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校敎師 vol. 4 당신 앞에 바로 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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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입니다.
점점 반응이 시원찮은 게...
역시 야설로써의 매력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소설로 놔두는 게 나을 뻔 했나 싶기도 하구요...
에구... 뭐 그래도 열심히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니깐요...
다시 한 번 덧글을 달아주신 분들...
그리고 덧글을 달지 않더라도 글 재밌네... 하면서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힘내겠습니다.
高校敎師
vol. 4 당신 앞에 바로 서고 싶습니다.
주영이 그 일이 있고나서 벌써 3일째 결석이다.
그런 것을 알 리가 없는 수현은
주영이 왜 안 나오는지 걱정되어서
계속 주영의 빈 자리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느덧 점심 시간이 되었고,
밥맛이 없던 수현은 빵이라도 사먹을까 싶어서
매점으로 빵을 사러 갔다.
매점은 점심시간이라 학생들로 가득했다.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 그냥 빵 먹는 거 포기할까... 하고
뒤로 돌아 매점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매점 한 쪽 구석에서 많은 학생들 사이에서 어떻게 할까
쩔쩔매고 있는 진의 모습이 수현의 눈에 들어왔다.
진 역시 도시락을 싸오지 않았고
사먹는 밥은 왠지 입에 안 맞는 거 같아서
빵을 사먹으려고 매점에 왔던 것이었다.
"아... 그냥 밖에 나가서 사 먹을 걸 그랬나..."하면서
당황해하는 진의 모습을 보고 미소를 띄우며 수현이 다가갔다.
"선생님, 여기서 뭐해요?"
"아... 아.아냐..." 진은 당황하며 말했다.
"그렇게 가만히 계시면 빵 다 팔려버릴 걸요...?"
"무슨 세일하는 백화점 같아서 말이지..."
머뭇머뭇 거리고 있는 진을 보고는
"몇 개... 사올까요?"라고 수현이 말했다.
"응? 뭐라고?"
"몇 개 드실 거에요?"
"아.. 됐어..."
"사다 드릴게요. 잠깐만요..."
수현은 그 많은 학생들의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잠시 후 수현은 빵을 몇 개 사들고 땀을 삐질 거리면서 나왔다.
"휴... 아... 힘들어.
그래도... 이 크림빵도 살 수 있었어요. 이게 젤 맛있거든요..."
하고 자기가 사온 빵을 진에게 내밀었다.
"아... 돈 줘야지..."하며 지갑을 꺼내고 있는 진을 말리면서
"아네요... 사드릴게요."라고 말했지만
"그러면 안 되지... 얼마야?"
"네... 2200원이요."
진은 천원짜리 두 장과 백원짜리 두 개를 건내주었다.
돈을 건내받은 수현은 한참동안 백원짜리 동전을 쳐다보더니
백원짜리 동전 하나를 진이 보란 듯이 내밀면서
"요 백원짜리 디게 더럽네... 앗 그래도 내가 태어난 해 동전이다. 1985년..."
"85년...?"하고 진은 깜짝 놀라 물었다.
"왜 그러세요?"
"아냐... 그냥 85년이래서... 그래 고맙다..."하고
진은 돌아서서 교무실로 향했다.
그런데 수현은 계속해서 진을 따라오고 있었다.
진은 이상하다 싶어서...
"왜 그래...?"하고 물었고...
수현은 아무 말 없이 진이 들고 있는 빵 봉지를 가르켰다.
진은
"앗... 너 점심 안 먹었니? 아... 여기에 들었구나..."하고는
빵 봉지를 뒤적이다가
"근데 빵이 3개 밖에 안 들었는걸...?"하고 되물었다.
수현은 씨익하고 웃으며
"제 것 사는 거 잊어버렸어요..."라고 말했다.
진은 빵 하나를 건내주면서
"이걸로 되겠어?"라고 물었고
수현은 고개를 끄떡거리면서 빵을 받았다.
"앗 돈 드려야죠?"라고 수현이 묻자
진은
"됐어. 사 줄게... 그럼..." 하고 교무실로 향했다.
수현은 돌아서 있는 진의 등을 향해서
"선생님 같이 먹으면 안 될까요?"하고 물었지만
진은 차갑게
"용무도 없는데 같이 먹는 건 안 되지."하고는 교무실로 들어가버렸다.
수현은 뭔가 아쉬워하는 눈치였지만
오른손에 들려있는 백원짜리 동전과 왼손에 들려있는 빵을 보면서
흐믓한 기분으로 돌아설 수 있었다.
