하지 못하고 얼굴만 더욱 붉게 물들었다.
"응. 하누님은 음식을 잘 할줄 모르셔. 그래서 거의 내가 했었거든. 그래서 아마 아무것도 없을꺼야."
"그럼 어쩌죠? 뭐 준비할게 없네요."
"그냥 과일이나 깎고 마른 육포나 적당히 가져와. 오늘 저녁은 그것으로 하지."
"그래요? 음..그럼 잠시만요."
상운진이 부엌으로 사라졌다.
"저..아환?"
"예? 하누님."
"저..상운진이란 처녀는 음식을 잘해요?"
"그럼요. 요리솜씨가 가히 일절이라 할 정도입니다."
"...그래요?"
검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처음부터 한방 먹었다. 검후는 지난 과거의 삶이 원망스러워졌다. 예전에는 한번도 가져보지 못하였던 생각. 그동안 자신은 요리도 배우지 못하고 무얼 하였나? 차라리 무공보다는 여염집 처자들처럼 부엌일이나 배울걸..일종의 심마일까? 검후의 내심은 많이 헝클어져 있었다. 자신이 가장 아끼는 사람을 사이에 두고 연적에게 선수를 빼앗기더니..검후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다.
'내가 잘하는 게 있을거야. 무공외에 다른..내가 잘하는 것이..'
상운진이 상을 들고 들어왔다.
"히야.."
아환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매일 육포나 과일, 간단한 죽을 끓여서 먹던 산의 생활에서 보지 못하였던 음식이 상위에 올려져 있었다. 언제 만들었는지 상운진은 육포와 과일등을 이용하여 몇가지 음식을 만들어 온것이었다. 향긋한 냄새가 풍기는 과일과 고기로 만든 여러 요리..배를 파내어 그 속에 고기와 여러 과일 그리고 언제 뜯었는지 나물등을 채워 넣어 푹 익힌 배숙같은 음식과 육포를 살짝 구워서 그것을 과일로 감싸 다시 굽고 여러가지 모양을 내어 깎아 재치있게 담은 그릇..가히 산중에서 상상도 못할 음식이 올라있었다.
"들어보세요. 입맛에 맞을지.."
말은 그렇게 하지만 자신만만한 태도로 상을 내려 놓는 상운진의 모습에 검후는 기가 죽었다.
"흐음..어! 맛있는데.."
한 수저 퍼서 들고 아환이 감탄을 해댄다. 검후 역시 한입 먹어보자 그 감칠 맛에 다시금 기가 사그러들었다. 저 것은 평생 요리만 배웠는지 그 짧은 시간에 맛있는 저녁을 모양나게 준비할 수 있을까?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달고 맛있던 음식이 입속에서 떫은 맛을 내었다.
툭.
검후가 수저를 내려놓았다.
"우물..우물..응..? 왜? 더 들지요."
검후의 속을 모르는지 아환이 먹기에 정신 없다가 검후가 숟가락을 내려놓는 것을 보곤 한마디 던졌다.
"예"..아! 예..입맛이 없어서.."
"그래요? 그럼 할수 없죠."
그 마음을 눈치챈 상운진이 아환이 대답하기 전에 말을 가로채고는 음식그릇을 아환에게 밀어놓았다. 아환도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듯 수저만 움직였다.
"물이나 떠 올께요."
자리를 피하고 싶은 듯 검후가 일어섰다.
"물이요? 제가 가져왔어요."
정말 얄미웠다. 그래도 이왕 일어선 김에 검후는 밖의 바람을 쐬고 마음을 정리하고 싶었다.
"속이 안좋아 잠깐 바람이나 쐬어야 겠어요."
둘을 방안에 두고 무거운 안색으로 검후가 밖으로 나섰다.
'뺏길 수 없어. 절대로 잃지 않을거야.'
검후는 시냇가에서 물을 내려다 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자신의 마음을 전부 가져간 저 사내가 지금 다른 여자와 히히덕 거리고 있는 모습은 참기 어려웠다. 하지만 현재는 자신의 열세, 저 앙큼한 것은 사내옆에 바싹 달라붙어 온갖 아양을 떨어대는데..
손을 꼭 쥐고 검후는 빛나는 두눈을 물속에서 유영하는 작은 물고기에 고정시킨채 다짐을 되풀이하였다.
(5)
"예?"
"아환. 뭐라구요?"
두 여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환을 쳐다보았다.
"왜 이상한가? 우리는 이미 한 식구잖아."
"그래도..그것은 좀.."
