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리, 천사의 입술 - 2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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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해빙
하염없이 울고 또 울었다. 가슴 속이 절망 그리고 상실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제 겨우 간신히 타카히로와 같이 있을 수 있는 날이 왔는데. 그것만 바라보고 열심히 참아 왔는데.
타카히로는 사실 그 동안 쭉 나를 미워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내게 부끄러운 짓을 시키곤 했던 것도 그저 날 괴롭히려고 했던 것 뿐이다. 그러니까 치한이 날 범하게 했던 거지.
하긴 그 동안 나, 타카히로가 싫어할 짓만 계속해서 해 왔으니까. 타카히로가 날 미워하게 된 거, 사실 전부 다 내 탓이다. 타카히로와는 평생 함께 할건데 뭐, 그렇게 제멋대로 여기고, 나 나름대로 애는 썼지만, 그게 결국 타카히로를 화나게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타카히로가 원하는 대로 학교에서 섹스하게 해주던가, 아님 아빠랑 약속한 거 어기고 몰래 밖에서라도 만났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와서 그런 후회 해봐야 이미 늦었는걸. 또 눈물이 난다.
나는 방 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가게 일도 안 나가고 쉬었다. 그저 내내 울기만 했다.
똑똑
누군가 방문을 두드린다. 벌써 한밤중이었다.
"나야. 문 좀 열어줄래?"
나카쨩이었다. 가게 유니폼을 입은 채였다. 비틀비틀 일어나 문을 열어 주었다.
"먹을 것 좀 가져왔어"
나카쨩이 샌드위치하고 쥬스를 담은 쟁반을 가지고 들어왔다.
"왜 그래? 타카히로군이랑 싸웠어?"
"응... 아니, 이제 끝났어. 나 바보인가봐. 타카히로는 나 싫어하고 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서로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하구선..."
또 눈물이 쏟아진다.
"무슨 일인지 이야기해 주지 않을래?"
"그게..."
타카히로와 있었던 일을 들려 주었다. 나카쨩은 내내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그래서, 끝나게 된거야..."
"흐---음. 그래서 싫어한다고 생각한 거구나. 하지만, 타카히로군이 아카리쨩을 싫어하는 게 정말 맞는 얘길까?..."
"무슨 말이야?"
"성적 취향하고 애정은 서로 다른 얘기거든. 타카히로군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부끄러워하거나 더럽혀지거나 하는 걸 보고 흥분하는 좀 변태같은 성적 취향에 눈뜨게 된 거 아닐까? 그게 좀 지나치게 에스컬레이트되어서 브레이크가 말을 안 듣게 된 걸지도"
"역시, 타카히로는 변태야?"
"변태가 뭐가 어때서. 나도 엄청 변태인데 뭘. 아카리쨩도 개하고 섹스하면서 느끼잖아. 그게 변태가 아니면 뭔데"
하긴 그렇다. 개랑 섹스한다고 칭찬해 주는 건 회장님같은 사람들 뿐,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 볼 땐 나도 영락없이 변태일테니.
"물론, 파트너 마음도 배려해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욕망만 내세워 플레이를 한 타카히로군이 잘 했다는 얘기는 아냐. 서로간에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플레이는 그게 정상이든 비정상이든 무조건 잘못된 거니까"
"응..."
"하지만 타카히로군에게도 동정의 여지는 있다고 봐. 전에도 말했지만, 타카히로군은 중학생 남자애가 감당하기엔 벅찬 경험을 하고 있는데다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닥친 자신의 성적 취향 변화때문에 내심 당황하고 있을게 뻔해. 그래서 자신의 그런 처지를 아카리쨩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 했을거야. 분명 타카히로군도 몹시 후회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해"
"그런거야?..."
당혹스러웠다. 타카히로, 정말로 날 좋아하는걸까?
"응, 절대로 타카히로군이 아카리쨩을 싫어하게 된 건 아니라고 봐. 오히려 아카리쨩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욕망이 폭주해 버린거지"
"그럼 나 어쩌면 좋지?"
"타카히로군을 이해해 주면 되지 않을까? 뭐든 타카히로군이 요구하는 거라면 다 들어준다, 까지는 아니더라도, 서로가 서로를 존중해주면서"
"응. 그럼 나 어떻게 타카히로군한테 사과하면 돼?"
나카쨩이 잠시 골똘히 생각한다.
"흐---음, 무엇보다도 걱정이 되는 건, 타카히로군이 과연 자기 자신을 용서할 수 있을까, 하는거야"
"타카히로가?"
"좋아, 그 문제는 나한테 맡겨"
나카쨩이 무릎을 탁 치면서 일어났다.