진은 점심 시간이 끝나갈 무렵
오후 시간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과학실로 들어와서
실험 도구 몇 개를 챙기고서는 책상에 앉아 교과서를 살펴보고 있었다.
한 손에는 커피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교과서를 들고서는
나름의 티타임을 즐기고 있었다.
그 때
"와~~~~~"하고 그의 등을 탁 하고 치는 소리가 들렸다.
진은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정말 크게 놀랐고 덕분에 입 천장이 뜨거운 커피로 데일 정도가 되었다.
크게 화난 진은 가만 두지 않겠어~ 하는 마음으로 확 돌아봤는데
뒤에 서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수현이었다.
보통 같으면 화라도 낼만 하지만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활짝 웃고 있는 수현 앞에서 화낼 수가 없었다.
"뭐야... 너였니? 왜 사람을 놀래키고 그래... 깜짝 놀랬잖아..."하고
식은 땀을 닦으며 말했다.
"선생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약간은 풀이 죽은 듯한 목소리로 수현이 말했다.
"어... 뭐...?"하고 진은 의아한 듯이 물었다.
"요전에 토요일에... 그 분... 봤어요..."
"그 분이라니...? 아... 희진씨?"
"차에 타고 있더라구요..."
"그래...?"하고 진은 아무 일 아니란 듯이 다시 교과서를 보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왜 그 분이 좋아지게 된 거에요?"하고
수현이 진지하게 물었다.
"글쎄... 밝음...이랄까...? 시원시원한 면이랄까...?
자신에게 없는 것을 동경하는 거라고나 할까...?"
"선생님은 어두워요?"
"밝은 편은 아니지...
그 사람 지금 유치원에 있어... 유치원 교사지. 애들을 너무 좋아해서말야...
대학 교수의 딸인데도 뭐 잘난 척이라던가 그런 게 없어.
뭐... 나에겐 과분한 상대지 뭐..."하고 말을 하고는 계속 책을 보기 시작했다.
수현은 계속해서 진을 쳐다보았다.
그런 수현의 모습이 불편했는지 책을 덮고 일어서서 창가로 걸어가면서
"아 근데 말야... 이제 집에 오는 것 좀... 그만둬 줄 수 없니?
네가 우리 집에 왔었던 거... 학교 안에서도 많이 알고 있나봐...
내 전에 있던 교사도 그래서 짤린 거라며? 학생과 같이?
뭐 서로 그런 감정이 있어서는 아니겠지만...
이상한 소문이 돌면 너에게도 안 좋을텐데... 물론 나에게도 안 좋아...
지금은 선생이지만... 봄에는 결혼해서 연구실에 돌아가야 하는데...
그 전에 뭐랄까... 이상한 소문 같은 거... 도는 거 원하지 않거든...?
정말 그런 것은 싫거든...?"하고 수현에게 얘기했다.
그 얘기를 들은 수현이 순간 고개를 푹 숙였다.
예상하지 않았던 약한 모습에 진은 조금 놀랐지만
그래도 이야기해두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일이라
단호히 얘기할 수 밖에 없었다.
한참 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던 수현은
자기 호주머니 속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창가에 서있는 진 쪽으로 달려왔다.
진은 "뭐... 뭐지...?"하는 마음에 놀래긴 했지만
수현은 진이 몸을 움직일 틈새도 없이 진의 오른팔에 왼팔로 팔짱을 끼고
오른손을 앞으로 뻗어 뭔가를 내밀었다.
카메라였다.
"하나, 둘, 셋"
찰칵...
눈 깜짝할 새에 카메라에 찍힌 진은 황당해서
"어이 뭐하는 거야 너...?"라고 물었다.
"기념 촬영이에요 이마~안큼 늘여서 여기저기에 붙이고 다녀야지~"하고는
과학실 밖을 서둘러 뛰쳐 나가버렸다.
"어이~ 어이~ 안 돼~"하고 쫓아 나갔지만
이미 수현은 저 멀리로 사라져 버렸다.
"뭐야... 도대체... 저 애는 알 수 없는 애네..."하고
다시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을 때 쯤...
수현이 다시 과학실로 찾아와 문틈으로 얼굴을 삐쭉 내밀면서
"선생님... 농구부 고문 되신다고 그랬죠?
저도 오늘부터 클럽 활동 농구부 할게요. 괜찮죠?"하고는 다시 나가버렸다.
진은 머리에 강한 주먹 연타를 맞은 것처럼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 날은 클럽 활동이 있는 날이었다.
농구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농구부 고문이 된 마당에 손 놓고 있기도 그렇고
여고생이 해봤자 어디까지 하겠어 하는 마음에
츄리닝도 챙겨입고 호루라기까지 목에 걸고 의기양양 체육관으로 향했다.
