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수라기(獸羅記) 32번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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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튜브링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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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몸이 끊임없이 떨리고 있었다. 잔뜩 움켜쥔 두손 역시 잔떨림을 보이고 있은지 오래, 반쯤 내려감은 눈은 얼핏 보아도 붉은 기운이 은은히 발산되고 있어 보였다.
한 야산의 동굴, 외부에서는 잘 찾기 힘든 위치에 자리 잡은 동굴안에서 한 장대한 체격을 가진 사내, 아환이 큼직한 바위위에 걸터 앉아 있었다.
기이한 흥분이 전신을 계속 울리고 있었다.
살인!
아환은 생전 처음 사람을 죽였다. 언젠가는 경험할 일이라고 생각하였고 또 가차없이 자신에게 원한을 준 대상에게 가하리라 생각되었던 살인이라는 단어였다. 그리고 칼을 던져 주먹을 휘둘러 두 명을 처치하고 난 직후에도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하였다.
허나 둘의 시체의 옷을 벗기고 들짐승의 먹이로 던져놓고 뒷처리를 어느 정도 한후 시간이 흐르자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라는 기억이 살아났다. 아환의 손에 있던 칼로 인하여 다른 사람의 머리가 산산히 터져나가고 자신의 손에 한 사람의 머리가 부서져 죽었다.
'이는 무슨 감정일까? 죄책감인가?'
그것은 아니었다. 결단코 죄책감은 아니었다. 아환이 스스로 죄의식을 느끼기에는 그동안 자신이 겪어 왔던 비참함과 떠돌이 생활에서 겪은 고충이 너무 컸다. 게다가 자신은 자신의 목적을 위하여 무고한 여인까지도 이용할 정도로 비정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렇다면 이 감정은 무엇일까? 혹 내가 살성(殺星)은 아닌가? 이러한 것이 실제의 전투에서 발생한다면 어떻게 그것을 극복할 것인가? 끊임없이 고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
'정말 살(殺)을 익혀야 겠군. 살이라..'

"으으음..."
가느다란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고운 음성이 붉은 입술사이로 미약하게 흘러나왔다.
하얀 우윳빛의 피부, 그 눈꺼플이 들어 올려진다 싶더니 맑은 눈망울이 나타났다. 까만 동공이 주위의 티없이 깨끗한 흰자위와 잘 어울렸고 크고 아름다와 보였다.
여인은 눈을 뜨자 무언가 낯설음이 느껴졌다. 항상 자고 일어나 아침에 눈을 뜨면 보이는 자신의 방안이 아니었다. 기괴한 모양의 천정. 시선을 돋구자 희미하게나마 주변을 볼 수 있었고 곧 울퉁불탕한 암석으로 되어 있음이 보였다.
"헉!"
급히 상체를 튕기듯 일으켰다. 그러자 또다른 감각, 추위가 몰려왔다. 본능적으로 손을 들어 몸을 감싸안았을때 맨살이 만져졌다. 침의가 만져지는게 아니고 아무 것도 없이 맨몸이 느껴졌다.
여인은 급히 눈을 내리깔았다. 그러자 하얀 살덩이 둘이 손에 눌려 일그러진 모양으로 되어 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어멋!"
뽀족한 교성이 터져나왔다.
여인은 깜짝 놀라 다리를 웅크리고 두팔로 가슴을 가리며 몸을 숙여 혹 다른 사람이 볼까봐 자신을 감추었다. 몸을 숙이자 자신의 다리가 보였다. 역시 그곳에도 아무런 천조각은 걸쳐져 있지 않았다.
몸을 숙인채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며시 쳐다보았다.
정면에 커다란 물체가 있는 것이 보였다. 어느 정도 안력이 적응되어 차츰차츰 윤곽이 들어오자 이 곳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동굴같아 보였고 그것은 바위나 다른 정물이 아닌 한 사람이 앉아 있는 것임을 깨달았다.
"누구..세요?"
떨리는 음성으로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누구세요? 여기는 어디죠? 당신은 왜 거기 있죠? 난 왜 여기에 있는거죠?"
음성이 떨려 나왔지만 하나하나 질문을 해대는 여인, 무림에서 어느 정도 밥을 먹었는지 금새 마음을 진정시키고 앞의 사람에게 질문을 쏟아내었다.
"청룡보의 대소저가 맞나?"
