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역]성희롱이 있는 직장 (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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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링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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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올리는게 늦었군요^^;; 즐독하세욤~
새하얀 시트가 아침햇살에 빛나, 실내를 희게 염색하고 있다.
시선을 밖으로 향하면, 푸른색의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이제 일어나지 않으면」
아오이는 침대에 엎드린 채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몸은 무겁고, 기분도 개이질 않는다.
할 수만 있다면, 이대로 회사를 쉬어 버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솔직히, 어제밤의 일은 끝까지 생각해 낼 수가 없었다.
히토미의 손에 의해 강제적으로 절정에 달한 후, 몽롱해지는 의식 속에서 누군가의 소리를 들은 것 같다.
하지만, 완전히 의식을 되찾았을 땐, 택시안에 있었다.
정신을 잃은 후, 무슨 일을 당했을까?
알몸뚱이가 되어 신체의 구석구석이 관찰되어 버렸다면.
그리고, 그 모습이 사진에 찍히고 있었다면.
――불안과 분함이 끝 없이 마음속에서 일어난다.
「이제 일어나지 않으면」
같은 말을 몇번이나 되풀이 한 끝에, 아오이는 침대에서 기어 나왔다.
벌써 기상 예정 시각을 15분이나 지나 버리고 있지만, 뜨거운 샤워를 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발밑조차도 안보일 정도로 혼잡한 역의 홈을 빠른 걸음으로 걸어, 자동 개찰구를 빠져나간다.
샐러리맨도 OL(Office Lady)도, 모두가 뒤엉켜 걷고 있지만, 아오이는 거의 달리듯 걷고 있었다.
「앞으로 9분……어쨌든 빠듯하게나마 시간에 맞출 수 있을 것 같아」
숨을 가쁘게 몰아 쉬면서 손목시계에 눈을 돌리고는, 약간 달리는 속도를 떨어뜨렸다.
슈트를 세련되고 맵시있게 입은, 경쾌한 발걸음으로 달리는 아오이의 모습에서는, 아침에 낙담한 모습을 연상할 수 없었다.
물론 샤워를 한 것 정도로, 어제밤의 쇼크가 사라진 건 아니다.
하지만, 뜨거운 샤워가 허탈감을 씻어 내려줌에 따라 또 다른 감정--분노가 일어났다.
어쩌면 그것은 분노가 아닌, 프라이드, 혹은 고집과도 같은 감정이었을 지도 모른다.
평소엔 착해 보이는 어른이 몇 사람씩이나 모여, 약한 입장에 있는 신입사원을 괴롭힌다.
그것도 단순한 괴롭힘이 아닌, 성희롱이라고 하는 최저의 행위다.
아슬아슬한 제복을 입혀 수치모습을 즐겨, 신체를 손대어 싫어하는 모습을 즐긴다--.
그런 그들이다.
아오이가 다음날 회사를 쉬면, 자신들의 행위가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를 알게되, 기뻐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 사람들이 생각한 대로 되게, 놔둘 줄 알구? )」
낙담하고 있는 것 만으로는, 아무것도 되돌릴 수 없다.
성희롱에 굴복하는 건, 그들에게 굴복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안녕하세요!」
회사의 통용구에 들어선 아오이는, 괴로움을 털어버리려는 듯 큰 소리로 인사를 했다.
「……라고 말해도, 아직 아무도 없나?」
앞으로 몇분 후에 벨이 울린다.
이대로 5층(지하 1,2층까지 포함해서)까지 가면 여유있게 세이프지만, 아오이의 경우엔 먼저 제복으로 갈아 입어야 한다.
「휴우…, 진짜 빠듯하네」
성희롱 사원용 탈의실이 설치되 있는 식당도, 아직은 사람이 없었다.
테이블 위에는 신문지가 난잡하게 굴러 다녔고, 재떨이에도 담배꽁초가 남아 있었다.
유리벽으로 된 탈의실안에는, 슈트를 제대로 입고 있는 마네킹 몇체와 알몸 마네킹 1체.
