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의 이야기 (일부분발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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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링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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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는 대로 해!" 르네가 O에게 그렇게 말하고 그녀가 만족스러운 제세로 설 수 있게 하려 고 자신도 일어서서 그녀의 등을 자기에게 기대도록 해서 지탱해 주었다. 르네의 오른손이 O의 한쪽 유방을 애무하고 왼손은 어깨를 누르고 있었다. 처음 본 그 남자는 침대 가장자리게 걸터 앉아 O의 복부에 손을 갖다 대 었다. 르네는 그 남자가 O에게 무슨 일을 하려는지 깨닫고 그 행위가 좀더 쉽게 이루어 지도록 O의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리고 오른팔을 O의 허리에 둘러 다시 강하게 몸을 고정시켰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남자의 애무는 너무 직선적이면서 자극적이었기 때문에 O는 몸부림을 치다가 남성이 그 곳에 닿자 마자 일찌감치 두 무릎에서 힘을 빼고 말았다. 그리고 O가 무릎을 꿇자 애인도 따라서 무릎을 꿇게 되었다. 그녀는 이제 도망가라고 해도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 다. 정신이 들었을 때 O는 자기가 천장을 보고 드러누워 있다는 걸 깨달았다. 르네의 입이 자신의 입을 짓누르고 있었다. 그의 두 손은 침대 위에 있는 O의 양 어깨를 움켜쥐고 처음 대한 남자의 두손은 O의 무릎 밑에서 떨리 고 있었다. 르네가 O의 손을 풀고 침대에 눕혀 주고 이불을 덮어 주었다. 남자도 일어 서서 르네와 함께 문 쪽으로 행했다. O의 뇌리에 갑자기 남자들에게 아무렇게나 몸이 내맡겨져 그야말로 저주 스럽고 엉망진창 신세가 되었다는 생각이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O는 생전 처음 보는 남자에게 입술을 빼앗기고, 일찍이 애인에게 몸을 맡 길 때도 입밖에 내지 않았던 신음을 모르는 남성을 받아들이면서 뱉은 것 이다. O는 한 마디로 남성들에게 철저히 유린되어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짊 어진 몸이 되었다. 애인이 자기를 버리고 떠난다고 해도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 같았 다. 하지만 르네는 남자를 문 밖으로 내보내고 나서 그대로 문을 걸어잠그 고 방 안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침대로 다가와 이불을 들추고 O와 나란히 누운 뒤 아직 습기와 뜨거운 열기를 채 식히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는 O의 몸을 두 팔로 감싸면서 입을 열었다. "당신을 사랑해. 밤이 되면 하인들이 들어와 피가 솟구칠 때까지 채찍질할 거야." 어느새 태양이 아침 안개를 깨끗이 걷어내 버리고 방 안 가득 햇살이 밀려 들오와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정오 벨이 울릴 때까지 정신없이 꿈 속 을 헤매고 다녔다. O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애인은 여기에 있다. 저 천장 낮은 방에 있는 침대에서 잘 때와 마찬가지로 '옆에 있어 줘' 하고 부드럽게 말해 주 었다. 두사람이 함께 생활하게 된 뒤로는 거의 매일 밤 그는 자신 옆에서 자고 있었던 것이다. 침대는 침대 기둥이 달려 있는 영국풍 마호가니제품이었지만 덮개는 없고 베겟머리 쪽의 기둥이 발 쪽의 기둥보다도 키가 컷었다. 그는 언제나 O의 왼쪽에 드러누웠고 한밤중이라도 눈을 뜨면 어김없이 O의 다리에 손을 뻗 치곤 했었다. 따라서 O는 항상 잠옷만 걸치고 아래는 알몸으로 잠자리에 들 수밖에 없었다. 그는 평상시 하던 습관 그대로 O를 꺼안았다. O는 르네의 손에 키스를 했 지만 입을 벌리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O의 목 걸이를 잡고 가죽과 목 사이의 틈에 손가락 두 개를 끼워 넣고 말을 했다. "당신은 이제부터 나와 내가 선택한 사람들의 공동 소유물이 되는 거야. 어젯밤 당신에게 했던 것처럼, 당신이 모르는 남자들이라고 해도 이 저택 을 드나드는 클럽의 멤버이가만 하면 누구든지 그런 식으로 할 수 있어. 그 말은 당신이 나 말고 다른 사람의 명령을 받게 될 경우, 그 자리에 내 가 있든 없든 내 지시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된다는 뜻이댜. 마찬 가지로 당신이 어떤 일에 복종을 하지 않아 이런 처벌을 받게 될 때도 역 시 내가 벌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돼. 당신을 그들에게 인도한 것은 그리 중요한 일이 아냐. 그들은 나 자신이나 마찬가지이므로 나는 그들을 통해서 당신을 소유하고 당신을 즐기고 있는 거야. 당신은 그들에게 당연히 순종해야만 하고 내게 품고 있는 존경심을 그대로 발휘해서 그들을 환대하지 않으면 안돼. 하느님이 피조물들을 소유하시듯 나도 그런 식으로 당신을 소유 하고 싶은 거야. 하느님은 괴물이나 말이나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과 전설 속의 가면 을 뒤집어 쓰고 피조물들을 지배하시기 때문이지. 나는 당신을 배반하거나 외면할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어. 당신을 다른 사람의 손에 내맡기게 되면 그만큼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는 거야. 내가 당신을 다른 사람에 게 내맡긴다는 사실을, 당신이 내 소유물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지. 그것은 당신 역시 마찬가지야. 자기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걱정 없이 다른 사람한테 빌려주거나 내맡길 수 있는 거잖아. 