차가운 음성이 들려왔다.
"예. 내가 그 사람이예요. 당신은 누구시죠?"
"크흐흐흐..네가 청룡보의 대소저라고..크하하하.."
"당신은 누구신가요? 나를 여기에 데리고 온 사람이 당신인가요?"
"당신이라..크흐흐흐!"
아환이 나즈막히 괴소를 터뜨렸다.
"..."
아환의 괴이하게 웃자 여인은 어안이 벙벙해져서 아환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내 질문에 먼저 대답하세요."
"허허..자신의 처지를 잘 모르는군."
여인은 말을 하면서 슬그머니 진기를 끌어올려 보았다.
"헛! 당신은 무슨 짓을 한거죠?"
전혀 진기가 운용이 되지 않았다. 비록 절세고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후지기수 중에 제법 이름을 날린 경험이 있는 여인으로서 내공을 끌어올릴 수 없자 당황해서 아환에게 쏘아붙였다.
"네 이름이 무어냐고 물었다."
"남유란이예요. 내게 무슨 짓을 한거죠?"
"내가 한 것은 널 이곳으로 데리고 와서 발가벗긴 것 밖에 없다."
"그럼 왜 내 진기가.."
"그것은 널 납치하려는 놈들이 네게 무슨 수작을 부렸겠지."
"누가 날 납치하려.."
"혈도문이라고 하더라."
"그런데 당신은 왜 내 옷을 벗겼죠? 설마.."
"그 설마가 맞을꺼야. 아니지. 오히려 그 설마로 끝날까?"
"당당한 사내라면 정정당당히 사람을 대해야지. 어찌 이런 비겁한 수단을..그러고도 네가 사내더냐?"
창백해진 안색으로 아환에게 대들듯 말하는 남유란, 말투가 거칠어지고 눈빛이 사나와졌다.
"난 충분히 비겁할 수도 있고 치사해질 수도 있어. 그러한 네 년놈들은 정정당당해서 양민들을 무고히 죽이고 괴롭혔는가?"
"닥쳐라. 우리 청룡보는 정도의 문파로서 항상 서민을 생각하고 정의를 구현하는데 그 힘을 다했다. 네놈같은 사마외도의 무리가 함부로 모함을 할 곳이 아니다."
"모함? 모함이라.."
아환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칠척에 가까운 장대한 체구가 일어서자 동굴의 입구가 꽉 막혀있는 느낌이 들었다.
아환은 느긋하게 걸어서 남유란의 앞으로 다가갔다.
"서라! 비겁한 놈. 어찌하려고 그러느냐? 서지 못하겠느냐?"
아환이 남유란의 얼굴앞에 섰다. 주저앉아 가슴을 손으로 가리고 다리를 오무린채 시선을 치켜뜨고 위를 쳐다보는 여인의 시선에서 경멸과 공포가 엿보였다.
아환이 한발을 들어올리더니 남유란의 턱을 슬쩍 걷어찼다.
"아악!"
가볍다하지만 무예를 익힌 사내의 발. 남유란은 뒤로 벌렁 자빠졌다.
여인의 팔이 들리고 다리가 위로 올라갔다. 그러면서 여체가 적나라하게 아환의 눈으로 들어왔다.
뽀얀 살결에 덜렁이는 두개의 봉우리가 흔들거렸다. 그위에 앙증맞게 맺혀있는 연한 붉은 돌기가 움찔거렸다. 여태까지 보아온 여자와는 다른 넓은 유륜이 특이하게 눈길을 끌었다.
군살이 없는 복부와 그 밑으로 시선을 내리면 짙게 우성진 수풀이 보였다. 숲이 우거진 탓인지 비처는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 어림에 음부가 있을거라 짐작이 될뿐. 여체가 뒤로 넘어지며 반동으로 엉덩이가 위로 치올랐다. 상당히 음모가 많이 있는 여자인듯 항문까지 온통 거뭇한 음모로 덮여있었다. 하얗게 쭉 뻗은 다리사이의 새까만 밀림이 흑과 백의 대비를 보여주었다.
아환은 걷어찬 발을 거두지 않고 그냥 밑으로 내려 남유란의 발그스름한 뺨을 짓눌렀다. 남유란의 얼굴만한, 오히려 얼굴보다 큰 아환의 발에 눌린 남유한의 얼굴은 옆으로 비스듬히 향한체 꼼짝도 못할 지경이었다.