체육관에는 이미 많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연습을 하고 있었다.
선수들은 진이 온 것을 모르는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을 하는지 계속해서 연습에만 치중했다.
단지 수현이만이 잠깐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을 뿐이다.
"자... 집합하렴..." 하고 진이 선수들을 불렀다.
하지만 수현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그를 무시하고 연습을 계속했다.
민망해진 진은
"음... 주장... 주장이 누구지?"하고 주장을 찾았다.
하지만 학생들은 계속해서 진을 무시했다.
"어이... 주장이 누구냐고? 인사는 해야할 거 아냐?" 하는 말에
키가 아주 큰 여학생이 진 앞으로 걸어 나왔다.
"주장입니다. 서유진이라고 합니다. 연습을 계속해야하는데 괜찮겠죠?"
너무도 강한 그런 모습에 진은 주눅이 들어
"그...그래... 계속 연습해라..."하고는 저만치 떨어져서 구경만 하였다.
어느덧 몇 시간이 지나서 클럽 활동 종료시간이 되었고
학생들은 자기들끼리 모여서 마무리 운동하고
진에게 인사조차 않고 체육관 밖을 나가버렸다.
체육관 밖으로 나가는 학생들 행렬 중에
수현이만이 목례를 간단히 하고 나갈 뿐이었다.
무시 당하는 거 같고 어이가 없었지만
임시 교사에 농구의 농자도 모르는 고문인 자기 입장에서는
무엇이라고 할 말이 없었다.
한편 라커룸으로 돌아온 농구부원들은
진에 대한 험담을 늘어 놓기 시작했다.
그것이 듣기 싫었던 수현은
얼른 샤워를 하고 옷을 챙겨 입고 나가려고 했다.
그 때 농구부 주장이 수현의 앞길을 막아섰다.
주장은 약간은 거만하고 강압적인 말투로
"수현이라고 그랬나...? 뭔가 좀 센스가 있던데..."라고 말했다.
"아뇨 전 클럽 활동으로만 할 건데요..." 수현은 딱 잘라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주장은
"그럼 아까 말한 윤진 선생님 때문에 들어왔단 말이 사실인 거야? 엉?"라고
수현을 다그치기 시작했다.
수현은 한 마디 지지 않고
"네... 더 이상의 클럽 활동은 제게 의미가 없어요."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라커룸을 나와버렸다.
농구부 주장과 부원들 모두는 수현의 그런 태도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
지금껏 농구부 주장에게 그런 식으로 대했던 학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워낙 큰 키를 가져서 모든 애들이 겁을 지레 먹었었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주장에게 할 말을 한 학생을 주장은 처음 보았다.
다른 농구부원들은 모두
"주장... 우리가 알아듣게 손 좀 볼까요?"
"주장... 여기서 가만히 있으면 우리 우스워지잖아요..." 등등
수현에 대해 뭔가를 하자는 식으로 얘기를 했지만
주장은 뭔가 알 수 없는 듯한 미소를 띄우며
"아니... 뭐 귀여운데... 그래... 어디까지 할 수 있나 두고보자..."하고
속으로 되내였다.
토요일까지 주영의 결석은 계속되었다.
수현은 걱정이 되어서 참을 수가 없었다.
학교를 마치고 병문안을 가려고 했는데 클럽활동이 맘에 걸렸다.
수현은 쉬는 시간에 과학실로 찾아가 진에게 말했다.
"저 선생님... 오늘 클럽활동 쉬어도 될까요?"
"에... 왜 그러는데?"
"네... 친구가 며칠 째 결석이라 병문안을 다녀오려구요..."
"오... 그런 거라면 담임 선생님께 말하지 그래..."
"클럽 활동만 쉬니깐 선생님께 말씀드리는 게 좋을 거 같아서요..."
"뭐... 그런 이유라면 괜찮지. 잘 다녀와라."
"근데 선생님..."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수현이 말했다.
"응...?"
그 미소의 의미를 알 수 없다는 듯이 진이 말했다.
"제가 없으면... 쓸쓸할 거 같은데요... 클럽활동?"
수현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그런 거 없어...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진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수현은 과학실을 나가면서
"쓸쓸할 거 같은데요... 헤헤... 그럼 다음 주에 뵈어요..."하고
과학실을 나가버렸다.
수현이 과학실을 나가려는데
마침 강은경 선생이 과학실로 들어오고 있었다.
수현은 강은경 선생에게 인사를 하고, 교실로 향했다.