"환랑. 진심인가요. 정말 옷을 다 벗고 나체로 이곳에서 생활하고 싶으세요?"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던 중 아환이 경악할 만한 말을 꺼내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이 곳, 음양조화역에서 다들 옷을 다 벗고 하나도 걸치지 않은채로 살자는 것. 오직 하나, 발을 보호하기 위한 신발하나만 신고 다른 옷가지들은 다 치우고 생활하지고 제안을 하였다. 그 발언에 나타난 두 여자의 태도도 차이가 났다.
검후는 자신이 잘 못들은 것은 아닐까? 혹시 다른 의미가 아닐까? 농담하는 것일까? 황당하고 어색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였지만 상운진은 달랐다. 이미 갖가지 성의 경험을 했기에 아환의 말을 수긍하였다. 하지만 검후가 있는데서 나신으로 다닌다는 것은 그리 썩 내키지 않아 미적거리지만 아환의 말이 떨어지며 금방이라도 옷을 벗을듯한 자세였다.
"싫어? 난 그것이 좋은데."
"아환.."
검후는 말을 못하고 아환의 얼굴만 바라보았다.
"알았어요. 환랑."
상운진은 순순히 받아들여서 옷고름에 손을 가져갔다. 그리곤 옷고름을 풀고 저고리를 젖혀 벗었다. 일어서서 치마를 끌러서 아래로 흘러내리게 하였다. 하이얀 젋은 여체의 속살이 그 부끄러운 자태를 드러내었다. 곧게 뻗어내린 옥주(玉柱)가 바닥에서 위로 반듯하게 서있다. 희고 고운 다리 사이엔 우윳빛 작은 천이 살짝 비지를 가리고 있었다. 상운진은 손을 뒤로 하여 내고와 고의의 끈을 풀었다. 스르르 흘러내리는 여인의 부끄러운 비처를 가린 조그마한 천쪼가리마저 여체에게서 떨어져 내렸다.
그리 크지 않지만 하얗고 봉긋하게 솟아오른 두 살덩이가 상운진이 몸을 세우자 가볍게 출렁거렸다. 마치 핏줄이 보일듯, 그 내부가 보일 듯 투명하면서도 예쁜 유방에 진분홍빛 유실이 가운데 맺혀있었다. 그 한쪽의 유두에는 마치 귀고리같이 반짝이는 금빛 고리가 흔들리고 있었다.
매끈하게 내려온 배의 선을 지나면 살짝 살이 오를듯 말듯한 아랫배가 보이고, 치모가 하나 보이지 않는 갈라진 틈이 보였다. 불그스름한 음부의 속살이 삐져나와있었다. 그 갈라지기 시작한 부위의 밑, 거기에도 유두에 매달린 고리와 유사한 금빛 고리가 달랑 달려져 있었다.
검후는 옆에서 상운진이 옷을 벗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
검후가 놀란 것은 이리 쉽게 옷을 벗는 상운진의 대담함이 그 첫째요, 앳띤 얼굴과는 달리 육체는 성숙할대로 성숙하여 들어갈 곳과 나올 곳이 잘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움을 보이는 것이 둘째요 게다가 젖꼭지와 음핵에 달려 있는 고리를 보고 놀람이 셋째였다.
자신에 못지 않은 아름다운 육체. 처음 아환이 상운진을 데려온다고 하였을때 순순히 응한 것도 자신의 외모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지금 상운진을 보니 그 나체가 검후보다 별로 떨어지지 않는 것같이 보였고 그 비처비처에 달려있는 장신구가 상운진의 육체와 기묘한 조화를 이루어 형언할 수 없는 특이한 매력을 보이고 있었다.
"..."
말을 못하고 검후는 상운진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누님은 벗지 않을 거요?"
아환의 재촉이 귓가에서 웅웅거렸다.
"누님?..누님!"
검후가 멍하니 있자 아환이 소리를 높였다.
"예?"
"누님은 벗지 않을 거냐고요."
"예?"
반문을 하며 슬쩍 상운진을 쳐다본 검후, 그 상운진의 눈가에 득의의 기색이 오르는 것을 보자 입술을 빨아대며 망설였다. 그러다 마음을 정한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 저도 따를께요."
검후가 내키지 않는 듯 손을 천천히 옷고름으로 가져갔다. 고름을 풀고 상의를 벗었다. 치마를 끌러내리고 내고를 벗고 고의를 아래로 떨어뜨렸다. 손이 자꾸 멈칫멈칫하여 상운진이 옷을 벗는 시간보다 몇배의 시간이 흘렀다. 이를 보고 있는 아환의 눈에 득의의 빛이 비춰졌다.
상운진과 마찬가지로 검후 역시 나체가 되었다.
"아!"