내가 당신을 다른 사람에게 내주는 것은 그들에게서 언제든지 마음 내키는 대로 되찾을 수 있기 때문 이야. 다른 사람에게 맡겨졌던 당신이 내게 되돌아왔을 때의 당신모습은 이전보다 훨씬 더 풍요로울 거야. 아무리 흔해 빠진 하찮은 물건이라도 성스러운 용도에 쓰이게 되면 그과정 을 통해 신성한 물건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지, 나는 아주 오해 전부터 당 신의 몸을 남성들에게 팔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 그 소원이 이제야 이루어지고 있는 거야. 그리고 당신에 대한 내 사랑의 강도가 점점 더 뜨 거워지고 있다는 것도 깨달았지, 당신이 막 내게 능욕당해 상처를 입었다 고 생각하면 말이댜, 당신은 날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가하는 고통을 사랑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돼." O는 애인으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몸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행복감을 느꼈다. 역시 이사람은 나를 사랑하고 있는 거야. 그렇기 때문에 몸이 이렇게 떨리 는 것이겠지.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마음 속에서 르네의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는 표시가 아닐까? 틀림없이 이 사람도 그것을 알아차렸을 거야. "순순히 동의해 줄 수만 있다면 일은 간단해. 당신은 내 뜻을 거역할 수가 없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좋든 싫든 간에 당신은 지시하는 대로 따를 수 밖에 없는 거야 그것은 나나 내 동료들의 기쁨과 환희로만 끝나는 게 아니 고 그런 행위를 당신 자신이 어떤 식으로 인식하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고 할 수 있어." O는, '당신의 노예가 되겠어요. 기꺼이 그런 관계를 유지하겠어요'라고 대 답하려 했다. 그러나 그가 입을 열려는 O를 제지하고 말을 계속해 나갔다. "어저께 당신은 이 저택에 머물고 있는 동안 남자들을 똑바로 쳐다봐도 안 되고 말을 걸어도 안된다는 교육을 받았어. 하지만 지금 이후로는 나에게 그러지 않아도 돼. 그저 침묵을 지키고 시키는 대로 행동만 하면 되는 거 야. 당신이 좋아. 자, 일어나 봐. 여기에 있는 동안 남자들 앞에서는 울부짓 고 애무할 때 이외에는 절대로 입을 벌려서는 안돼." 그이 말대로 O가 몸을 일으켰다. 르네는 변함없이 침대에 길게 누워있는 그대로다. O는 욕조에 들어가 몸을 씻고 머리를 틀어올렸다. 상처투성이인 허리를 따뜻한 물에 담그자 알알한 자극이 휩쓸고 지나가는 바람에 온모이 움츠려 들었다. 또 고통이 시작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문지르지 않고 타월 을 가볍게 갖다돼서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루즈와 화운데이션을 바르고 알몸 그대로 눈을 내리뜨고 방으로 돌아왔다. 르네가 쟌느를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전에 방에 들어와 역시 눈을 내리뜬 채 입을 벌리지 않고 침대 베갯머리 가까이 서있었던 것이다. O에게 옷을 입혀 주라는 지시가 쟌느에게 녀려졌다. 쟌느는 녹색 코르셋에 하얀 패티 코트, 드레스, 녹색슬리펴를 끄집어 냈다. 먼저 코르세의 앞을 채우고 등 뒤에서 끈을 묶기 시작했다. 이 코르셋은 홀쭉한 채형이 인기있었던 시대에 유행하던 것처럼 허리를 한껏 옥죄고 유 방을 치켜세우도록 되어있었다. 코르세의 끈이 하나하나 채워짐에 따라 유 방이 위로 밀어올려지고 마침내 젖꼭지가 튀어나오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허리가 잘록하지고 배가 앞으로 조금 불겨져 나왔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코르셋이 몸통을 옥죄임에 따라 불편해야 마땅한 몸이 이상하게 편안해지 는 것이다. 몸통은 똑바로 펼쳐지는 스커트나 목에서 젖꼭지까지의 가슴 전체가 사다 리꼴을 이루고 있는 옷깃은, 그것을 입은 여성의 몸을 보호하기보다는 오 히려 남자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고 춘정을 자극하는 데 효과적일 듯 싶었 다. 쟌느가 코르셋의 끈을 모두 매자 O가 침대위에 놓여 있는 드레스에 손을 댔다. 원피스로 스커트에 해당하는 부분에 자유자재로 교환할 수 있는 안 감 같은 패티코트가 달려있고, 앞에서 열십자 모양을 이루고 등 뒤에서 매 듭이 지어진 가슴 장식은 묘하게 가슴의 곡선을 변화시키게 돼 있었다. O는 열려진 욕실 쪽으로 다가가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보았다. 두 여 자가 거울을 바라보고 나란히 섰다. 쟌느가 팔을 뻗어 녹색 드레스 소매의 주름을 바로 잡아주려고 했다. 그때 쟌느의 가슴을 장식한 레이스 속에서 유방이 흔들렸다. 쟌느의 유방은 젖꼬지가 길쭉하고 젖꽃판의 색깔은 짙은 갈색이었다. 드레스는 쌍고치실로 짠 노란 실크로 만든 것이었다. 르네가 다가와 O에게, "잘 좌둬," 하고 말했다. 그리고 쟈느한테는. "드레스를 들어올려," 하고 명령했다. 쟌느가 두손으로 스커트와 안감을 들어올려 하얀 복부와 반들반들하게 빛 나는 허벅지와 무릎, 그리고 시커멓게 비밀일 감추고 있는 작은 언덕을 드 러냈다. 르네는 손으로 쟌느의 몸을 만지작거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O의 적쪽지를 못살게 굴었다. "당신한테 보여 주기 위해서야." 하고 르네가 말했다. O는 눈을 돌리지않고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고 있었다. 르네는 낯뜨거운 표정으로 반쯤 벌려진 쟌느의 입과 목에 채워진 가죽 목걸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O는, 내가 이사람에게 주는 쾌락은 이 여자나 다른 여자 가 그에게 주는 괘락과 어디가 다른 것일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이런 것인 줄 미처생각하지 못했지?" 