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선생의 정복기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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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
유진은 구교사 쪽으로 바쁜 걸음을 옮겼다. 온 몸이 뜨겁고 또 뜨겁다. 지금 그녀를 괴롭히고 있는 열기의 근원지는 그녀의 은밀한 곳이었다. 걸음을 옮길 때 마다 안타까운 욱신거림이 퍼져나갔다.
혹시라도 은밀한 그 곳에 가득 고여 있는 물이 흘러내릴까 아까부터 스커트 아래가 신경 쓰여 견딜 수가 없었다. 누군가 보기라도 하면 큰일이다......그런데 오히려 그런 걱정과 부끄러움이 유진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다르게 색다른 흥분이 되어 가고 있었다.
몸과 마음이 달궈질 대로 달궈진 그녀는 살짝 땀에 젖은 머리칼을 뒤로 넘기며 작은 한숨을 토했다. 남자들이 그런 그녀를 봤다면 그 거부할 수 없는 색기에 눈이 뒤집혀 이성을 잃었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주위엔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어서 빨리 니트와 스커트를 벗어던지고, 안타까움과 열기에 몸부림 치는 자신의 육체를 달래주고 싶었다. 자신이 뭔가 잘못 되어 가고 있다고 이성이 소리치고 있었지만 우선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유진은 어두침침한 구교사 안으로 들어간 뒤 주위를 둘러보고 인기척이 느껴지는 지 살펴보았다. 하지만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구교사 안은 조용하기만 했다.
그녀는 안도감을 느끼기도 전에 서둘러 복도 끝 화장실 쪽으로 뛰다시피 걸어갔다. 이제 조금만 더 참으면 돼......이제 조금만......앞으로 행할 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유진의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더 없이 급해진 유진은 화장실 안에도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지도 않고 몇 번이나 자신의 뜨거운 욕구를 달래던 맨 왼쪽 칸으로 들어갔다.
잠시후......옷과 살결이 거칠게 스치는 소리가 몇 번 나더니, 애달프고 환희에 젖은 신음소리가 화장실을 울리기 시작했다.
일주일 전......점심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유진은 갑자기 하복부에서 알 수 없는 열기가 피어오르는 걸 느꼈다. 그리고 이어진 안타까운 흥분......어디가 아프거나 기분이 불쾌한 건 아니었다. 단지 뭔가를 재촉하는 듯한 안타까움이 유진을 당황하게 했다.
몸은 이미 그런 느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 유두가 서서히 딱딱해지고 얼굴은 열꽃이라도 핀 것처럼 뜨거웠다. 격하게 움직인 것도 아닌데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땀이 몸 곳곳에서 배어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제일 결정적인 건 놀랄 정도의 속도로 자신의 그 곳이 빠르게 젖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혹시 생리주기와 관련된 호르몬 이상이 아닌가 생각해봤지만 지금은 그런 시기와 관련이 없는 때였다. 몸에 이상이 생긴 건 맞지만 이런 일로 쉬고 싶지 않았기에 유진은 수업 준비를 서둘러 마무리 했다.
하지만 그런 변화를 가볍게 여긴 건 유진의 실수였으니......5교시 수업이 진행될수록 유진은 교과서 속 내용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아이들의 수업태도에도 전혀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몸은 주체 못할 정도로 변해가고, 정신은 빠르게 흐려져 갔고 있었다.
수업시간이 중간쯤 지나자, 유진은 잔뜩 달아오른 몸 곳곳이 신경 쓰여 견딜 수가 없었다. 우선 오늘 아침 지각하지 않기 위해 아무거나 대충 걸치고 나온다는 것이 하필 평소엔 잘 안입는 타이트한 블라우스여서 아까부터 가슴골에 땀이 차 신경이 쓰였다. 잔뜩 성이 난 유두가 눌려 있는 느낌도 결코 유쾌한 것이 아니었다. 몸 곳곳에서 배어나오는 땀 때문에 옷이 몸에 착 달라붙는 것도 유진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그리고 아까부터 신경 쓰였던 그 곳. 열기가 피어오를수록 물이 가득 차 이제는 흘러내리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였다.