상운진의 입술사이로 감탄성이 새어나왔다.
희다 못해 마치 그 속이 들여다 보이는 듯 곱디 고운 검후의 살결에 자신보다 조금 크다 싶은 오똑 솟구친 젖가슴, 그위엔 연한 분홍빛 유두가 앙증맞게 달려 있었고 균형잡힌 몸매가 아래까지 이어졌다. 평평한 아랫배와 그 아래 두덩을 지나면 가늘게 선을 이은 음모의 숲이 짙지 않았지만 소담스럽게 덮고 있었고 그 사이로 분홍빛의 속살이 보일듯 말듯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였다.
'이렇게 아름답다니..너무나 아름다운 몸이구나. 환랑이 매료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이 여자는 평생 몸매만 가꾸며 살아왔나? 어쩌면 이렇게 예쁠수 있지?'
상운진은 상운진대로 바짝 긴장이 되었다.
그렇게 둘이 서로의 육체를 질시반 부러움반으로 응시하고 있을때 아환이 그 기묘한 분위기를 깨었다.
"내 옷은 누가 벗겨 주었으면 하는데.."
아환의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상운진이 대답을 하였다.
"예. 제가 할께요."
아환의 옆에 무릅을 끓고 자리를 잡은 상운진은 교수를 아환의 상의로 가져갔다.
"저도 돕지요."
더이상 밀리지 않으려는 검후의 의지가 담겨져 있었다.
다른 한쪽에 가서 자리를 잡은 검후 역시 손을 뻗어 아환의 바지춤을 끌러대었다.
한 사내를 두고서 두 나신의 여인이 그 매혹적인 몸을 다 드러내고 양쪽 옆에 앉아 아환의 사중을 들고 있는 모습은 절로 욕정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두 여자가 경쟁적으로 서로 아환의 옷을 벗길려고 손을 뻗자 아환의 손도 놀고 있지만은 않았다.
슬며시 양쪽으로 손을 뻗은 아환, 두 여자의 비처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움찔..
검후의 몸이 떨렸다.
"흐음"
상운진은 그 손길을 즐겼다.
어느새인지 상운진의 비부는 습기가 배어나오는지 축축함이 느껴졌다. 그와 반대로 상당히 긴장한 듯 검후의 비처는 별다른 물기가 만져지지 않았다.
'흐음..과연 그렇군. 그렇지만 앞으로 저렇게 만들어야겠지.'
검후는 상운진이 아환의 손길에 몸을 맡긴채로 그 애무를 즐기자 천천히 자신의 몸의 긴장을 풀었다. 하지만 뜻대로 쉬이 풀리지 않는게 사람의 일인지라 의지로 노력을 할수록 오히려 몸은 더더욱 경직되어갔다.
사내의 옷이 금방 다 떨어져 나갔다.
아환은 아쉽지만 손을 거두고,
"아침을 먹어야겠지요? 아침은 내가 할까요?"
"무슨 말씀을..어제 말씀드린대로 이제부터 식사 및 잡일은 저희 여자들이 할거예요. 그렇죠. 언니?"
상운진은 무슨 말을 하냔 듯 나서서 앞으로의 부엌 및 기타 잡일을 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러면서 검후에게 동의를 구하는 상운진. 깜찍하다고 해야할까? 얄밉다고 해야할까...
"그..그렇죠. 이제부터 저희들이 할께요."
"그리고 또 하나 있어요. 환랑."
"응?"
"무릇 한 집안의 가장이라면 그 위엄과 기상을 손상시켜선 안되요."
"그래서?"
"언니의 의견은 잘 모르겠지만 지금부터 환랑은 저희들에게 평어를 하셨으면 해요. 부를때도 이름을 불러주시고 편하게 하셨으면 좋겠어요. 언니의 의견은 어때요?"
"그..그것은..예. 그렇도록 하지요."
저 혼자 결정은 다하고 나중에 검후에게 억지로 동의를 이끌어내는 상운진. 검후는 마지못해 끌려가듯 동의를 하였다.
"그럼 한번 편하게 이름을 불러봐요."
"운진. 설하...누님."
"그냥 이름을 편하게 부르라니까요?"
"설하."
"예."
"그래요. 그렇게 하면 되잖아요."
"...예, 그렇게 하세요."
"그러지."
"그럼 저희는 아침이나 준비할께요. 자! 가요. 언니."
상운진이 검후의 팔을 잡아끌었다. 상운진에 이끌려 방밖으로 나가는 검후의 뒷모습이 보였다.
하얀 박을 엎어 놓은듯 탐스러운 두쌍의 둔부가 흔들리면서 문밖으로 사라졌다.