하고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다. 이런 건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 다. O는 문이 있는 쪽의 벽에 몸을 기대고 두손을 힘없이 아래로 내러뜨린 채로 있었다.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이었다. 구태여 설명을 요구할 필요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말이 필요하겠 는가? 갑자기 O의 절망스러운 모습이 마음에 걸렸는지 르네가 쟌느를 떼 어놓고 O를 두팔로 껴안았다. 사랑한다는 말을 몇번씩 되뇌이면서, '나의 사랑' '나의 생명'이라고 했다. 목에서 가슴, 그리고 목덜미를 어루만지는 그의 손에서 쟌느의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조금 전까지 자신을 휩싸고 있던 절망 감이 정말이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만 것이다. 그는 나를 사랑하고 있는 거야, 아아, 사랑하고 있어, 주인 노릇을 하고 쟌느나 다른 여자와 마음 내 키는 대로 즐겨도 나를 사랑하고 있는 그의 마음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라 는 생각이 들었다. O는 그의 귓가에 입을 갖다대고, "사랑해요." 하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쟌느가 O의 손을 잡고 복도로 데리고 나갔다. 또 굽 높은 슬리퍼가 타일 바닥을 때리는 소리가 나고, 그 여자들은 다시 두방 사이에 있는 긴의자에 앉아있는 하인을 보았다. 피에르와 똑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지만 그가 아 닌 다른 사람이었다. 키가 더 크고 여위고 검은 머리카락의 남자였다. 그 여자들의 앞에 서서 응접시로 안내했다. 거기에는 큼지막한 녹색 커텐 사이에 튼튼해 보이면서 또렷하게 도드라져 있는 철문이 있었고, 그 앞에 서있는 다른 하인 두 명이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하인들 주위에는 하얗고 빨간 얼룩이 있는 세 마리의 개가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여기가 나가는 문이야." 하고 쟌느가 조그만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 목소리가 앞서가는 하인의 귀 에 들려 그가 뒤돌아 보았다. 쟌느의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졌고 O의 손을 쥐고 있던 손과 드레스를 가볍게 잡고 있던 손을 놓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 다. 응접실 바닥은 검은색의 대리석이 깔려 있었다. O도 깜짝 놀라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철문옆에 서있던 두 하인이 웃음을 터뜨렸다. 하인 한 사람이 O에게 다가와, '이쪽으로' 하고 지금 들 어온 문의 맞은평에 있는 문을 열고 데리고 들어갔다. O의 귀에 들려오던 웃음소리와 발소리는 문이 닫히는 바람에 들을 수 없 게 되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전혀 짐작할 수가 없었다. 쟌 느는 입을 벌렸기 때문에 벌을 받는 걸까?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벌을......? 이 저택에서 O가 맨처음 깨달은 것은 입을 꼭 다물고 침묵해야 된다는 규 칙이 절대적 가치를 지녔다는 사실이었다. 복도나 응접실에서 오갈 때나 식사를 할 때, 특히 하인들밖에 없는 낮 동안에는 더욱 엄겨한 듯했다. 하 인들은 주인들로부터 규칙을 위반하는 여자들을 아주 혹독하게 다뤄도 좋 다는 허학 같은 것을 받아 놓은 듯했다. O는 세차례나 그런 광경을 목도했었다. 한 번은 빨간 날개로 안내되고 있 던 도중이었고 두 번은 지금처럼 여럿이 있을 때였다. 무심히 입을 벌리고 말을 꺼냈던 여자들이 바닥에 몸을 웅크리고 채찍질 세레를 받는 광경이었다. 따라서 첫날밤 주인들한테서 들은 이야기와는 달 리 주간에도 채찍질하는 케이스가 얼마든지 있었던 것이다. 하인들이 무엇 을 생각하고 어떤 일을 시키든, 그것이 정당한지 잘못된 일인지 판단하기 전에 무조건 복종하는 자세부터 배워야 했다. 하인들은 주간에 어딘가 남다른 데가 있고 위협적인 옷차림을 하고 있었 다. 어떤 하인은 검은 부츠를 신고 빨간 상의와 하얀 가슴장식 대신에 옷 깃 언저리를 주름으로 처리하고 소맷부리가 아주 좁고 어깨 주위가 부풀어 보이는 빨간 실크 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런 모습이 하인 한 사람이 저택에 들어온지 8일째 되던 날, 손에 채찍을 들고 나타나 O의 옆에 앉아있었다. 표백 처리라도 한 듯한 새하얀 피부가 앞가슴 쪽에서는 희미하게 장미꽃색으로 물들어 있는, 풍만한 금발의 여자 를 의자에서 일으켜 세웠다. 금발머리 여자는 하인에게 미소를 흘리면서 뭐라고 몇마디 중얼 거렸지만 아주 잰 말이었기 때문에 O는 한 마디도 알 아들을 수가 없었다. 하인의 손이 그 여자의 몸에 닿는가 싶더니 어느새 그 여자는 무릎을 꿇고 하얀 손으로 검은 실크 아래 숨겨져 있는 부분을 거머쥐고 입술을 갖대댔다. 그때 그 여자는 채찍질 세레를 맞지 않았다. 식당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것 은 이 남자뿐이었고, 그여자의 애무를 기꺼이 반아들이고 그 기분을 만끽 하느라고 눈을 감아버렸기 때문에 다른 여자들도 입을 마음대로 놀릴 수가 있었다. 그래서 하인들을 매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때서야 처음 깨달 은 것이다. 하지만 O에게는 말없이 따르기에 곤란한, 즉 마지막까지 완전히 지킬수 없 었던 규칙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남자들을 똑바로 쳐다보아서는 안된다고 하는 규칙이었다. 