수업 막바지에는 다리가 후들거려 수업이고 뭐고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었는데 앞자리의 여학생 한명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계속 쳐다 봐 억지로 괜찮은 척 할 수 밖에 없었다.
몸과 마음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이 열기는...아까부터 설마, 설마 했지만 이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건 ‘성욕’이었다.
원래 유진은 생리주기 같은 것과 관련 없이 평생 성욕을 느껴 본 적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여자였다. 자위도 물론 한번도 해본 적 없고, 섹스도 대학생 때 사귀던 선배와 두어번, 지금 애인과 열 번을 넘어가지 않은 경험이 전부였다. 그것도 유진이 먼저 요구한 적은 한 번도 없고, 전부 남자들의 간청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의무방어처럼 치뤄진 일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유진은 자신이 느끼지 못하는 건 아닌가 하고 고민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강렬한 성욕이라니, 유진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반 아이들의 인사를 받는둥 마는둥 한 뒤, 곧 바로 밖으로 나갔다. 반 아이 중 짓궂은 누군가는 유진이 배탈이라도 났을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유진은 자신이 지금 어떤 모습인지 신경 쓸 수가 없었다. 어서 빨리 이 흥분을 가라앉혀야한다. 그리고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지만 유진의 본능은 정확히 어떻게 해야하는지 지시하고 있었다.
6교시에 수업이 없는 게 천만다행이었다. 몇가지 해야 할 행정업무가 있긴 하지만 그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걸음이 빨라질 때마다 유진은 거기가 욱씬거리는 걸 느꼈다. 하지만 그 느낌은 아프다기 보단 안타까움을 더해주는 기묘한 자극이었다.
유진은 1층 교사용 화장실로 들어가려다 잠시 멈칫하고 주위를 살폈다. 쉬는 시간이 아직 안 끝나서인지 복도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이 곳은 교사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다. 자위를 해 본적이 없었지만 유진은 소리를 내지 않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이 곳보다 더 은밀한 곳은 없을까? 이 학교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유진은 스커트 밑단을 꽉 쥐고 안절부절 하다가 화장실 앞 벽에 걸려 있는 학교 조감도를 발견했다. 잠시 조감도를 살펴보던 유진의 눈에 조감도 구석진 곳에 있는 구교사란 글씨가 들어왔다. 그러자 퍼뜩 유진의 머릿속에 며칠 전 옆자리 김용식이 해준 말들이 떠올랐다.
꼴에 유진과 대화라고 하고 싶었던지 용식은 묻지도 않은 이 학교 건물들에 대해 유진에게 설명을 해주었었다. 절대 상종하고 싶지 않은 인간이었으나 사회생활이니 참아야지 하는 심정으로 유진은 억지로 용식의 설명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중 지금은 거의 안 쓰이는 음침한 건물인 구교사에 대한 설명은 호기심이 좀 생겨서 귀담아 들었던 것이다.
“구교사는 지금은 비품창고로 쓰이는 데, 학교 행사 때 말고는 거의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아요. 하지만 딱히 잠궈 두지도 않죠.”
‘사람들이 거의 드나들지 않는다’이 사실만이 지금 유진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녀는 현관 밖으로 나간 후, 구교사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구교사가 보이자 어느새 유진은 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아......대체......내 몸이 왜 이렇게......’
이유를 알 수 없는 욕구에 유진은 자신의 몸에 큰 이상이 생긴 건 아닐까 걱정이 됐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은 접어두고 몸을 달래는 게 우선이었다. 구교사 내부는 조명을 켜두지 않아 어두워서 유진은 잠시 주위를 둘러봐야 했다. 다른 건물들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일까? 주위는 기분 나쁠 정도로 고요하기만 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의지해서 유진은 몸을 달래 줄 적당한 곳을 찾기 시작했다.
곧 유진은 복도 끝에 있는 여자화장실을 발견하고 주위를 살펴본 후, 조심스레 들어갔다. 지저분하리라 생각했지만 청소는 꼬박꼬박 누군가 하는지 그런대로 깨끗했다.
유진은 화장실 안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잠시 고민하다 문에서 제일 멀리 떨어져 있는 끝 쪽 칸으로 들어갔다.
