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이름만으로....// 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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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제 몇시간 남지 않았구나..."
은하는 혼자 소리를 하면서도 입술을 삐집고 나오는 웃음을 참아낼 수가 없어
연신 빙긋 빙긋 그 도톰한 붉은 입술 사이로 하이얀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오늘 오후 근무만 끝내면, 난 일주일간 자유인거야.
그리고 그자유의 시간동안 멋진 계획도 있지않니? '
은하는 남달리 큰키로 조금은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
다른 이들은 늘씬하고 보기좋은 몸매에 은근히 매력을 풍기는
미인형의 얼굴을 가진 은하를 그저 부러워들 했지만,
정작 본인은 사춘기때 불쑥 커버린 키때문에 어린시절부터
주위의 시선에 많이 시달린터라 은근히 아담한 여자에게
부러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의식적으로 남학생들과 어울릴 기회를 피했고,
그 시간에 공부를 열심히 해서 가고 싶은 대학도 무난히 입학했으며,
대학시절도 성실한 태도로 우수한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결과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금오그룹에 입사하게 되었고,
본인의 희망과는 달랐지만 회장비서실에 근무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회사에 소속된 그 누구라도 어려워하는 회장님을 직접 모시게 된 은하는
아직도 업무가 힘에 겹다.
다른 동기들처럼 맡겨진 공적 업무만 충실히 해 내면 되는게 아니라,
그 업무에 덧붙혀 회장님의 조금은 사적인 업무와, 기분상태까지
check 해가며 근무를 하다보니,
졸업해서 지금까지 겨우 6개월여를 근무했지만,
마치 6년은 근무를 해온 듯한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내일부터 펼쳐질 일주일간의 휴가를
그 어떤 달콤함에 비교할 수 있으리.....
그럭 저럭 평소와 다름없이 일을 끝냈지만, 일주일동안 비워둘 공백에 대비해서
이것 저것 미리 챙길걸 챙기다 보니 벌써 시계가 8시다.
'훗!
이상하다....왜이렇게 웃음이 나오는지.....
아직 보지도 못한 그사람때문에......'
은하가 휴가를 기다리면서 오늘 하루종일 입에 웃음을 달고 있었던 건,
휴가 자체가 주는 해방감도 있었지만, 절친한 친구인 미정이로부터
이야기 들었던 어떤 남자 때문이었다.
은하와 고등학교 단짝이었던 미정이는 재수를 한 탓에
아직 대학교 4학년에 재학중이었고 그녀에겐 병찬이라는 남친이 있다.
가끔씩 그 커플들에 끼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병찬이라는 친구가 주현이에게 말한다.
소개시켜 주고 싶은 좋은 친구가 있다고...
그러면서 하나씩 둘씩 줏어듣기 시작한 그 남자는
언제부터인지 은하 마음에 커다란 설레임으로 자리잡기 시작했고,
그런 은하의 마음을 눈치챈 미정이가 적극적으로 소개팅을 권유했지만,
은하는 단 둘만의 경직된 만남은....왠지 싫었다.
그래서 미정이가 다시 궤도수정을 한것이 단체미팅이었다.
그 미팅에 그 남자를 불러내어 자연스럽게 은하와 짝을 만들어준다는......
그 미팅날짜가 휴가가 시작되는 바로 내일인 것이었다.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침대옆 창가를 두드리는 빗줄기 소리에.....
아직 어둑어둑한 이른 아침에 창문을 열어보니 제법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고 있다.
평소같으면 비가 내리는 날 센티해지는 은하였지만,
그날 아침은 왠지 오늘 있을 만남을 축복해주는 비처럼 느껴져
창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어 차가운 빗줄기를 얼굴에 맞으며
살짝 웃어보았다.
약속시간은 아직 많이 남았건만 은하는 맘이 급하다
화장도 다했고, 머리손질도 끝냈는데,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딱히 맘에 드는 옷이 없어, 옷장의 옷을 거의다 침대에 펼쳐놓았다.
제일 좋아하는 건 까만색 원피스이지만, 오늘 비가 오니 까만색은
너무 우중충 할것같다.
그래서 밝은 하늘색 브라우스를 입어보았는데, 브라우스 자체는 색깔이
이쁘지만, 얼굴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음....
그렇게 30분이 넘게 걸려 은하가 골라잡은 것이
목선을 따라 조그만 레이스가 잔잔하게 붙어있는 오렌지색 원피스이다.
심플한 은목걸이를 목에 걸고, 조그만 귀걸이도 귀에 차고,
오렌지색 원피스를 입고보니, 은하 본인이 보아도 무척 화사하다...
루즈색깔도 아까바른 브라운 계열을 지워내고 차분한 오렌지색으로
다시 칠한뒤, 거울앞에서 싱긋! 한번 웃어보고 집을 나섰다.
약속장소 조금 못미쳐서 미정과 친구들을 우루루 만났다.
비는 내렸지만 예의 그 발랄함으로 우리는 어떤남자들이 나올지
잔뜩 수다를 떤 다음 약속시간보다 5분정도 늦게 약속장소로 들어갔다.
몇번 보아서 낯이 익은 병찬씨가 나에게 은근히 눈인사를 보내고,
기다리고 있는 남자들과 합석을 한뒤엔,
여느 미팅과 같이 남자들이 자신의 소지품을 테이블에 내어놓았다.
나와 엇갈리게 앉아있는 한남자가 클로버가 들어있는 열쇠고리를 내어놓는다.
평소 병찬씨에게 그남자의 외모에 관한 얘기는 그다지 듣지 못했지만,
난 그 남자가 오늘 내가 소개받을 영훈씨라는 걸....금방 감지할 수 있었다.
다른 애들보다 먼저 팔을 뻗어 그 열쇠고리를 손에 쥐었다.
손안에 꼬옥~ 쥐었다.
그리곤 그를 바라보았다.
왠지 피곤해 보이는 얼굴,
시니컬한 표정,
내가 입고나온 오렌지색 원피스보다는 주룩 주룩 내리는 빗줄기와 어울리는
그런 분위기의 영훈...
'날 그렇게 설레이게 한 사람이 바로 너였구나.....영.....훈....'
"키가 얼마나 되세요?"
키가 큰 은하의 버릇이었다.
남자를 만나면 키를 물어보는 건....
"네......183입니다. 은하씨는요?"
"전, 172예요. 너무 커서.......볼품없죠?"
"아니요, 천만에요...아주 보기좋아요. 그야말로 '정말 자알 빠지셨습니다..하하하"
아까 보았던 웬지 우울했던 던 표정은 어디로 사라지고,
하하하 하며 이빨을 거의다 드러내고 호탕하게 웃는 그가 풋풋하게 다가온다.
비오는 날은 술을 마셔야 한다는 영훈의 제의로
둘은 길을 나섰고, 은글 슬쩍 그의 옆에 가까이 다가가 가까운 곳에서
그를 바라다보니 따뜻한 눈빛을 가진 남자이다.
"저....오늘부터 일주일 휴가예요"
"이런..."
영훈은 귀중한 첫휴가를 자기와 보내게 되었다고 죄송하다고 넉살을 떨고,
그런 모습이 은하는 왠지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은하는 느꼈다.
첫만남이 이렇게 어색하지 않은 사람은......처음이라고...
*** 이브가 썻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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