모르는 사람에게는 상품의 디스플레이로 밖에 안 보이겠지만, 아오이는 이미 진짜 의미를 알고 있었다.
아오이는 탈의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 마네킹 앞에 서서, 주저없이 잽싸게 옷을 벗었다.
벗은 윗도리를 테이블 위에 두고는, 주저없이 블라우스도 벗는다.
식당에 사람이 없어서 안심이 되는 것도 있지만, 주저없이 옷을 벗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하나 있었다.
「흐음……어제보다야 훨씬 낮겠지만, 역시 좀 부끄러울지도…」
아오이는 슈트 밑에 비키니 수영복을 껴입고 있었다.
대학시절 그녀의 친구가 감언이설로 남을 속여서 산 수영복이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노출도가 너무 높고, 결국 부끄러워서 입을 수가 없었던 대용품이다.
그래도 속옷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제복에 비하면 몇십배 더 안심이 되지만, 옷감의 면적만 따지면, 일반 브래지어&팬티와 거의 같다.
아오이는 히프 라인을 조금 신경쓰면서도, 벗은 슈트를 잽싸게 마네킹에 덮어 씌웠다.
그리고, 어제 건네받은 제복을 손에 들었다.
「블라우스는 이걸 입는다고 해도, 스커트는 어떤 걸로 할까?」
아오이가 선택한 것은 핑크색의 블라우스였다.
어제 입은 시스루 블라우스는, 안에 아무것도 입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면 모처럼 수영복을 입고 온 의미가 없다.
핑크색의 블라우스는 가슴 부분의 옷감이 아예 없는 풀 오픈형으로, 시스루 블라우스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부끄러운 디자인이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한다면 스커트 쪽이다.
어제 입은 타이트 스커트는, 옷자락이 한번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원래대로 돌아가 주질 않기 때문에, 장시간에 걸쳐 팬티가 보여 버린다.
또한 플리츠 스커트라 해도, 간단하게 옷자락이 벗겨져, 수십번수백번 팬티 엿보기가 반복 될 수도 있다.
물론 어제와 달리 볼 수 있는 건 팬티가 아닌 수영복이지만, 대퇴 부위나 수영복 라인을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부끄럽다.
아오이는 예쁜 눈썹을 찌푸리면서 10초 정도 고민한 끝에, 플리츠 스커트를 선택했다.
「왓, 이제 시간이 없어」
핑크색 블라우스에 팔을 집어 넣었을 때, 손목시계의 문자판이 보였다.
서둘러 버튼을 달려고 하자, 한 손이 허공을 집는다.
습관적으로 가슴 팍에 손을 뻗었지만, 이 블라우스의 버튼은 밑에서부터 3개밖에 없었다.
「……브래지어가 훤히 들여다보이구나」
입는 느낌은 보통 블라우스 그 자체지만, 예상대로, 가슴을 숨기는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수영복이니까 어떻게든 참을 수 있지만, 보통 속옷이라면 도저히 견딜 수 없다.
계속해서 플리츠 스커트를 입어 보았다.
블라우스와 같은 엷은 핑크색으로, 매우 예쁜 디자인이다.
다만 그것은 초등학교 저학년 여자 아이가 입었을 경우이며, 성인 여성이 입으면 소녀 취향으로 보인다.
상당한 로리타 풍의 찻집 제복, 혹은 풍속점이라면 사용할지도 모르지만……, 어떻게 봐도 OL의 제복으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게다가 스커트 길이는, 가랑이 5센치가 고작인 초미니스커트다.
아오이는 다 입고 나서 타이트 스커트가 좋을지도 모른다고 후회했지만, 다시 갈아입을 시간이 없었다.
마지막엔 베스트를 입고, 탈의실에서 도망치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뭐, 뭐야 이거. 이렇게…, 어쩌면 좋아」
달리기 시작하자 마자 , 걷잡을 수 없는 후회감이 밀려왔다.
거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매우 얇은 옷감으로 만들어진 그 스커트는, 걸음 걸음마다 다리에 얽히고 얽혀, 화려하게 들떴다.
