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par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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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링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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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part..4
어제 아내가 청소를 한것이 내 체면을 살려주었다.
소파에 앉아있는 그녀에게 주스를 가져다 주자 한모금 하더니 쟁반에 올려놓았다.
나는 일부러 전등을 남김없이 켜놓았다.
뭐랄까..일종의 안심요법이라고 할까.. 그녀에게 난 착한놈이요..라고 각인시키고 싶은것인지도..
처음엔 그녀를 집에데리고 들어가는것 자체가 이상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왠지모를 감정이 내 반대심리를 묶어버렸다.
-아...덥지? 씻어야 하잖아..
-대리님 먼저 씻으세요..전 괜찮아요...아니 대리님 다음에 씼을께요.
대사가 좀 이상하다..표정으로 설명하자면 둘다 (-_-) = (__;) 뭐 이런 표정이랄까?
어쨌든 샤워를 하러 들어간 나는 거울속에 비췬 내 얼굴이 유난히 붉게 달아올라 있다는걸느꼈다.
비누칠 하는 내손이 유난히 떨린다. 집안에 외간 여자가 있다는 생각때문인지..
샤워하는 내내 내 심볼은 꼿꼿하게 서있었다.
'좀 누워라..이 씨..'
수건으로 몸을 닦다가 나는 흠칫 놀라고 말았다.
오늘 입었던 옷을 샤워실 세탁기에 집어넣고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멍하니 서있다가 용기를 내어 문을 빼꼼히 열었다.
-저기..정애씨! 실수로 옷을 안가지고 들어왔네..안방에..옷좀 가져다 줄래?
-........"
-? 정애씨..?
-........"
응답이 없다.
문을 더 열고 그녀쪽을 살폈다.
전등이 너무 환히 켜져있어 더는 열수가 없었다.
소파에 모로 기대어 자고있는 정애가 살포시 보였다.
'난감하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수건으로 몸을 감싸고 욕실 밖으로 조심히 나왔다.
안방으로 들어가려면 거실을 지나쳐야한다.
게걸음을 걷듯 오른쪽으로 슬금 슬금 걸어갔다.
이러다 혹시라도 그녀가 보게되면 나를 뭐라고 생각하겠는가...
무사히 안방으로 들어온나는 옷걸이에 걸린 반바지를 두고 세탁해놓은 새것으로 갈아입었다.
거실로 나와 그녀가 잠들어있는 소파로 다가갔다.
수영장에서 힘빼고 술까지 먹어서인지 그녀는 쌔근쌔근 잠들어있었다.
하하….왠지 모르게 김이 빠졌다. 난 무슨 기대를 했던걸까...
소파밑에 쭈그리고 앉았다.
수영하고 샤워를 했기때문에 굳이 깨워서 씻으라고 할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잠들어있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피부가 참 뽀얗다는 생각을 다시하였다.
만져볼까? 하지만 그녀가 눈을 뜰까봐 두려웠다.
아마 그녀는 나를 친오빠처럼 생각하고 우리집에서 자려했던걸까?
하지만 그렇진 않을것이다. 얼굴본지 몇개월이나 됐다고,,,
전등이 너무 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저것 다 켰더니..
거실에 있는 불만 남겨두고 다른건 모두 꺼버렸다.
어떡하지? 소파에 그냥 놔두고 안방에서 자느냐..아니면 안아서 옮기고 내가 소파에서 자느냐...아니면 같이 침대에서.……..복잡했다.
냉장고에서 물을 한컵 따라마신 나는 그녀를 손님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녀의 몸을 조심스럽게 안아서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깨어나지 않는다.
침대에 눕히려다 여긴 아내와 나만의 침실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속으로 아내에게 미안하다며 외친다음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거실에 가서 그녀의 핸드백을 챙기고 문을 잠궜다.
신발장 옆에 00백화점 쇼핑봉투가 보였다.
아내가 사다놓은 신발인가보다. 내일 차근히 보기로하고 소파에 털썩앉았다.
벽시계를 보니 이미 1시가 넘어있었다.
오늘 있었던 일들이 머릿속으로 필름 돌아가듯 지나갔다.
어째서 집에 들어가지 않은걸까...친구집에서 잘수도 있었을텐데...
여러가지 생각이 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했다.
사실 지금 상황으로봐선 내가 그녀를 소유한다 하더라도 별 문제는 없을것 같다.
나의 심장은 두근두근 뛰고있다.
그녀의 살결은 매우 부드럽다.
한손으론 가슴을 애무하며 한손으론 팬티를 벗겨내렸다.
내 입술이 그녀의 목덜미를 핥으며 천천히 아래로 내려왔다.
혀가 가슴을 살짝 터치하자 그녀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새어나온다.
