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건...(안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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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접속하는 일반회원으로 매일 여러분들의 진솔한 경험담만 듯다가 짧으나마 제가 살면서 느낀 점을 그냥 몇자 적어봅니다.

저는 올해 서른 둘이되는 그저 평범한(?) 남자이구요 물론 결혼도 했구요
(아직 애는 없구...)
결혼한 지는 정확히 2년 4개월 되었네요...

제가 처음으로 여자를 잠자리에서 경험한 것이 중학교3학년 겨울 방학이었으니까 남들보다는 약간 빠른 편인지도 모르겠군요...
살면서 많은 여자들과 양복맞추기(서로의 배를 맞추는거죠..)를 성공시켰던
소위 잘나가던 시절도 있었고...

대학을 들어갈때에는 그다지 좋은 학교는 아닐지라도 장학금을 받고 다니게 될 만큼 공부를 등한시하지도 않았구요...
(이 얘기를 할려고 하는 게 아닌데???)

대학교 3학년 때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그사람을 모르고 있었고, 그 사람만 저를 알고 있었지요...
그 때 저는 2학년 때 부터 학교에서 소위 남들 눈에 잘 띄는(눈꼴이 시리다고들 하더군요)c.c였거든요 ...매일 붙어다니고 솔직히 1시간 이상 떨어져 다닌 적이 없었던것 같네여...
그리고 지금의 제 와이프 역시 같은 과 선배와 사귀고 있는 중이었구요, 공교롭게도 그 선배녀석이 제 친구였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그 때 제 와이프(그 당시에 그 녀석의 여친)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 녀석이 그녀를 사귄다는 것을 다른사람이 아는게 싫었다고 하더군요.와이프 얘기가 그 녀석의 목적은 순전히 그녀의 몸을 가진는 데만 있었던 거고 사랑이라고는 없었던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제가 졸업할 때까지 저는 그녀를 알지도 못하고 그녀만 저를 알고 있는 관계를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난 후 저는 학교와는 좀 떨어진 위성 도시(제 직업상 도시를 밝히기가 왠지...)에 직장을 잡게 되었구요..그 때저와 연인관계였던 그 여자애는 1년 후배라서 4학년이 되었죠..(참고로 저는 신검에서 제5국민역이 된 관계로 짬밥은 구경도 못했습니다.) 그 때 당시에는 자가용이 없었기 때문에 버스와 전철을 이용해서 직장에서 학교까지 두세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일주일에 3~4일을 출근하다시피 그녀를 만나러 피곤을 이기며 힘겹게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저희 학교 대학원에 지방 모대학을 졸업하고 저희 대학원에 진학한 한 남자를 그녀가 좋아하게 되었지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거의 매일을 그녀를 만나러 뻔질나게 학교를 다녔고, 후배들에게 졸업한 사람이 재학생보다 더 학교를 잘 나온다는 핀잔아닌 핀잔도 많이 들었구요..
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가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죠...
그리고 나서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습니다.....다른 남자가 생긴거냐고....
그러자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대답하더군여...그렇다고...하늘이 노래지더군요....
그리고 나서 묻지도 않은 얘기를 하기 시작하더군여....제 귀에는 잘 들리지도 않는 얘기를...

나중에 집에외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런 종류의 얘기였던것 같았어요..
'오빠 앞날은 비젼이 없어 보인다. 집이 잘 사는 것도 아니고 직업이 좋은 것도 아니고...
(지금 글쓴이의 직업은 학원 강사 입니다.)내가 오빠에게 시집을 가서 잘 살 자신이 없다... 나는 남들이 하듯이 셋방 살이부터 시작할 자신이없다. 지금 만나는 사람은 나를 고생시키지 않을 만큼의 재력이 있다.'
사실 그 애한테 제가 ''우리 결혼하면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우리가 가진 것만으로 시작하자 어쩌면 단칸셋방살이부터 시작해야할지도 모르지만....''이라고 자주 얘기했었죠.
다음날 일어나서 이러면 않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가진 환경이 않좋다고는 하지만 4년 동안을 사귀던 사이인데 새삼스레 그런것이 이유가 될수는 없다는 생각에 다시 학교를 찾았죠. (그 때 그애는 그 남자를 쫒아 대학원에 진학한 직후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를 찾았을 때 제게 돌아온건 차가운 한마디 뿐이었습니다.
''다시는 학교에 나타나지마! 오빠 얼굴 두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아. 우린 끝났어. 난 그 사람과 결혼할거야. 이미 다 얘기 됐어. 한 학기만 지나면 그사람 졸업해 그리고 그 때 식 올리기로 했어''
그 얼음장 같던 얼굴울 보는 순간 선배들이 종종 말하던 말이 문득 생각 나더군요..
''여자는 도장 확실히 찍었다고 방심하지마. 자신에게 더 좋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으면 언제라도 떠날 준비가 되 있는 동물이니까. 상황이 되면 남자보다 훨씬 냉정하고 독한게 여자다.''
사실 4년이라는 시간을 사귀면서 살을 섞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물론 많은 밤을 함께 보낸 사이였습니다. 그 모든 시간들이 이렇게 종친다는 게 믿어지지 않더군요.
그렇게 두어번을 더 찾아가보았지만 그 뒤로는 말도 제대로 붙여 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전 폐인이 되다시피 술로 지새우는 날이 더 많아졌고.....

