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 - 3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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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 - 38













어느덧 멀리 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멉니다 ㅠ



어떻게 해서든 끝을 내보겠습니다.



끝으로 갈 수록 흐지부지 될 일도 없도록 하겠습니다.



응원해 주세요..



요 몇편은 스토리로만 되어있어 좀...죄송스럽네요 ㅠ 그래도...읽어주세요 ㅎ





그럼 앞으로도 즐겨주세요..



야설은..너무 많이 고민하면 안돼요 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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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이와 재인이는 자신들의 반으로 들어가고 나는 학교를 들어서자마자 굉장한 눈치를 살핀다.



그도 그럴것이 가연이와 마주치면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아직 확실치도 않았다..



아영이와 함께 반으로 향하는 도중 그녀는 볼따구에 바람이 이만큼 들어가서 삐친듯이 입을 삐죽 내밀고 있었다.





"어떻게 된거야?"





교실로 들어와 나란히 앉은 아영이가 먼저 말을 꺼낸다.





"응? 아..."



"응? 아..가 아니라..뭐라고 말좀 해보시지?"



"어떻게 얘기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아까 말한게 거의 다 말한거구...유진이는 말그대로 그 사실이 재밌었는지 계속 말해달라고 캐 묻는바람에 어쩌다 그렇게 됐어.."



"언제부터 그렇게 둘이 친한 사이가 된거야?"



"아..뭐..."



"그래도 너무 갑작스럽잖아..넌 또 무슨 못할짓을 했길래 갑자기 가연이가 헤어지자한건데.."



"하아...뭐 한가지 말할 수 있는건...내가 처신을 잘 못한거고...재인이를 가만 놔둘 수 없었기 때문에 그런거 같애.."



"재인이한테...질투를 했단말야? 흐음.."



"뭐 어쨌든...하윤인 좀 어떤가...? 오늘도 못오나?"



"아 안그래도 그 얘기 할라 했는데..하윤이 아예 조금 더 쉬려나봐..담임선생님한테 아예 연락한것 같던데.."



"왜? 많이 안좋은거야? 괜찮은거래?"



"뭐 움직일 수도 있고 말할 수도 있는거 보니 아직 괜찮은데..뭐 쉬고 싶은가봐..괜찮겠지 뭐.. 걱정마"



"아...응"



"그래서...넌 어떡할건데..가연이랑은 어떻게 하기로 한거야? 친구로 지내는거야?"



"아 모르겠어..."



"정말..너 오고나서 많은 일도 있다 참...정신없게..."



"미안.."



"니가 미안할 건 아닌데..."





그렇게 살짝 얼버무리며 시간이 흘러갔다.



아영이와 점심을 먹으러 갔을때가 되어서야 유진이를 볼 수 있었다.



재인이와 가연이는 보이지 않는다.





"유진...재인이나 가연이는 못봤어?"



"음? 아니 못봤는데..."



"무슨일이지?"



"야..이유진!"



"왜!"



"너 점심 먹고 나랑 얘기좀 해.."



"하아..아라써 아라써..."





난 밥이 코로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알지도 못한체 대충 먹는 시늉만 한다.



아영이와 유진이도 함께 앉아있긴하지만 우리셋은 아무말도 없이 먹는것에 집중하는 척만 했다.



주변 아이들의 수다소리만이 우리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고요하게..



난 밥을 먹고 혹시나 하는맘에 재인이반으로 재인이를 찾아보러 나왔고, 아영이와 유진이는 얘기를 한다며 중앙정원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재인이 교실로 가보니 재인이가 책상에 엎드려있었다.



나는 교실로 들어가는 여자아이 한명을 붙잡고 재인이 오빠라고 말해주며 불러달라고 청했다.



그 여자아이가 재인이쪽으로 다가가 무언가 말을건내더니 곧 재인이가 고개를 들고 내쪽을 쳐다본다.



난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잠깐 나오라고 손짓을 하지만..재인이는 금방 또 울상이 되어서 고개를 돌린다..