이제 삽입을 해야지 생각하며 그녀의 문에 내것을 가져갔다.
하지만 빳빳히 서있는 심볼은 이상하게도 삽입이 되지않는다..
젠장 왜 이래...하며 힘을 줘보지만 당황스럽게도 그것은 들어가질 않고 무언가에 막혀있는듯, 그자리에 머물뿐이다.
이런적이 없었는데...
-대리님...대리님..일어나세요..식사하셔야죠..!
-응?
눈을 떳다. 하얀 햇살이 가볍게 눈을 자극했다.
-여기는...
우리집이었다.
소파에 웅크린채 잠 들어 있었나보다.
잠이 덜깬 내눈엔 앞치마를 두르고 접시에 무엇인가를 담고있는 그녀의 모습이보였다. 정애였다.
-피곤하시죠? 그래도 지금 않 일어나시면 지각하실걸요?
맛있는 냄새가 코를 간지른다. 빙그르르 웃는 정애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반찬이 없더라구요. 있는걸로 대충 만들었어요… 어서 씻으세요!
화장실 변기에 멍하니 걸터앉았다.
그녀가 샤워를 했는지 약간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실수로 이상한 잠꼬대는 않했는지 걱정이 되었다. 세수를 하고 식탁에 앉았다.
-언제 일어난거야? 반찬들은 어디서 찾았어?
-1시간전에 일어났어요. 밥은 밥솥에 있길래..냉장고에 야채하고 양념있는걸로 몇가지 만들어봤어요. 입맛에 맞으시려나 모르겠네요..
-….맛있어 보이네..
그녀가 젓가락과 수저를 내 앞에 놓아주었다.
북어국을 한숟갈 떠먹었다. ……시원하다!
-괜찮으세요?
-맛있어..정애씨도 먹지..
-네…..
-피곤하지 않아?
-..네 어제 죄송했어요..아침에 일어나서 깜짝 놀랐어요.
-뭐가?
-어제 어떻게 잠들었는지 기억도 않나고……염치없이 재워달라고 해놓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안방에서 자고 있어서,,,,정말 죄송해요..
-…죄송할것 없어.. 이렇게 아침밥 얻어먹잖아.. 그런데..
-…..말씀하세요..
-아니…잠자린 불편하지 않았냐구..
-네…아주 푹 잤어요…..그녀가 배시시 웃었다.
왜 어제 우리 집에서 자려했냐고 물어보려다 말을 돌렸다.
아침부터 당황스럽게 하고싶지 않아서였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상황이 사무실 동료치고 너무 이상하지않은가…같이 한 집에서 자고 식사를 하는 것 자체가..
그녀가 만든 음식은 남아있는 재료로 만든 것 치고 너무 맛있었다.
아내는 음식을 잘하지 못한다. 물론 맛벌이 하느라 반찬 연구할 시간이
부족하긴 했겠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맛있는 음식은 먹어보지 못했다.
식사를 마치고 그녀에게 커피를 타주었다.
그동안 그녀는 설거지를 끝마쳤다. 고무장갑을 끼고 접시를 닦는 그녀의 모습이
왠지모르게 너무 귀여워 보였다. 아니 여성스러워 보였다 할까..
식탁에서 커피를 마시는동안 어제 일들이 잠깐씩 생각났다.
그녀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을 내리깔고 커피만 마시고있다.
-전철 타고 가야하는데…피곤하면 택시탈까?
-아니요..전 괜찮아요. 대리님은…?
-나야 괜찮지………
그녀와 함께 지하철을 탔다..
우리 집에서 회사까지는 꽤 거리가 있다. 내리는 사람들과 승차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눈을 감았다.
4코스를 지날즈음 어깨에 무었인가가 닿는 느낌이 전해져왔다.
옆눈을 떠보니 정애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조는 모습이 보였다.
웃음이 나오는걸 참았다. 정말 아기같다. 어제 밤에도 소리없이 잠들더니…
그녀가 편히 잘수있도록 어깨에 힘을 빼주었다.
이상하게도 이런 그녀가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냉방이 잘되어있는 은행안에서 매일 근무를 서는것도 나름대로 괴로움이있다.
이른바 냉방병이라고 자신도 모르게 걸리는 병! 여름이 지나면 괜찮아지지만
아무래도 훌쩍훌쩍할때는 본인 스스로도 괴롭다.
기철이 퇴근을 앞두고 현금출납기 박스를 교체하고 있을 때였다.
-오늘 퇴근하고 볼링 어때?
지영이었다. 기철보다 2년빨리 근무한 선배로 나이는 기철보다 한살이 더 많다.
-볼링? 오늘은 시간이 좀 남나보죠?
-진사람이 술 사기 어때?
-술은 내가 좀 약한데…까짓..합시다..
