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校敎師 vol. 5 당신은 당신의 연인이 어떤 사람인지 아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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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링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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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억력의 한계로
사건이 점점 뒤죽박죽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_-;
원작과 조금의 차이가 있어도
제 나름의 해석 내지는 제 나름의 뭐 그런 쪽으로 생각해주세요.
큰 틀에서는 벗어나지 않게 잘 돌려놓겠습니다.
계속해서 제 글에 응원의 글을 달아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高校敎師
vol. 5 당신은 당신의 연인이 어떤 사람인지 아나요?
수현은 학교를 마치자마자 주영의 집으로 향했다.
주영과는 중학교 때부터 단짝으로, 둘도 없는 친구로 친해왔지만
지금처럼 일주일을 쉬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왜 일주일이나 나오지 않았는지 너무 궁금했고
제발 큰 병이 아니길 빌면서 주영의 집 앞에 섰다.
주영의 집은 아버지가 어릴 때 돌아가셔서 안 계시고
어머니가 술집을 하시면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술집이라기보단
그냥 퇴근하는 길에 잠깐 들러 술과 안주를 즐길 수 있는
동네의 작은 선술집 쪽에 가까웠다.
집은 1층이 술집, 2층이 가정집인 구조로 되어있고
2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1층의 술집을 거쳐
올라가야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다른 애들 같으면 그런 분위기 때문에 주눅이 들 법도 하지만
항상 밝고 활기찬 성격을 가지고 있던 주영이여서
친구도 많았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그런 것에 익숙해왔기 때문에
저녁 한창 바쁠 때에는 어머니를 도와서
설겆이라던지 자리를 치우는 일이라던지 여러가지를 했다.
초인종을 눌렀더니 주영이 어머니께서
"수현이구나... 주영이 때문에 왔니?
그래 들어오렴..."하고 문을 열어주었다.
"주영이가 며칠 학교에 안 와서요, 큰 병이 아닌가 싶어서 왔어요."
수현이 아주 걱정스런 얼굴로 말했다.
주영이 어머니는 도대체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러게... 눈에 보이는 병이라면 모르겠지만...
애가 통 말도 않고 방에만 들어가 있으니 어째야 할 지 모르겠구나..."
하고 말했다.
그 얘기를 들은 수현은 깜짝 놀라서
"수현이... 아파서 누워있는 게 아니었어요?"하고 물었고,
주영이 어머니는
"응... 니가 한번 들어가보렴..."하고 주영이 방까지 안내해주셨다.
주영이 방 앞에 선 수현은 왠지 모를 긴장감 때문에
크게 숨을 들이 마시고는
"주영아... 나 수현이야, 들어가도 되지?"하고 물었다.
한참 동안 대답이 없다가
"으..응... 들어와..."하는 주영이의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문을 조심히 열고 들어갔더니
주영은 책상에 가만히 앉아 뭔가를 하고 있었다.
수현은 일단 아픈 모습이 아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는
"뭐... 하고 있었어?"하고 물어보았다.
"으응... 그냥 생각..."
"학교는 왜 며칠 안 왔어...?"
"응... 그냥 며칠 가기 싫었어... 월요일부터는 가야지..."
"그래... 이거 그 동안 진도 나간 공책이야...
일주일이나 쉬었으니 많이 나갔을 거야..."
"응... 고마워..."
한참을 보통의 애들이 할만한 이야기만 잔뜩 하다가
저녁 시간이 되어서 월요일에는 학교에 가기로 약속을 하고
주영의 집을 나섰다.
조금 어두운 모습이 걱정되었지만 아픈 곳도 없고,
월요일에 나오겠다고 철석같이 약속을 했으니 안심하고 집을 나설 수 있었다.
한편 진은 지친 몸을 이끌고 희진과 만나기로 한
강남의 한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진은 한 보석집에 들렀다.
"안녕하세요..."
"네... 근데 무슨 일로...?"
한참 신문을 읽고 있던 보석집 주인이
안경을 벗으면서 진에게 물었다.
"아... 전에 '윤진'이란 이름으로 맡겼던 반지를 찾으러 왔습니다."
"아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하고
뒤에 조그만 방에 들어가서 뭔가를 찾는가 싶더니
잠시 후에 반지 케이스 하나를 들고 왔다.
"여기 있습니다. 금액은 전에 다 치르셨군요."
"네..."
진은 기쁜 듯이 케이스를 열어보았다.
눈이 부실 정도로 이쁜 반지였다.
"아..."
이걸 받고 좋아할 희진의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나 가슴이 뛰었다.
그런 흐뭇한 기분으로
시간에 딱 맞춰 약속 장소에 도착해보니
희진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진은 숨을 크게 몰아쉬면서 예약한 창가 쪽 자리에 앉았다.
