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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노인 되어 '운전면허' 도전, 점수가…[남기자의 체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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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호차,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친절한 안내 음성이 들렸다. 키를 돌려 시동을 걸었다. 여긴 서울 서부운전면허시험장, 기능 시험을 볼 참이었다.

운전면허를 딴 뒤 10년간 '무사고'였다. 그럼에도 심장이 쿵쿵댔다. 80세 노인의 몸이어서였다. 그걸 경험케해줄 묵직한 체험 장비들을 잔뜩 착용하고 있었다. 관절이 압박됐고, 허리가 꺾였고, 고글을 끼니 양쪽 시야가 상당히 막혔다. 긴장됐다.

그러나 몸이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괜찮을 거라 여겼다. 핸들은 익숙하고, 오른발은 절대 헷갈릴리 없으니까.

주행이 시작됐다. 오르막길서 한 번 멈춰야했다. 정지선을 보고 브레이크를 밟았다. 아슬아슬하게 선을 지켰다.

'직각 주차'를 할 차례였다. 주차장에서 밥 먹듯하던 '후진 주차'였다. 그러나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는 순간, '삑'하고 경고음이 들려왔다.

"탈선, 감점입니다."

"어, 아, 어디지, 잘 안 보여요…."(기자)

"탈선, 감점입니다."

"아우, 왜 또 감점이죠?"(기자)

"탈선, 감점입니다."

연달아 세 번, 주차선을 위반한 거였다. 순식간에 30점이 깎였다.

속이 몹시 울렁거렸다. 애써봐도 생각과 몸이 반대로 갔다. 땀이 비오듯 흘렀다. 쓰러질듯 휘청거렸다.

95점, 수월히 합격했었던 시험이…이토록 힘들어졌다

....


다시 그 몸이 돼 운전대를 잡아본 거였다. 기록하며 기대하는 건, "그러니까 노인 운전하지마" 같은 단순한 메시지가 아니다. 혐오를 내뱉는 건 손쉽다. 그러자고 고생한 게 아니다. 그럼에도 그럴까봐 재차 적어둔다.

짐작해보잔 거다. 바라는 건 '이해'와 '공감'이다. '존중'이며 '공존'이다. 그건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마음도 꽤 써야한다. 그러나 그래야만 한다. 우리 모두 빠짐없이, 언젠가는 도달할 나이이므로.


....



면허 반납 못하는 고충까지 헤아려야 할듯 했다. 생계형 또는 대중교통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 운전자 얘기가 그랬다. 운송업에 30년 이상 종사했고, 여전히 트럭 운전을 한단 최모 어르신(74)은 "운전하기 힘들고 피곤하지만, 늦게 낳은 자식들 학비 벌어야 해서 운전대를 못 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강원도 거주 윤모 어르신(84)도 "52년 운전했는데 여전히 차를 가지고 다닌다"며 "대중교통을 1시간씩 기다려야 한다. 여름이나 겨울엔 너무 힘들다"고 이유를 들었다.

대구에 사는 공영석씨(75)는 "감과 고구마 등 과채류 농사를 짓는데, 운송 거리가 4㎞ 정도 되어서 면허증이 있어야 다닐 수 있다"고 했다. 싣는 양은 통상 1톤 정도. 농사한진 20년 정도 되었는데, 그에겐 남다른 의미이기도 하다. 공씨는 "내뜻대로 노력하고 건강도 챙기고 정서적으로도 힐링"이라며 "꼭 필요한 사람에겐 운전할 수 있는데까지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니 이를 보완하기 위한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왔다. 80세에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해, 5년간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는 배우 양택조씨(85)는 "난 차가 필요 없을 정도로 역세권에 살지만, 그러지 못해 다니기 힘든 이들도 많다"며 "지하철뿐 아니라 버스도 할인 혜택을 줘야한다"고 했다. 현재는 운전면허 반납시 10만원을 한 번 주는데, 보다 실질적 혜택이 필요하단 거였다.

이와 함께 도로교통공단은 '고령운전자 표지' 등을 차에 붙이고 다니도록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결국엔 도로 위에서 함께 운전하는 이들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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