퇴근을 마치고 그녀와 볼링을 세게임 쳤다.
예상대로 기철은 수준급인 그녀에게 30점 차로 무너졌다.
-실력이 늘었다? 예전엔 50점도 넘게 차이났는데…
-조금만 기다리면 내가 이길날이 올걸? 술 마시러 갑시다.
-지금? ….생각이 바꼈어…
에어컨이 틀어진 차안에서 두명의 누군가가 뒤엉켜 움직이고 있다.
-잠깐만…구두 벗구…
여자의 음성이 들렸다.
-이거 더 않 젖혀지냐?
남자가 말했다. 의자 등받이를 두고 말한것이다.
-기다려…
여자의 손이 아래로 내려가더니 의자를 최대한 뒤로 젖혔다.
희미한 가로등도 없는 이곳이 그들이 즐기는 놀이에는 너무나 안성맞춤이다.
차안에있는 남녀는 기철과 지영이었다.
-엉덩이 들어.
기철이 얇은 스커트속으로 손을 집어넣으며 말했다.
지영은 기철의 목에 두팔을 감으며 엉덩이를 들어주었다.
기철의 손이 한번에 팬티를 벗겨내렸다.
-오늘은 검은색이네.. 많이 하고싶었어?
-뭘?
-아쭈 모르척 하시겠다?
그의 손이 지영의 브라우스 단추를 하나씩 벗겨갔다.
웨이브 진 그녀의 머리카락을 귀옆으로 넘기며 기철의 입술이 그녀의 얼굴로
다가갔다.
귓볼에 기철의 입술이 닿자 그녀의 몸이 흠칫 떨린다.
그가 그녀의 다리를 조금 벌렸을 때 분홍빛 살결이 어둠속에 드러났다.
그의 손이 사뿐히 어루만져졌다. 그녀의 꽃잎을 만지던 손이 더욱 은밀한 곳에 닿자 지영은 움찔거리며 기철에게 매달렸다.
-음…
지영의 입술에서 얕은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기철은 그 신음 소리를 무시하며 손놀림을 멈추지 않았다.
입술은 여전히 그녀의 목덜미와 귓볼 사이에서 배외하고 있다.
손가락 하나가 그녀의 성감대를 가볍게 자극했다.
아래쪽에서 밀려오는 강렬한 충동이 위로 올라온다.
지영은 아랫 입술을 깨물며 참을수 없다는듯 말했다.
-그만…
지영의 고개가 돌려지며 기철의 입술을 찾았다.
그녀의 혀를 부드럽게 빨아대며 기철의 손이 혁대를 풀기 시작했다.
막혀있던 구멍이 뚫리듯 혁대가 풀어지자 그는 서둘러 바지를 끌어내렸다.
-저 번주에 한번도 못해서 얼마나 굶주렸는지 알아…?
기철이 나직히 내뱉으며 그녀의 늘씬한 몸위로 자신의 몸을 포갰다.
젖어 있는 그녀의 안으로 미끄러지듯 그의 남성이 들어갔다.
-아~
둘다 동시에 신음을 내뱉었다.
그녀의 아래에선 벌써부터 뜨거운 열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아직 다 벗겨지지 않은 그녀의 블라우스 사이로 손을 밀어넣으며 기철이 말했다.
-피임 했지?
-응…
안심했다는 듯 기철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스르르 눈을 감은채 두다리를 살짝 위로 들어올렸다.
기철의 것이 더욱 깊숙히 그녀의 안으로 밀려 들어갔다.
천천히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허리를 움직일때마다 아래로 꺼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손가락과 혀를 이용한 그의 애무가 삽입과 함께 계속되자 그녀는 점점 더
짜릿한 쾌감속으로 빠져들어갔다.
근처에 사람들이 없는 것을 확인했지만 그래도 언제 다가올지 모를 스릴 때문에 그 쾌감은 배가 된다.
그의 손이 그녀의 젖가슴을 더듬으며 내려왔다. 옆구리를 스칠때마다 그녀의 몸이 바르르 떨린다.
그녀의 성감대를 어느정도 파악하는걸로 보아 한두번의 섹스는 아닌듯하다.
살과 살이 닿는 둔탁한 소리가 차내에 울려 퍼졌다.
때로는 약하게 그리고 급속도로 빨라지는 그의 허리운동에 그녀는 이미 깊은 흥분 상태에 빠져있었다.
절정의 순간이 다가온걸까…그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졌다.
그녀도 그런 그를 놓치치 않으려는듯 그의 허리에 다리를 포개며 템포를 맞추었다.
-할거같애..으윽…
기철의 몸이 움찔거리며 그녀의 몸속에 사정하기 시작했다.
아래에서 흐르는 따뜻함을 느끼며 그녀는 기철의 가슴에 입을 맞췄다.
