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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세 살며 1시간 출근하면 숨만 쉬어도 月227만원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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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한 주 앞둔 12월18일 토요일, 김씨는 늦잠을 자고 일어났다. 그는 아내와 집 근처 식당에서 김치찌개백반과 비빔밥을 먹었다. 오후에는 출근할 때 매일 입었던 정장 상하의를 세탁소에 맡겼다. 또 동네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은 뒤 오랜만에 목욕탕에 들렀다.

이날 저녁은 대학 시절 후배에게 밥을 사주기로 약속한 날이다. 김씨는 지하철을 타고 고깃집으로 갔다. 그곳에서 삼겹살 3인분(600g)에 소주 1병을 먹었다. 2차를 가려 했지만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전국 오후 9시 영업제한이 다시 시작됐다. 할 수 없이 두 사람은 일찍 헤어졌다. 김씨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까지 거리가 멀지 않아 기본요금만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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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벌고 더더 쓰는 서울의 삶

이 같은 하루를 보내는 데 김씨는 얼마를 썼을까.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12월 기준 서울 김치찌개백반과 비빔밥의 평균 가격은 각각 7077원, 9154원이다. 두 메뉴를 주문하면 총 금액은 1만6231원이다.

서울 평균 생활비는 △세탁비(정장 상하의 드라이클리닝 기준) 7308원 △미용실 이발비 1만8077원 △목욕탕 요금 7538원 △지하철 요금 1250원 등이다. 또 삼겹살 1인분(200g)은 1만6897원으로 3인분이면 5만691원이다. 소주 가격은 연초마다 인상 조짐을 보이며 민심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다만 강남의 일부 가게를 제외하면 아직은 대다수 서울 식당에서 1병 40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 택시 기본요금은 3800원이다. 이를 모두 더하면 김씨가 하루에 쓴 돈은 총 10만8895원이다.

만약 김씨가 부산에서 똑같은 일상을 보냈다고 가정해 보자. 각 항목의 부산 물가를 적용하면 총액은 9만5375원이다. 서울보다 1만3520원 더 저렴하다. 부산이 더 비싼 항목은 지하철 요금뿐이다. 부산은 1300원, 서울은 1250원이다. 부산 택시 기본요금의 경우 원래 3300원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15일 서울과 같이 3800원으로 올랐다.

물론 생활비만으로 삶의 수준을 판단하긴 이르다. 소득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서울의 1인당 연간 개인소득은 2406만원이다. 월 200만원꼴로 전국 17개 시도 중 1위다. 부산은 2038만원(월 170만원)으로 8위다. 서울 시민이 부산보다 월 30만원의 여윳돈을 더 챙긴다고 할 수 있다. 개인소득은 각종 세금과 공과금 등을 빼고 가계가 실제 쓸 수 있는 돈이다. 구매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서울의 생활비가 다소 비싸다 해도 감당할 수 있는 정도다. 하지만 아직 큰 문제가 남아있다. 집값이다. 시사저널이 한국부동산원 통계정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24만원으로 나타났다. 66만원인 부산의 1.8배다. 서울 월세에 살면 부산보다 매일 약 2만원씩 더 나가는 셈이다.

서울 개인소득, 월세 빼면 부산보다 적다

월세가격을 포함시키면 역전현상이 벌어진다. 서울과 부산의 1인당 월 소득에서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을 빼면 처분가능액수는 각각 76만원, 104만원이 남는다. 부산 시민이 쓸 수 있는 돈이 서울보다 많아지는 것이다. 이 와중에 서울의 생활비 부담이 크다 보니 상대적으로 쪼들릴 수밖에 없다.

전세를 구하려 하면 부담은 더 커진다. 11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3220만원이다. 부산(2억5540만원)의 약 2.5배다. 서울시와 부산시는 모두 신혼부부 전세지원 정책을 통해 1%대 금리로 최대 2억원을 빌려주고 있다. 그러나 정책 지원을 받더라도 나머지 전세가격은 가계에서 메워야 한다.

은행의 일반 전세대출상품을 이용하려면 부쩍 늘어난 이자를 견뎌야 한다. 1월5일 기준 4대 시중은행(우리·국민·하나·신한)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연 3.38~4.88% 수준이다. 이는 2021년 8월말(연 2.71~3.64%)과 비교하면 대략 0.9%포인트 오른 수치다. 게다가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마저 강화된 형국이다.