어느 정도의 팬티 엿보기는 각오하고 있었지만, 설마 걸음 걸음마다 팬츠가 보일듯 말듯 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스커트의 뒤틀림 상태와 주변의 미세한 바람에도 옷자락이 움직였고, 그 때에 맞춰 다리를 움직이면, 팬티의 대부분이 노출되 버릴 정도로 성대하게 옷자락이 들뜨는 것이다.
보이는 건 수영복이라고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어도, 스커트 옷자락이 들뜨는 현상이 부끄러움을 가중시킨다.
차라리 애시당초 스커트를 입지 않는 편이 부끄러움이 덜 할지도 모를 정도였다.
「……아무도 없나?」
계단 앞에서 잠시 망설였지만, 마음먹고 다리를 크게 올렸다.
그와 동시에 스커트의 옷자락이 지면과 수평이 될 정도로 호쾌하게 벗겨졌지만 , 신경쓰고 있어도 어쩔 수가 없다.
아오이는 옷자락을 양손으로 누르면서, 단숨에 5층까지 뛰어 올라갔다.
「아, 안녕하십니까!」
당연히 호흡이 흐트러졌지만, 크게 심호흡을 하고 나서 오피스에 발을 내디뎠다.
「아아, 마키타양, 안녕」
「안녕―. 왜 늦는지 궁금해 하고 있었어」
어제밤 회식에 참가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인사를 주고받았지만, 당사자들은 다소 꺼림칙함이 있는지, 어딘가 어색했다.
「죄송합니다. ……혹시 시업 벨 울렸습니까?」
「아니, 아직. 그때까지, 1분 정도 남았을껄」
「휴우……다행이다」
안도감과 함께 한숨을 내쉬는 아오이의 가슴에, 근처에 있는 남자들의 눈이 못박혀 있었다.
중요한 부분은 비키니로 숨겨져 있다 해도, 가슴의 크기도 형태도 선명한 모습이다.
게다가 입고 있는 베스트는, 유방에 접하는 부분의 옷감만이 없다.
(가슴부위에 구멍 2개가 나있는 베스트를 말합니다... 2장을 참조 하시길...)
그 때문에 유방이 아래에서부터 밀어 올려짐과 동시에 가슴의 골짜기(가슴사이)는 강하게 눌려 있었다.
결과적으로 아오이의 유방은, 골짜기를 최대한 강조한 꼴이 되어, 옷의 구멍을 통해서 앞을 향해 쑥 내밀고 있었다.
「회사나오기 시작한지 이틀만에 지각하면 안되니까요」
가볍게 웃는 것만으로도 부풀어(솟아)있는 부드러운 곳이 떨려, 한층 더 남자들의 눈을 강하게 못박히게 했다.
「아오이, 오늘도 모든 이들의 아이돌이네」
「……!」
자기 자리에 앉으려고 한 아오이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뒤돌아 보자, 흰 슈트를 입은 여성이 아오이를 업신여기듯 팔짱을 끼고는, 입술 한 구석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일순간 창자가 끓어오르는 것 같은 분노가 밀려 왔다.
따지고 싶은 게 수도 없이 많다.
아니, 그 전에 한대 갈겨 주지 않으면 속이 풀리지 않을것 같다.
하지만, 여기는 오피스로, 상대는 같은 부서의 선배다.
이대로 물러설 생각은 없다……하지만, 지금은 사적인 감정을 내세울 때가 아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스즈 선배님」
감정을 억지로 참고 인사를 했다.
「안녕, 아오이 」
쏘아 보는 듯한 시선을 받아도, 히토미는 안색 하나 바뀌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즐거운 듯이,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그렇게 무서운 얼굴로 보지마. 어제, 장난이 너무 심했던거 사과할테니까」
「……」
「아오이가 기절해 버린 후에, 분명히 택시를 불러 주었고. ……아, 물론 자고 있는 공주님한테 장난같은 거 안했으니까 안심해」
「…엣」
「두근」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심장이 크게 맥박쳤다.