은경은 과학실에 진이 있는 것을 보고는
"저희 반 김수현 학생이 왔다 간 거 같던데요... 뭔가 있었나요...?"
"아뇨... 클럽활동 때문에... 참... 수현이에 대해서 물어볼 말이 있는데요...
양친이 다 살아계신가요?"하고 진이 물었다.
"아... 2년 전엔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말은 들었는데요..."
"아... 그래요...?"
"아 그래도... 아버지는 김남훈씨라고 알고 계신지요...?"
"아뇨..."
"유명한 조각가에요... 젊었을 때에는 참 대단한 조각가였는데...
요새는 통... 작품을 볼 수 없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죠."
"아..."
"저... 윤선생님..." 은경이 조심히 말을 걸었다.
"네...?"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죠? 학생과 개인적으로 가까워지지 말라구요..."
은경이 조심스럽다는 듯이 진에게 말했다.
진이 그럴 수 없다는 얼굴을 하고
"네... 뭐 그럴 생각 전혀 없는데요..."하고 대답하자
은경은 뭔가 다행스럽다는 얼굴을 하고
"뭐... 같은 선생님이라면... 괜찮을 거 같기도 한데요...?"라고 말했다.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던 진은
"네... 뭐를요...?"라고 말했고
은경은 활짝 웃으며
"뭐... 친하게 지내기도 하고... 뭐 그러다가 사귀기도 하고 결혼도 하고..."
"에이 선생님도 말씀이 지나치세요..."하고
진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을 넘겼고 그 모습에 은경은
"그렇죠...? 학생과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드린 말이에요."하고는
서둘러 과학실을 떴다.
어느덧 클럽 활동 시간이 되었다.
진은 이번에도 애들이 자신을 무시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강하게 다짐하고
체육관으로 향했다.
체육관으로 들어서자 농구부원들이 일렬로 서 있었다.
진은 이제야 애들이 나를 인정해주는가 싶어서 기쁜 마음에
그들 앞에 가서섰다.
진이 농구부원 앞에 서자 주장이 한 발 앞으로 걸어 나왔고 입을 열었다.
"저희 농구부는 전국적으로 손꼽을만한 전통적인 학교입니다.
다른 코치분이 오시기까지 임시로 맡아주시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룰도 모르는 인간이 고문이 되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목소리는 상당히 불만에 가득했다.
진은 주장을 한번 쳐다보고는
"그래서 나 보고 어쩌란 말이지...?"
"다른 선생님과 바꿔 주십시요."
"하지만 다른 선생님들은 하나씩 클럽활동을 맡고 있잖아.
그래서 내가 맡은 거고..." 진은 강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면 다른 선생님과 바꾸면 되는 거 아닙니까?"
"아... 그건 곤란하지..."
"능력도 없다고 여겨지는 것이 그렇게 싫습니까?
그러면 농구부 고문으로써 체력이 있다는 것 정도는 증명해 주십시요."
"증명이라고...?"
진은 어이가 없었지만 여기서 물러날 수 없었다.
"네... 뭐 팔굽혀펴기 100회라던가..."
농구부 애들이 실실 웃기 시작했다.
이것은 선생이기 이전에 남자로써의 체면에 태클을 걸고 들어온 것이었다.
진은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당장 목에 걸고 있던 호루라기를 벗어 재끼고
거추장스럽게 걸치고 있던 윗 옷을 벗고 반팔티 차림이 되었다.
츄리닝 바지를 걷어 붙이고는 부원들 앞에 엎드렸다.
"하나... 둘... 셋....... 사십 사, 사십 오 사십 육...."
농구부원들이 하나 하나 놀라기 시작했다.
비실비실해보였던 진이 이 정도까지 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물론 진 스스로도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지 몰랐다.
이는 스스로 질 수 없다고 느껴 더욱 힘이 솟았기 때문일 것이다.
"육십 일, 육십 이..."
이제 진으로써도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하나 하나의 사이의 시간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었다.
진의 온 몸이 땀으로 흥건했고
그가 엎드려있던 그 밑도 땀 범벅이 되어가고 있었다.
"칠십 삼... 칠십 사... 칠십 오..."
툴썩...
결국 백 개를 채우지 못했다.
농구부원 애들은 그러면 그렇지... 하는 눈을 하고
진의 곁을 떠나기 시작했다.
진은 한참동안을 그대로 누워있었다.
분하고 어이가 없었다.
"나 참... 애들 앞에서 도대체 뭘 한 거야... 젠장..."하고는
힘이 쭉 빠진 몸을 이끌고 체육관 밖을 나갈 수 밖에 없었다.