그 규칙은 하인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O는 항상 위험을 느끼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또 그만큼 그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싶다는 호기심을 물리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실 O는 두세명의 하인들로부터 채 찍질을 당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규칙을 위반하다가 적발당해 벌을 받은 게 아니었다. 그 여자들을 능욕하고 싶다는 생각만 있으면 얼마든지 채찍을 휘두를 수가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서로 명령에 대해서 적당히 행동할 수가 있고, 게 다가 자신들의 임무에 대단한 매력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변통을 모르 고 장소와 시간에 구애됨이 없이 주인들로부터 집행을 위임받은 그대로 혹 덕하게만 준수한 것이다. 이따금 징벌을 가하겠다는 결정이 내려지면 하인들은 무자비하게 여자들을 다루곤 했다. O는 그들의 무릎에 매달려서 용서를 구할 용기도, 비굴한 근 성도 없었기 때문에 곧이 곧대로 그들의 채찍에 몸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 다. O는 결코 애원 같은 것을 하지 않았다. 침묵해야 된다는 규칙은 애인과 같 이 있을 때 이외에는 그다지 어려운 게 아니었다. 다른 여자들이 감시의 눈을 피해 말을 걸어와도 눈과 몸짓만으로 대응해서 침묵의 규칙을 한번도 어기지 않았다. 규칙을 위반하거나 해서 징벌을 받게 되는 것은 대가 식가를 할 때였다. 식당의 벽과 바닥은 물론이고 두꺼운 판 유리가 올려져 있는 기다란 테이 블도 검은색이었다. 그녀들이 앉게 되어 있는 둥그런 팔걸이의자에도 검은 가죽이 씌워져 있었 다. 거기에 엉덩이를 내려놓고 앉을 때는 스커트를 들어올리지 않으면 안 되었고, O는 매끈매끈한 검은 가죽이 넓적다리에 와 닿는 그 감촉에서, 애 인이 자신의 스타킹과 팬티를 벗긴 채 택시 뒷자석에 앉혔던 최초의 순간 을 떠올리곤 했다. 그것과는 반대로 이 저택을 빠져나가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한 옷차림으로 돌아가 - 수수한 슈트와 드레스를 입더라도 그아래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 은 맨살이겠지만 - 애인이나 다른 남자들과 자동차나 카페 안의 의자에 나 란히 앉게 될 때, 자신의 머릿속을 스쳐가는 것은 이 저택에서의 경험 - 실크 코르셋으로 밀어 올려진 유방과 젖꽂지, 누구의 것인지도 모르는 손 과 입으로 농락당한 자신의 그 부위와 인정사정 없이 살을 가른 채찍과 무 섭디 무서운 침묵 등 - 일 것이다. 하지만 그침묵과 쇠사슬만큼 자신에게 안식을 제공한 게 없었다. 자신의 몸뚱아리를 옴쭉달싹하지 못하게 묶어두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게 하는 쇠사슬과 침묵이, 사실은 정반대로 자신을 해방시켜 준 것이다. 만에 하나 입을 벌리고 마음대로 주절거릴 수가 있었고 손도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고 하면, 또 애인이 지켜보고 있는 데서 매춘 행위를 하라는 강 요를 받았다고 하면, 자신에게 선택의 자유가 주어졌다고 하면 도대체 어 떤 과정을 거쳐서 어떤 결과를 빚어냈을까? 자신이 고문당할 때만은 입을 벌릴 수가 있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고통을 이기지 못해 뱃속에서부터 쥐어짜듯 나오는 소리와 남자와 여자가 관계 - 자신의 의사가 전적으로 무시된 것이기는 하지만 - 를 할 때 나오는 그 소리를 가 리켜 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려고 입에 재갈을 물린 적도 여러번 있었다. 자신을 능욕하는 시선과 손과 성기와 자신의 삶을 파고드는 채찍, 또 자신을 사랑 으로 되돌리는 동시에 죽음에 한 발 가까이 다가서게 하는 일종의 광기와 도 비스한 방심 상태 속에서 O는 자신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자신의 존재증명은 어떤 필요성도 아무런 가치도 없었다. 마찬가지로 힘없 이 떠밀려 다리가 벌려지고 겁강당한 여자들의 한명에 지나지 않았다. 아 니면 다리가 별려진 채 능욕당하고 있는 광경을 목도한 어떤 한 사람이라 도 좋다. 왜냐하면 그런 행위의 당사자나 조력자가 아닐 때도 그런 모습을 적나라하게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저택에 와서 채 24시간이 지나지 않은 이틀째 되던 날, O는 점심식사 후에 서재로 인도되어 커피 준비와 난로불을 보살펴야 된다는 지시를 받았 다. 검은 머리카락의 하인이 데리고 온 쟌느와 모니크라는 이름의 여자가 O와 함께 있었다. 자신을 서재로 데리고 온 하인은 그대로 남아 자신이 전날 밤에 묶였던 기 둥옆에 서 있었다. 서재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프랑스 창이 서쪽으로 뚫려 있었기 때문에 거의 구름 한 점 보이지 않는 가을 하늘의 햇살이 한가롭게 들어와 장식장 위에 올려져 있는 노란 국화송이를 간지럽히고 있었다. 그 래서인지 서재 안에 국화향과 흙냄새 비슷한 것이 은은히 떠돌고 있는 듯 했다. "어젯밤 피에르가 당신에게 채찍질을 했나?" 하인이 O에게 물었다. "예." O는 대답하면서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어디 그럼 드레스를 들어올리고 채찍으로 맞은 데를 보여봐." 하고 그가 말했다. 어젯밤 쟌느가 해보인 대로 드레스를 등 뒤로 말아올 리고 쟌느의 도움을 받아 흘러내리지 않게 하는 동안 하인은 말없이 기다 리고 있었다. 그리고 O에게 불을 붙이려고 지시했다. 허리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바람에 하얀 허벅지와 가느다란 다리가 녹 색 실크와 하얀 안감을 배경으로 해서 시원하게 흘러떨어지는 목포처럼 아 주 선명하고 자극적으로 떠올랐다. 다섯줄로 내달린 채찍 자국은 이미 거무틱틱한 색으로 변색돼 있었다. 난로에는 불씨가 준비되어 있었으므로 자신이 할 일은 작은 가지에 불을 옮겨 붙이가만 하면 되는 것이다 사과나무 가지를 이용하면 바로 불을 지 필 수가 있었다. 이어서 떡갈나무로 만든 장작에 불이 붙었다. 그러자 탁탁 튀는 소리를 내면서 밝은 불꽃이 일기 시작했다. 대낮이기 때문에 저녁 때 만큼 불꽃이 환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냄새만은 변함없었다. 