변기에 앉자마자 차가운 기운이 얇은 스커트를 뚫고 올라와 바로 신음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 차가움이 주체 못할 열기를 식혀주는 것 같아 오히려 느낌이 좋았다.
서둘러야 한다는 본능의 지시에 따라 유진은 떨리는 손으로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흥분감에 단추가 제대로 풀리지 않아, 답답했지만 4번째 단추를 풀자 커다란 유방이 저절로 블라우스 틈새를 비집고 튀어 나왔다. 수업시간부터 갑갑하게 조여 왔던 숨통이 이제야 좀 트이는 기분이었다.
남은 블라우스 단추를 다 풀어낸 유진은 브래지어 까지 풀러버렸다. 종형의 아름다운 유방이 한 번 출렁거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차가운 화장실 공기 때문인지, 아니면 잔뜩 흥분하고 있어서였는지 모르지만 유방에 달려 있는 선홍색 유두는 더 이상 솟을래야 솟을 수 없을 정도로 변해있었다. 유진은 떨리는 손으로 가슴을 움켜 쥐었다.
“아......아......”
저절로 신음이 터져나왔다. 단지 가슴만 움켜쥐었을 뿐인데 애인이 가슴을 애무해줬을 때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쾌감이 몰려왔다. 가슴만으로 이렇게 좋다면......
유진은 한참 전부터 달궈 질대로 달궈진 자신의 하복부를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침을 꿀꺽 삼켰다. 이제 스커트만 허리 위로 올리고, 팬티를 벗은 다음에 손을 갖다 대면......
하지만 아까부터 무시하려고 했던 어떤 두려움이 스물스물 유진의 가슴 속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지금 일을 저지르면 다시 예전처럼 지낼 수 있을까? 단 한 번도 이런 일을 해 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한다면 앞으로도 거리낌 없이 계속 하지 않을까? 유진은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사로 잡혀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마치 누군가 옆에서 손을 잡아 끈 것처럼 유진의 손은 어느새 스커트를 걷어 올리고 팬티를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훤히 드러난 유진의 비부......
그 곳을 둘러싸고 있는 수풀은 놀랄 정도로 촉촉이 젖어 있었고, 그것도 모자라 남은 애액은 유진의 허벅지 안쪽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남자친구와 할 때는 전혀 이러지 않았는데......오히려 메마른 자신의 그곳 때문에 남자친구는 윤활유까지 쓰곤 했었다.
유진은 마치 깜짝선물을 개봉하는 기분으로 떨리는 손을 서서히 입구 쪽에 갔다 대었다. 손끝이 닿는 순간, 전기가 오른 것처럼 유진은 화들짝 엉덩이를 들어 올렸고, 무의식적으로 신음을 내뱉었다. 혹시 들은 사람이라도 있을까, 유진은 잠시 그대로 얼어붙은 것처럼 엉거주춤한 자세를 유지 했다. 다행히 아무도 없는 듯, 아무 기척도 소리도 느낄수가 없었다.
한번 자극을 맛보자 이제는 이성적인 생각은 저 멀리 날아가고 유진은 본능이 이끄는 대로 손을 움직였다. 오른쪽 손은 유방을 주물럭 거리며 잔뜩 솟은 유두를 만지작 거렸고, 왼쪽 손으론 미숙하지만 쾌감이 하자는대로,그곳을 쓰다듬고 매만지고 손가락을 집어넣기까지 했다.
생전 처음 맛보는 느낌. 유진의 온 몸에선 땀이 흠뻑 배어나왔고, 열기가 머리끝까지 올라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그 곳에서 불꽃놀이라도 하는 듯, 쾌감이 하복부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터져나오는 신음을 참기 위해 유진은 이를 앙 다물었지만, 잇 사이로 새어 나오는 작은 소리까진 막지 못했다.
“흑......흐윽......으윽......”
누군가 이 소리를 들었다면 화장실에서 웬 여자 하나가 소리 죽여 울고 있구나 하고 생각할 것이다. 유진은 마음 같아선 대놓고 헐떡 거리며 있는 대로 신음소리를 내고 싶었으나, 필사적으로 참았다. 대신 손가락이 비부를 유린할 때 나는 찔꺽거리는 소리가 음란하게 화장실 안에 퍼졌다.