그렇게 한동안 그런 그녀를 쳐다보고 있자 그녀도 내심 안되겠다 생각했는지 고개를 숙인체 교실 문쪽으로 걸어나왔다.





"으이구...그렇다고 밥을 거르면 어떡해...배고프면 지금이라도 가서 먹을래? 오빠가 같이 가줄께.."





아무말 없이 고개를 숙인체, 도리질을 치는 재인..순간 그녀의 교실앞이건 학교건 눈에 들어오지않고 그녀를 꼬옥 안아주었다.



그녀는 순간 흠칫 놀라며 밀어내려 했지만 이내 포기한듯 내게 몸을 맡긴다.





"바람쐬러 나갈까? 중정은..지금 바쁠테니까..수영장으로 가자.."





난 그녀의 손을 잡고 이끈다. 그녀역시 말없이 나를 따른다. 손은 꼭 붙든채로..



수영장 한켠 밴치에 자리를 잡은 우리는 한동안 아무말 없이 멍하니 앉아 있었다.



수영장에는 몇몇 아이들만 연습을 하고 있을뿐 별로 사람이 없었다..하긴 수영부란 수영부는 지금 다 나와있는데..





"재인아"



"오빠.."



"아..먼저 얘기해.."



"...오빠...괜찮아?"



"응? 내가 왜?"



"흑....나..흑...나때문에...가연언니랑....흐흑..흑..."





재인이가 고개를 푹 숙인채로 눈물을 떨군다. 두손은 어쩔 줄 모르겠는지 자신의 교복 치마자락을 꼬옥 붙잡고 울고만 있다..



이런상황에서도 내 걱정을 먼저 해주는 건가..이아이는..





"재인아...가연이랑 왜 헤어졌는지는....알아?"



"흑흑...나..때문이잖아...흑..내가 오빠랑..그러는거...들켜서..흐흑"



"야..그러면 정작 울고싶은건 난데 왜 니가 울고 있어~"



"그래두..흐아아앙"





재인이가 더 목놓아 울기 시작한다..





"재인아.."



"흑흐흑..."



"재인이도 오빠가 친오빠임에도 불구하고..그렇게 시작하고..또 좋아하고 그런거잖아..."



"흐흐흑.."



"근데 그걸 뭐라고 하지도 못하고 딱잘라 말하지 못한 오빠도 잘못이고...또..."



"그럼...오빤...이렇게 된거 후..회해? 흐흑..흑.."



"오빠말부터 들어봐...재인이 처음에 오빠랑 이렇게 됐을때 뭐라고 했어..오빠랑 이렇게 되고나서 들키게 되거나 어떻게 될건지는 다 알고 있었잖아 재인이도..아무 상관없이 나만 있으면 된다고 말해주고선 지금와서 이렇게 울어버리면..오빠 맘이 아프잖아.."



"흐흐아아앙"



"그때 그 자신있던 재인인 어디간거야? 응? 재인이 잘못 아냐..잘못이라면 내 잘못이고..또 그렇다고 해서 내가 우리 사이를 후회하거나 또 내 동생을 모른척 아무렇지않은척 대할 수도 없어 이제와서.."



"흐흑..그..럼...흑.."



"응? 흐음...글쎄..아직 잘 모르겠지만..넌 내 하나뿐인 동생이야...다른사람이랑은 만났다 헤어지고 헤어졌다 친구가 되고 그럴 수도 있겠지만...넌 평생...은 아닌가? ㅎ 어쨌든 넌 하나뿐인 내 동생이니까..만나고 헤어지고 그럴 수 있는게 아니니까.."



"흑흑흑....오빠...흐흑.."



"그니까 걱정말고...이제 울지말구...예전 나한테 막 덤비던 재인이로 돌아와..ㅎ응? 약속할 수 있지? 오빠가 힘들때 항상 재인이가 힘주고 옆에 있어주고 그랬잖아..그럴 수 있지?"



