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분류

“엄벌제도보다 필요한 건, 범죄자 100% 처벌받는다는 법의 확실성”

작성자 정보

  • 유튜브링크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전략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의 형법도 문제다. 2010년 형법 개정을 통해 유기징역·유기금고 상한을 기존 15년에서 30년 이하로 높이고, 형벌 가중 시 상한도 25년에서 50년까지로 높였다. 상당한 엄벌 기조이지만 종이호랑이나 다름없다. 법정형을 높였지만 실제 집행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죄형법정주의를 창시한 범죄학자 베카리아는 범죄의 일반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형벌의 ‘엄격함’이 아니라 형벌의 ‘확실성’이라고 했는데, 한국은 그 부분에서 문제가 많다.

- 특별법이 난립하면서 효과 없는 범죄예방 홍보에 그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일례로, 형법에는 강간과 강제추행죄가 있는데 여성계 요구로 성폭력특별법이 2010년 제정됐습니다. 하지만 제정 직후 바로 실제 처벌이 강화되진 않았습니다. 판검사들은 범죄에 위계가 있다고 여기는데, 형법 포퓰리즘으로 새로 만들어진 법들이 기존 위계와 잘 맞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하면 법정형이 최고 무기징역인데, 그게 과도하다고 판단하면 그만한 형량 선고가 안 나오는 거죠.”


- 입법부는 국민 여론을 반영해 강력한 특별법을 만드는데, 사법부는 이를 중구난방으로 보는 거군요.

“조두순 사건의 경우 검사가 당초 법 적용을 잘못했습니다. 1년에 법이 몇번씩 바뀌니 헷갈릴 만도 하지요. 스토킹범죄처럼 기존 형법이 고려하지 못했던 행위는 특별법을 만들 필요도 있겠으나, 법정형 높이는 특별법만으로 범죄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오히려 법의 불신만 부추기죠. 정말 필요한 것은, 범죄자는 100% 적발되어 상응하는 처벌을 받는다는 ‘확실성’입니다.”

- 그런데 판사 따라 형량이 들쑥날쑥해서 문제로 지적됩니다.

“이는 양형기준제, 즉 법관이 형을 결정할 때 구속력은 없으나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을 도입하면서 어느 정도 완화됐습니다. 하지만 형량 자체가 낮다는 문제는 여전합니다.”

- 이유가 뭔가요.

“권고형량의 범위를 정할 때 이전 판결의 70~80% 정도에 해당하는 형량을 평균으로 잡습니다. 성범죄의 경우 사회적 관심이 많다 보니 형량이 상향 조정됐다지만, 대체로 기존의 관대한 양형을 반복하게 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작량감경’입니다. ‘정상참작감경’이라고도 하는데, 법률상 감경 사유가 없더라도 판사가 범죄의 구체적인 내용에 비춰 형이 과중하다고 판단되면 형량을 2분의 1까지 깎아줄 수 있습니다. 무기징역이 구형돼도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합니다. 최소한 양형기준제가 적용되는 범죄에 대해서는 작량감경을 하지 않아야 된다고 봐요.”

양형기준은 현재 살인, 뇌물, 성범죄, 횡령·배임, 절도, 사기, 선거, 교통 등 44개 주요 범죄에 대해 시행 중이다.

- 집행유예가 남발되는 데 대해 국민들도 불만이 많습니다.

“가장 많은 건 ‘초범’이라는 이유인데, 재범 위험성이 높은 경우 집행유예를 줘선 안 됩니다. 그다음 많은 게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건데, 이 때문에 가해자가 합의를 강요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반성’해서 집행유예를 받는 경우도 있는데, 업무량 많은 판사들은 제출된 서류 외에 판단할 방법이 현재 없습니다. 양형조사를 철저하게 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필요합니다.”


후략


기사 원문 http://m.khan.co.kr/people/people-general/article/202308292042005#c2b


오늘자 경향신문에 실린 김지선 형사정책 선임연구위원 인터뷰 기사인데 생각해 볼만한 내용인 것 같아.
기사 전문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흉악범죄를 엄벌하지 말자는 게 아니고, 처벌의 일관성을 확고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임.

나는 몰랐던 사실들을 이 기사를 통해 조금 알게 됐어.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343 / 1973 페이지

공지글


최근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