- 계 속
점점 반응이 시원찮은 게...
역시 야설로써의 매력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소설로 놔두는 게 나을 뻔 했나 싶기도 하구요...
에구... 뭐 그래도 열심히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니깐요...
다시 한 번 덧글을 달아주신 분들...
그리고 덧글을 달지 않더라도 글 재밌네... 하면서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힘내겠습니다.
高校敎師
vol. 4 당신 앞에 바로 서고 싶습니다.
주영이 그 일이 있고나서 벌써 3일째 결석이다.
그런 것을 알 리가 없는 수현은
주영이 왜 안 나오는지 걱정되어서
계속 주영의 빈 자리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느덧 점심 시간이 되었고,
밥맛이 없던 수현은 빵이라도 사먹을까 싶어서
매점으로 빵을 사러 갔다.
매점은 점심시간이라 학생들로 가득했다.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 그냥 빵 먹는 거 포기할까... 하고
뒤로 돌아 매점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매점 한 쪽 구석에서 많은 학생들 사이에서 어떻게 할까
쩔쩔매고 있는 진의 모습이 수현의 눈에 들어왔다.
진 역시 도시락을 싸오지 않았고
사먹는 밥은 왠지 입에 안 맞는 거 같아서
빵을 사먹으려고 매점에 왔던 것이었다.
"아... 그냥 밖에 나가서 사 먹을 걸 그랬나..."하면서
당황해하는 진의 모습을 보고 미소를 띄우며 수현이 다가갔다.
"선생님, 여기서 뭐해요?"
"아... 아.아냐..." 진은 당황하며 말했다.
"그렇게 가만히 계시면 빵 다 팔려버릴 걸요...?"
"무슨 세일하는 백화점 같아서 말이지..."
머뭇머뭇 거리고 있는 진을 보고는
"몇 개... 사올까요?"라고 수현이 말했다.
"응? 뭐라고?"
"몇 개 드실 거에요?"
"아.. 됐어..."
"사다 드릴게요. 잠깐만요..."
수현은 그 많은 학생들의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잠시 후 수현은 빵을 몇 개 사들고 땀을 삐질 거리면서 나왔다.
"휴... 아... 힘들어.
그래도... 이 크림빵도 살 수 있었어요. 이게 젤 맛있거든요..."
하고 자기가 사온 빵을 진에게 내밀었다.
"아... 돈 줘야지..."하며 지갑을 꺼내고 있는 진을 말리면서
"아네요... 사드릴게요."라고 말했지만
"그러면 안 되지... 얼마야?"
"네... 2200원이요."
진은 천원짜리 두 장과 백원짜리 두 개를 건내주었다.
돈을 건내받은 수현은 한참동안 백원짜리 동전을 쳐다보더니
백원짜리 동전 하나를 진이 보란 듯이 내밀면서
"요 백원짜리 디게 더럽네... 앗 그래도 내가 태어난 해 동전이다. 1985년..."
"85년...?"하고 진은 깜짝 놀라 물었다.
"왜 그러세요?"
"아냐... 그냥 85년이래서... 그래 고맙다..."하고
진은 돌아서서 교무실로 향했다.
그런데 수현은 계속해서 진을 따라오고 있었다.
진은 이상하다 싶어서...
"왜 그래...?"하고 물었고...
수현은 아무 말 없이 진이 들고 있는 빵 봉지를 가르켰다.
진은
"앗... 너 점심 안 먹었니? 아... 여기에 들었구나..."하고는
빵 봉지를 뒤적이다가
"근데 빵이 3개 밖에 안 들었는걸...?"하고 되물었다.
수현은 씨익하고 웃으며
"제 것 사는 거 잊어버렸어요..."라고 말했다.
진은 빵 하나를 건내주면서
"이걸로 되겠어?"라고 물었고
수현은 고개를 끄떡거리면서 빵을 받았다.
"앗 돈 드려야죠?"라고 수현이 묻자
진은
"됐어. 사 줄게... 그럼..." 하고 교무실로 향했다.
수현은 돌아서 있는 진의 등을 향해서
"선생님 같이 먹으면 안 될까요?"하고 물었지만
진은 차갑게
"용무도 없는데 같이 먹는 건 안 되지."하고는 교무실로 들어가버렸다.
수현은 뭔가 아쉬워하는 눈치였지만
오른손에 들려있는 백원짜리 동전과 왼손에 들려있는 빵을 보면서
흐믓한 기분으로 돌아설 수 있었다.