이윽고 기철의 몸이 그녀의 위로 푹 쓰러졌다.
숨을 헐떡 거리면서도 그의 손은 그녀의 부드러운 가슴을 놓지 않는다.
지영은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숨을 고르고 있다.
담배를 피워물며 기철이 물었다.
-오늘은 왜 늦어도 돼는데?
-그게 궁금해?
-그렇지..저번주까지만 해도 퇴근하면 빠로 땡이었잖아.
둘 사이의 어투는 사내에서는 존칭이고 바깥으로 나오게 되면 바로 놓아버리는
모양이었다.
-오늘 우리 그이 출장갔어.. 모레나 올거야..
-어쩐지…결혼 생활은 어때?
-재미없어…어느정도 구속에, 어느정도 자유로움에…뭐 그저그런 어른들 소꿉놀이야…
-그래도 아직 일년도 않됐으니까 재밌을 때 아니야?
-재밌다기 보다는 즐겁지…그래도 어떡하니? 벌써 잠자리가 지루해지는걸,,,
-벌써? 아니..왜?
-우리 그이가 워낙 모범적이라…
-무슨 말이야?
-섹스할때 지금까지 한번도 정상위 외엔 해본체위가 없다니까…하하…
-웃기기도 하겠다. 박지영 너는 옛날 시대에나 태어났어야 되는데…
-무슨말이야? 옛날이라니?
-……그런게 있어…
-피….말 꺼내놓고 또 …..
“삐리리리…~”
핸드폰이 울렸다.
집이었다.
-네..네 알았어요.. 조심히 다녀오세요..알았다니까요..
기철이 전화를 끊자 지영이 물었다.
-집?
-응
-뭐땜에 전화 온거야.
-노인네들이 부산에 다녀오신대…집에 들어가봤자 또 심심하겠구만…
-이 늦은 시간에 부산에는 왜 가신대?
-모레가 우리 형 생일이거든..우리 형이 못오니까 가시는거지..뭐!
-이야…기철씨 부모님 정성도 대단하시다?
-원래 어렸을때부터 우리 형이라면 껌뻑하셨거든..
-왜?
-…..에이..씨 몰라..차 돌려라….
-어디 가려구?
-여기에서 잘 생각이야?
-아하….그럼 어디로 갈건데?
-가까운 모텔로 가자..아니면 지영씨 집은 어때?
-않돼..우리집은… 옆집에서 보기라도 하면 어쩌려구..
-그래? 하기야 조심해서 나쁠 것 없지. 어쨌든 빨리가자…
양평을 벗어나는 길에 모텔이 몇 개 보였다.
-저기..들어갈래?
-어디 저기..? 그럴까?
지영이 핸들을 옆으로 꺽는데 우측에서 승용차 한대가 끼어들었다.
하마터면 접촉사고가 날뻔한 상황이었다.
-저런..몰상식한 놈이…
기철이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며 비켜간 옆차에 대고 한마디 했다.
그 차도 그들이 들어가려는 모텔로 진입하려던 모양이었다.
창문이 열리고 운전석에 탄 사내가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보내왔다.
모텔에 주차를 시키고 프론트에 들어섰다.
아까 보았던 사내가 숙박부를 적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던 기철의 눈이 그 남자의 옆에서 고개를 수그리고 서있는
여자의 옆모습에 시선이 옮겨갔다.
제법 미인이다. 하지만 기철의 눈을 더욱 크게뜨게 만든건 그녀의 얼굴이었다.
“ 저 여자는…”
그의 머릿속에 재포의 사무실에서 정면으로 시선이 마주쳤던 미모의 여직원이 떠올랐다.
“그녀다…”
어두웠지만 분명히 이목구비를 확인한 기철은 계속해서 고개를 수그리고 있는
정은을 바라보았다.
숙박부를 작성한 남자를 팔짱끼며 올라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기철은
며칠전 자신에게 털어놓은 재포의 말이 떠올랐다.
“사장과 그렇고 그런 사이야….”
하지만 방금 올라간 사내는 재포가 말한 사장의 나이와는 거리가 있었다.
아마 그녀의 애인인 모양이다.
-뭐해?
멍하니 서있는 기철의 팔을 툭 치며 지영이 말했다.
-어..? 아니..그냥 무슨 생각하느라…
-올라가자…
지영이 앞장서서 걸어갔다.
-잠깐만…나 잠깐 나갔다 올게…이 가방좀 들고가…
-어디 가는데?
-담배사러…
어줍잖은 핑계를 대고 주차장으로 나왔다.
아까 접촉사고가 날뻔한 차를 찾던 기철앞에 은비색 BMW가 보였다.
-그래…저거였어.
기철은 BMW 차량의 넘버를 핸드폰에 입력시키고 모텔로 다시 들어갔다.