이대로 계속하면 자기 몸이 자기 게 아니 될 것 같았지만, 이 쾌락의 시간을 유진은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다. 그리고 절정이 다가옴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멈추지 못할 야생마를 탄 것처럼 유진은 끝까지 달리기로 했다.
“으윽......! 아......아......!”
드디어 도달한 절정의 끝. 롤러코스트를 탄 마냥 몸이 몇 번이나 빠르게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 같았다. 하복부에서 흘러 넘친 애액이 변기에 고인 물로 주르륵 흐르는 게 느껴졌다. 탄력 있는 허벅지가 쾌감에 저절로 움찔움찔 움직이고, 오무린 발가락 끝까지 쾌감이 퍼지는 게 그냥 이대로 축 늘어져 긴 여운을 맛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걱정하고 있던 것들은 이제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처리해야 할 행정업무, 남들이 자기가 한 일을 보거나 듣지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 갑자기 생긴 성욕이 몸의 이상 때문은 아닌지 하는 걱정......
유진은 그저 순수히 쾌감에 전율하며 자기 바로 앞에 있는 칸막이 문을 멍하니 바라 보았다. 초점 없는 유진의 눈에 문에 걸려 있는 납작한 인형이 들어왔다. 지금 유진에게 나고 있는 비릿한 색향과 엷은 땀냄새에 섞여 싸구려 방향제 냄새 같은 게 느껴졌다. 방향제가 들어 있는 인형인가......?
유진은 잠시 인형의 눈에 박혀 있는 커다란 큐빅을 바라보다가 스르륵 옆의 벽에 얼굴을 기대고 달뜬 숨을 내쉬었다.
......첫 자위 후에 다시는 이러지 말자고 유진은 다짐, 또 다짐했다. 하지만 자신을 한번 휘몰아 친 성욕은 이틀 후에 또 온 몸으로 번졌고, 그 다음은 하루만에......그리고 이번이 네 번째였다.
처음엔 병원에 가볼까 생각도 했지만 뭔가가 가슴에 걸려서 선뜻 갈수가 없었다. 애인과 섹스도 해봤으나 전혀 그런 욕구도, 쾌감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 이틀 미룬 것이 이제는 오히려 은근히 욕구가 치밀기를 기대하는 마음까지 생긴 것이다.
자위 후에는 후회와 허망함뿐이었으나, 자위를 할 때만은 자신도 모르던 욕구를 끄집어 내는 것 같아 해방감까지 드는 유진이었다. 짐승처럼 신음소리를 내고 쾌락에 무너져 허덕이는 자신이 몸서리쳐지도록 싫었으나 도저히 그 욕구를 모른 채 할 수가 없었다.
또 다시 유진은 허망함에 싸여 구교사에서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나오고 있었다. 자신이 이성적이라 항상 생각했으나 본능에 또 지고만 것이다. 처음에 걱정하던 것처럼 이제는 멈출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새는지 모른다고 이제는 자신이 어디까지 가 버릴지 도저히 가늠할 수가 없었다.
유진이 여러 감정에 짓눌린 채로 구교사에서 멀어져 가는 걸, 누군가 지켜보고 있었다. 대머리에 툭 튀어나온 배, 기름진 얼굴......용식이었다.
용식은 휘파람을 불며 구교사 쪽으로 느긋하게 걸어갔다. 안으로 자연스레 진입한 그는 성큼성큼 복도 끝 여자화장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아무 거리낌 없이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다른 칸은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용식은 제일 마지막 칸의 문을 벌컥 열었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용식은 잠시 변기와 바닥을 천천히 살펴보다 뭔가를 발견하곤 히죽 웃음을 지었다. 누군가의 털......용식은 대충 누구의 것인지 알고 있었다.
그는 다른 곳도 좀 살펴보다가 이 곳에 온 목적에 겨우 눈을 돌렸다. 문에 달려 있는 방향제 인형......용식은 인형을 문에서 떼어내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누가 그 모습을 봤다면 단순히 학교물품을 슬쩍하는 것이라 생각했으리라......
그 것으로 볼일이 끝났는지 용식은 구교사를 빠져나왔다. 들어올 때보다 훨씬 가벼운 발걸음이었다.