기절한 후 택시 안에서 의식을 되찾을 때까지의 공백 시간동안,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아무리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마음 속에선 불안함이 사라지질 않는다.
「(정말 아무짓도 하지 않은거야? )」
상대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히토미가 거짓말해서 득을 볼만한 일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런데 아오이. 우리 회사는 시업 벨이 울리면 라디오 체조하는 거 알고 있어?」
「……네. 연수 받을 때 들었습니다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누군가 1명이 앞에 나와서 체조를 하게 되있어. 미안하지만, 오늘부터는 아오이에게 부탁할께」
「에엣!」
라디오 체조는, 정면에서 대표로 누군가 1명이 나와서 하는 것이 원칙이다.
없어도 별 지장이 있는건 아니지만, 있는 쪽이 전체적으로 타이밍 마추기가 쉽다.
「 그렇지만, 전……」
「매년 신입사원이 담당하도록 결정이 되있어. 싫다고 말해도 안되」
「아, 알겠습니다」
걷는 것만으로도 들떠버리는 스커트를 입고 라디오 체조를 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지 않아도 결과를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스커트가 짧아서 못하겠습니다」라는 변명이 통할 리가 없다.
「그리고 또 하나. 그거, 벗어」
「……?」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다.
히토미의 손가락끝이 가리키는 곳은, 자신의 가슴이었다.
「설마!!?」
「그거 수영복이지? 수영복따윌 입고 있어도 좋다는 말이 아니야」
「그, 그런! 이건 비키니고, 거의 속옷같은 겁니다. 그런 심술 부리시지 않아도, 괜찮지 않습니까!」
「별로 심술부리고 있는게 아닌데……저기요, 과장님」
「에? ……아, 아―, 응. 커험(헛기침 소리)」
자기 자리에 앉아 2명을 교대로 바라보고 있던 야나기다(과장)는, 헛기침을 하면서 일어섰다.
「그러니까……제도가 도입된 당초에, 마키타양같이 수영복을 입고 온 아가씨가 있었지만……, 여러가지 면으로 봤을때 결과적으로, 수영복은 금지 됬네. 괜찮다고 말하기엔, 수영복은 어디까지나 놀이용 의상이기 때문에, 직장에서는 적당치가 않아. 하지만, 마키타양도 몰라서 한것이니, 오늘은 그대로도……」
「됐어요, 과장님」
상관없다--라고 말하려는 순간, 히토미가 말을 차단했다.
「아오이라면,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수영복 밑에 이미 1벌 입고 있겠지?」
「…………그것은……」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고 하면, 벗지 않고 끝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짓말이 들켰을 때를 생각하면, 정직하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일단…입고 있습니다」
「그럼 당장 벗어」
「하, 하지만 아래는…그……. 게다가, 상의밑에는 진짜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습니다」
비키니상의까지 착용이 금지되면 가슴이 노출되 버린다.
와이셔츠에 넥타이 모습의 남성 사원이 바쁜 듯 일에 열중하고, 소란으로 가득 찬, 활기가 넘치는 사무실의 풍경.
도시의 오피스 빌딩이라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것 같은 풍경속에서, 반나체에 가까운 모습으로 서 있는 자신의 모습.
지나치게 비정상적인,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이미지에, 아오이는 무서움조차 느껴졌다.
「아, 저, 곧 아래로 가서 갈아입고 오겠습니다. 이 블라우스에 수영복을 벗는 건……무립니다…너무 부끄럽습니다」
「이제와서 탈의실에 가면 늦어. 괜찮아, 별로 알몸으로 체조하라는 게 아니니까. ……그래, 이걸 줄께」
그렇게 말하곤, 히토미는 책상 서랍 속에서, 원모양으로 된 동그란 반창고를 2매 꺼내 아오이에게 건네주었다.
「엣……설마!」
「닙레스(반창고)라도 붙여 두면 부끄럽진 않을꺼야」
상식을 벗어나는 말에, 아오이는 그저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반창고를 응시할 수 밖에 없었다.