어제 아내가 청소를 한것이 내 체면을 살려주었다.
소파에 앉아있는 그녀에게 주스를 가져다 주자 한모금 하더니 쟁반에 올려놓았다.
나는 일부러 전등을 남김없이 켜놓았다.
뭐랄까..일종의 안심요법이라고 할까.. 그녀에게 난 착한놈이요..라고 각인시키고 싶은것인지도..
처음엔 그녀를 집에데리고 들어가는것 자체가 이상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왠지모를 감정이 내 반대심리를 묶어버렸다.
-아...덥지? 씻어야 하잖아..
-대리님 먼저 씻으세요..전 괜찮아요...아니 대리님 다음에 씼을께요.
대사가 좀 이상하다..표정으로 설명하자면 둘다 (-_-) = (__;) 뭐 이런 표정이랄까?
어쨌든 샤워를 하러 들어간 나는 거울속에 비췬 내 얼굴이 유난히 붉게 달아올라 있다는걸느꼈다.
비누칠 하는 내손이 유난히 떨린다. 집안에 외간 여자가 있다는 생각때문인지..
샤워하는 내내 내 심볼은 꼿꼿하게 서있었다.
'좀 누워라..이 씨..'
수건으로 몸을 닦다가 나는 흠칫 놀라고 말았다.
오늘 입었던 옷을 샤워실 세탁기에 집어넣고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멍하니 서있다가 용기를 내어 문을 빼꼼히 열었다.
-저기..정애씨! 실수로 옷을 안가지고 들어왔네..안방에..옷좀 가져다 줄래?
-........"
-? 정애씨..?
-........"
응답이 없다.
문을 더 열고 그녀쪽을 살폈다.
전등이 너무 환히 켜져있어 더는 열수가 없었다.
소파에 모로 기대어 자고있는 정애가 살포시 보였다.
'난감하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수건으로 몸을 감싸고 욕실 밖으로 조심히 나왔다.
안방으로 들어가려면 거실을 지나쳐야한다.
게걸음을 걷듯 오른쪽으로 슬금 슬금 걸어갔다.
이러다 혹시라도 그녀가 보게되면 나를 뭐라고 생각하겠는가...
무사히 안방으로 들어온나는 옷걸이에 걸린 반바지를 두고 세탁해놓은 새것으로 갈아입었다.
거실로 나와 그녀가 잠들어있는 소파로 다가갔다.
수영장에서 힘빼고 술까지 먹어서인지 그녀는 쌔근쌔근 잠들어있었다.
하하….왠지 모르게 김이 빠졌다. 난 무슨 기대를 했던걸까...
소파밑에 쭈그리고 앉았다.
수영하고 샤워를 했기때문에 굳이 깨워서 씻으라고 할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잠들어있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피부가 참 뽀얗다는 생각을 다시하였다.
만져볼까? 하지만 그녀가 눈을 뜰까봐 두려웠다.
아마 그녀는 나를 친오빠처럼 생각하고 우리집에서 자려했던걸까?
하지만 그렇진 않을것이다. 얼굴본지 몇개월이나 됐다고,,,
전등이 너무 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저것 다 켰더니..
거실에 있는 불만 남겨두고 다른건 모두 꺼버렸다.
어떡하지? 소파에 그냥 놔두고 안방에서 자느냐..아니면 안아서 옮기고 내가 소파에서 자느냐...아니면 같이 침대에서.……..복잡했다.
냉장고에서 물을 한컵 따라마신 나는 그녀를 손님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녀의 몸을 조심스럽게 안아서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깨어나지 않는다.
침대에 눕히려다 여긴 아내와 나만의 침실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속으로 아내에게 미안하다며 외친다음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거실에 가서 그녀의 핸드백을 챙기고 문을 잠궜다.
신발장 옆에 00백화점 쇼핑봉투가 보였다.
아내가 사다놓은 신발인가보다. 내일 차근히 보기로하고 소파에 털썩앉았다.
벽시계를 보니 이미 1시가 넘어있었다.
오늘 있었던 일들이 머릿속으로 필름 돌아가듯 지나갔다.
어째서 집에 들어가지 않은걸까...친구집에서 잘수도 있었을텐데...
여러가지 생각이 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했다.
사실 지금 상황으로봐선 내가 그녀를 소유한다 하더라도 별 문제는 없을것 같다.
나의 심장은 두근두근 뛰고있다.
그녀의 살결은 매우 부드럽다.
한손으론 가슴을 애무하며 한손으론 팬티를 벗겨내렸다.
내 입술이 그녀의 목덜미를 핥으며 천천히 아래로 내려왔다.
혀가 가슴을 살짝 터치하자 그녀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새어나온다.
이제 삽입을 해야지 생각하며 그녀의 문에 내것을 가져갔다.