그렇게 1년이 지난 후 우리 학원에서 학원 강사를 모집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제 앞에 나타난 사람이 지금의 와이픕니다.
그 1년 동안 여자에 대한 편협하고 막연한 증오를 쌓아가고 있던 제게 세상 모든 여자는 다 못된년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내 옆에 곤히 자고있는 그 때의 그녀를 보는 순간 숨이 막히더군요...
어떻게 해서든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이 여잘 내걸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와이프를 꼬시는 작업을 나름대로 계산해서 하나씩 실행해 나갔습니다. '이 여자도 다를게 하나 없는 여자일뿐이야' - 내 안에서는 계속 이런 소리가 새 나오고 있었지만, 처음 눈을 들어 나를 볼 때의 그녀의 그 모습은 이런 마음속 소리를 잠재우고도 남을 만큼 강럴하게 제 뇌리에 남았습니다.

그 후에 중간중간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계획이 하나하나 성사되어 결국 그녀와 꿈에 그리던 데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1년여 전의 아픔은 너무나도 쉽게 잊혀지더군요...그러기를 6개월여...
한밤중에 제가 보고싶다고 할 얘기가 있다고 저를 불러내더군여..물론 저는 그녀를 위해서 운전면허도 따고(참 우스운 얘기지만 면허는 관심도 없었는데 그녀를 만나면서 차가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쉽더군요..그래서 면허 학원에 등록했는데 딱 두번 연습해보고, 시험장에가서 믿지도 않는 하나님 두시간 찾으니까 합격하더라고요..)차도 중고차 한대 사서 언제든 어느때든 그녀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던 때라 눈썹이 휘날리게 차를 몰고 그녀 집앞에 갔죠...

그런데 나오는 그녀의 얼굴에 그늘이 가득했습니다...
중요한 얘기라면서 한시간을 머뭇거리더군요..답답해진 제가 먼저 말했습니다. ''어떤 얘기라도 괜찮으니까 헤어지자는 말 빼고 다 해봐''
잠시 침묵을 지키던 그녀 입에서 지금 그 말을 하려고 이 시간에 불러낸거라는 말을 듣는 순간 이번에 하늘이 까매지더군요...왜냐고, 이유가 뭐냐고 다그쳤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남자에게 아팟던 기억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지금 내가 좋아지려는 감정이 무서워진다고 하더군요...나를 좋아하게 되면 나에게서 예전에받았던 아픔을 또 받을까봐 그게 겁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나는 얘기했죠...난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나는 너와 무슨 일이 있어도 결혼할거라고 너를 나보다 더 사랑한다고 ....
하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완강하더군요...제가 싫어서 그러는게 아니라고 자기가 자신이 없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그러면서 아주 서럽게 울더군요..자기도 이런 자신이 싫다고...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그녀가 대학교다닐때 사귀던 사람이 있었고, 그게 제 친구였다는걸...
그녀 옆에서 저도 그날 평생 살아오면서 흘렸던 눈물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렸던것 같아요...원없이 울었죠..그냥 서럽더군요..
그리고 그렇게 울면서 그녀는 집으로....
한참을 멍하니 서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이 되어서야 집으로 들어왔죠...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란것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6개월 간을 그녀 주위를 서성였습니다...이런 내 모습을 불쌍하게 생각한 주변사람들이 다른 여자를 만나면 괜찮아질까 해서 여자도 많이 소개시켜 줬지만 다른 여자를 만나도 떠오르는건 그녀의 얼굴 뿐이더군요....
다른 사람을 아예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믿지도 않는 하나님을 부르며 그녀의 마음을 돌리기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이런 내 모습이 조금이라고 믿음직하다면 마음을 돌릴거라 생각했죠...지성이면 감천이라고 6개월이 지난 어느날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술 한잔 하자고 말을 했고 그녀는 의외로 좋다고 하더군요...어지러웠습니다...
일이 끝나는 시간까지가 왜 이런게 긴건지...어쨌든 일을 마치고 술을 마시러 가려는 순간 눈치없는 동료 선생들이 술먹으러 가는 건 어떻게 귀신같이 알고 같이 가자고 따라 나서더군요...평생 그렇게 싫은 얼굴들이 없더군요...정말 마음같아선 다 한방씩 패주고 싶더라구요...하지만 어쩌겠습니까...성질대로 하면 모처럼 온 기회를 날려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울며 겨자먹기로 같이 갔죠...마침 다음날은 쉬는 날이라 정말 마음껏들 마시더군요...그녀도...
하지만 난 하고싶은 말 한마디 못하고 술만 죽이자니 환장하겠더라구요
장장 네시간에 걸친 술자리가 파할 때까지 한마디도 못했습니다...그리고 모든 순서가 끝나고 집에 가려는 순간 더이상 참을 수 없는 나는 느녀를 데려다 준다는 명목하에 단둘이 있을 기회를 잡았죠...
그리고 택시를 타려고 걷다가 그녀의 옆모습을 본 순간 참지 못하고 말했습니다.''너 내일부터 내 애인해라..다시 시작하자..뭐든지 아프고 힘든일 괴로웠던일 내가 다 치료해주마...''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그 큰 길가에서 그녀를 끌어안고 입술을 가졌습니다.