"으윽. 치워라. 이 불한당 같은 놈아!"
아환은 그 말을 무시하고 발에 지긋이 힘을 가했다.
"으으윽."
남유란은 얼굴이 땅속으로 박혀들어가는 느낌과 함께 턱과 뺨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신음을 흘렸다. 얼얼함이 전해오는 턱은 차치하고서도 뺨은 일그러져 기괴한 모양을 짓고 있었다. 고통도 고통이지만 남유란은 공포심에 몸을 더더욱 떨었다.
"이...이...이 놈.."
"아직도 충분히 인식을 못하였군. 어떤 처지인지.."
"날..어쩔거냐?"
땅에 눌린채라 입술까지 일그러져 불분명한 발음이 새어나왔지만 무슨 뜻인지는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아환이 발에다 좀 더 힘을 주었다.
"꺄 악.."
남유란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힘이 없는 여체가 바둥거렸다.
아환은 발을 거두고는 왼손으로 남유란의 목을 잡고 치켜들었다.
"이 무..켁..켁.."
아환의 손길에 목을 잡혀 몸이 위로 들리자 발이 땅에서 떨어졌다. 아환의 신장이 남유란보다 두자가 좀 되지 않을 정도로 커서 남유란은 목을 잡힌채 허공에 떠올랐다. 금새 잡힌 목에서 들어오던 공기가 끊어졌다. 숨이 막히고 답답하면서 두려움이 몰려들었다. 남유란은 두손으로 아환의 팔을 잡고 발로 바둥거리며 아환을 걷어찰려고 하였다.
퍽..퍽..
손톱을 세워 아환의 팔을 꼬집고 할퀴고 발로 수차례 아환의 다리 부분을 가격하였다. 그러나 내공이 들어가있지 않은 여인의 손과 발은 아환에게 별다른 방해가 되지 않았다.
쫙!
남유란의 고개가 오른쪽으로 획 돌아갔다. 아환이 한차례 뺨을 후려갈겼다. 곧바로 남유란의 맞은 부위가 퉁퉁 부어오르고 입술은 터졌는지 핏줄기가 배어나왔다.
쫙!
왼쪽으로 고개가 돌아갔다. 남유란의 양볼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끄억.."
쫙! 쫙! 쫙!..
아환이 기계적으로 손을 놀렸다. 남유란은 아환의 손이 얼굴에 닿을때마다 고개가 좌우로 돌아갔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되풀이 되는 아환의 손길에 정신조차 혼미해졌다. 고통보다는 충격에 머릿속이 흔들렸다.
남유란의 가랑이사이에서 갑자기 노란 액체가 분수처럼 터져나와 남유란의 허벅지와 아환의 바지를 적셨다. 고통과 공포에 소변을 놓친 것이리라. 퍼져나오는 소변줄기는 남유란의 다리를 따라 흘러내리고 일부는 땅에 홍건하게 고였다.
털썩.
아환이 손을 놓자 그 물이 괴인 곳에 떨어지는 남유란의 흰 육체. 소변이 땅위의 흙과 함께 튀어 여체의 전신 곳곳에 얼룩을 지었다.
"끄윽.켁..켁..헉..헉"
남유란은 그제서야 숨을 쉴 수 있는 듯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다. 바로 얼굴의 고통이 밀려왔다. 아울러 수치심이 남유란의 뇌리를 흔들었다. 낯선 사내앞에서 알몸을 보여주고 그 사내에게 얻어맞고 그 앞에서 소변을 놓쳤다는 생각이 들자 두려움은 색깔을 달리하여 분노로 바뀌었다.
"차라리 죽여라. 이 놈아! 날 죽여라!"
남유란은 악을 쓰며 아환에게 대들었다.
아환은 그러한 남유란의 모습에 잔인한 미소를 짓더니 발끝으로 남유란의 명치를 찍었다.
"끄..으.."
몸을 새우처럼 웅크리고 명치를 맞아 신음도 제대로 흘리지 못하는 여체.
아환은 남유란의 머리채를 잡고 쳐 들었다.
그때까지도 채 숨을 고르지 못하고 숨을 몰아쉬며 아픔에 떨고 있는 남유란을 아까 자신이 앉아있는 바위위로 던졌다.
철썩..
부드러운 살이 바위에 부딪혔다.
"허윽.."