그 유혹의 몸짓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아환.
'후후후. 과연 상운진이군.'
"언니가 잘하시는 요리가 있어요?"
"아니..전혀.."
"언니도 제게 편하게 말을 놓으세요. 제가 척 봐도 동생뻘인데요."
"그..그럴까?"
"그래요. 언니. 그럼 제가 음식을 할 동안 지켜봐주세요."
상운진은 몸을 돌려 이것 저것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저..진매."
"네?"
"진매는 음식을 잘해?"
"그냥 좀 해요. 어머니가 일찍 작고하셔서 어릴적부터 부엌을 맡았어요."
"그렇구나.."
"참! 언니."
"응?"
"언니는 나이가 얼마예요?"
쿵!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다. 검후가 가장 밝히기 싫어하는 자신의 최대 단점, 나이. 상운진의 물음에 검후의 안색이 흐려졌다.
"언니?"
"응?"
"어디 불편해요?"
"아니..음..내 나이는 나중에 말해줄께. 그리 적은 나이가 아니라.."
"그래요? 그럼 다음에 듣죠."
별 관심이 없는 듯 말을 마친 상운진은 다시 몸을 돌려서 상차림을 계속하였다. 검후를 등위에 두고 음식을 준비하는 상운진의 입가에 알듯 모를듯한 미소가 그려졌다.
"저..진매?"
"예? 언니?"
"저..뭐 좀 물어볼 것이 있는데.."
"뭔데요?"
"저기..그거 말이야.."
"뭔데요? 뭘 물으실려고 그러죠?"
아랫입술을 살짝 물어보는 검후. 조심조심 말을 꺼내었다.
"거기.."
"어디요?"
"거기.."
손가락으로 상운진의 젖가슴을 가리킨다.
"여기요?"
상운진이 자신의 가슴을 들어올렸다.
"응."
"여기가 어때서요?"
"그 위에 그거.."
차마 형언할 수 없다는 듯 말을 빙빙 돌린다.
"여기 뭐..아하! 이거요?"
상운진이 유두에 달려있는 고리를 손가락을 걸어 살짝 들어올렸다.
"응."
"이게 어때서요?"
"그게.."
자꾸 손바닥에 땀이 고였다. 어떻게 물어야 할지..물어도 괜찮은 것인지..
"이게 뭐냐구요?"
"..응."
"환랑이 달아준 거예요."
"아환이?"
깜짝 놀라는 검후.
"예. 환랑이 이런 것을 좋아해서요. 이 것을 달고 환랑이 상당히 이뻐해줬어요."
"정말이야?"
"참. 그러고 보니 언니는 이것을 달지 않았네요. 난 아환이 좋다고 해서 여기도 달았는데.."
전혀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듯 상운진이 다리를 살짝 벌리곤 그 사이에 달려 있는 금빛 고리를 손으로 들어보았다.
"..."
어안이 벙벙해져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는 검후였다.
"또 이상한게 있네요."
"뭔데?"
"언니는 거기에 털들이 아직 있네요. 아환은 본래 거기에 털이 없는게 좋다고 했는데..나도 그래서 수시로 이 곳의 털을 깎아 관리하는데.."
"....그런가요?"
"제 말이 믿기지 않으시면 아환에게 물어보세요."
"...."
"그리고 또 언니도 아환이 뭐예요. 이제 존대하기로 했으니 환랑이라고 부르는게 어때요?"
"그게.."
"앞으로 그렇게 해요. 그러실거죠?"
완전히 주도권은 상운진에게 있었다. 검후가 미적미적하자 재차 재촉하여 대답을 받아내었다.
"이제 우리는 사이좋게 환랑을 모시도록 해요. 그게 좋겠죠? 언니."
"그래요.."
힘없이 대답하는 검후..
두 여자가 발가벗고 한 남자에 대한 미묘한 사랑싸움을 벌이는 이 곳, 항산의 한 봉우리 낙성봉의 단애 밑 음양조화역의 한 초옥의 주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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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3P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기다리시는 분들께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말씀드립니다. 아마 다음번에는 나오겠지요. ^^;
어느 분이 문의하신 아환의 누나가 다시 등장할려면 한참 남았습니다.
이미 그 여인의 정체를 짐작하신 분들도 꽤 될거라 봅니다.
그럭 저럭 꽤 많이 썼네요. 이제 한권이 조금 넘을려나..(그럼 10권이상되는 야설을 쓴다는 얘긴데..에궁! 스스로를 과대평가한 것은 아닌지요.)
개인적으로 Piercing과 Shaving를 좋아하는 지라 여인들의 길들임에..^^;
허접한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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