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총' 쏴서 다시 가뒀다고, 사순이가 행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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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뜬다. 철창 안이다. 밥이 나온다. 철창에서 먹는다. 배변을 한다. 철창에서. 닿아본 적 없는 바깥을 본다. 나갈 수 없다. 포기한다. 다시 밥이 나온다. 밥을 먹는다. 배설한다. 다시 잠에 든다. 눈을 뜬다. 철창 안이다. 또 같은 곳이다.
매일 지겹도록 똑같은 삶. 그리 1년, 2년, 3년, 4년, 5년, 6년, 7년, 8년이 흘렀다. 또 9년, 10년, 11년, 12년, 13년, 14년, 15년이 지나갔다. 여기에 16년, 17년, 18년, 19년을 더 참아내었다.
그리고 사순이가 20살이 되던 어느 날, 그를 가둔 철창 문이 처음으로 열렸다. 청소하려던 관리인의 실수였다.
20년만에 처음 누려본, 20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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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죽였어야 했느냐고, 마취총을 쏴서 살릴 수 없었느냐고. 사순이를 향한 안타까운 여론이 일었다.
"동물이 사살됐단 거에 초점이 맞춰지면 안 된다. 다시 넣어 키워도 좋다는 게 되니까. 그래봐야 그 안에서 1~2년 더 살다 죽었을 거다."(최태규 수의사)
"왜 사살했느냐, 그건 지엽적인 부분이다. 물론 안전하게 사육장으로 유도한 뒤 그나마 더 나은 시설로 이송해 보호하면 제일 좋았겠지만. 그럴 상황도 아녔고 동물원이어서 매뉴얼을 알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에."(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소장)
그래서 잡았다면,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갔을 거다. 14㎡짜리 철창 안 말이다. 거기서 21살, 22살이 됐을 거다. 옴짝달싹 못하는 그 좁은 공간 안에서. 그럼에도 살 수 있었다며 더 행복했을까. 그러니 본질은 이런 거다.
"아예 키우지 말았어야 한다."(최태규 수의사)
원칙적으로 야생동물을 못 키우게 해야한단 거다. 그러나 야생동물산업 이윤을 지켜주느라 동물 복지를 포기하고 있단 지적이 많았다. 사순이 같은 경우도, 사육시설 설치 기준만 충족하면 합법이다.
"제도가 너무 낮은 수준에서 합법으로 만들어뒀다. 예컨대, 영국은 돌고래가 아쿠아리움에서 아예 없어졌다. '키울 수 없다'가 아니라, 기준을 엄청나게 높여놓았다. 깊이 수십미터, 넓이 수십미터 해버리니 수지가 안 맞아 돌고래를 못 키우는 거다. 그에 비해 한국은 깊이 4미터, 넓이 7미터로 둥둥 떠서 겨우 움직이는 정도 기준이다."(최태규 수의사)
느슨한 관련 법 안에서, 무분별하게 야생동물이 수입되고 전시돼 왔다. 동물원에서, 동물원이 아닌 곳에서, 등록된 곳에서, 등록되지 않은 곳에서. 제도도 문제고, 그걸 관리하는 사람도 문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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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2월 개정된 동물원수족관법, 야생생물법이 시행된다. 이에 따라 허가 받은 동물원, 수족관이 아닌 곳에선 야생동물을 전시할 수 없게 됐다. 세부적인 기준을 정하고 있다. 이 작업이 굉장히 중요한데 관심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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