유진은 구교사 쪽으로 바쁜 걸음을 옮겼다. 온 몸이 뜨겁고 또 뜨겁다. 지금 그녀를 괴롭히고 있는 열기의 근원지는 그녀의 은밀한 곳이었다. 걸음을 옮길 때 마다 안타까운 욱신거림이 퍼져나갔다.
혹시라도 은밀한 그 곳에 가득 고여 있는 물이 흘러내릴까 아까부터 스커트 아래가 신경 쓰여 견딜 수가 없었다. 누군가 보기라도 하면 큰일이다......그런데 오히려 그런 걱정과 부끄러움이 유진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다르게 색다른 흥분이 되어 가고 있었다.
몸과 마음이 달궈질 대로 달궈진 그녀는 살짝 땀에 젖은 머리칼을 뒤로 넘기며 작은 한숨을 토했다. 남자들이 그런 그녀를 봤다면 그 거부할 수 없는 색기에 눈이 뒤집혀 이성을 잃었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주위엔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어서 빨리 니트와 스커트를 벗어던지고, 안타까움과 열기에 몸부림 치는 자신의 육체를 달래주고 싶었다. 자신이 뭔가 잘못 되어 가고 있다고 이성이 소리치고 있었지만 우선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유진은 어두침침한 구교사 안으로 들어간 뒤 주위를 둘러보고 인기척이 느껴지는 지 살펴보았다. 하지만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구교사 안은 조용하기만 했다.
그녀는 안도감을 느끼기도 전에 서둘러 복도 끝 화장실 쪽으로 뛰다시피 걸어갔다. 이제 조금만 더 참으면 돼......이제 조금만......앞으로 행할 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유진의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더 없이 급해진 유진은 화장실 안에도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지도 않고 몇 번이나 자신의 뜨거운 욕구를 달래던 맨 왼쪽 칸으로 들어갔다.
잠시후......옷과 살결이 거칠게 스치는 소리가 몇 번 나더니, 애달프고 환희에 젖은 신음소리가 화장실을 울리기 시작했다.
일주일 전......점심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유진은 갑자기 하복부에서 알 수 없는 열기가 피어오르는 걸 느꼈다. 그리고 이어진 안타까운 흥분......어디가 아프거나 기분이 불쾌한 건 아니었다. 단지 뭔가를 재촉하는 듯한 안타까움이 유진을 당황하게 했다.
몸은 이미 그런 느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 유두가 서서히 딱딱해지고 얼굴은 열꽃이라도 핀 것처럼 뜨거웠다. 격하게 움직인 것도 아닌데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땀이 몸 곳곳에서 배어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제일 결정적인 건 놀랄 정도의 속도로 자신의 그 곳이 빠르게 젖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혹시 생리주기와 관련된 호르몬 이상이 아닌가 생각해봤지만 지금은 그런 시기와 관련이 없는 때였다. 몸에 이상이 생긴 건 맞지만 이런 일로 쉬고 싶지 않았기에 유진은 수업 준비를 서둘러 마무리 했다.
하지만 그런 변화를 가볍게 여긴 건 유진의 실수였으니......5교시 수업이 진행될수록 유진은 교과서 속 내용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아이들의 수업태도에도 전혀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몸은 주체 못할 정도로 변해가고, 정신은 빠르게 흐려져 갔고 있었다.
수업시간이 중간쯤 지나자, 유진은 잔뜩 달아오른 몸 곳곳이 신경 쓰여 견딜 수가 없었다. 우선 오늘 아침 지각하지 않기 위해 아무거나 대충 걸치고 나온다는 것이 하필 평소엔 잘 안입는 타이트한 블라우스여서 아까부터 가슴골에 땀이 차 신경이 쓰였다. 잔뜩 성이 난 유두가 눌려 있는 느낌도 결코 유쾌한 것이 아니었다. 몸 곳곳에서 배어나오는 땀 때문에 옷이 몸에 착 달라붙는 것도 유진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그리고 아까부터 신경 쓰였던 그 곳. 열기가 피어오를수록 물이 가득 차 이제는 흘러내리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였다.