"흑..으응! 그럴께!!! 흐흑..그럴께 오빠..ㅠ"



"그래..ㅎ 그래야 오빠가 맘이 편하지 ㅎ 걱정말고, 밥시간은 이미 늦었으니 이따가 수영연습 끝나고 오빠랑 맛난거 먹으러 가자.."



"응!!"





그제서야 그렁그렁한 눈빛을 하며 싱긋 웃어주는 재인이었다.



재인이의 손을 잡고 수영장을 지나 아무생각없이 중앙정원쪽으로 나오던 나는 벤치에 앉아있는 아영이와 유진이와 눈이 딱 마주쳤다..



순간 호흡이 엇박으로 뛰며 애써 태연한척 했지만 둘은 서로를 노려보던 눈 그대로 나에게 레이저를 쏘고 있었다.





"어이 호색한씨! 안그래도 재인이랑 연인사이로 보이는데 그렇게 티를 내면서 손까지 꼭 붙잡고 나와야되?ㅋㅋ"





유진이가 놀리듯이 말을 건냈다.



그말을 듯고 멋적게 웃으며 손을 놓으려 했지만 재인이는 더 꼬옥 잡으며 오히려 팔을 끌어다가 팔짱을 와락 껴 온다.





"흐흥!!!! 내 오빠니까!!! 언니들은 친구잖아!!! 난 오빠랑 가족이라구!!! 내오빠야!!!"



"재..재인아~"



"얼씨구~ 재인이 많이 컸다잉?"





아영이도 한마디 거든다..



그나저나 저 둘은 무슨 얘길 한걸까..궁금해 하던 찰나 아영이가 말을 이어갔다.





"하아..뭐 어쨌든 너희도 일루와봐 그럼..."



"응? 아...응"



"재희!"



"네넵!!"



"유진이가 니네집에서 신세를 진다는게 대체 무슨 뜻인지 니 입으로 말해보실까?"



"응? 아...야 그건 유진이가 일방적으로 정한거야!"



"뭘 일방적으로 정해~ 유진이 말 들어보니까 너랑 재인이랑 거리를 둬야할 거 같아서 유진이가 들어가 살면서 중재를 해주겠다고 하는데...넌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헐...."





재인이가 내 팔에 매달려 그 얘기를 듣고 있다가 살짝 충격을 받았는지 내 팔을 잡고있는 힘이 풀리기 시작한다.



난 뭔 깡인지 풀어지려하는 그녀의 손과 팔을 꼭 붙들고 그녀들을 향해 소리쳤다.





"누..누가 그런 소릴 해! 재인이는 내 동생이고 내가 거리를 둘 필요는 전혀 없는데! 내가 끝까지 챙기고 이뻐할거야 얘는.."



"하아...미춰버리겠네...야 이아영 얘가 아까랑 딴 소릴 하는데 죽여버릴까?"



"ㅋㅋㅋㅋ아 정말 뭐가뭔지 머리만 더 아프네..그래서 어쩌란거야?"





유진이가 나를 쏘아보며 눈빛으로 나에게 말을 건내고 있다.



무슨말을 하려는건지는 알수 있을것 같았다. 아영이는 재인이와 나의 관계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그걸 확 밝힐 수도 없는 노릇이다.



유진이의 눈빛은..닥치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해..다 불어버리기전에...이런 눈빛이었다.





"아...음...아영아..그게 뭐냐면...단지 우리 부모님도 안계시고...유진이 부모님도 안계시고..근데 옆집이다보니까..밥먹을때 같이 먹고 그러잖 소리였어..같이 살고 그런게 아니라.."



"너..나는 쭉 혼자 살았는데..나한텐 그런 소리 하나 없더니..."



"아....아영아.."





아영이가 슬픈눈을 하며 고개를 푹 떨군다.



뭔가 굉장한 슬픔을 느끼기에 충분한 순간이었다. 하긴 아영이말이 틀린것은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둘다 집이 비었다고 밥을 같이 먹자는건 거의 연인들 수준의 행동이니...그것도 가연이랑 헤어진 후에...앞뒤가 안맞아도 이렇게 뒤죽박죽일 수 있나 싶다.