다음 날, 학원에 나가지 않았다. 가봤자 어차피 내가 공부를 할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도 혼자 전철을 타는 게 무서웠다. 학원 빠진다고만 하고 아빠한테는 일절 다른 얘기는 하지 않았다.
타카히로한테서는 아무 연락도 없었다. 나카쨩도 가게에 나오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초조해졌다.
어제 게으름 피운 걸 반성하는 의미로 가게 청소를 했다. 로비를 진공 청소기로 밀고 있는데, 갑자기 현관문이 열렸다.
"다녀 왔습니다"
나카쨩이었다. 배낭 차림에 온통 진흙 투성이였다.
"무,무슨 꼴이야?"
"됐고, 잠깐만. 밖에 손님 와 있어"
"에? 나?"
나카쨩에게 떠밀려 밖으로 나왔다.
타카히로가 밖에 서 있었다. 나카쨩과 마찬가지로 배낭을 짊어 매고 있었다.
"아,안녕"
타카히로가 뻘쭘히 손을 들었다.
"아, 으응... 무슨 일이야?"
겸연쩍어하며 물었다.
"나카무라씨랑 산에 올라갔다 왔어. 아침해 뜨는 거 보고 왔어"
"에? 나카쨩이랑?"
"어제, 내내 생각해 봤어. 잘도 터무니없는 짓 해버렸구나, 하고.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낫겠다고까지 생각했어..."
"그,그런..."
"그러고 있는데, 한밤중에 나카무라씨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어. 지금 당장 나오라고. 배낭 하나 던져주고는 그냥 따라오래. 나카무라씨 아무 말도 않더라. 둘이 입다물고 산에 올라 정상에서 해 뜨는 거 보고 돌아왔어. 완전히 지쳐버렸어"
타카히로가 웃는다.
"아카리, 미안.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지만, 아카리가 치한 당하면서 새빨개진 얼굴로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만.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엄청 흥분해서는... 용서까진 바라지도 않지만 어쨌든 사과하고 싶어"
"아냐 아냐, 내가 더 미안. 내내 타카히로 마음 아프게만 하고. 타카히로가 그런 변태가 된 것도 다 내 탓이야"
"아카리... 정말 미안해. 그럼... 우리 계속 사귀는 거야?"
"응. 이제부터는 타카히로가 시키는 건 뭐든지 다 할께. 아, 하지만, 아빠하고 약속한 거 어기는거나, 전처럼 억지로 다른 사람하고 하게 하는 건 싫어"
"응. 나도 더이상은 그런 짓 두번 다시 안 해. 약속할께. 아카리..."
"타카히로..."
우리는 그대로 꼭 끌어안고 격렬하게 입술을 맞췄다.
"어이 어이"
갑자기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빠가 현관에 서 있었다.
"불순이성교제는 금지야"
"아,아빠"
재빨리 떨어지는 우리들.
"최소한, 누가 안 보는 데서 조용히 할 수는 없니. 자, 아카리, 곧 개점시간이다"
그렇게 말하고 아빠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럼 나 가볼께"
"응. 아카리, 사랑해"
"나도 정말 많이 사랑해. 그럼 내일 봐"
타카히로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계단을 달려 올라갔다.
"화해는 한거니?"
가게 안에서 아빠가 기다리고 있었다.
"싸운 거 알고 있었어?"
"아카리 표정만 봐도 알지. 이제 풀린거야?"
"응. 걱정하게 해서 미안"
"자, 그럼 어서 일하자, 일"
아빠는 그렇게 말하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대기실로 들어가는데, 나카쨩이 넥타이를 묶으면서 샤워실에서 나왔다.
"아가씨들 샤워실 좀 빌렸어. 타카히로군하고는 잘 말했어?"
"응. 나카쨩 고마워. 타카히로군 잘 설득해줘서"
나카쨩의 손을 두 손으로 꼭 잡았다.
"나 아무 얘기도 안 했는데? 산에 데리고 올라갔을 뿐이야. 산에 오르면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다 깨닫게 될 거라고 믿었거든"
이잉? 노 플랜으로 무작정 산에 올랐을 뿐? 산에 오르는 것 만으로 모든 게 해결된다고 진심으로 믿고 있었던 거야?
"뭐 어쨌든, 덕분에 술술 잘 풀렸으니까. 고마워"
결과만 좋으면 땡이지 뭐. 나카쨩의 공이 큽니다요 아주.
"근데 말이야, 말도 없이 늦어버려서, 사장님께 혼날 각오 단단히 했었는데, 그냥 한 마디, 수고, 이러고 마시네. 왜 아무 말도 없으시지? 저 분"
우리 아빠, 의외로 속이 깊은 냥반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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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리 월드는 모든 게 심플합니다. 심플 이즈 베스트.
아, 그리고 물론, "등산 최강!!"입지요.