하지만 빳빳히 서있는 심볼은 이상하게도 삽입이 되지않는다..
젠장 왜 이래...하며 힘을 줘보지만 당황스럽게도 그것은 들어가질 않고 무언가에 막혀있는듯, 그자리에 머물뿐이다.
이런적이 없었는데...
-대리님...대리님..일어나세요..식사하셔야죠..!
-응?
눈을 떳다. 하얀 햇살이 가볍게 눈을 자극했다.
-여기는...
우리집이었다.
소파에 웅크린채 잠 들어 있었나보다.
잠이 덜깬 내눈엔 앞치마를 두르고 접시에 무엇인가를 담고있는 그녀의 모습이보였다. 정애였다.
-피곤하시죠? 그래도 지금 않 일어나시면 지각하실걸요?
맛있는 냄새가 코를 간지른다. 빙그르르 웃는 정애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반찬이 없더라구요. 있는걸로 대충 만들었어요… 어서 씻으세요!
화장실 변기에 멍하니 걸터앉았다.
그녀가 샤워를 했는지 약간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실수로 이상한 잠꼬대는 않했는지 걱정이 되었다. 세수를 하고 식탁에 앉았다.
-언제 일어난거야? 반찬들은 어디서 찾았어?
-1시간전에 일어났어요. 밥은 밥솥에 있길래..냉장고에 야채하고 양념있는걸로 몇가지 만들어봤어요. 입맛에 맞으시려나 모르겠네요..
-….맛있어 보이네..
그녀가 젓가락과 수저를 내 앞에 놓아주었다.
북어국을 한숟갈 떠먹었다. ……시원하다!
-괜찮으세요?
-맛있어..정애씨도 먹지..
-네…..
-피곤하지 않아?
-..네 어제 죄송했어요..아침에 일어나서 깜짝 놀랐어요.
-뭐가?
-어제 어떻게 잠들었는지 기억도 않나고……염치없이 재워달라고 해놓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안방에서 자고 있어서,,,,정말 죄송해요..
-…죄송할것 없어.. 이렇게 아침밥 얻어먹잖아.. 그런데..
-…..말씀하세요..
-아니…잠자린 불편하지 않았냐구..
-네…아주 푹 잤어요…..그녀가 배시시 웃었다.
왜 어제 우리 집에서 자려했냐고 물어보려다 말을 돌렸다.
아침부터 당황스럽게 하고싶지 않아서였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상황이 사무실 동료치고 너무 이상하지않은가…같이 한 집에서 자고 식사를 하는 것 자체가..
그녀가 만든 음식은 남아있는 재료로 만든 것 치고 너무 맛있었다.
아내는 음식을 잘하지 못한다. 물론 맛벌이 하느라 반찬 연구할 시간이
부족하긴 했겠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맛있는 음식은 먹어보지 못했다.
식사를 마치고 그녀에게 커피를 타주었다.
그동안 그녀는 설거지를 끝마쳤다. 고무장갑을 끼고 접시를 닦는 그녀의 모습이
왠지모르게 너무 귀여워 보였다. 아니 여성스러워 보였다 할까..
식탁에서 커피를 마시는동안 어제 일들이 잠깐씩 생각났다.
그녀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을 내리깔고 커피만 마시고있다.
-전철 타고 가야하는데…피곤하면 택시탈까?
-아니요..전 괜찮아요. 대리님은…?
-나야 괜찮지………
그녀와 함께 지하철을 탔다..
우리 집에서 회사까지는 꽤 거리가 있다. 내리는 사람들과 승차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눈을 감았다.
4코스를 지날즈음 어깨에 무었인가가 닿는 느낌이 전해져왔다.
옆눈을 떠보니 정애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조는 모습이 보였다.
웃음이 나오는걸 참았다. 정말 아기같다. 어제 밤에도 소리없이 잠들더니…
그녀가 편히 잘수있도록 어깨에 힘을 빼주었다.
이상하게도 이런 그녀가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냉방이 잘되어있는 은행안에서 매일 근무를 서는것도 나름대로 괴로움이있다.
이른바 냉방병이라고 자신도 모르게 걸리는 병! 여름이 지나면 괜찮아지지만
아무래도 훌쩍훌쩍할때는 본인 스스로도 괴롭다.
기철이 퇴근을 앞두고 현금출납기 박스를 교체하고 있을 때였다.
-오늘 퇴근하고 볼링 어때?
지영이었다. 기철보다 2년빨리 근무한 선배로 나이는 기철보다 한살이 더 많다.
-볼링? 오늘은 시간이 좀 남나보죠?
-진사람이 술 사기 어때?
-술은 내가 좀 약한데…까짓..합시다..
퇴근을 마치고 그녀와 볼링을 세게임 쳤다.