수업 막바지에는 다리가 후들거려 수업이고 뭐고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었는데 앞자리의 여학생 한명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계속 쳐다 봐 억지로 괜찮은 척 할 수 밖에 없었다.
몸과 마음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이 열기는...아까부터 설마, 설마 했지만 이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건 ‘성욕’이었다.
원래 유진은 생리주기 같은 것과 관련 없이 평생 성욕을 느껴 본 적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여자였다. 자위도 물론 한번도 해본 적 없고, 섹스도 대학생 때 사귀던 선배와 두어번, 지금 애인과 열 번을 넘어가지 않은 경험이 전부였다. 그것도 유진이 먼저 요구한 적은 한 번도 없고, 전부 남자들의 간청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의무방어처럼 치뤄진 일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유진은 자신이 느끼지 못하는 건 아닌가 하고 고민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강렬한 성욕이라니, 유진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반 아이들의 인사를 받는둥 마는둥 한 뒤, 곧 바로 밖으로 나갔다. 반 아이 중 짓궂은 누군가는 유진이 배탈이라도 났을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유진은 자신이 지금 어떤 모습인지 신경 쓸 수가 없었다. 어서 빨리 이 흥분을 가라앉혀야한다. 그리고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지만 유진의 본능은 정확히 어떻게 해야하는지 지시하고 있었다.
6교시에 수업이 없는 게 천만다행이었다. 몇가지 해야 할 행정업무가 있긴 하지만 그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걸음이 빨라질 때마다 유진은 거기가 욱씬거리는 걸 느꼈다. 하지만 그 느낌은 아프다기 보단 안타까움을 더해주는 기묘한 자극이었다.
유진은 1층 교사용 화장실로 들어가려다 잠시 멈칫하고 주위를 살폈다. 쉬는 시간이 아직 안 끝나서인지 복도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이 곳은 교사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다. 자위를 해 본적이 없었지만 유진은 소리를 내지 않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이 곳보다 더 은밀한 곳은 없을까? 이 학교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유진은 스커트 밑단을 꽉 쥐고 안절부절 하다가 화장실 앞 벽에 걸려 있는 학교 조감도를 발견했다. 잠시 조감도를 살펴보던 유진의 눈에 조감도 구석진 곳에 있는 구교사란 글씨가 들어왔다. 그러자 퍼뜩 유진의 머릿속에 며칠 전 옆자리 김용식이 해준 말들이 떠올랐다.
꼴에 유진과 대화라고 하고 싶었던지 용식은 묻지도 않은 이 학교 건물들에 대해 유진에게 설명을 해주었었다. 절대 상종하고 싶지 않은 인간이었으나 사회생활이니 참아야지 하는 심정으로 유진은 억지로 용식의 설명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중 지금은 거의 안 쓰이는 음침한 건물인 구교사에 대한 설명은 호기심이 좀 생겨서 귀담아 들었던 것이다.
“구교사는 지금은 비품창고로 쓰이는 데, 학교 행사 때 말고는 거의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아요. 하지만 딱히 잠궈 두지도 않죠.”
‘사람들이 거의 드나들지 않는다’이 사실만이 지금 유진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녀는 현관 밖으로 나간 후, 구교사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구교사가 보이자 어느새 유진은 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아......대체......내 몸이 왜 이렇게......’
이유를 알 수 없는 욕구에 유진은 자신의 몸에 큰 이상이 생긴 건 아닐까 걱정이 됐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은 접어두고 몸을 달래는 게 우선이었다. 구교사 내부는 조명을 켜두지 않아 어두워서 유진은 잠시 주위를 둘러봐야 했다. 다른 건물들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일까? 주위는 기분 나쁠 정도로 고요하기만 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의지해서 유진은 몸을 달래 줄 적당한 곳을 찾기 시작했다.
곧 유진은 복도 끝에 있는 여자화장실을 발견하고 주위를 살펴본 후, 조심스레 들어갔다. 지저분하리라 생각했지만 청소는 꼬박꼬박 누군가 하는지 그런대로 깨끗했다.
유진은 화장실 안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잠시 고민하다 문에서 제일 멀리 떨어져 있는 끝 쪽 칸으로 들어갔다.