하염없이 울고 또 울었다. 가슴 속이 절망 그리고 상실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제 겨우 간신히 타카히로와 같이 있을 수 있는 날이 왔는데. 그것만 바라보고 열심히 참아 왔는데.
타카히로는 사실 그 동안 쭉 나를 미워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내게 부끄러운 짓을 시키곤 했던 것도 그저 날 괴롭히려고 했던 것 뿐이다. 그러니까 치한이 날 범하게 했던 거지.
하긴 그 동안 나, 타카히로가 싫어할 짓만 계속해서 해 왔으니까. 타카히로가 날 미워하게 된 거, 사실 전부 다 내 탓이다. 타카히로와는 평생 함께 할건데 뭐, 그렇게 제멋대로 여기고, 나 나름대로 애는 썼지만, 그게 결국 타카히로를 화나게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타카히로가 원하는 대로 학교에서 섹스하게 해주던가, 아님 아빠랑 약속한 거 어기고 몰래 밖에서라도 만났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와서 그런 후회 해봐야 이미 늦었는걸. 또 눈물이 난다.
나는 방 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가게 일도 안 나가고 쉬었다. 그저 내내 울기만 했다.
똑똑
누군가 방문을 두드린다. 벌써 한밤중이었다.
"나야. 문 좀 열어줄래?"
나카쨩이었다. 가게 유니폼을 입은 채였다. 비틀비틀 일어나 문을 열어 주었다.
"먹을 것 좀 가져왔어"
나카쨩이 샌드위치하고 쥬스를 담은 쟁반을 가지고 들어왔다.
"왜 그래? 타카히로군이랑 싸웠어?"
"응... 아니, 이제 끝났어. 나 바보인가봐. 타카히로는 나 싫어하고 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서로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하구선..."
또 눈물이 쏟아진다.
"무슨 일인지 이야기해 주지 않을래?"
"그게..."
타카히로와 있었던 일을 들려 주었다. 나카쨩은 내내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그래서, 끝나게 된거야..."
"흐---음. 그래서 싫어한다고 생각한 거구나. 하지만, 타카히로군이 아카리쨩을 싫어하는 게 정말 맞는 얘길까?..."
"무슨 말이야?"
"성적 취향하고 애정은 서로 다른 얘기거든. 타카히로군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부끄러워하거나 더럽혀지거나 하는 걸 보고 흥분하는 좀 변태같은 성적 취향에 눈뜨게 된 거 아닐까? 그게 좀 지나치게 에스컬레이트되어서 브레이크가 말을 안 듣게 된 걸지도"
"역시, 타카히로는 변태야?"
"변태가 뭐가 어때서. 나도 엄청 변태인데 뭘. 아카리쨩도 개하고 섹스하면서 느끼잖아. 그게 변태가 아니면 뭔데"
하긴 그렇다. 개랑 섹스한다고 칭찬해 주는 건 회장님같은 사람들 뿐,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 볼 땐 나도 영락없이 변태일테니.
"물론, 파트너 마음도 배려해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욕망만 내세워 플레이를 한 타카히로군이 잘 했다는 얘기는 아냐. 서로간에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플레이는 그게 정상이든 비정상이든 무조건 잘못된 거니까"
"응..."
"하지만 타카히로군에게도 동정의 여지는 있다고 봐. 전에도 말했지만, 타카히로군은 중학생 남자애가 감당하기엔 벅찬 경험을 하고 있는데다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닥친 자신의 성적 취향 변화때문에 내심 당황하고 있을게 뻔해. 그래서 자신의 그런 처지를 아카리쨩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 했을거야. 분명 타카히로군도 몹시 후회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해"
"그런거야?..."
당혹스러웠다. 타카히로, 정말로 날 좋아하는걸까?
"응, 절대로 타카히로군이 아카리쨩을 싫어하게 된 건 아니라고 봐. 오히려 아카리쨩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욕망이 폭주해 버린거지"
"그럼 나 어쩌면 좋지?"
"타카히로군을 이해해 주면 되지 않을까? 뭐든 타카히로군이 요구하는 거라면 다 들어준다, 까지는 아니더라도, 서로가 서로를 존중해주면서"
"응. 그럼 나 어떻게 타카히로군한테 사과하면 돼?"
나카쨩이 잠시 골똘히 생각한다.
"흐---음, 무엇보다도 걱정이 되는 건, 타카히로군이 과연 자기 자신을 용서할 수 있을까, 하는거야"
"타카히로가?"
"좋아, 그 문제는 나한테 맡겨"
나카쨩이 무릎을 탁 치면서 일어났다.