예상대로 기철은 수준급인 그녀에게 30점 차로 무너졌다.
-실력이 늘었다? 예전엔 50점도 넘게 차이났는데…
-조금만 기다리면 내가 이길날이 올걸? 술 마시러 갑시다.
-지금? ….생각이 바꼈어…
에어컨이 틀어진 차안에서 두명의 누군가가 뒤엉켜 움직이고 있다.
-잠깐만…구두 벗구…
여자의 음성이 들렸다.
-이거 더 않 젖혀지냐?
남자가 말했다. 의자 등받이를 두고 말한것이다.
-기다려…
여자의 손이 아래로 내려가더니 의자를 최대한 뒤로 젖혔다.
희미한 가로등도 없는 이곳이 그들이 즐기는 놀이에는 너무나 안성맞춤이다.
차안에있는 남녀는 기철과 지영이었다.
-엉덩이 들어.
기철이 얇은 스커트속으로 손을 집어넣으며 말했다.
지영은 기철의 목에 두팔을 감으며 엉덩이를 들어주었다.
기철의 손이 한번에 팬티를 벗겨내렸다.
-오늘은 검은색이네.. 많이 하고싶었어?
-뭘?
-아쭈 모르척 하시겠다?
그의 손이 지영의 브라우스 단추를 하나씩 벗겨갔다.
웨이브 진 그녀의 머리카락을 귀옆으로 넘기며 기철의 입술이 그녀의 얼굴로
다가갔다.
귓볼에 기철의 입술이 닿자 그녀의 몸이 흠칫 떨린다.
그가 그녀의 다리를 조금 벌렸을 때 분홍빛 살결이 어둠속에 드러났다.
그의 손이 사뿐히 어루만져졌다. 그녀의 꽃잎을 만지던 손이 더욱 은밀한 곳에 닿자 지영은 움찔거리며 기철에게 매달렸다.
-음…
지영의 입술에서 얕은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기철은 그 신음 소리를 무시하며 손놀림을 멈추지 않았다.
입술은 여전히 그녀의 목덜미와 귓볼 사이에서 배외하고 있다.
손가락 하나가 그녀의 성감대를 가볍게 자극했다.
아래쪽에서 밀려오는 강렬한 충동이 위로 올라온다.
지영은 아랫 입술을 깨물며 참을수 없다는듯 말했다.
-그만…
지영의 고개가 돌려지며 기철의 입술을 찾았다.
그녀의 혀를 부드럽게 빨아대며 기철의 손이 혁대를 풀기 시작했다.
막혀있던 구멍이 뚫리듯 혁대가 풀어지자 그는 서둘러 바지를 끌어내렸다.
-저 번주에 한번도 못해서 얼마나 굶주렸는지 알아…?
기철이 나직히 내뱉으며 그녀의 늘씬한 몸위로 자신의 몸을 포갰다.
젖어 있는 그녀의 안으로 미끄러지듯 그의 남성이 들어갔다.
-아~
둘다 동시에 신음을 내뱉었다.
그녀의 아래에선 벌써부터 뜨거운 열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아직 다 벗겨지지 않은 그녀의 블라우스 사이로 손을 밀어넣으며 기철이 말했다.
-피임 했지?
-응…
안심했다는 듯 기철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스르르 눈을 감은채 두다리를 살짝 위로 들어올렸다.
기철의 것이 더욱 깊숙히 그녀의 안으로 밀려 들어갔다.
천천히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허리를 움직일때마다 아래로 꺼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손가락과 혀를 이용한 그의 애무가 삽입과 함께 계속되자 그녀는 점점 더
짜릿한 쾌감속으로 빠져들어갔다.
근처에 사람들이 없는 것을 확인했지만 그래도 언제 다가올지 모를 스릴 때문에 그 쾌감은 배가 된다.
그의 손이 그녀의 젖가슴을 더듬으며 내려왔다. 옆구리를 스칠때마다 그녀의 몸이 바르르 떨린다.
그녀의 성감대를 어느정도 파악하는걸로 보아 한두번의 섹스는 아닌듯하다.
살과 살이 닿는 둔탁한 소리가 차내에 울려 퍼졌다.
때로는 약하게 그리고 급속도로 빨라지는 그의 허리운동에 그녀는 이미 깊은 흥분 상태에 빠져있었다.
절정의 순간이 다가온걸까…그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졌다.
그녀도 그런 그를 놓치치 않으려는듯 그의 허리에 다리를 포개며 템포를 맞추었다.
-할거같애..으윽…
기철의 몸이 움찔거리며 그녀의 몸속에 사정하기 시작했다.
아래에서 흐르는 따뜻함을 느끼며 그녀는 기철의 가슴에 입을 맞췄다.