그때 다른 하인이 들어와 어젯밤에 램프가 올려져 있던 작은 탁자 위에 커피잔과 커피포트를 내려놓고 다시 나갔다. O는 작은 탁자 앞으로 걸어가 고 쟌느와 모니크는 난로 양쪽에 서있었다. 바로 그때 두 남자가 들어오자 처음부터 있었던 하인이 밖으로 나갔다. 그 두 사람 중 한 남자의 목소리가 귀에 익은 듯했다. 틀림없이 어젯밤 자신을 범하고 허리 입구를 좀더 넓혀야지만 이용하기에 편할 것 같다는 제의를 했던 남자가 확실했다. O가 코피잔에 커피를 따르고 모니크가 설탕을 집어넣어 휘젓고 있는 동 안 O는 살며시 그 남자의 얼굴을 훔쳐보았다. 영국인 같은 느낌이 드는 남 자로 무척 젋어 보였고 검은 머리카락에 조금 여윈 듯했다. 그가 다시 입 을 열었을 때, O는 틀림없이 어젯밤 그 남자라는 확신을 가질수 있었다. 다른 남자도 역시 흑발로 조금 비만체에 가까웠고 둥그런 얼굴형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가죽이 씌워진 커다란 안락의자에 앉아서 난로를 마 주 보고 다리를 쭉 뻗고 조용히 담배를 태우면서 신문을 뒤적거렸다. 그 모습은 서재 안에 있는 여자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듯한, 아주 태연 자약한 태도였다. 이따금 신문을 넘기는 소리와 장작튀는 소리만 들 려올 뿐이었다. O는 난로에 눈길을 집중하고 때맞춰 장작을 집어넣고 있었 다. O는 장작 바구니 옆 바닥에 놓여 있는 쿠션에 걸터앉아 있고 모니크와 쟌느는 그 정면 바닥에 앉아있었는데 활짝 펼쳐진 두여자의 스커틑 자락이 맞닿아 있었다. 모니크와 스커트는 검붉은 색이었다. 거의 한 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한 남자가 갑자기 쟌느를 부르고 이어서 모니크도 불러 세웠다. 그는 두 여자 에게 쿠션을 갖고 오도록 했다. 그것은 어젯밤 O가 가슴을 바닥에 대교 엎 드렸을 때, 배 밑에 있었던 쿠션이었다. 모니크는 그 다음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무릎을 꿇고 쿠션을 두 손 에 쥐고 쿠션의 모피를 가슴에 밀차시킨 채 앞으로 몸을 수그렸다. 남자가 쟌느에게 모니크의 빨간 스커트를 말아올리게 해도 O는 꼼짝도 하지 않았 다. 그리고 쟌느는 가장 야비한 말로 지시를 받아 남자의 옷을 벗기고, 적어 도 한번이상 O를 거칠게 꿰뚫었던 적이 있는 육체의 무기를 두손으로 감 싸쥐도록 강요되었다. 그것은 쟌느의 손바닥 안에서 거대한 흉기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O는 목 도했다. 쟌느의 섬세한 손이 모니크의 허리를 고정시키는 동안 남성이 천 천히 모니크의 몸 속으로 빨려들어가 그녀의 입을 일그러뜨리는 것을, 그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던 다른 남자가 눈길도 돌리지 않은 채 O 에게 가까이 다가오라는 신호를 하고 몸을 의자의 팔걸이에 기대게 해서 - 스커트는 이미 걷어올려진 상태였기 때문에 알몸인 허리가 그대로 드러났 다. - 손바닥을 이드거니 펼쳐 베를 움켜잡았다. 1분 정도 지나 문이 열리 고 르네가 서재에 들어와 목도한 것은 바로 이 광경이었다. "괜찮아, 그대로 계속해." 르네는 그렇게 말하고 남자에게 불려갈 때까지 O가 않아 있었던 난로가 의 쿠션에 털썩 주저 않았다. 그리고 O의 자세를 요모조모로 자세히 뜯어 보고 꺼안고 있는 남자의 손의 배와 허리를 동시에 꿔똟고 점령하고 학대 할 때마다 견디지 못하고 쥐어짜는 소리를 흘리고 있는 O에게 미소를 던 지고 있었다. 모니크는 방금 전에 몸을 일으키고 쟌느가 O대신에 불을 지피고 있다가 르네에게 위스키잔을 갖고 왔다. 르네는 쟌느의 손에 키스를 하고 O에게서 시선을 돌리지 않고 위스키를 마셨다. O를 부둥켜안고 손을 놀리고 있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이 여자가 자네 애인인가?" "응, 그래." 하고 르네가 대답했다. "작크가 말한 그대론데." 하고 상대가 말을 계속했다. "이 여자는 약간 좁아. 조절이 필요해." "하지만 너무 헐거운 건 좋지 않아." 하고 쟉크가 말했다. "좋을 대로 해. 나보다는 자네들의 눈이 더 정확할 테니까." 르네가 쿠션에서 일어나면서 벨을 눌렀다. 그날 이후 계속해서 만 1주일간, 서재에서의 시중이 끝나는 해질녘부터, 또 서재로 끌리기는 저녁 8시에서 10시경까지 - 그때에 자신은 빨간 망토 를 걸피는 것 이외에는 알몸으로 연결돼 있었지만 - 자신은 에보나이트로 만든 모형을 몸 안에 집어넣고 있어야 했다. 그것은 내부의 근육운동으로 몸 밖으로 밀려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허리에 두른 가죽 벨트에 연결된 세 가닥의 가느다란 쇠사슬로 고정돼 있 었다. 그 중 한 가닥은 엉덩이 사익로 지나가게 돼 있었고 나머지 두 가닥 은 삼각형을 이루는 아랫배의 양쪽에 내려뜨려져 있어 필요할 때에도 방해 가 되지 않았다. 르네가 벨을 누른 것은 작은 상자를 갖고 오라는 지시를 낼리기 위해서였 다. 그것은 칸막이가 되어 있는 상자로 한쪽에는 쇠사슬과 벨트가 연결된 것 이, 반대쪽에는 극히 가는 것에서부터 굵은 것까지 남서의 성기를 닮은 봉 들이 들어 있었다. 봉들은 모두 한결같이 아래쪽이 굵게 돼 있기 때문에 몸 안쪽으로 빨려들어갈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때부터 며칠동안 O는 몸의 확장을 계속해야만 했다. 쟉크가 매일 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굵은 것으로 갈아 끼워주었던 것이다. 그는 O를 무릎 꿇리거나 배를 바닥에 대고 엎드리게 해서 쟌느나 모니크, 아니면 그 자리 에 있던 여자에게 봉을 고정시키고 자신은 감시를 했다. 여자들이 먼저 목욕하고 나서 알몸으로 화장을 하고 식당에 함께 모이는 저녁식사 때에도 O는 변함없이 그 봉을 몸에 차고 있어야만 했다. 쇠사슬 과 벨트가 붙어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나는 그것을 넓히고 있는 중 이야, 하고 광고하고 다니는 셈이었다. 방에 딸린 하인 피에르는 아묻 O를 욕심내지 않을 때에는 O를 벽에 연결 돼 있는 쇠사슬에 묶어 두었다. 또 서재로 갈 일이 있을 때에는 손목을 돌 려 팔찌의 고리를 연결해 결박시키곤 했다. 그때가 되기 전에는 봉을 몸에서 빼낼수가 없었다. 아직도 다른 여자들에 비하면 좁은 편이기는 했지만 급속도록 사용하기 쉽게 탈바꿈한 것이다. 