이 상황을 쭉 지켜보던 유진이가 결국 한마디 한다.





"참나..이 기지배야..그럼 너도 들어와 살든가"



"엥?"



"뭐?"



"아니 그렇게 재희 밥 먹고 싶고 그렇게 이 상황이 못마땅 하면 너도 나랑같이 들어와 살면 되잖아!"



"지금 그게 포인트가 아니잖아!"



"야 이유진..그리고 거기 우리집이거든요? 왜 니가 이래라 저래라야?"



"쳇 아무렴 어때? 아님 혼자사는 아영이네로 갈까?"



"아니 그게 포인트가 아니라고 지금!"



"아우 그럼 뭔데? 뭐가 이렇게 복잡해!!! 이게 다 너때문아냐 이재희!"



"응? 아...응...미안..."



"아 답답해..아 답답해! 으아아악!!! 다 말해버릴까부다!!!!!"



"헉"



"뭐? 뭘 말해? 야 이유진! 너 아직도 말안한거 있어? 어서 다 불지 못할까!!"



"헉"



"아 이재희! 나 답답해 죽을거 같애! 걍 다 불어버릴껴!!"



"야.."





나도 당황했지만 재인이도 내 손을 꼭 잡고 살짝 떨고 있었다.



아영이는 뭐가 뭔지 유진이만 다그치고 있었고 나는 어떻게 해서든 유진이 입을 막으려 애써보지만 부질없는 짓이었다.





"야 이아영! 내가 하는 말 잘들어! 내가 아까 너랑 얘기했듯이, 난 아직 재희 좋아하고, 근데 사귀거나 그럴 것도 아니고, 또 고백해봤자 지금은 난 차일게 분명하고, 또 우리 아무일도 없었고, 거기까지 들었지!"



"으...응..."



"이재희 이것이 지 동생이랑 부비적거리고 저렇게 연인처럼 샤방샤방하게 지내는 바람에 가연이랑 헤어진거야! 가연이가 재인이한테 질투를 하고!"



"으..응..근데...여동생땜에 질투를 해서 헤어진다는게 가연이같이 쿨한 애가 할 선택같지않아서 이상한거지!"



"그렇지...음..근데 쟤네들은 뽀뽀도 한단말이다!!!"



"헉"



"헉"



"헉"





나와 재인이..아영이는 동시에 눈이 똥그래 지며 유진이를 쳐다보았다.



유진이는 눈을 질끈감은채 우리쪽으로 손가락질을 하며 소리를 치고 있었고 그제서야 답답함이 조금 가라앉는지 한숨을 푹 쉬고 나를 보고는 생긋 웃는다.



악마다...저건..악마였다..



어느새 내 팔에 매달려있던 재인이의 팔이 떨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도망가거나 피하지 않는다..더욱 내 팔을 꼬옥 붙들고 내 등뒤로 와서 흐느끼고 있다.



나는 잠시 멍한 상태로 유진이를 쳐다보고 살기를 뿜은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고 있었다.





"아잉~ 그런 무서운 눈 하지마~ 오줌쌀거 같잖아~"



"이...이.....이........이게 무슨짓이야!!!!!"





그녀를 향해 소리쳤지만 씨알도 안먹힌다. 그녀는 깔깔깔 거리며 그자리에서 도망치듯 건물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쫓아가서 죽여버릴까 싶었지만 그러기엔 지금 옆에 있는 아이들이 신경쓰인다.



저아이는 무슨생각인걸까...다 끝났다고 생각했다..





"헤에....정말 그런거야? 부정안하는거보니 사실인가보네?"



"응? 아...하아.....정말...그게..."



"변명할 필요 없어..내가 뭐라고.."



"아니..그래도...찝찝하잖아..이게 뭐야.."



"니가 찝찝한거겠지...난 아무렇지않거든?"



"하아..."



"어쩔려고 그래? 아니다..넌 그냥 있어바..."





아영이는 내 뒤에서 흐느끼고 있는 재인이쪽을 바라보더니 재인이의 손을 잡고 벤치로 이끈다.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아영이와 재인이는 나란히 앉았다.