엎드려서 커다란 엉덩이를 아환 쪽으로 하고 젖가슴을 바위위에 뭉개진채로 몸을 떨어대고 있는 남유란. 아환의 눈가에 열기가 맺혔다. 파괴의 욕구가 아환을 자극하였다.
아환이 허리춤을 끌러내렸다.
스르르 바지가 내려가고 아환의 육봉이 그 위용을 드러내었다. 덩치가 덩치인 만큼 그 남근의 크기도 대단하였다. 아환이 음양조화역에서 성장을 하면서 따라서 커진 모양이었다. 지금 아환의 양물은 그 크기로는 마치 커다란 말뚝과도 같아 왠만하게 닳고 닳은 여자라도 쉬 적응을 하기 힘든 크기였다. 물론 검후나 상운진 같은 경우야 아환의 성장과 함께 지속적인 성관계를 가져서 자연스레 넓어졌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흉기와도 같은 물건.
아환은 다짜고짜 그 살덩이를 남유란의 엉덩이에 가져다대었다. 그때까지도 남유란은 바위위에 널부러져 숨만 몰아쉬고 있었다.
아환이 육봉의 끝을 남유란의 무성한 수풀을 헤집고 비처를 찾아 그 끝을 맞추었다. 그제서야 무슨일이 벌어지는 가를 깨달은 남유란의 여린 동체가 퍼득였다.
"안돼. 제발..끼아아악!"
입속과 밖이 터져나가 불분명한 발음으로 저항을 하던 남유란 급기야 괴성을 터뜨렸다. 아환의 살끝이 남유란의 비부에 두치가량 침임을 하여 들어갔다. 충분한 전희를 가져도 받아들이기엔 고통 스러울텐데 전혀 사전동작 없이 거대한 남성의 흉기가 여체로 침입을 하려 하자 여체의 전 신경이 고통을 호소했다.
큼지막한 두 손으로 여체의 양 둔부를 움켜잡고는 아환은 자신의 양물을 밀어넣었다.
"끄아악.."
엄청난 비명이 동굴속을 뒤흔들었다. 남유란은 몸이 반으로 쪼개지는 듯한 고통에 못이겨 혼절하였다. 바위에 널부러져 있는 하얀 육체. 아환은 남유란이 정신을 잃던 말던 끝까지 남근을 밀어넣었다.
그 큰 살덩이가 남유란의 몸속으로 전부 들어갔다.
아환은 후배위의 자세를 유치한채 허리를 진퇴시켰다. 아환이 몸을 부딪혀 갈때마다 여체가 출렁였다. 처녀의 비지를 막고 있던 막뿐만 아니라 비처가 파열이 되었는지 상당한 피가 흘러내려 바위위를 붉게 물들였다. 여체의 틈이 찢어졌나 보았다.
아환은 남유란의 비처에서 흘러나온 선혈로 인하여 윤활의 효과를 보자 더더욱 허리의 움직임을 빨리하여 절정으로 치달았다. 절정에 다다른 듯 아환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남유란의 둔부를 뜯어낼려는지 꽉 움켜쥐어 자신에게 끌어당기고는 하체를 더욱 힘차게 밀어붙였다.
"으..음"
아환이 희미한 신음을 내고는 동작을 멈추었다. 몇번의 여운을 즐긴후 아환은 자신의 양물을 남유란의 체내에서 빼내었다.
아예 새빨갛게 물든 아환의 남근에 체액이 점점히 장식을 한 모양. 아환은 남유란의 벗겨놓은 옷가지로 쓱쓱 문질러 닦은 후 아무데나 휙 던져놓았다.
남유란은 바위위에 미동도 하지 못한채 엎어져 혼절을 하고 있었다. 벌려진 사타구니에는 피가 흥건하게 고여있었고 조금씩 하얀 액체가 질속에서 새어나와 붉은 연못에 하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4)

"꺄아악..."
찢어지는 듯한 여인의 비명이 숲속을 갈랐다.
남유란은 끊임없이 하체로부터 몰려오는 끔찍한 고통에 진저리를 치며 몸을 떨었다.
"이거 너무 시끄러운데.."
아환이 말에서 내려 옆의 말에 다가갔다.