진은 점심 시간이 끝나갈 무렵
오후 시간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과학실로 들어와서
실험 도구 몇 개를 챙기고서는 책상에 앉아 교과서를 살펴보고 있었다.
한 손에는 커피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교과서를 들고서는
나름의 티타임을 즐기고 있었다.
그 때
"와~~~~~"하고 그의 등을 탁 하고 치는 소리가 들렸다.
진은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정말 크게 놀랐고 덕분에 입 천장이 뜨거운 커피로 데일 정도가 되었다.
크게 화난 진은 가만 두지 않겠어~ 하는 마음으로 확 돌아봤는데
뒤에 서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수현이었다.
보통 같으면 화라도 낼만 하지만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활짝 웃고 있는 수현 앞에서 화낼 수가 없었다.
"뭐야... 너였니? 왜 사람을 놀래키고 그래... 깜짝 놀랬잖아..."하고
식은 땀을 닦으며 말했다.
"선생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약간은 풀이 죽은 듯한 목소리로 수현이 말했다.
"어... 뭐...?"하고 진은 의아한 듯이 물었다.
"요전에 토요일에... 그 분... 봤어요..."
"그 분이라니...? 아... 희진씨?"
"차에 타고 있더라구요..."
"그래...?"하고 진은 아무 일 아니란 듯이 다시 교과서를 보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왜 그 분이 좋아지게 된 거에요?"하고
수현이 진지하게 물었다.
"글쎄... 밝음...이랄까...? 시원시원한 면이랄까...?
자신에게 없는 것을 동경하는 거라고나 할까...?"
"선생님은 어두워요?"
"밝은 편은 아니지...
그 사람 지금 유치원에 있어... 유치원 교사지. 애들을 너무 좋아해서말야...
대학 교수의 딸인데도 뭐 잘난 척이라던가 그런 게 없어.
뭐... 나에겐 과분한 상대지 뭐..."하고 말을 하고는 계속 책을 보기 시작했다.
수현은 계속해서 진을 쳐다보았다.
그런 수현의 모습이 불편했는지 책을 덮고 일어서서 창가로 걸어가면서
"아 근데 말야... 이제 집에 오는 것 좀... 그만둬 줄 수 없니?
네가 우리 집에 왔었던 거... 학교 안에서도 많이 알고 있나봐...
내 전에 있던 교사도 그래서 짤린 거라며? 학생과 같이?
뭐 서로 그런 감정이 있어서는 아니겠지만...
이상한 소문이 돌면 너에게도 안 좋을텐데... 물론 나에게도 안 좋아...
지금은 선생이지만... 봄에는 결혼해서 연구실에 돌아가야 하는데...
그 전에 뭐랄까... 이상한 소문 같은 거... 도는 거 원하지 않거든...?
정말 그런 것은 싫거든...?"하고 수현에게 얘기했다.
그 얘기를 들은 수현이 순간 고개를 푹 숙였다.
예상하지 않았던 약한 모습에 진은 조금 놀랐지만
그래도 이야기해두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일이라
단호히 얘기할 수 밖에 없었다.
한참 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던 수현은
자기 호주머니 속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창가에 서있는 진 쪽으로 달려왔다.
진은 "뭐... 뭐지...?"하는 마음에 놀래긴 했지만
수현은 진이 몸을 움직일 틈새도 없이 진의 오른팔에 왼팔로 팔짱을 끼고
오른손을 앞으로 뻗어 뭔가를 내밀었다.
카메라였다.
"하나, 둘, 셋"
찰칵...
눈 깜짝할 새에 카메라에 찍힌 진은 황당해서
"어이 뭐하는 거야 너...?"라고 물었다.
"기념 촬영이에요 이마~안큼 늘여서 여기저기에 붙이고 다녀야지~"하고는
과학실 밖을 서둘러 뛰쳐 나가버렸다.
"어이~ 어이~ 안 돼~"하고 쫓아 나갔지만
이미 수현은 저 멀리로 사라져 버렸다.
"뭐야... 도대체... 저 애는 알 수 없는 애네..."하고
다시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을 때 쯤...
수현이 다시 과학실로 찾아와 문틈으로 얼굴을 삐쭉 내밀면서
"선생님... 농구부 고문 되신다고 그랬죠?
저도 오늘부터 클럽 활동 농구부 할게요. 괜찮죠?"하고는 다시 나가버렸다.
진은 머리에 강한 주먹 연타를 맞은 것처럼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 날은 클럽 활동이 있는 날이었다.
농구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농구부 고문이 된 마당에 손 놓고 있기도 그렇고
여고생이 해봤자 어디까지 하겠어 하는 마음에
츄리닝도 챙겨입고 호루라기까지 목에 걸고 의기양양 체육관으로 향했다.