"재인아...오빠가 그렇게 좋아?"



"흑....응...좋아요.."



"친오빤데도? 안이상해?"



"응...안이상해..."



"흐음...다른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하는데도 괜찮아?"



"괘...괜찮아!!! 우리 오빠니까...내 오빠잖아...흑.."



"헤에....대단하다 너..그럼..만약에 누군가 오빠를 좋아하거나 누군가 오빠를 사랑하고 그러면 어떡할거야?"



"그..그건..."



"아영..그만해..우리가 알아서 할 문제야.."



"재희 니가 자꾸 그렇게 티미하게 구니까 내가 정리해 주는거자나..그리고 니네 언젠가 이렇게 될 줄 알았어!"



"무..슨 소리야?"



"아니 니네 보통 남매처럼 보이지도 않았고..이렇게 되는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했거든..별로 놀랍지도 않다 이제..참나..-_-"



"무..무슨..."



"그리고 아까 유진이가 밑밥 다 깔아놨어..니들 사귀는거 같다고..연인같다고..첨엔 헐~ 이었는데..생각해보면 안그러고 있는게 더 이상하게 보이니 뭐...언젠가부터 재인이가 니 동생이란 생각도 잘 안들더라야.."



"그게 뭐야.."



"어쨌든..그만큼 충격이 완화 됐단 소리야...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하긴..뭐 동생이 이렇게 생겼으니 나라도 덮쳤겠다."



"야.."



"재인아...근데 언니가 걱정이 되는건..너랑 오빠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사이잖아...오빤 누군가와 만나게 되고 또 결혼을 하게 될거고..재인이 너도 짝을 찾고 그래야 하지않아? 평생 오빠랑 함께 할 수는 없는거잖아.."



"응..알아요..그래도 ..지금이 좋으니까..앞으로는 생각 안해...오빠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결혼할 때가 되고 그런다면..정말 아프겠지만 놓아줘야지.."



"그럼 그때까진 안놓아주고? 꼭 붙들고 있을거야?"



"몰라요..하지만..지금은 너무 좋으니까.."



"우리 재인이 오빠랑 너무 오래오래 붙어있었나보다 그치? 그만큼 소중하고..둘도없고.."



"응..."



"하아...나도 이제 그럼 모르겠다..둘이 알아서 잘해...그렇다고 둘이 혹시나 해서말인데..둘이...그...그....그막...막..몸 섞고 그럼 안된다..."



"아...응..."





재인이는 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만 숙였고..나는 얼버무리듯이 대답했다.



아영이도 그제서야 한숨을 쉬며 엉덩이를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그나저나 유진이는 왜 집으로 들이는거야? 쫓아내!"



"아...뭐...응.."



"쳇...실망이야 이재희"



"미안.."



"됐네요...근데..수영 연습..할꺼야? 우리 훈련 이제 얼마 안남았어.."



"그렇긴한데..우선 오늘은 아침부터 정신도 없고..일찍 가서 쉴까하고..."



"그래 그럼...같이 가자...재인아 가자.."



"아..그럼 재인이랑 먼저가고 있어..나 잠깐 혜린 선생님좀 보고갈께.."



"응? 야..재인인!"



"아 미안한데 너희 카페에 같이 가 있어..내가 이따 데리러 갈께..재인아 언니랑 같이 가고 있어..알았지?"



"응..."





그렇게 그 둘은 중정을 나가 교문쪽으로 향했고, 나는 수영장건물로 다시 들어와 양호실쪽으로 향했다.



어느새 수영장엔 한두명의 사람만 있을뿐 거의 비어 있었고 창문을 통해 붉은 노을만 빛을 발하고 있었다.



양호실로 가는 복도..탈의실에만 불이 켜져있고 양호실 역시 불이 켜져있다.





"똑똑"



"네~"



"드르륵"





"재..희?....어...음..이시간엔 왠일이니? 집에 간거 아녔어?"



"아..저희 훈련 이번주인가요?"



"응...그렇지.."