그 말위에는 눈을 허옇게 까뒤집고 혼절하기 직전의 여인, 남유란이 대충 침의를 걸친체 타고 있었다. 그 안장위, 붉은 피가 꽤 흘러나왔는지 안장을 흠뻑 적시고도 점점히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아환은 동굴속에서 남유란을 강간한후 곧 남유란을 깨워 말을 태운후 이동하던 중이었다.
정말 말로 형용할수 없는 고통,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할 정도의 아픔이 남유란의 사타구니에서 밀려와 온 몸을 뒤흔들었다. 얼마전에 당한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말을 탔다. 아환의 거대한 양물을 받아들여 하체가 온통 엉망이 될 정도로 짓이겨져 가만히 있어도 그 아픔에 치를 떨 지경이었건만 그 상태에서 말위에 올라타고 평지도 아닌 산길을 가다니..남유란은 수차례 혼절을 하다가 깨어나고 다시금 혼절을 반복하였다. 너무나도 극심한 아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고통이 남유란의 정신을 파괴시키고 있었다.
아환은 동굴속에서 남유란을 취한 후 바로 이동을 시작하였다. 청룡보에서 곧 추적을 할 것이 당연히 예상되었다. 전 인원에다 여러 도움을 받아 대대적인 추적을 할 것은 뻔한 일. 아무리 은근한 위치에 자리잡은 동굴이라 하지만 얼마 있지 않아 발견될 것은 명약관화했다. 게다가 남유란을 미끼로 손쉽게 혈도문으로 접근할 수도 있는터. 아환은 두 필의 말 중 하나에 남유란을 태우고 다른 말에는 자신이 타곤 구문현으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어렸을때의 기억과 청룡보를 찾기전 수소문한 결과로 구문현의 방향은 알고 있었다. 문제는 아환이 말을 타본 기억이 없다는 것. 아환은 말을 탈 기회가 없었다. 따라서 말을 탈 줄 몰랐다. 하지만 남유란을 데리고 가기엔 말이 편하였고, 또 지금껏 자신이 겪은 비참함을 갚아주기 위하여 남유란을 말에 태웠다. 두 팔을 묶고 전신을 말 안장위에 고정을 시켰다. 그리곤 자신도 말을 타고는 천천히 말고삐를 당겨 구문현을 향하였다.
말을 조종하는 것은 어려웠다. 이 짐승은 쉽사리 아환의 말을 듣지 않았다. 게다가 아환의 무게만 해도 다른 사람보다 월등히 무거운데 그 등에는 왠만한 사람 둘의 무게를 합친 칼이 매달려 있었다. 말은 전신을 흔들려해도 힘이 들어 흔들지 못하지만 반항을 하는 듯 아환이 원하는 방향과는 자꾸 다른 방향으로 갈려고 하였다. 그때마다 아환은 고삐를 당겼고 말이 몸을 흔듦에 따라 자연스레 뒤의 말도 흔들렸다. 그러면 그 위에 타고 있는 남유란도 흔들릴 것은 당연한 이치. 아무리 푹신한 천을 안장위에 깔았어도 안장은 불편하였다. 게다가 그토록 학대당한 비처임에야..
아환은 손으로 남유란의 침의를 쫙 길게 찢었다. 그리곤 온통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되어 있는 퉁퉁부은 남유란의 얼굴로 그 침의를 가져갔다. 남유란은 그때까지도 거친 숨을 몰아쉬다 아환의 손길이 와닿자 가까스로 얼굴을 돌리곤 아환을 쳐다보며 애원을 하였다.
"제발..절 살려주세요. 이제 그만 하세요. 너무 아파요. 너무..너무 아파요. 무엇이든지 할께요. 시키는대로 뭐든지 할께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제발.."
절실한 애원을 호소하는 남유란. 입안이 온통 터져 발음은 불분명했지만 그 의미가 전달되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이제 더이상은 그 끔찍한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아예 그 곳은 감각이 없을 정도로 통퉁 붓고 피를 흘리고 있지만 조금의 감각이 돌아올려치면 다시금 온 신경을 가학하는 통증이 밀려왔다.
아환은 그러한 남유란을 보고는 씨익 웃었다. 그 웃음을 보는 남유란의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다. 잔인해 보이는 차가운 웃음.
"악마! 이 지옥에 떨어질 악마같은 놈!"
"그렇지. 난 악마야! 적어도 너희들에게 만큼은 이보다 더한 악마도 될 수 있다."
"대체 청룡보가 너에게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토록 나를.."
