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회야화 0003 - 수재민과의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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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어 비 정말 지랄같이 내린다."

"할아버진 이 빗속에서도 꼬박꼬박 술 쳐먹으러 다니시네요?"

"말하는 싸가지하곤... 그러는 넌 고삐리가 어째 맨날 술이냐?"

"허억. 내가 고삐린건 어떻게 알았어요..."

"척 보면 알아. 자지가 초롱초롱하다고 얼굴에 써있어 임마."

"......"


천화야화 0003



No.0002의 모 양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수마가 할퀴고 간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한번 당
하면 정말 아무 생각 안 난다. 도둑놈이 물건 훔쳐가는 것하곤 비교가 안 된다. 사람이 집에 있으면 해
코지도 하고 강짜도 놓고 사진도 찍으면서 협박까지 할 수도 있다지만, 일단 집에 아무도 없으면 그냥
물건만 가져가는 것이 도둑 아닌가. 그러나 수마는 그렇지 않다. 수마는 모든 물건을 철저히 파괴한다.

비가 유난히 내리던 그 여름날, 반지하방에 살던 Nakadasi는 덜덜 떨며 외출을 금하고 집을 지키고 있
었다. 언제라도 물이 들이닥치면 이를 악물고 그 물을 퍼내야 했기 때문이다. 초여름에 하수도가 역류
하여 집 안에 하수(좋게 말해서 하수. 간단히 말해서 진짜 똥물)이 폭주해 들어온 사건이 있었기 때문
이다. 책 서너 권을 날려먹고 옷 몇 벌 날려먹은 뒤 Nakadasi는 물 공포증이 생겼다. 하지만 Nakadasi
는 그 와중에도 TV에 바다가 나오기만 하면 발기가 되었다. 바다에서 해본 남자. 그 즐거운 추억은 아
주 오랫동안 그를 즐겁게 해줄 모양이다.

아무튼 그런 Nakadasi의 초계근무 덕분인지, 그해 여름 그의 집은 수마를 피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다
른 많은 사람이 그를 대신해서 고통에 신음해야 했다.

서울에 채병덕 같은 폭우가 쏟아진 날로부터 이틀이 지난 밤이었다. 머리를 싸매고 시나리오 텍스트를
불리고 있던 Nakadasi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Nakadasi는 눈은 화면에 고정시킨 채 손을 더듬어
핸드폰을 집어들고 자신을 밝혔다.

"네, Nakadasi인데용."
"오빠! 씨발 지금 가면 술 같이 먹어주고 재워주는 거 맞지?"
"...으, 응."



:: Real Mckoy 3 [ 수재민과의 섹스 ]



모 양은 디자인과 외국어 능력이 뛰어나 프리랜서로 맹활약하는 열혈여성이다. 지출과 수입의 사이즈가
틀려서 Nakadasi를 긴장하게도 했지만 심성이 착하고 쾌활하여 사교클럽 프랜즈와 같은 불쾌감을 안겨
주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인사동을 좋아하며 엿치기 아저씨에게 엿값을 흥정할 줄 알고, 애완동물 중에
서 특히 햄스터를 '개새끼'라 부르며 좋아하는(뭐가 좀 이상하다) 그런 풋풋한 아가씨이다.

모 양이 저렇게 거칠게 나올 때는 다 이유가 있는거다. 보통 거래처 사람하고 술자리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이상한 남자를 소개받았을 때 언행이 과격해진다. 그리고 그럴 땐 꼭 Nakadasi를 찾아서 분을
풀고 가시는 분이시다.

아무튼 모 양이 오신다니... 씻고 상 차려야 한다.


###

Nakadasi가 언젠가 졸라 열심히 사귀던 아가씨와 부지런히 떡을 치던 중에 일어난 이야기다.
언제나처럼 그 날도 열심히 떡을 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군대 늦게 간 선배 J. 군대 다녀온 분
은 아시겠지만 군바리때 얼마나 심심하고 사람 목소리가 그리운가. Nakadasi는 잠깐 떡을 멈추고 선배
와 통화를 나눴다.

그런데... 그런데 이 군바리가 도통 전화를 끊을 생각을 않는 것이다! 카드가 아니라 동전이 분명한데,
어째 그리 동전이 계속 나오는지... 군부대내에 오락실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모 양의 분노가 얼굴에 드러나는 정도가 아니라 파란 불꽃의 Aura로 형성되기 시작하고, 본인 스
스로도 인내의 한계를 느끼자 Nakadasi는 매우매우 침통한 목소리로 양심선언을 했다.

"저... 형, 죄송한 이야기지만 제가 지금 콩까던 중이거든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면 안 될까요."

아무리 그래도 군대에 박힌 선배에게 할 소리는 아니란 느낌도 들었지만, 전화를 분명히 끊으려면 그
수 밖에 없었다. 미안해요 J형-이라고 마음 속으로 사과하며 Nakadasi는 수화기를 내려놓을 준비를 했
다.

그때 수화기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맑고 고운 목소리.

"하하 녀석 농담두... 그래 그래서 말이야 우리 당직이."

그날 Nakadasi는 모 양한테 자지 깨물려 죽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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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려진 술상을 바탕으로 모 양이 꺼내놓는 이야기는 참담한 이야기였다. 모 양은 술을 벌컥 들이키곤
준비된 안주를 우걱우걱 씹어먹으며 한에 맺힌 목소리로 신세한탄을 했다.

"흑흑... 씨발놈의 비..."

그렇다. 모 양은 수재민이었던 것이다. Nakadasi와 비슷한 반지하에 살던 모 양은 때 마침 디자인 일을
맡긴 업체 이사를 만나느라 집을 비웠는데, 그날 쏟아진 비가 방에 차올라 집에 있던 재산을 모두 날려
먹은 것이다.