다음 날, 학원에 나가지 않았다. 가봤자 어차피 내가 공부를 할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도 혼자 전철을 타는 게 무서웠다. 학원 빠진다고만 하고 아빠한테는 일절 다른 얘기는 하지 않았다.
타카히로한테서는 아무 연락도 없었다. 나카쨩도 가게에 나오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초조해졌다.
어제 게으름 피운 걸 반성하는 의미로 가게 청소를 했다. 로비를 진공 청소기로 밀고 있는데, 갑자기 현관문이 열렸다.
"다녀 왔습니다"
나카쨩이었다. 배낭 차림에 온통 진흙 투성이였다.
"무,무슨 꼴이야?"
"됐고, 잠깐만. 밖에 손님 와 있어"
"에? 나?"
나카쨩에게 떠밀려 밖으로 나왔다.
타카히로가 밖에 서 있었다. 나카쨩과 마찬가지로 배낭을 짊어 매고 있었다.
"아,안녕"
타카히로가 뻘쭘히 손을 들었다.
"아, 으응... 무슨 일이야?"
겸연쩍어하며 물었다.
"나카무라씨랑 산에 올라갔다 왔어. 아침해 뜨는 거 보고 왔어"
"에? 나카쨩이랑?"
"어제, 내내 생각해 봤어. 잘도 터무니없는 짓 해버렸구나, 하고.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낫겠다고까지 생각했어..."
"그,그런..."
"그러고 있는데, 한밤중에 나카무라씨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어. 지금 당장 나오라고. 배낭 하나 던져주고는 그냥 따라오래. 나카무라씨 아무 말도 않더라. 둘이 입다물고 산에 올라 정상에서 해 뜨는 거 보고 돌아왔어. 완전히 지쳐버렸어"
타카히로가 웃는다.
"아카리, 미안.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지만, 아카리가 치한 당하면서 새빨개진 얼굴로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만.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엄청 흥분해서는... 용서까진 바라지도 않지만 어쨌든 사과하고 싶어"
"아냐 아냐, 내가 더 미안. 내내 타카히로 마음 아프게만 하고. 타카히로가 그런 변태가 된 것도 다 내 탓이야"
"아카리... 정말 미안해. 그럼... 우리 계속 사귀는 거야?"
"응. 이제부터는 타카히로가 시키는 건 뭐든지 다 할께. 아, 하지만, 아빠하고 약속한 거 어기는거나, 전처럼 억지로 다른 사람하고 하게 하는 건 싫어"
"응. 나도 더이상은 그런 짓 두번 다시 안 해. 약속할께. 아카리..."
"타카히로..."
우리는 그대로 꼭 끌어안고 격렬하게 입술을 맞췄다.
"어이 어이"
갑자기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빠가 현관에 서 있었다.
"불순이성교제는 금지야"
"아,아빠"
재빨리 떨어지는 우리들.
"최소한, 누가 안 보는 데서 조용히 할 수는 없니. 자, 아카리, 곧 개점시간이다"
그렇게 말하고 아빠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럼 나 가볼께"
"응. 아카리, 사랑해"
"나도 정말 많이 사랑해. 그럼 내일 봐"
타카히로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계단을 달려 올라갔다.
"화해는 한거니?"
가게 안에서 아빠가 기다리고 있었다.
"싸운 거 알고 있었어?"
"아카리 표정만 봐도 알지. 이제 풀린거야?"
"응. 걱정하게 해서 미안"
"자, 그럼 어서 일하자, 일"
아빠는 그렇게 말하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대기실로 들어가는데, 나카쨩이 넥타이를 묶으면서 샤워실에서 나왔다.
"아가씨들 샤워실 좀 빌렸어. 타카히로군하고는 잘 말했어?"
"응. 나카쨩 고마워. 타카히로군 잘 설득해줘서"
나카쨩의 손을 두 손으로 꼭 잡았다.
"나 아무 얘기도 안 했는데? 산에 데리고 올라갔을 뿐이야. 산에 오르면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다 깨닫게 될 거라고 믿었거든"
이잉? 노 플랜으로 무작정 산에 올랐을 뿐? 산에 오르는 것 만으로 모든 게 해결된다고 진심으로 믿고 있었던 거야?
"뭐 어쨌든, 덕분에 술술 잘 풀렸으니까. 고마워"
결과만 좋으면 땡이지 뭐. 나카쨩의 공이 큽니다요 아주.
"근데 말이야, 말도 없이 늦어버려서, 사장님께 혼날 각오 단단히 했었는데, 그냥 한 마디, 수고, 이러고 마시네. 왜 아무 말도 없으시지? 저 분"
우리 아빠, 의외로 속이 깊은 냥반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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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리 월드는 모든 게 심플합니다. 심플 이즈 베스트.
아, 그리고 물론, "등산 최강!!"입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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