남자들의 바램이 점참 확실해지기 시작했다. 일주일이 지나자 봉을 더 차 고 있진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O의 애인은 열리는 상태가 두배는 좋아졌 다면서 앞오로도 이런 상태가 계속유지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 때 그는 혼자서 파리로 돌아간다고 했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후에 다 시 돌아와 O와 함께 파리고 돌아갈 때까지 이 저택에서 지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 동안은 만나지 못할 것이라면서,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어, 나를 잊어버리면 안돼." 어떵게 내가 이 남자를 잊을 수 있단 말인가? 눈가리개를 하는 손, 피에 르이 채찍 등 모든 일이 이 사람의 손에서 이루어진 일인데...... 침대 위에 작은 산을 만들고 있던 쇠사슬, 배를 깨물던 생면 부지의 남자 도 마찬가지다. 명령을 내리는 목소리도 모두 이사람의 입에서 나온 것이 다. 자신은 권태를 느끼고 있는 것일까?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자신은 단지 걷잡을 수 없는 느욕을 당했기 때문에 그런 애무에도 이숙해졌고, 숨이 넘 어갈 듯한 채찍질을 맞았기 때문에 어떤 채찍질에도 익숙해졌을 뿐이다. 고통과 쾌락과 두려움까지, 모든 감정과 기분과 흥분을 만끽했기 때문에 자신은 눈을 떴으면서도 잠자고 있는 듯한 상태, 즉 몽유병을 앓고 있는 것과 비슷한 무감각 상태에 한 발짝 다가섰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은 정반대였다. 똑바른 자세를 유지케 하는 코르셋과 명령과 지시에 순종케 하는 쇠사슬, 대피소라고도 할 수 있는 침묵 등이 어두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듯했다. 자기가 당하지 않더라도 능욕당하고 있는 여자들을 끊임없이 바라보아야 되는 일도 좋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육체를 보 고 의식하는 일도 그렇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종교 행사와 어떤 의식처럼 침과 정액으로 더럽혀지 고 자신의 땀과 다른 사람의 땀이 뒤범벅되어 문자 그대로 자신의 몸이 오 물통으로 탈바꿈하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가장 뻔질나게 공격을 받고 제일 민감하게 감각을 받아들이고 있 는 부위가 묘하게도 제일 아름다워졌다는 느낌도 들었다. 어떵게 생각하면 고상하게 변하것 같기도 하다. 누구의 신체기관인지도 모르고 무턱대고 한껏 머금는 입, 끊임없이 손과 입이 다가와 마찰을 느끼고 습기를 띠게 되는 젖꼭지, 당장이라도 갈라질 듯 열려지고 마는 허벅지 사이, 쾌락을 느낄 수 있도록 가꾸어지고 만 남 녀 공통의 통로 등 모든 것들이 아름답고 고상하게 느껴진 것이다. 자신은 더렵혀짐에 딸라 경이적이라고 할 수 있는 고매한 품위를 획득한 게 틀림없었다. 어찌됐든 품위가 문제였다. 그 품위에 의해 자신의 몸 안에서 자연적인 빛이 새어나와 광채를 띠기 시작한 것이다. O의 행동거지는 지극히 차분해 보였지만 얼굴 표정에는 은은하게 흐르는 온화함과, 오히려 속세를 떠난 사람들의 눈빛에서나 읽을 수 있는 깊은 내 면의 세계가 감지되는 듯한, 신비에 가득찬 미소를 띠게 될 것이다. 르네는 자신을 이저택에 놔두고 파리로 돌아간다는 말을 했을 때는 날이 이미 어두워져 이었다. O는 방 안에 알몸으로 있으면서 식당으로 인도되기 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애인의 옷차림은 평상시 그대로였다. 애인의 품에 안긴 자신의 젖꼬지를 트위드옷이 자극 했다. 그는 O에게 키스한 뒤 천천 히 꺼안고 무방비 상태의 두 통로를 휘젖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혀를 힘차 게 빨아들이고 팔을 풀었다. "떠나기 전에 당신을 채찍질하고 싶어, 이번에는 내가 당신에게 부탁하는 거야. 받아주겠어?" 하고 그가 말했다. O는 기꺼이 승낙했다. "사랑해." 하고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피에르를 불러 주겠어?" O가 벨을 눌렀다. 피에르는 O의 손을 머리위로 들어올려 침대위의 쇠사 슬에 연결시켰다. 자신이 그런 식으로 결박되고 있는 동안에도 애인은 O의 입에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같이 침대 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몇번씩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되뇌인 뒤 침대에서 내려와 피에르 에게 신호를 했다. 그는 O가 채찍질을 견디지 못하고 발버둥치면서 신음을 내고 있는 동안 묵묵히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눈물이 주룩주룩 볼을 타고 흘러내리 자 그가 피에르를 방에서 내보냈다. "사랑해요." 라는 말을 할 정도의 힘은 아직 O에게 남아있었다. 그는 눈물이 흘러내리 는 볼과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입에 키스를 하고 쇠사슬을 푼 뒤 침대 에 O를 눕히고 방에서 나갔다. O는 르네가 등을 보이고 방에서 나간 순간부터 그를 보고 싶은 마음에 어쩔 줄을 몰랐다. 하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무작정 기다리고 의미없이 치르는 그 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생각하는 수밖에, O는 주간에 되도록 규칙을 준수하려고 애를 썼다. 즉 항상 눈을 내리깔고 있었던 것이다. O는 난로불을 지피고 그것이 꺼지지 않도록 주위를 기울이 면서 커피와 위스키를 나르고 담배에 불을 붙이곤 했다. 마치 부모님니 정 답게 말씀을 나누고 계신 응접실에 앉아있는 아리따운 딸처럼 화분을 돌보 고 신문을 챙기곤 했다. 가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가죽으로 만들어진 목걸이와 몸을 옥죄이는 코르셋, 죄수들이 차고 있는 수갑과 같은 팔찌를 차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태도는 밝기만 했던 것이다. 