컴퓨터, CDP, 책.

컴퓨터? 100만원 잡자. CDP? 휴대용이니 넉넉히 15만원 잡자. 이 정도면 극복이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모 양의 가슴을 찢어지게 만든 것은 책이 300만원어치 수장당했다는 것이다. 특히 책
이라는 것이 감히 값으로만 따지기 어려운 가치를 가졌음을 생각해볼 때 실제 손해는 감히 따질 수도
없는 것이다.

그때 모 양이 잃은 책 중에는 100권 한정으로 나온 사진집도 있고(Akira Fubuki니 Sally Yoshino니 하
는 사진집하곤 격이 다르다.) 지금은 없어진 일본의 모 출판사에서 고유 시리얼 넘버를 박아서 주문판
매한 자료집도 있었다. 모 양은 자기가 가진 책 중의 한 권과 같은 책이 야후경매에 5200달러에 낙찰되
어 팔리는 장면을 보고 흐뭇해하면서도 그 책의 가치를 알기에 자신은 안 팔 것이라고 했었다.

그.런.데. 그.책.도. 날.아.갔.다.

사태가 이쯤 되면 아가씨 머릿속이 어떻겠는가. 정말 술 먹고 죽어버리고 싶단 생각 밖에 안 든다. 그
래서 Nakadasi를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Nakadasi는 자살바위가 아니다. Nakadasi는 박살나서 죽어버리고 픈 자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타산지석이다.

"보라! 나 같은 놈도 살고 있지 않은가!"

Nakadasi가 이렇게 삶의 의미를 역설할 때마다 그의 감동적인 목소리를 듣는 청춘녀들이 그의 꼬추를
부여잡고 희망과 의욕의 눈물을 흘린다.

음... 뭐 결국 그렇게 된다는 이야기다.


모 양은 비비는 테크닉에 약한 여자이다. 음문과 헤어가 만나는 그 좁은 살두덩 부분을 빚지고 도망가
려던 놈 목 조르듯이 꾹꾹 누르면서 비벼주면 허리를 감으며 이를 악문다.

"오빠 대체 이런 건 어디서 배우는 거야? 으음..."

여인이여. 이런 기술은 귀한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오, 교과서에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외
다. 유혹과 거래가 오가는 탐욕의 공간에서 애정과 욕구로 무장한 젊은 혈기와 성취욕 만이 이러한 전
기전술을 우리들의 뽀시시한 육체에 내려앉게 할 수 있는 것이라오.

모 양은 Nakadasi를 만나기 전까진 섹스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 하여 자위 만을 즐겼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남자랑 하는게 너무나 재미가 없어서 섹스에 흥미를 잃은 것이다. 커다란 고구마로 쑤시기만
하면 게임 끝인 줄 아는 못된 놈들만 만난 모양이다. 24살 되도록 이 좋은 맛을 못 보다니. 아깝다 청
춘.

남자랑 하는 건 재미가 없는데 자위는 좋아하는 아가씨들이 있다면 답은 간단하다. 그렇지 않은가? 그
렇다. 음 그렇다.

절대 마법도 아니고 고난도의 테크닉도 아니다. 각혈과 사정의 고통을 극복하고 다져진 전기전술 만이
진리요 생명이다. 언젠가 운우의 정을 나누는 기교에 대하여 문의를 던지는 호로자식과 술잔을 나누며
차가운 한 마디를 내뱉은 적이 있다.

"군대 제대한 뒤, 외출도 하지 않고 여자애 하나 사온 다음에 보지에 모래 부어넣고 매일 담갔다 꺼내
기를 6달 했다."

물론 씨알도 안 먹히는 뻥이다. 어떤 미친 년이 제 물건을 철사장 냄비로 쓰게 임대해준단 말인가... 그
러나 가끔은 그런 뻥이 먹히는 심각한 인간이 있는 법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어느 지능 낮은 종자가
'설마 모래를 붓겠냐? 모래를 조금 묻혀서 하면 쎄진다 그 이야기렸다'하면서 여자랑 할 때 불 끄고
몰래 준비해간 모래를 거시기에 비벼서 했다가 여자애 인생 마감시켜줄 뻔한 일이 있다.

Nakadasi보고 책임지라고 하는데 어찌나 황당하던지. 정말이지 아는 형한테 돈 좀 쥐어주고 묻어달라고
부탁하고 싶었다.

어쨌든 Nakadasi의 고구마도 아주 버릴 물건은 아니었는지, 말 그대로 궁합이 절절히 맞아떨어지는 사
이였는지, 모 양은 Nakadasi와의 운우정사로 기력을 회복했고, 수장당한 책은 잊은 채 오늘도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외국 바이어를 만나며 열혈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자세힌 못 들었는데 요즘은 아마
네고시에이터 일을 하는 거 같다.) 얼마 전에 만났을 땐 활짝 웃으며 3년 지나도 자기랑 나랑 둘 다
안 죽고 살아 있으면 결혼하자는 말을 했다.(둘 다 서로 사정을 알기에 그냥 빈 농담으로 흘릴만한
말은 아니었다. 졸라 비장하지 않은가... 3년 지나도 안 죽으면... 부시... 북한 건드리지 마라...)


열심히 사는 사람과의 섹스는 즐겁다. 삶의 의지가 느껴진다. 역경에 맞서는 투지가 느껴진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독한 일이라도 해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느껴진다. 도망가듯이, 자포자기하는
마음에 몸과 마음을 여는 사람과의 섹스와는 틀리다.

그런 열혈 모 양을 생각하고 있으면 배틀로열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른다.



달려라!




:: Take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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