변기에 앉자마자 차가운 기운이 얇은 스커트를 뚫고 올라와 바로 신음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 차가움이 주체 못할 열기를 식혀주는 것 같아 오히려 느낌이 좋았다.
서둘러야 한다는 본능의 지시에 따라 유진은 떨리는 손으로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흥분감에 단추가 제대로 풀리지 않아, 답답했지만 4번째 단추를 풀자 커다란 유방이 저절로 블라우스 틈새를 비집고 튀어 나왔다. 수업시간부터 갑갑하게 조여 왔던 숨통이 이제야 좀 트이는 기분이었다.
남은 블라우스 단추를 다 풀어낸 유진은 브래지어 까지 풀러버렸다. 종형의 아름다운 유방이 한 번 출렁거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차가운 화장실 공기 때문인지, 아니면 잔뜩 흥분하고 있어서였는지 모르지만 유방에 달려 있는 선홍색 유두는 더 이상 솟을래야 솟을 수 없을 정도로 변해있었다. 유진은 떨리는 손으로 가슴을 움켜 쥐었다.
“아......아......”
저절로 신음이 터져나왔다. 단지 가슴만 움켜쥐었을 뿐인데 애인이 가슴을 애무해줬을 때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쾌감이 몰려왔다. 가슴만으로 이렇게 좋다면......
유진은 한참 전부터 달궈 질대로 달궈진 자신의 하복부를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침을 꿀꺽 삼켰다. 이제 스커트만 허리 위로 올리고, 팬티를 벗은 다음에 손을 갖다 대면......
하지만 아까부터 무시하려고 했던 어떤 두려움이 스물스물 유진의 가슴 속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지금 일을 저지르면 다시 예전처럼 지낼 수 있을까? 단 한 번도 이런 일을 해 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한다면 앞으로도 거리낌 없이 계속 하지 않을까? 유진은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사로 잡혀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마치 누군가 옆에서 손을 잡아 끈 것처럼 유진의 손은 어느새 스커트를 걷어 올리고 팬티를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훤히 드러난 유진의 비부......
그 곳을 둘러싸고 있는 수풀은 놀랄 정도로 촉촉이 젖어 있었고, 그것도 모자라 남은 애액은 유진의 허벅지 안쪽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남자친구와 할 때는 전혀 이러지 않았는데......오히려 메마른 자신의 그곳 때문에 남자친구는 윤활유까지 쓰곤 했었다.
유진은 마치 깜짝선물을 개봉하는 기분으로 떨리는 손을 서서히 입구 쪽에 갔다 대었다. 손끝이 닿는 순간, 전기가 오른 것처럼 유진은 화들짝 엉덩이를 들어 올렸고, 무의식적으로 신음을 내뱉었다. 혹시 들은 사람이라도 있을까, 유진은 잠시 그대로 얼어붙은 것처럼 엉거주춤한 자세를 유지 했다. 다행히 아무도 없는 듯, 아무 기척도 소리도 느낄수가 없었다.
한번 자극을 맛보자 이제는 이성적인 생각은 저 멀리 날아가고 유진은 본능이 이끄는 대로 손을 움직였다. 오른쪽 손은 유방을 주물럭 거리며 잔뜩 솟은 유두를 만지작 거렸고, 왼쪽 손으론 미숙하지만 쾌감이 하자는대로,그곳을 쓰다듬고 매만지고 손가락을 집어넣기까지 했다.
생전 처음 맛보는 느낌. 유진의 온 몸에선 땀이 흠뻑 배어나왔고, 열기가 머리끝까지 올라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그 곳에서 불꽃놀이라도 하는 듯, 쾌감이 하복부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터져나오는 신음을 참기 위해 유진은 이를 앙 다물었지만, 잇 사이로 새어 나오는 작은 소리까진 막지 못했다.
“흑......흐윽......으윽......”
누군가 이 소리를 들었다면 화장실에서 웬 여자 하나가 소리 죽여 울고 있구나 하고 생각할 것이다. 유진은 마음 같아선 대놓고 헐떡 거리며 있는 대로 신음소리를 내고 싶었으나, 필사적으로 참았다. 대신 손가락이 비부를 유린할 때 나는 찔꺽거리는 소리가 음란하게 화장실 안에 퍼졌다.