"죄송하지만..한주정도만 미룰 수 있을까요?"



"야..이제와서 어떻게 그래..그쪽 사람들도 다 조정해놨을텐데..왜? 무슨일인데.."



"그냥..좀..이번에 또 가봐야 아무것도 못할 거 같아서..."



"하아..모르겠다...내일이라도 연락해 봐야지..."



"아..죄송합니다...그럼...이만 가볼께요.."





돌아서서 나가려는 찰나 그녀가 나를 불러 세운다.





"얘. 재희야.."



"네?"



"너...가연이랑 헤어진거니?"



"아...아 맞다...언니시죠 ㅋ 가연이가 그래요?"



"어 아까..왔다 갔는데.."



"가연이 왔었어요? 학교에? 좀 어때요? 괜찮은거예요?"



"아 뭐 괜찮겠니? 멍하지..뭣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당분간은 니 얼굴 못보겠다고 하더라..무슨짓을 한거니?"



"아...아니예요...제가 몹쓸놈이어서..."



"흐음...뭐...나..나도 뭐..할 말은 없다만...혹시...나...때문..이니?"



"응? 에이..ㅋ 아녜요...그런거.."



"하긴 그랬으면...가연이가 나부터 죽였을테니까..."



"ㅋㅋ어쨌든...나중에 말할 기회가 있음 말씀드릴께요..모르겠지만.."



"그래..뭐 언제든..상담하러 와..기운내고.."



"네..가연이좀 잘 달래주세요..그래도 언니신데.."



"걱정마 너야말로 잘 추스리고..근데..재희야.."



"네?"



"음...."



"왜 그러세요?"



"음....지금 이 상황에 해야할 말은 아니지만...너..나하고도...어색해 진거니?"



"네? 아니예요 ㅎ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아..아니라면 다행이지만..혹시...가연이 언니라는것땜에..어색해 질까봐...난 그런거 싫..."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가 잘라 말했다..





"선생님...그런거 없어요..선생님은 선생님이고..가연인 가연이고...단지 지금 가연이 옆에 선생님이 계셔줘야 할거 같아서 그렇게 말씀드린거예요..죄송해요..근데 걱정마세요..^^ 담에 또 맛있는거 먹으러 가요^^"



"으응...그래!^^ 조심해서 들어가.."



"네"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양호실 문을 열고 나와 복도를 걷고 있는데 누군가 나의 어깨를 딱 치며 헤드락을 걸었다.



유진이었다.





"유..유진아! 집에 간거 아녔어?"



"이재희.......너 아주 그냥..대단한 놈이고나?"



"무슨소리야..켁..야..그나저나 이것좀 놓고 얘기하지?"



"아니..이건 그대로 널 죽일까 생각중이란다.."



"야...-_- 근데 이러면 내 얼굴이 니 가슴을 완전히 느끼기 땜에 죽기는 커녕..흥분이.."





그렇게 놀리니 바로 헤드락을 푸는 유진이었다.





"진짜 죽고싶냐"



"아 왜 근데 갑자기.."



"아니 집에 가려고 라커에 들렀다 가려는데 니가 양호실 들어가는거 보이길래 기다렸다 같이 갈라고..근데..얘기 들으니까 혜린선생님이 가연이 언니고..또 헤어진게 혜린선생님때문 아니냐 그러고..또 담에 맛있는걸 먹으러가? 또?"



"아아...오늘 정말 하루종일 왜이렇게 꼬이기만 하지?"



"얼씨구~ 이것도 꼬인거냐?"



"우선 가면서 얘기하자..별거 아냐 이건.."



"응"





얘기 해준다니까 다시 한번 아이같은 천진난만한 눈을 하며 함께 길을 나서는 유진이었다.



단순한것..



나는 유진이와 함께 아영이네쪽으로 걸으면서 혜린선생님과 가연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나와 혜린선생님이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했다는 얘기등을 풀어놓았다.



물론 몸을 섞은것은 뺀 채로..물론 말을 한다 해도 이해가 가능할 유진일지는 모르지만..내가 그럴 용기가 나지 않는다.