체육관에는 이미 많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연습을 하고 있었다.
선수들은 진이 온 것을 모르는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을 하는지 계속해서 연습에만 치중했다.
단지 수현이만이 잠깐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을 뿐이다.
"자... 집합하렴..." 하고 진이 선수들을 불렀다.
하지만 수현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그를 무시하고 연습을 계속했다.
민망해진 진은
"음... 주장... 주장이 누구지?"하고 주장을 찾았다.
하지만 학생들은 계속해서 진을 무시했다.
"어이... 주장이 누구냐고? 인사는 해야할 거 아냐?" 하는 말에
키가 아주 큰 여학생이 진 앞으로 걸어 나왔다.
"주장입니다. 서유진이라고 합니다. 연습을 계속해야하는데 괜찮겠죠?"
너무도 강한 그런 모습에 진은 주눅이 들어
"그...그래... 계속 연습해라..."하고는 저만치 떨어져서 구경만 하였다.
어느덧 몇 시간이 지나서 클럽 활동 종료시간이 되었고
학생들은 자기들끼리 모여서 마무리 운동하고
진에게 인사조차 않고 체육관 밖을 나가버렸다.
체육관 밖으로 나가는 학생들 행렬 중에
수현이만이 목례를 간단히 하고 나갈 뿐이었다.
무시 당하는 거 같고 어이가 없었지만
임시 교사에 농구의 농자도 모르는 고문인 자기 입장에서는
무엇이라고 할 말이 없었다.
한편 라커룸으로 돌아온 농구부원들은
진에 대한 험담을 늘어 놓기 시작했다.
그것이 듣기 싫었던 수현은
얼른 샤워를 하고 옷을 챙겨 입고 나가려고 했다.
그 때 농구부 주장이 수현의 앞길을 막아섰다.
주장은 약간은 거만하고 강압적인 말투로
"수현이라고 그랬나...? 뭔가 좀 센스가 있던데..."라고 말했다.
"아뇨 전 클럽 활동으로만 할 건데요..." 수현은 딱 잘라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주장은
"그럼 아까 말한 윤진 선생님 때문에 들어왔단 말이 사실인 거야? 엉?"라고
수현을 다그치기 시작했다.
수현은 한 마디 지지 않고
"네... 더 이상의 클럽 활동은 제게 의미가 없어요."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라커룸을 나와버렸다.
농구부 주장과 부원들 모두는 수현의 그런 태도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
지금껏 농구부 주장에게 그런 식으로 대했던 학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워낙 큰 키를 가져서 모든 애들이 겁을 지레 먹었었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주장에게 할 말을 한 학생을 주장은 처음 보았다.
다른 농구부원들은 모두
"주장... 우리가 알아듣게 손 좀 볼까요?"
"주장... 여기서 가만히 있으면 우리 우스워지잖아요..." 등등
수현에 대해 뭔가를 하자는 식으로 얘기를 했지만
주장은 뭔가 알 수 없는 듯한 미소를 띄우며
"아니... 뭐 귀여운데... 그래... 어디까지 할 수 있나 두고보자..."하고
속으로 되내였다.
토요일까지 주영의 결석은 계속되었다.
수현은 걱정이 되어서 참을 수가 없었다.
학교를 마치고 병문안을 가려고 했는데 클럽활동이 맘에 걸렸다.
수현은 쉬는 시간에 과학실로 찾아가 진에게 말했다.
"저 선생님... 오늘 클럽활동 쉬어도 될까요?"
"에... 왜 그러는데?"
"네... 친구가 며칠 째 결석이라 병문안을 다녀오려구요..."
"오... 그런 거라면 담임 선생님께 말하지 그래..."
"클럽 활동만 쉬니깐 선생님께 말씀드리는 게 좋을 거 같아서요..."
"뭐... 그런 이유라면 괜찮지. 잘 다녀와라."
"근데 선생님..."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수현이 말했다.
"응...?"
그 미소의 의미를 알 수 없다는 듯이 진이 말했다.
"제가 없으면... 쓸쓸할 거 같은데요... 클럽활동?"
수현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그런 거 없어...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진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수현은 과학실을 나가면서
"쓸쓸할 거 같은데요... 헤헤... 그럼 다음 주에 뵈어요..."하고
과학실을 나가버렸다.
수현이 과학실을 나가려는데
마침 강은경 선생이 과학실로 들어오고 있었다.
수현은 강은경 선생에게 인사를 하고, 교실로 향했다.