다음날 그녀가 만나자더군요....
기쁘게 그녀를 만나러 그녀 집 근처의 커피숍으로 갔습니다.
그녀를 본 순간 헤어지던 순간의 그녀 얼굴이 떠오르더군요...그 날과 너무도 똑같은 표정으로 절 맞았습니다...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나도 오빠가 좋아요...(참고로 제 와이프는 저랑 네살 차이랍니다.)
아니 오빠를 사랑하는 것 같아요...하지만 저와 오빠는 어울리지 않아요...
(숨이 멎는것 같더군요..또 똑같은 얘기를..저는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난 오빠를 사랑할 자격이 없어요....순간 제 입에서 버럭 소리가 새더군요..
왜 그러냐고....이유가 뭔지 듣고 싶었습니다.
그리고...10분간의 침묵..견디기 힘들더군요.. 제 눈은 그녀의 입술에 고정되어 있었고, 뭔가 말하려는 듯 그녀의 입술이 움찔거렸지만 잘 나오질 않더군요...입 안이 바싹 말라버렀습니다.

10분정도의 침묵이 더 흐른후 그녀의 입이 열렸습니다....
''난 깨끗하지 못한 몸이예요...그래서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어요....''
난 내귀를 의심했습니다...지금 내가잘못 들은건가 잠시 착각도 되더군요
나와 함께 하지 못하는 이유가 제가 싫어서가 아니란걸 새삼 깨달은 순간 전 커피숍이 흔들릴 정도로 크게 웃었습니다...너무 기뻐서요...
그녀가 깜짝 놀라더군요....왜 웃냐고 물어오길래 이렇게 대답해 주었죠.
''내가 싫어서 그랬던게 아니란걸 알았으니까 기분이 좋아서...그래 그거 말고 더 할 얘기 있으면 다 해봐..다 들어줄께''
물론 저 역시 여자 관계가 그리 깨끗하지 않았지만 사실 그 전까지는 내 여자는 처녀였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기는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녀에게 그런 말을 듣는게 왜이리 기분이 좋은지 참 이상하더군요..
장래 결혼할 사람에게 '나 처녀가 아니예요.'라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아진 사람이 저말고 또 있을까요..
그녀는 뒷말도 덧붙이더군요..처녀를 준 사람이 대학때 사귀던 사람이고 거의 반 강제로 당했고 피임에 대해 무지했던 탓에 임신까지 하게 되고 그래서 끔찍한 경험을 하게됐고...
낙태 경험이 있다는 얘기...그런 얘기 까지도 제게는 사랑의 속삭임으로 들리더군요...
내가 감싸 안아야할 부분이 더 있다는 게 정말 고맙고 행복해지더라구요.
그리고 그런 아픔은 내가 충분히 낫게 해 줄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소리쳤죠. 그 커피숍에 있던 사람들이 다 들었을거예요.
''난 너를 사랑하는 것이지 네가 살아오고 지내왔던 환경을 사랑하는 게 아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과거에 있던 네가 아니라 지금 이 시간 이후의 너를 사랑해..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살아온 흔적일 뿐이야..난 과거의 흔적을 끌어안고 괴로워하지는 않아..어떤 일이 있었건 나는 너를 너 자체를 사랑해''
지금 생각하면 닭살돋는 말을 무슨 용기에선지 우렁차게도 읊어댔죠...

그리고 지금 그때 그녀는 내 옆에서 곤히 자고 있네요..너무 사랑스럽게..
가끔씩 그녀를 만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지만 잘 생각이 되질 않아요..너무 끔찍할 것 같아요..이런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게 복이겠죠..


재밌진 않지만 옛날 생각이 나서 몇자 적어봤습니다...
제가 지금 이렇게 정상적인 삶을 살수 있는것도 그녀를 만났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 합니다...
두서없고 필력이 딸리는 허접글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신 분들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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