이대로 계속하면 자기 몸이 자기 게 아니 될 것 같았지만, 이 쾌락의 시간을 유진은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다. 그리고 절정이 다가옴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멈추지 못할 야생마를 탄 것처럼 유진은 끝까지 달리기로 했다.
“으윽......! 아......아......!”
드디어 도달한 절정의 끝. 롤러코스트를 탄 마냥 몸이 몇 번이나 빠르게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 같았다. 하복부에서 흘러 넘친 애액이 변기에 고인 물로 주르륵 흐르는 게 느껴졌다. 탄력 있는 허벅지가 쾌감에 저절로 움찔움찔 움직이고, 오무린 발가락 끝까지 쾌감이 퍼지는 게 그냥 이대로 축 늘어져 긴 여운을 맛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걱정하고 있던 것들은 이제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처리해야 할 행정업무, 남들이 자기가 한 일을 보거나 듣지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 갑자기 생긴 성욕이 몸의 이상 때문은 아닌지 하는 걱정......
유진은 그저 순수히 쾌감에 전율하며 자기 바로 앞에 있는 칸막이 문을 멍하니 바라 보았다. 초점 없는 유진의 눈에 문에 걸려 있는 납작한 인형이 들어왔다. 지금 유진에게 나고 있는 비릿한 색향과 엷은 땀냄새에 섞여 싸구려 방향제 냄새 같은 게 느껴졌다. 방향제가 들어 있는 인형인가......?
유진은 잠시 인형의 눈에 박혀 있는 커다란 큐빅을 바라보다가 스르륵 옆의 벽에 얼굴을 기대고 달뜬 숨을 내쉬었다.
......첫 자위 후에 다시는 이러지 말자고 유진은 다짐, 또 다짐했다. 하지만 자신을 한번 휘몰아 친 성욕은 이틀 후에 또 온 몸으로 번졌고, 그 다음은 하루만에......그리고 이번이 네 번째였다.
처음엔 병원에 가볼까 생각도 했지만 뭔가가 가슴에 걸려서 선뜻 갈수가 없었다. 애인과 섹스도 해봤으나 전혀 그런 욕구도, 쾌감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 이틀 미룬 것이 이제는 오히려 은근히 욕구가 치밀기를 기대하는 마음까지 생긴 것이다.
자위 후에는 후회와 허망함뿐이었으나, 자위를 할 때만은 자신도 모르던 욕구를 끄집어 내는 것 같아 해방감까지 드는 유진이었다. 짐승처럼 신음소리를 내고 쾌락에 무너져 허덕이는 자신이 몸서리쳐지도록 싫었으나 도저히 그 욕구를 모른 채 할 수가 없었다.
또 다시 유진은 허망함에 싸여 구교사에서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나오고 있었다. 자신이 이성적이라 항상 생각했으나 본능에 또 지고만 것이다. 처음에 걱정하던 것처럼 이제는 멈출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새는지 모른다고 이제는 자신이 어디까지 가 버릴지 도저히 가늠할 수가 없었다.
유진이 여러 감정에 짓눌린 채로 구교사에서 멀어져 가는 걸, 누군가 지켜보고 있었다. 대머리에 툭 튀어나온 배, 기름진 얼굴......용식이었다.
용식은 휘파람을 불며 구교사 쪽으로 느긋하게 걸어갔다. 안으로 자연스레 진입한 그는 성큼성큼 복도 끝 여자화장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아무 거리낌 없이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다른 칸은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용식은 제일 마지막 칸의 문을 벌컥 열었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용식은 잠시 변기와 바닥을 천천히 살펴보다 뭔가를 발견하곤 히죽 웃음을 지었다. 누군가의 털......용식은 대충 누구의 것인지 알고 있었다.
그는 다른 곳도 좀 살펴보다가 이 곳에 온 목적에 겨우 눈을 돌렸다. 문에 달려 있는 방향제 인형......용식은 인형을 문에서 떼어내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누가 그 모습을 봤다면 단순히 학교물품을 슬쩍하는 것이라 생각했으리라......
그 것으로 볼일이 끝났는지 용식은 구교사를 빠져나왔다. 들어올 때보다 훨씬 가벼운 발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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