이윽고 기철의 몸이 그녀의 위로 푹 쓰러졌다.
숨을 헐떡 거리면서도 그의 손은 그녀의 부드러운 가슴을 놓지 않는다.
지영은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숨을 고르고 있다.
담배를 피워물며 기철이 물었다.
-오늘은 왜 늦어도 돼는데?
-그게 궁금해?
-그렇지..저번주까지만 해도 퇴근하면 빠로 땡이었잖아.
둘 사이의 어투는 사내에서는 존칭이고 바깥으로 나오게 되면 바로 놓아버리는
모양이었다.
-오늘 우리 그이 출장갔어.. 모레나 올거야..
-어쩐지…결혼 생활은 어때?
-재미없어…어느정도 구속에, 어느정도 자유로움에…뭐 그저그런 어른들 소꿉놀이야…
-그래도 아직 일년도 않됐으니까 재밌을 때 아니야?
-재밌다기 보다는 즐겁지…그래도 어떡하니? 벌써 잠자리가 지루해지는걸,,,
-벌써? 아니..왜?
-우리 그이가 워낙 모범적이라…
-무슨 말이야?
-섹스할때 지금까지 한번도 정상위 외엔 해본체위가 없다니까…하하…
-웃기기도 하겠다. 박지영 너는 옛날 시대에나 태어났어야 되는데…
-무슨말이야? 옛날이라니?
-……그런게 있어…
-피….말 꺼내놓고 또 …..
“삐리리리…~”
핸드폰이 울렸다.
집이었다.
-네..네 알았어요.. 조심히 다녀오세요..알았다니까요..
기철이 전화를 끊자 지영이 물었다.
-집?
-응
-뭐땜에 전화 온거야.
-노인네들이 부산에 다녀오신대…집에 들어가봤자 또 심심하겠구만…
-이 늦은 시간에 부산에는 왜 가신대?
-모레가 우리 형 생일이거든..우리 형이 못오니까 가시는거지..뭐!
-이야…기철씨 부모님 정성도 대단하시다?
-원래 어렸을때부터 우리 형이라면 껌뻑하셨거든..
-왜?
-…..에이..씨 몰라..차 돌려라….
-어디 가려구?
-여기에서 잘 생각이야?
-아하….그럼 어디로 갈건데?
-가까운 모텔로 가자..아니면 지영씨 집은 어때?
-않돼..우리집은… 옆집에서 보기라도 하면 어쩌려구..
-그래? 하기야 조심해서 나쁠 것 없지. 어쨌든 빨리가자…
양평을 벗어나는 길에 모텔이 몇 개 보였다.
-저기..들어갈래?
-어디 저기..? 그럴까?
지영이 핸들을 옆으로 꺽는데 우측에서 승용차 한대가 끼어들었다.
하마터면 접촉사고가 날뻔한 상황이었다.
-저런..몰상식한 놈이…
기철이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며 비켜간 옆차에 대고 한마디 했다.
그 차도 그들이 들어가려는 모텔로 진입하려던 모양이었다.
창문이 열리고 운전석에 탄 사내가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보내왔다.
모텔에 주차를 시키고 프론트에 들어섰다.
아까 보았던 사내가 숙박부를 적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던 기철의 눈이 그 남자의 옆에서 고개를 수그리고 서있는
여자의 옆모습에 시선이 옮겨갔다.
제법 미인이다. 하지만 기철의 눈을 더욱 크게뜨게 만든건 그녀의 얼굴이었다.
“ 저 여자는…”
그의 머릿속에 재포의 사무실에서 정면으로 시선이 마주쳤던 미모의 여직원이 떠올랐다.
“그녀다…”
어두웠지만 분명히 이목구비를 확인한 기철은 계속해서 고개를 수그리고 있는
정은을 바라보았다.
숙박부를 작성한 남자를 팔짱끼며 올라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기철은
며칠전 자신에게 털어놓은 재포의 말이 떠올랐다.
“사장과 그렇고 그런 사이야….”
하지만 방금 올라간 사내는 재포가 말한 사장의 나이와는 거리가 있었다.
아마 그녀의 애인인 모양이다.
-뭐해?
멍하니 서있는 기철의 팔을 툭 치며 지영이 말했다.
-어..? 아니..그냥 무슨 생각하느라…
-올라가자…
지영이 앞장서서 걸어갔다.
-잠깐만…나 잠깐 나갔다 올게…이 가방좀 들고가…
-어디 가는데?
-담배사러…
어줍잖은 핑계를 대고 주차장으로 나왔다.
아까 접촉사고가 날뻔한 차를 찾던 기철앞에 은비색 BMW가 보였다.
-그래…저거였어.
기철은 BMW 차량의 넘버를 핸드폰에 입력시키고 모텔로 다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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