따라서 남자들은 다 른 여자들의 알몸을 어루만지고 있을 때 자신이 옆에 있으면, 다음은 이 여자를, 하는 욕정을 일으키는 듯했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애인이 자신을 남자들의 손에 완전히 처리를 위임하고 떠났기 때문에 좀더 자유롭게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서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애인이 떠나 버린 지 이틀째 되던 날 저녁, 방에서 옷을 벗고 욕실에 있 는 거울 앞에서 지금은 거의 없어진, 피에르의 채찍 자국을 살펴보고 있을 때 피에르가 들어왔다. 저녁 식사 때까지는 아직 두 시간 정도 여유가 있 었다. 피에르는 공동 식당에 가지 않아도 된다면서 욕실 안에 있는 터키식 변기 를 손으로 가리키며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쟌느가 이전에 피에르가 지 켜보는 가운데 변기 위에 웅크리고 않지 않으면 안될 때가 있을 거라고 말 한 대로, O는 진짜로 쭈구리고 앉을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동안 페에르는 아무 말 없이 꿈짝도 하지 않고 자신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렇게 지켜보고 있는 피에르를 앞에 두고 더는 참지 못하고 물줄기를 내뿜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거울을 통해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피에르는 그 뒤에 O에게 욕조에 들어가라고 하고 화장을 끝마치는 동안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다. O가 슬리퍼와 빨간 망토를 걸피고 나가려고 하자 피에르가 제지했다. 그리고 O의 두 손을 등 뒤로 돌리고 결박하면서 서두 를 필요 없으니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O는 피에르의 말대로 아무 말 없이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다. 창문 밖에는 차가운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리고 있어 포플라가 활처럼 휘었다가 원래의 모습을 되찾곤 했다. 빗물을 맞은 병든 잎사귀들이 이따금 창문에 와 부딪 쳤다. 아직 7시를 가리키는 종이 울리려면 한참 있어야 될 듯 싶은데됴 한밤중 처럼 어두웠다. 가을이 지나 겨울로 가까워지면서 태양을 볼 수 있는 시간 이 점점 줄어들었다. 피에르가 O가 처음 이 저택에 왔을 때 눈을 가렸던 눈가리개를 손에 들 고 왔다. 벽에 걸려있는 쇠사슬의 길이와 엇비슷한 쇠사슬도 갖고 있어 쇠 부딪치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방에 들어온 그는 쇠사슬과 눈가리게 중 어느것을 먼저 O에게 장착하는 것이 좋을까 하고 망설이는 듯했다. O는 피에르가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하 든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으로 시선을 창밖으로 돌리고 휘몰아치는 비 바람을 바라보면서 르네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이는 틀림없이 돌아올거야. 이제 닷세밖에 지나지 않았잖아.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혼자 있을까? 혼자가 아니면 누구와 같이 있는 걸까? 그런거야 아무래도 상관없어, 돌아오기만 하면 되니까. 피에르는 O가 그런 생각에 빠져 있는 것을 방해하려 하지 않고 쇠사슬을 침대에 올려놓은 뒤 자신의 눈을 검은 우단으로 만든 눈가리개로 가렸다. 눈가리개는 눈을 완전히 가리고 바늘 하나 지나갈 틈을 마련해 주지 않았 다.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밤과도 비숫하다고나 할까, 지금까지 이렇게 기 쁜 마음으로 맞이했던 밤은 없었다. 자기 스스로 자신의 몸뚱아리를 속박 하는 행복의 쇠사슬, 피에르는 이쇠사슬을 목걸이의 고리에 끼워 자신을 따라올 것을 요구했다. O는 일어서서 앞에서 잡아당기는 쇠사슬을 따라 발 거음을 옮겼다. 맨발에 차가운 타일의 감촉을 느끼면서 복도를 걸어갔다. 잠시 후 차갑기는 마찬가지지만 조금꺼끄러운 느낌이 드는 곳을 걷고 있 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이 지금 밟고 있는 것은 틀림없이 사암이나 화강 암일 것이다. 피에르는 두 번씩이나 자신의 어깨를 눌러 발걸음을 제지했 다. 자물쇠를 여닫는 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계단이니까 조심해." 피에르의 말대로 O는 조심스럽게 발을 옮겼다. 그러다가 발을 잘못 내디 뎌 넘어질 뻔했으나 피에르가 팔을 뻗어 모을 지탱해 주었다. 쇠사슬에 묶 일 때나 채찍질을 당할 때를 제외하고는 한번도 자신의 몸에 손을 댄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자신의 몸을 차가운 계단에 쓰러뜨려 눕혔다. O는 미끄 러지지 않도록 결박된 손을 이용해 계단에 꼭 달라 붙었다. 피에르가 유방을 만지작거렸다. 그의 입이 두 유방을 오가다가 자신의 몸 을 짓누르고 천천히 만족을 느낀 듯했다. 그는 차거운 계단 위에서 마음껏 O를 농락하다가 몸을 서서히 일으켰다. O는 흠뻑 적은 몸으로 추위에 떨면서 마지막 계단을 내려선 뒤 다시 문 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푹신한 감이 드는 카페트 위에서 발걸음을 멈추었 다. 쇠사슬이 잡아당겨지면서 피에르의 손이 결박된 자신의 손을 풀고 눈가리 개도 풀어 주었다. O가 들어선 좁은 방은 천장이 무척 낮으면서도 아치형 으로 생긴 둥그런 방이었다. 벽과 원형 천장을 이루고 있는 돌들은 표면 처리를 제대로 끝내지 않은 조약한 것들이었다. 가죽 목걸이의 고리에 끼워진 쇠사슬이 문 맞은편 벽에 고정돼 있는 고리 에 연결되었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반경은 앞쪽으로 두발 정도밖에 되지 않 았다. 침대나 그와 비슷한 것도 이불 나부랑이도 보이지 않았다. 