"한 가족을 파멸시켰지. 아무 것도 모르는 한 어린 아이가 십여년을 떠돌며 갖은 구박을 받고 고초를 겪었지. 네놈들이 잇권을 위해 다른 이들과 싸울때 힘없는 이들은 그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네년따위가 알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에게는 보상을 해주었다."
"보상이라..돈 몇푼? 그리고 그 것도 아까워 살인멸구한 민초들의 한은 어떻게 하지?"
"그 것은.."
"크하하핫"
아환은 가차없이 손에 들은 천으로 남유란의 입을 재갈물렸다. 발버둥치지만 남유란의 입에는 말을 할수 없게 재갈이 채워졌다.
아환은 칼을 등에서 끌러 말에 싣고는 두 팔의 말을 끌고 재차 구문현 쪽으로 발을 옮겼다.
"우웁..으..우"
계속되는 남유란의 비명은 재갈에 막혀 그 소리는 잦아들었지만 그 고통은 전혀 줄지 않았다.. 아환은 그러한 남유란에게 더이상의 신경을 쓰지 않고 발걸음을 재촉할뿐이었다.

구문현이 가까워지자 아환은 남유란을 말위에서 끌어내렸다. 혼절해 있는 남유란은 아환이 이끄는 대로 인형처럼 이리저리 아환의 손길따라 움직였다. 아환은 남유란을 바닥에 눕힌후 말위의 각종 안장과 기타 장비를 제거하고 말의 엉덩이를 쳐서 산으로 돌려보낸다음 남유란을 끌고서는 어딘가로 향했다.
아환이 도착한 곳은 작은 개울가, 어느덧 해가 져서 어둑한 저녁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아환은 남유란을 개울로 집어던졌다.
첨벙..
"아우..우..우.."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온 남유란, 여전히 입에 물려있는 재갈때문에 신음이 새어나오지만 갑작스러운 차가운 기운이 몸에 닿자 정신을 차렸다.
아환은 개울가에서 남유란의 옷을 벗기곤 남유란의 사타구니 사이의 피와 정액, 그리고 흙과 기타 오물이 엉켜붙어 지저분해져 있는 것을 씻겼다. 산중의 얼음같은 개울물이 비처에 닿자 몸을 뒤틀며 어떡해든 무언가를 할려고 하지만 전신에 진기도 없고 두 팔이 묶여있는지라 아환의 손길을 거부할수 없었다.
남유란의 발가벗은 전신이 아환의 눈에 들어왔다. 고왔던 얼굴은 아환의 매질에 퉁퉁부어 더이상 미모라 할 수 없을 정도였고 전신 곳곳은 시퍼렇고 붉은 멍이 들어 기괴한 장식을 해놓은 듯 보였다. 또 얼마나 주물러댔는지 젖가슴은 아예 빨갛다 못해 퍼런 색을 띄었으며, 사타구니의 비처는 찢어진 곳이 아예 짓이겨져 있다고 할 정도로 심한 상처를 입었음이 울창한 수풀 사이로 엿보였다.
아환의 손이 비처에 닿을때마다 고통에 몸을 비틀고 신음을 흘렸지만 아환은 무시하고 남유란을 씻기는 일에 열중하였다.
다 씻긴후 아환은 남유란을 쳐다보았다.
"조용히 한다면 재갈을 풀어주마."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남유란을 보고는 아환은 실소를 흘리며 재갈을 풀어주었다.
"후아..헉..헉.."
"시끄럽게 하면 아예 혀를 뽑아버리겠다.
남유란의 얼굴이 그러지 않아도 창백했었는데 더욱 하얘졌다. 이 악마는 능히 그러고도 남을 놈이다. 남유란은 아랫 입술을 꼭 깨물고는 아환을 쳐다보았다.
"이제 날 어쩔거죠? 이렇게 날 망가뜨렸으면 되는거 아닌가요? 더이상 날 괴롭히지 말고 차라리 여기서 죽여요. 그렇지 않으면 곧 청룡보의 무사들에게 당신은 처참한 죽음을 당할 거예요. 물론 날 살려놓더라도 그건 마찬가지겠지만.."
"널 데려다 주겠다."
"?"
무언가 이상한 말을 들었는지 남유란의 눈이 동그래졌다.
"정..정말인가요? 날 돌려보내주는건가요?"
"아니."