"별거아니구나~"



"그랬잖아..별거 아니라고..."



"치 재미없어..난 또 니가 선생님을 덮쳐서 니가 완전 인간 쓰레기인줄 알고 그거 놀릴라고 한건데.."



"놀릴거리냐? 증오스럽고 혐오스럽고 그런게 아니라?"



"노 코멘트.."



"뭐야 그게.."



"단 한가지..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그러고 다니는게 쪼끔 맘에 안들긴 하지만..마지막에 나에게 오면 다 용서 해 줄 수 이써.."



"안...가면?"



"다 떠벌릴거야.."



"헉..."



"ㅋㅋㅋ아싸~ 게임오버다 그치? 근데..우리 지금 어디가? 니네집 가는거 아냐?"



"아..아영이네 재인이 데리러.."



"쳇...오늘 저녁은 머야? 우리 마트에서 장봐갈까?"



"야..너 정말 들어와 사는거 아니지? 밥만먹는거다"



"몰라 어쨌든 밥이나 해줘.."



"하아..장은 안봐도 되..집에 먹을거 많아...카레 해줄께.."



"오오~ 나 카레 짱조아~"



"아영이도 안먹었음 데리고 갈까?"



"쳇...아 몰라 그러시던지.."





우린 그렇게 아영이네 다다랐다..





"딸랑딸랑"





여전히 어색한 이 종소리..



아영이는 1층에서 정리를 하고 있다가 우리를 보고는 애매한 표정을 짓는다.





"어이~ 가슴아가씨~ 재희네 가서 같이 밥먹을래?"



"오빠~"





어느새 윗층에서 재인이가 도도도 달려 내려오고 아영이는 무심한듯 계속 하던일을 마저한다.





"야 가슴만 크면 다냐~! 이 언니가 선심써서 같이 가자고 말해주니까.."



"야! 거기서 가슴얘기가 왜 나와? 그리고 니가 밥하는것도 아니면서 생색은 왜 니가 내는건데?"



"응? 그런가?"



"돼써 난 안먹어..니들끼리 가.."



"치~ 맘먹고 챙겨주니까..."





얘네들은 친한걸까...아닌걸까..





"아영아 그러지말고..내가 밥해줄테니까 밥 안먹었음..같이 가자.."



"돼..됐어...배 안고파.."



"에이~ 점심도 먹는둥 마는둥 했잖아..너 좋아하는 카레 매코옴~ 하게 해줄께.."



"으으....카..레......"



"응..카레"



"매....매콤하게...?"



"응 완전 매콤하게^^"



"쳇....이번 한번만 먹어주지..."



"치..기지배...먹을거면서 빼긴.."



"야..너랑 싸우다가 지쳐서 그런다 지쳐서! 너 혼자 기력회복하는 꼴은 못보겠어서!"



"눼눼~ 그러세요~"



"그..럼..잠깐만 기다려!"



"응 천천히 준비해..ㅎ"





카레라는 소리에 아이처럼 좋아하는 아영이였지만 유진이 앞이어서 그런지 얼굴에 드러내지 않으려 애써 태연한척 하는 아영이었다.



귀여운것..



그렇게 1층 테이블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아영이가 내려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잠시후 배낭하나와 배개(?)를 든 아영이가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계단을 내려온다.



이 모습을 보고 가만히 있을 유진이가 아니다..



하긴..유진이가 아녔어도 내가 물어봤을테지만..





"음? 넌 카레 먹으러 가면서 가방에 배개는 왜 챙겨가냐?"



"너...니가...니..니가 재희 덮칠까바 감시하러 간다 왜!!! 너만 그렇게 편하게 재희네서 자게 내버려 둘줄 아냐!!"



"쳇 쓸모없는 녀석,,"



"어이어이...우리집이라고 우리집...왜 니네들이 더 난리냐...-_-"



"너때문이자나!!"



"너때문이자나!!"





역시나 둘이 동시에 나를 향해 소리치더니 다시 서로를 힐끔 쳐다보고는 고개를 휙 돌린다.