새하얀 시트가 아침햇살에 빛나, 실내를 희게 염색하고 있다.
시선을 밖으로 향하면, 푸른색의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이제 일어나지 않으면」
아오이는 침대에 엎드린 채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몸은 무겁고, 기분도 개이질 않는다.
할 수만 있다면, 이대로 회사를 쉬어 버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솔직히, 어제밤의 일은 끝까지 생각해 낼 수가 없었다.
히토미의 손에 의해 강제적으로 절정에 달한 후, 몽롱해지는 의식 속에서 누군가의 소리를 들은 것 같다.
하지만, 완전히 의식을 되찾았을 땐, 택시안에 있었다.
정신을 잃은 후, 무슨 일을 당했을까?
알몸뚱이가 되어 신체의 구석구석이 관찰되어 버렸다면.
그리고, 그 모습이 사진에 찍히고 있었다면.
――불안과 분함이 끝 없이 마음속에서 일어난다.
「이제 일어나지 않으면」
같은 말을 몇번이나 되풀이 한 끝에, 아오이는 침대에서 기어 나왔다.
벌써 기상 예정 시각을 15분이나 지나 버리고 있지만, 뜨거운 샤워를 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발밑조차도 안보일 정도로 혼잡한 역의 홈을 빠른 걸음으로 걸어, 자동 개찰구를 빠져나간다.
샐러리맨도 OL(Office Lady)도, 모두가 뒤엉켜 걷고 있지만, 아오이는 거의 달리듯 걷고 있었다.
「앞으로 9분……어쨌든 빠듯하게나마 시간에 맞출 수 있을 것 같아」
숨을 가쁘게 몰아 쉬면서 손목시계에 눈을 돌리고는, 약간 달리는 속도를 떨어뜨렸다.
슈트를 세련되고 맵시있게 입은, 경쾌한 발걸음으로 달리는 아오이의 모습에서는, 아침에 낙담한 모습을 연상할 수 없었다.
물론 샤워를 한 것 정도로, 어제밤의 쇼크가 사라진 건 아니다.
하지만, 뜨거운 샤워가 허탈감을 씻어 내려줌에 따라 또 다른 감정--분노가 일어났다.
어쩌면 그것은 분노가 아닌, 프라이드, 혹은 고집과도 같은 감정이었을 지도 모른다.
평소엔 착해 보이는 어른이 몇 사람씩이나 모여, 약한 입장에 있는 신입사원을 괴롭힌다.
그것도 단순한 괴롭힘이 아닌, 성희롱이라고 하는 최저의 행위다.
아슬아슬한 제복을 입혀 수치모습을 즐겨, 신체를 손대어 싫어하는 모습을 즐긴다--.
그런 그들이다.
아오이가 다음날 회사를 쉬면, 자신들의 행위가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를 알게되, 기뻐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 사람들이 생각한 대로 되게, 놔둘 줄 알구? )」
낙담하고 있는 것 만으로는, 아무것도 되돌릴 수 없다.
성희롱에 굴복하는 건, 그들에게 굴복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안녕하세요!」
회사의 통용구에 들어선 아오이는, 괴로움을 털어버리려는 듯 큰 소리로 인사를 했다.
「……라고 말해도, 아직 아무도 없나?」
앞으로 몇분 후에 벨이 울린다.
이대로 5층(지하 1,2층까지 포함해서)까지 가면 여유있게 세이프지만, 아오이의 경우엔 먼저 제복으로 갈아 입어야 한다.
「휴우…, 진짜 빠듯하네」
성희롱 사원용 탈의실이 설치되 있는 식당도, 아직은 사람이 없었다.
테이블 위에는 신문지가 난잡하게 굴러 다녔고, 재떨이에도 담배꽁초가 남아 있었다.
유리벽으로 된 탈의실안에는, 슈트를 제대로 입고 있는 마네킹 몇체와 알몸 마네킹 1체.