"방금 데려다 준다고.."
"혈도문으로 데려다 주겠다."
"헉! 이 악마! 차라리.."
아환은 남유란이 다시 소리를 지르려고 하자 손으로 머리뒤를 가볍게 가격을 하여 남유란을 혼절시켰다.
"그래야지 내가 혈도문에 들어갈 명분이 생기지. 후후."
씨익 웃으며 아환은 남유란을 들어올렸다. 그리곤 풀밭에 뉘어 놓고 휴식을 취하며 밤이 이슥하기를 기다렸다.

밤이 깊어졌다. 하나둘씩 집집마다 호롱불이 꺼지고 구문현에 암흑이 찾아왔다.
아환은 그제서야 몸을 일으키고 남유란을 들쳐메곤 구문현으로 들어갔다. 십여년의 시간은 그리 짧지 않았는지 구문현도 조금은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호구도 늘어나고 간간히 객점도 보였다. 그래도 아환은 구문현의 지리를 훤히 꿰뚫고 있었고 홍하장이란 곳이 자리를 잡은 위치도 개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아환은 어렵지 않게 홍하장을 찾을 수 있었다. 예상대로 마을 외곽에 자그마한 장원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환은 발걸음 소리를 내지 않고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그 곳으로 다가갔다.

홍하장(紅河場)
현판이 보였다.
'붉은 물이라..아마 피(血)을 뜻하겠지. 그리고 원한도 말하는 건가?'
아환은 홍하장의 대문앞에서서 문을 두들겼다.
쿵..쿵..쿵..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여럿이 달려오는 발자국소리와 함께 안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뉘시오?"
"홍하장에 볼일이 있어 찾아왔소이다."
"무슨 볼일이시오?"
"열어보면 알것이오."
안에서 수군거리는 음성이 들리더니 대문이 열렸다.
"무슨 일이시오?"
"갖다줄게 있어서 왔소이다."
"무언데 그리 말을 빙빙 돌리시는게요?"
"이 것이요."
아환은 어깨에 걸쳐멘 희끄무레한 물체를 사내들에게 내밀었다.
사내들은 엉겁결에 그것을 받다가 깜짝 놀랐다. 그것은 다름아닌 여체, 그것도 벌거벗은 여체였다. 아환은 남유란을 어깨에 메고 와서 지금 이 사내들에게 넘긴 것이다.
"이...이 여자는 누구요? 그리고 당신은 누구요?"
사내들이 긴장하여 아환을 쏘아보았다. 난데없이 나타난 칠척거구의 사내, 발가벗은 한 여자를 어깨에 메고 한밤중에 불쑥 찾아온 사람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여자는 청룡보의 영애라 들었소. 그 여자가 필요하지 않소?"
"무엇이 청룡보의 계집이라고?"
대경실색하는 사내들. 자신들의 계획으로 납치하기로 하였던 대상. 하지만 납치를 위하여 떠났던 무리들에게서 연락이 없어 일이 틀어졌다 여기어 홍하장에서 철수를 하려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청룡보의 영애라니..
"여기서 계속 말을 할꺼요?"
아환이 재촉을 하였다. 그러자 사내들 중 우두머리격인 사내가 나서서 아환을 장내로 안내하였다.
"이리로 들어오시오."
아환이 홍하장안으로 들어서자 몇몇 사내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피곤 대문을 닫았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후 검은 인영하나가 나타났다. 그리곤 아환이 걸어왔던 길을 똑같이 밟고는 홍하장 앞에 서더니 이내 담을 훌쩍 타넘어 홍하장안으로 들어갔다.
이 인영은 과연...

아환이 청룡보에 이어 혈도문과 처음 만남을 구문현에서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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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빨리 올릴께요. 내일은 시간이 없어서..
죄송한 말씀드립니다. 이번주 토요일에는 연재를 못하게 되었습니다. 목요일 저녁부터 어디를 가게 되어서..도저히 시간이 날 것 같지 않습니다. 물론 목요일에는 정상적인 게재를 할 예정입니다.

몇몇 분께서 아환이 건드린 여자는 다 거두기를 희망하신다고 말씀하셨는데.. 어쩌죠? 그러지 못할 듯 싶습니다. 아환은 때로는 매우 잔인해질 예정이거든요. 그것은 차차 진행하며 보여드리겠지만..

읽어주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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