은경은 과학실에 진이 있는 것을 보고는
"저희 반 김수현 학생이 왔다 간 거 같던데요... 뭔가 있었나요...?"
"아뇨... 클럽활동 때문에... 참... 수현이에 대해서 물어볼 말이 있는데요...
양친이 다 살아계신가요?"하고 진이 물었다.
"아... 2년 전엔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말은 들었는데요..."
"아... 그래요...?"
"아 그래도... 아버지는 김남훈씨라고 알고 계신지요...?"
"아뇨..."
"유명한 조각가에요... 젊었을 때에는 참 대단한 조각가였는데...
요새는 통... 작품을 볼 수 없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죠."
"아..."
"저... 윤선생님..." 은경이 조심히 말을 걸었다.
"네...?"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죠? 학생과 개인적으로 가까워지지 말라구요..."
은경이 조심스럽다는 듯이 진에게 말했다.
진이 그럴 수 없다는 얼굴을 하고
"네... 뭐 그럴 생각 전혀 없는데요..."하고 대답하자
은경은 뭔가 다행스럽다는 얼굴을 하고
"뭐... 같은 선생님이라면... 괜찮을 거 같기도 한데요...?"라고 말했다.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던 진은
"네... 뭐를요...?"라고 말했고
은경은 활짝 웃으며
"뭐... 친하게 지내기도 하고... 뭐 그러다가 사귀기도 하고 결혼도 하고..."
"에이 선생님도 말씀이 지나치세요..."하고
진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을 넘겼고 그 모습에 은경은
"그렇죠...? 학생과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드린 말이에요."하고는
서둘러 과학실을 떴다.
어느덧 클럽 활동 시간이 되었다.
진은 이번에도 애들이 자신을 무시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강하게 다짐하고
체육관으로 향했다.
체육관으로 들어서자 농구부원들이 일렬로 서 있었다.
진은 이제야 애들이 나를 인정해주는가 싶어서 기쁜 마음에
그들 앞에 가서섰다.
진이 농구부원 앞에 서자 주장이 한 발 앞으로 걸어 나왔고 입을 열었다.
"저희 농구부는 전국적으로 손꼽을만한 전통적인 학교입니다.
다른 코치분이 오시기까지 임시로 맡아주시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룰도 모르는 인간이 고문이 되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목소리는 상당히 불만에 가득했다.
진은 주장을 한번 쳐다보고는
"그래서 나 보고 어쩌란 말이지...?"
"다른 선생님과 바꿔 주십시요."
"하지만 다른 선생님들은 하나씩 클럽활동을 맡고 있잖아.
그래서 내가 맡은 거고..." 진은 강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면 다른 선생님과 바꾸면 되는 거 아닙니까?"
"아... 그건 곤란하지..."
"능력도 없다고 여겨지는 것이 그렇게 싫습니까?
그러면 농구부 고문으로써 체력이 있다는 것 정도는 증명해 주십시요."
"증명이라고...?"
진은 어이가 없었지만 여기서 물러날 수 없었다.
"네... 뭐 팔굽혀펴기 100회라던가..."
농구부 애들이 실실 웃기 시작했다.
이것은 선생이기 이전에 남자로써의 체면에 태클을 걸고 들어온 것이었다.
진은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당장 목에 걸고 있던 호루라기를 벗어 재끼고
거추장스럽게 걸치고 있던 윗 옷을 벗고 반팔티 차림이 되었다.
츄리닝 바지를 걷어 붙이고는 부원들 앞에 엎드렸다.
"하나... 둘... 셋....... 사십 사, 사십 오 사십 육...."
농구부원들이 하나 하나 놀라기 시작했다.
비실비실해보였던 진이 이 정도까지 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물론 진 스스로도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지 몰랐다.
이는 스스로 질 수 없다고 느껴 더욱 힘이 솟았기 때문일 것이다.
"육십 일, 육십 이..."
이제 진으로써도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하나 하나의 사이의 시간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었다.
진의 온 몸이 땀으로 흥건했고
그가 엎드려있던 그 밑도 땀 범벅이 되어가고 있었다.
"칠십 삼... 칠십 사... 칠십 오..."
툴썩...
결국 백 개를 채우지 못했다.
농구부원 애들은 그러면 그렇지... 하는 눈을 하고
진의 곁을 떠나기 시작했다.
진은 한참동안을 그대로 누워있었다.
분하고 어이가 없었다.
"나 참... 애들 앞에서 도대체 뭘 한 거야... 젠장..."하고는
힘이 쭉 빠진 몸을 이끌고 체육관 밖을 나갈 수 밖에 없었다.
-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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