모르는 사람에게는 상품의 디스플레이로 밖에 안 보이겠지만, 아오이는 이미 진짜 의미를 알고 있었다.
아오이는 탈의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 마네킹 앞에 서서, 주저없이 잽싸게 옷을 벗었다.
벗은 윗도리를 테이블 위에 두고는, 주저없이 블라우스도 벗는다.
식당에 사람이 없어서 안심이 되는 것도 있지만, 주저없이 옷을 벗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하나 있었다.
「흐음……어제보다야 훨씬 낮겠지만, 역시 좀 부끄러울지도…」
아오이는 슈트 밑에 비키니 수영복을 껴입고 있었다.
대학시절 그녀의 친구가 감언이설로 남을 속여서 산 수영복이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노출도가 너무 높고, 결국 부끄러워서 입을 수가 없었던 대용품이다.
그래도 속옷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제복에 비하면 몇십배 더 안심이 되지만, 옷감의 면적만 따지면, 일반 브래지어&팬티와 거의 같다.
아오이는 히프 라인을 조금 신경쓰면서도, 벗은 슈트를 잽싸게 마네킹에 덮어 씌웠다.
그리고, 어제 건네받은 제복을 손에 들었다.
「블라우스는 이걸 입는다고 해도, 스커트는 어떤 걸로 할까?」
아오이가 선택한 것은 핑크색의 블라우스였다.
어제 입은 시스루 블라우스는, 안에 아무것도 입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면 모처럼 수영복을 입고 온 의미가 없다.
핑크색의 블라우스는 가슴 부분의 옷감이 아예 없는 풀 오픈형으로, 시스루 블라우스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부끄러운 디자인이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한다면 스커트 쪽이다.
어제 입은 타이트 스커트는, 옷자락이 한번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원래대로 돌아가 주질 않기 때문에, 장시간에 걸쳐 팬티가 보여 버린다.
또한 플리츠 스커트라 해도, 간단하게 옷자락이 벗겨져, 수십번수백번 팬티 엿보기가 반복 될 수도 있다.
물론 어제와 달리 볼 수 있는 건 팬티가 아닌 수영복이지만, 대퇴 부위나 수영복 라인을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부끄럽다.
아오이는 예쁜 눈썹을 찌푸리면서 10초 정도 고민한 끝에, 플리츠 스커트를 선택했다.
「왓, 이제 시간이 없어」
핑크색 블라우스에 팔을 집어 넣었을 때, 손목시계의 문자판이 보였다.
서둘러 버튼을 달려고 하자, 한 손이 허공을 집는다.
습관적으로 가슴 팍에 손을 뻗었지만, 이 블라우스의 버튼은 밑에서부터 3개밖에 없었다.
「……브래지어가 훤히 들여다보이구나」
입는 느낌은 보통 블라우스 그 자체지만, 예상대로, 가슴을 숨기는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수영복이니까 어떻게든 참을 수 있지만, 보통 속옷이라면 도저히 견딜 수 없다.
계속해서 플리츠 스커트를 입어 보았다.
블라우스와 같은 엷은 핑크색으로, 매우 예쁜 디자인이다.
다만 그것은 초등학교 저학년 여자 아이가 입었을 경우이며, 성인 여성이 입으면 소녀 취향으로 보인다.
상당한 로리타 풍의 찻집 제복, 혹은 풍속점이라면 사용할지도 모르지만……, 어떻게 봐도 OL의 제복으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게다가 스커트 길이는, 가랑이 5센치가 고작인 초미니스커트다.
아오이는 다 입고 나서 타이트 스커트가 좋을지도 모른다고 후회했지만, 다시 갈아입을 시간이 없었다.
마지막엔 베스트를 입고, 탈의실에서 도망치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뭐, 뭐야 이거. 이렇게…, 어쩌면 좋아」
달리기 시작하자 마자 , 걷잡을 수 없는 후회감이 밀려왔다.
거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매우 얇은 옷감으로 만들어진 그 스커트는, 걸음 걸음마다 다리에 얽히고 얽혀, 화려하게 들떴다.