집을 사려고 하면 더욱 막막해진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1억4820만원이다. 취득세(3%), 지방소득세(0.3%), 중개수수료(0.5%) 등을 포함하면 12억원에 육박한다. 부산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4억3540만원이다. 양도세와 중개수수료를 감안하면 적어도 3채는 팔아야 서울 아파트 1채 살 돈을 마련할 수 있다. 전국에서 아파트가 가장 싼 경북의 경우 평균 매매가가 1억7400만원이다. 서울 아파트 1채 값이 경북 아파트 약 7채와 맞먹는 수준이다.

결국 대다수 서울 시민은 셋방살이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서울의 전세가구 비율은 25.7%, 월세가구 비율은 28.1%로 조사됐다. 모두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에 따라 자가 거주 비율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43.5%를 기록했다. 거주의 질은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다. 서울 시내 지하 또는 반지하에 사는 가구 수는 약 20만(5.0%)이다. 수적으로나 비중으로나 전국 최고다. 옥탑방 가구 수도 3만(0.8%)으로 역시 1위다.


서울 아파트 1채값=경북 7채…자가 비중 최저

집을 구할 기회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아득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을 비교하면 4년 사이 서울 아파트값은 95.4% 폭등했다. 같은 기간 부산은 68.1% 증가했다. 경북은 25.9% 오르는 데 그쳤다. 전세가격 인상률은 서울 62.1%, 부산 40.3%, 경북 24.7%로 나타났다. 월세가격 인상률은 서울 39.2%, 부산 19.8%, 경북 0.2%를 기록했다. 집을 빌리든 사든, 서울의 집값 인상 폭은 다른 어떤 지역보다 높은 수준이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물가마저 비싼 현실. 서울의 삶을 점점 팍팍하게 만드는 배경이다. 그에 따른 불안감은 시민들의 생각에서도 드러난다.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이 최근 12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시민들의 첫 번째 경제 이슈는 '생활물가(19.2%)'로 꼽혔다. 그다음으로 '청년실업 및 고용 문제(17.3%)' '주택대출 및 가계 빚 증가(9.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이슈의 개선 가능성에 대해 시민들은 200점 만점에 100점 아래 점수를 매겼다. 모두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지친 시민들은 서울 바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21년 11월 서울에서만 1만여 명의 인구가 다른 지역으로 거처를 옮겼다. 순유출 인구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로써 서울에서는 2020년 3월부터 21개월째 인구가 빠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 통계만으로 서울공화국의 근간이 흔들린다고 보기는 힘들다. 서울에서 빠져나간 인구를 경기와 인천 등이 흡수하면서 수도권 쏠림 현상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11월 경기 지역으로 순유입된 인구는 약 8500명으로 전국 1위다. 인천도 1600명이 순유입됐다. 이들 인구수를 합하면 서울의 순유출 인구와 비슷하다. 서울에서는 탈출했지만 수도권을 벗어나지는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2020년 11월 기준 서울에서 경기로 옮겨간 인구는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26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인천으로 간 인구는 2만7000명이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에서는 빠져나간 인구보다 들어온 인구가 더 많아 순유입 11만6000명을 기록했다. 서울 인구 감소를 근거로 수도권 집중 현상이 완화됐다고 해석하는 건 오판이다.

수도권에 인구가 몰리면서 통근·통학에 허비하는 시간은 평균 30분을 넘어가고 있다. 서울의 경우 37.2분으로 가장 길고 경기 35.3분, 인천 35.0분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을 넘나드는 경우가 많은 게 원인으로 풀이된다. 실제 경기에서 서울로 통근·통학하는 인구는 125만여 명이다. 또 서울과 경기 통근·통학 인구 중 소요시간 1시간 이상인 경우는 각각 22%가 넘었다.

2013년 한국교통연구원은 "통근 1시간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면 월 94만원 정도"라고 분석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지금은 약 103만원으로 추산된다. 수도권 직장인은 매일 출근길에 허덕이는 사이 본인도 모르게 이만큼의 돈을 잃고 있는 셈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인 124만원과 합하면 227만원이다. 서울 1인당 개인소득(월 200만원)을 넘는 수준이다.


http://news.v.daum.net/v/2022011107320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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