재인이는 뭐가 뭔지 어리둥절 한 표정으로 나만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다..





"하아...어쨌든..가자..가....근데 아영, 우리집에 배개 많아..배개는 안챙겨두 대.."



"그...그래도...나 이배개 아니면....잠이 잘 안와서...."



"ㅎ 그래 그럼..."





배개를 꼬옥 끌어안고 고개를 숙인채 얼굴을 붉히는 아영이였다.



그렇게 아영이네 카페를 정리하고 우린 우리집으로 향한다.



마트를 들를까 생각하다가 집에 재료는 물론 음료도 사다놓은것이 있어서 패스하기로 한다.



집에 도착한 우리는 우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식사준비를 한다.



우리집 식탁이 바글바글한것은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가끔느끼는 이 북적함도 꽤 괜찮다고 생각했다. 물론..내가 원한 상황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아이들은 좋은가보다.



재인이도 처음엔 경계를 하며 눈치를 살피더니 워낙 유진이와 아영이가 유치해서 그런지 정신수준이 맞나보다..





"그나저나..재희! 넌 어제 실연당한 애 치고 아주 멀쩡하시다?"





갑자기 유진이가 정곡을 찌른다.





"야! 니들이 나 생각할 틈도 안주고 떠들어서 그렇잖아..마음의 정리고 머리의 정리고 뭐고 니들땜에 정신없어서 그런다!"



"쳇 그래도 어쨌든 우리 덕분에 우울할 뻔 했던 니 꼬라지가 밝아진거자나 그치?"



"뭐라는거냐..-_-"



"어쨌든 이제 너 솔로라는거 아냐, 누구한테나 어베일러블 한 상태라는거 아냐~ 그치~"



"야..니말대로 나 어제 헤어졌다고~ 그리고 아직 가연이가 어떤지 신경쓰이고 걱정되는것도 있고.."



"참나...아주 가연이 가슴에 대 못을 박아놓고 잘도 그런 소릴 지껄이는구나~ 니 인생 집중하라고..다른사람 신경쓰지말고!"



"그래도 어떻게 그러냐..사람이.."



"걱정 하덜덜 마러~ 가연이 성격에 너같은거 그냥 죽여버리거나 정 뚝떨어졌을테니까."



"헉...안그래도 오늘 학교 왔다 갔다던데..하아.."



"흐음...뭐 움직일 함은 있었나보네...야야 걱정마 걱정마..그나저나..야 아영~ 참나..너 듣자 하니까 뭐? 나중에 결혼은 나랑하자? 재희한테 마지막에 결혼은 나랑하자 했다매?"



"응? 야!! 그..그래!!! 그랬다!!! 뭐? 왜? 어쩔래!!"





오물오물 저녁식사에 집중하던 아영이가 얼굴이 붉어지며 입안에 음식을 넣은채로 소리친다.





"하아...야 이재희~ 넌 저런 둔하고 애 같은애가 뭐가 좋다고 자꾸 챙겨주냐~"



"야...내가 볼땐 니네..도토리 키재기야..니가 그런말 하니까...참..."



"야!! 난 다르지!! 난 한살 위라고!! 누나해봐 누나!!!"



"하아..내가볼땐..니네 셋이 다 재인이랑 비슷해...내가 니네를 챙기는 마음은..아마..동생을 챙기는 마음이랑 같은걸꺼야.."



"죽을래?"



"죽을래?"





얘네는 쌍둥인가.....마음이 잘 맞는다.





"거봐~ 얼마나 보기좋냐 ㅎ 니들도 좀 사이좋게 지내라~"



"쳇~ 아영이 이뇬이 널 노리고 있다는 걸 안이상 전쟁선포다!"



"참나~ 니가 나한테 될것같애? 가슴도 빈약한 주제에~"



"야!! 나 꽤 괜찮거든? 니가 무식하게 큰거지!!"



"야!! 이정도는 되고 나서 재희를 꼬시던지 해 이 난쟁이 똥자루야!!"





하아..늘 이런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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