어느 정도의 팬티 엿보기는 각오하고 있었지만, 설마 걸음 걸음마다 팬츠가 보일듯 말듯 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스커트의 뒤틀림 상태와 주변의 미세한 바람에도 옷자락이 움직였고, 그 때에 맞춰 다리를 움직이면, 팬티의 대부분이 노출되 버릴 정도로 성대하게 옷자락이 들뜨는 것이다.
보이는 건 수영복이라고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어도, 스커트 옷자락이 들뜨는 현상이 부끄러움을 가중시킨다.
차라리 애시당초 스커트를 입지 않는 편이 부끄러움이 덜 할지도 모를 정도였다.
「……아무도 없나?」
계단 앞에서 잠시 망설였지만, 마음먹고 다리를 크게 올렸다.
그와 동시에 스커트의 옷자락이 지면과 수평이 될 정도로 호쾌하게 벗겨졌지만 , 신경쓰고 있어도 어쩔 수가 없다.
아오이는 옷자락을 양손으로 누르면서, 단숨에 5층까지 뛰어 올라갔다.
「아, 안녕하십니까!」
당연히 호흡이 흐트러졌지만, 크게 심호흡을 하고 나서 오피스에 발을 내디뎠다.
「아아, 마키타양, 안녕」
「안녕―. 왜 늦는지 궁금해 하고 있었어」
어제밤 회식에 참가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인사를 주고받았지만, 당사자들은 다소 꺼림칙함이 있는지, 어딘가 어색했다.
「죄송합니다. ……혹시 시업 벨 울렸습니까?」
「아니, 아직. 그때까지, 1분 정도 남았을껄」
「휴우……다행이다」
안도감과 함께 한숨을 내쉬는 아오이의 가슴에, 근처에 있는 남자들의 눈이 못박혀 있었다.
중요한 부분은 비키니로 숨겨져 있다 해도, 가슴의 크기도 형태도 선명한 모습이다.
게다가 입고 있는 베스트는, 유방에 접하는 부분의 옷감만이 없다.
(가슴부위에 구멍 2개가 나있는 베스트를 말합니다... 2장을 참조 하시길...)
그 때문에 유방이 아래에서부터 밀어 올려짐과 동시에 가슴의 골짜기(가슴사이)는 강하게 눌려 있었다.
결과적으로 아오이의 유방은, 골짜기를 최대한 강조한 꼴이 되어, 옷의 구멍을 통해서 앞을 향해 쑥 내밀고 있었다.
「회사나오기 시작한지 이틀만에 지각하면 안되니까요」
가볍게 웃는 것만으로도 부풀어(솟아)있는 부드러운 곳이 떨려, 한층 더 남자들의 눈을 강하게 못박히게 했다.
「아오이, 오늘도 모든 이들의 아이돌이네」
「……!」
자기 자리에 앉으려고 한 아오이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뒤돌아 보자, 흰 슈트를 입은 여성이 아오이를 업신여기듯 팔짱을 끼고는, 입술 한 구석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일순간 창자가 끓어오르는 것 같은 분노가 밀려 왔다.
따지고 싶은 게 수도 없이 많다.
아니, 그 전에 한대 갈겨 주지 않으면 속이 풀리지 않을것 같다.
하지만, 여기는 오피스로, 상대는 같은 부서의 선배다.
이대로 물러설 생각은 없다……하지만, 지금은 사적인 감정을 내세울 때가 아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스즈 선배님」
감정을 억지로 참고 인사를 했다.
「안녕, 아오이 」
쏘아 보는 듯한 시선을 받아도, 히토미는 안색 하나 바뀌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즐거운 듯이,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그렇게 무서운 얼굴로 보지마. 어제, 장난이 너무 심했던거 사과할테니까」
「……」
「아오이가 기절해 버린 후에, 분명히 택시를 불러 주었고. ……아, 물론 자고 있는 공주님한테 장난같은 거 안했으니까 안심해」
「…엣」
「두근」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심장이 크게 맥박쳤다.