모로코식 쿠션 비슷한 것 몇 개가 전부였다. 하지만 그곳마저도 자신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에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 대신 손이 닿는 곳에 물과 과일과 빵이 담겨져 있는 나무 바구니가 놓 여 있었다. 또 벽 밑에는 난방기가 장치돼 있어 방 안의 냉기와 습기를 어느 정도 몰 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중세 때의 감옥을 연상케 하는 이 방에서 나는 케 케한 냄새만은 어쩔 수 없는 듯했다. 잡음하나 들려오지 않는 공간 속에서 O는 금세 시간 관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이 낮인지, 아니면 깜깜한 밤중인지 전혀 분간 할 수가 없었다. 희미하게 방 안을 밝히고 있는 등도 꺼질 줄을 몰랐다. 바 구니에 들어 있던 음식이나 물이 떨어지면 피에르나 다른 하인들이 와서 채워 주곤 했다. 또 이웃에 있는 작은 방으로 데리고 가서 목욕도 시켜 주었다. O는 방안에 들어온 남자들을 본 적은 없다. 그들이 들어오기 전에 꼭 하 인이 먼저 들어와 눈가리개를 씌우거나, 자신들의 볼일을 본 뒤에 눈가리 개를 풀어 주지 않은 채 나가버리기 때문이다. 남자들중 한 사람 한 사람을 세어볼 수도, 그들이 몇 명이나 되는 것인지 전혀 짐작조차 할 수도 없었다. 눈을 가리운채 몸을 더듬는 손이나 입술을 이용한 애무, 그리고 칼로 찌 르듯 한껏 학대하는 그것으로 상대가 누군지 판단하는 것을 절대로 불가능 한 일이었다. 이따금 한 사람이 아닌 두 사람 이상이 될 때도 있었다. 하지만 한 사람 이든 두사람 이상이 되든 변함이 없었던 것을 그들이 자신에게 다가오기 전에 어김없이 쇠사슬이 걸려있는 못에 목걸이의 고리를 걸어 벽을 향해서 무릎꿇는 자세를 취하게 한 뒤 채찍질을 가한다는 것이었다. O는 손바닥을 벽에 대고 손등으로 얼굴을 받쳐 석벽에 얼굴이 부딪는 것 을 방지하려고 했으나 두 무릎과 유방은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었다. 고문의 횟수도 둥그런 천장을 진동시키는 자신의 비명이 터지는 횟수도 모두 잊어비리고 말았다. 그저 하염없이 기다리고 기다릴 뿐이었다. 갑자기 움직이지 않는 정적의 시간이 끝났다. 우단으로 만들어진 눈가리 게 안의 어둠 속에서 쇠사슬이 풀어졌다. 자신이 고대하고 있던 그시간, 그 것은 3개월이었던가 3일이었던가, 아니면 10일이었던가 10년이었던가? O는 자신의 몸에 두툼한 천에 둘러지는 것을 느꼈다. 누군가 자신의 어깨 와 무릎 밑에 손을 넣어 안아들고 발걸음을 옮겼다.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의 방이 아닌가? 그 까만 모피아래 뉘여져 있는 것이다. 정오를 막 지 났을까? 눈을 가리고 있던 가리개도 없고 손도 결박되지 않았다. 게다가 르네가 자신의 옆에 앉아서 머리카락을 만지고 있었던 것이다. "자, 옷을 입도록 해." 하고 그가 말했다. "우리 여기서 떠날 거야." O는 마지막 목욕을 했다. 르네가 직접 머리를 빗질해 주고 하운데이션과 루즈를 발라 주었다. 어느새 방안의 침대 머리맡에 자신의 슈트와 블라우 스, 컴비네이션, 그리고 스타킹과 신발, 또 핸즈백과 장갑이 준비돼 있었다. 찬바람이 부는 계절에 어울리게 슈트 위에 걸칠 코트와 목을 감싸는 스카 프가지, 하지만 거들과 슬림은 눈에 띄지 않았다. O는 천천히 옷들을 몸에 걸치고 스타킹은 무릎 위까지만, 그리고 상의는 방 안이 무더웠기 때문에 입지 않았다. 그때 자신이 첫날 여기에 왔을 때 지키지 않으면 안될 규칙들을 일러주었던 남자가 들어와서 2주일 동안 자 신을 포로로 묶어두었던 목걸이와 팔찌를 풀어 주었다. 자신은 이렇게 해서 속박에서 해방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뭔가 부족 한 것이라도 있는 건 아닐까? O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살며시 자유로와 진 손목만을 어루만졌지만 목은 업두도 내지 못했다. 그리고 나서 그 남자 는 자신에게 작은 상자를 열어보이고 그 손에서 왼쪽 약지에 맞는 것을 고 르라고 했다. 안쪽을 금으로 장식한 기묘한 쇠반지들로 제일 먼저 지어든 것은 조금 무거운 감이 들었다. 두 번째 집어든 반지가 손가락에 꼭 맞았 다. 이철과 금, 그리고 바퀴같은 원이 셋씩이나 디자인되어 있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 빨간 커텐으로 장식된 이 방 안에서는 궁금한 것이 있어도 입을 벌릴 수 가 없었다. 침대의 위쪽 벽에는 아직도 쇠사슬이 고리에 끼워진 채 늘어져 있고 바닥 에는 다시는 덮고 싶지 않은 시커먼 천이 어지럽게 나뒹 굴고 있다. 르네는 슈트 상의를 O에게 입혀주고 소맷부리까지 덮는 기다란 장갑을 끼게 했다. O는 스카프와 핸드백을 손에 쥐고 코트를 팔에 걸쳤다. O의 신 발이 복도의 타일을 밟아도 슬리퍼처럼 요란한 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모든 문을 굳게 닫혀 있었고 응접실과 식당 쪽에서도 인기척이 들리지 않 았다. O가 애인의 손을 쥐었다. 그들의 뒤를 따라온 생면부지의 남자가 철문을 열어 주었다. 이전에 쟌느가 나가는 문이라고 가르쳐 주었던 곳이다. 지금 은 허리에 채찍을 차고 있는 하인이나 개들도 어디론가 숨어 버리고 보이 지 않았다. 남자가 우단 커텐의 한쪽만을 들어올리고 두 사람을 지나가게 했다. 커테 은 바로 내려졌다. 그리고 철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은 정원으 로 통하는 공간에 서있었다. 단 둘이서만, 이제 현관으로 통하는 계단만 내 려가면 되는 것이다. 현관 앞에 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O가 애인 옆자리에 올라타자 차는 바로 출발했다. 정원을 지나 열려져 있는 문을 빠져나와 수 백 미터쯤 달린 뒤 차가 갑자기 멈추었다. 애인이 자신을 힘차게 꺼안과 키스를 했다. 여기는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곳인 듯 싶었다. O는 달리는 차 속에서 길가 도로표지판에 표기돼 있는 마을 이름을 읽을 수 있었다. 그것은 '로와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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