기절한 후 택시 안에서 의식을 되찾을 때까지의 공백 시간동안,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아무리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마음 속에선 불안함이 사라지질 않는다.
「(정말 아무짓도 하지 않은거야? )」
상대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히토미가 거짓말해서 득을 볼만한 일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런데 아오이. 우리 회사는 시업 벨이 울리면 라디오 체조하는 거 알고 있어?」
「……네. 연수 받을 때 들었습니다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누군가 1명이 앞에 나와서 체조를 하게 되있어. 미안하지만, 오늘부터는 아오이에게 부탁할께」
「에엣!」
라디오 체조는, 정면에서 대표로 누군가 1명이 나와서 하는 것이 원칙이다.
없어도 별 지장이 있는건 아니지만, 있는 쪽이 전체적으로 타이밍 마추기가 쉽다.
「 그렇지만, 전……」
「매년 신입사원이 담당하도록 결정이 되있어. 싫다고 말해도 안되」
「아, 알겠습니다」
걷는 것만으로도 들떠버리는 스커트를 입고 라디오 체조를 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지 않아도 결과를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스커트가 짧아서 못하겠습니다」라는 변명이 통할 리가 없다.
「그리고 또 하나. 그거, 벗어」
「……?」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다.
히토미의 손가락끝이 가리키는 곳은, 자신의 가슴이었다.
「설마!!?」
「그거 수영복이지? 수영복따윌 입고 있어도 좋다는 말이 아니야」
「그, 그런! 이건 비키니고, 거의 속옷같은 겁니다. 그런 심술 부리시지 않아도, 괜찮지 않습니까!」
「별로 심술부리고 있는게 아닌데……저기요, 과장님」
「에? ……아, 아―, 응. 커험(헛기침 소리)」
자기 자리에 앉아 2명을 교대로 바라보고 있던 야나기다(과장)는, 헛기침을 하면서 일어섰다.
「그러니까……제도가 도입된 당초에, 마키타양같이 수영복을 입고 온 아가씨가 있었지만……, 여러가지 면으로 봤을때 결과적으로, 수영복은 금지 됬네. 괜찮다고 말하기엔, 수영복은 어디까지나 놀이용 의상이기 때문에, 직장에서는 적당치가 않아. 하지만, 마키타양도 몰라서 한것이니, 오늘은 그대로도……」
「됐어요, 과장님」
상관없다--라고 말하려는 순간, 히토미가 말을 차단했다.
「아오이라면,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수영복 밑에 이미 1벌 입고 있겠지?」
「…………그것은……」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고 하면, 벗지 않고 끝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짓말이 들켰을 때를 생각하면, 정직하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일단…입고 있습니다」
「그럼 당장 벗어」
「하, 하지만 아래는…그……. 게다가, 상의밑에는 진짜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습니다」
비키니상의까지 착용이 금지되면 가슴이 노출되 버린다.
와이셔츠에 넥타이 모습의 남성 사원이 바쁜 듯 일에 열중하고, 소란으로 가득 찬, 활기가 넘치는 사무실의 풍경.
도시의 오피스 빌딩이라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것 같은 풍경속에서, 반나체에 가까운 모습으로 서 있는 자신의 모습.
지나치게 비정상적인,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이미지에, 아오이는 무서움조차 느껴졌다.
「아, 저, 곧 아래로 가서 갈아입고 오겠습니다. 이 블라우스에 수영복을 벗는 건……무립니다…너무 부끄럽습니다」
「이제와서 탈의실에 가면 늦어. 괜찮아, 별로 알몸으로 체조하라는 게 아니니까. ……그래, 이걸 줄께」
그렇게 말하곤, 히토미는 책상 서랍 속에서, 원모양으로 된 동그란 반창고를 2매 꺼내 아오이에게 건네주었다.
「엣……설마!」
「닙레스(반창고)라도 붙여 두면 부끄럽진 않을꺼야」
상식을 벗어나는 말에, 아오이는 그저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반창고를 응시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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