잠시 앉아 물을 마시면서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다.
왜 애들의 제안에 응했는지에서부터
이제 애들을 어떻게 보지? 에 이르기까지
진은 혼란스럽기만 했다.
그와 동시에 진의 양 팔은 욱씬 거렸다.
'아... 난 도대체... 왜 사서 고생을 한 거야...'하면서
아픈 양 팔을 조심스레 문지르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희진이 들어왔다.
진은 얼른 일어나서 희진에게 손짓을 하고는 자리에 앉혔다.
"어머... 일찍 오셨나봐요?"
"아..아뇨... 저도 이제야 왔습니다."
"...."
"...."
한참동안 침묵이 흘렀다.
침묵을 깨려는 듯 진이 입을 열었다.
"요새... 유치원 어때요...?"
"네..네...? 아... 뭐 그렇죠, 뭐..."
다시 침묵이 흘렀다.
이번에는 희진 쪽이 입을 열었다.
"결혼식 청첩장 문제 말인데요...
디자인이나 뭐나... 아무래도 제가 보는 게 낫겠죠?
그리고 누구누구에게 돌리냐 하는 문제도 제게 맞겨요.
잘 모르시잖아요...? 그쵸...?"
진은 약간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네..네... 뭐 감각이 있잖아요. 희진씨는... 그렇게 하세요."라고
대답을 해줬다.
"아... 이제 봄까지 얼마 안 남았는데...
집도 그렇고 참 해야될 일이 많을텐데... 휴..." 희진이 한숨을 쉬었다.
진은 희진의 어두운 얼굴이 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진은
"저기 희진씨... 눈 좀 감아볼래요...?"라고 말했다.
희진은 당황스럽다는 듯이
"네...?"라고 되물었고
진은
"나쁜 거 아네요... 자요... 얼른 눈... 감아봐요..."
"네..." 희진은 조심스레 눈을 감았다.
진은 바지의 오른쪽 주머니에 손을 넣어
방금 받아온 반지 케이스를 꺼내어 조심스럽게 열었다.
그리고 하얗게 반짝이고 있던 반지를 꺼내어 왼손에 들었다.
한 번 씨익 하고 미소를 지은 진은
잔뜩 떨고 있는 희진의 왼손을 오른손으로 쥐고
손을 쭉 피게 하고서는 들고 있던 반지를 살짝 끼워주었다.
희진은 지금껏 그런 적 없는 진이
눈을 감으라고 하고, 손을 덥썩 잡는 등
갑작스런 진의 행동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놀람은 아주 조그만 것에 불과했다.
자신의 왼손에서 반짝거리고 있는 반지를 보고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머... 진이씨... 언제 이런 걸..."
"결혼식 때에는 더 이쁜 걸로 해줄게요.
오늘은... 약혼식 하는 기분으로 받아줘요."
"이뻐요..."
희진의 눈에 잠깐 눈물이 고였다.
"너무 힘들고 어두운 표정하지 마세요.
그러면 저까지도 힘들고 어두워지는 거 같아요."
"네... 너무 고마워요..."
진은 희진이 기뻐하는 모습에 너무나 행복했다.
진은 그런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계속 이야기를 진행해 가고 싶어서
"저기... 전에 우리 집에서 봤던 학생 있죠?
저번 주 토요일이던가... 희진씨가 차 타고 어디 가는 거 봤다던데요..."라며
수현이의 이야기를 꺼냈다.
희진은 깜짝 놀랬다.
"네..네...? 아... 그 날... 고등학교 동창회가 있어서요..."
얼굴이 거의 사색이 되어서 겨우 변명을 둘러댔다.
하지만 진은 그것을 모르는듯 "아..네..."하고 입을 닫았다.
다시 또 처음처럼 침묵이 흘렀다.
희진은 토요일 일을 진이 모두 알고 있을까봐
진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지 못 했다.
그런 희진의 모습이 진에게는 자신을 어려워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진은 그런 희진의 마음을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희진씨... 저랑 있는 게 불편하세요?"라고 물었다.
"네..네...?"
"아니... 가끔이지만 왠지 저를 어려워하시는 것 같아서요..."
"아...아네요... 그냥... 제가 원래 성격이 이런걸요..."
음식이 도착했고, 둘은 아무 말 없이 음식만 먹고 있었다.
진은 희진이 오늘따라 더욱 얼굴이 굳어있는 이유를 몰라서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나 하는 생각에 음식이 입에 들어오질 않았다.
음식을 다 먹고 나서도 서로 다른 쪽을 바라보면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만을 듣고 있을 뿐 서로 말이 없었다.
잠시 후 커피가 디저트로 나왔다.
진은 커피잔을 어색하게 어루만지다가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저기 희진씨... 우리... 너..너...무 조용하죠...? 무슨 이야기라도 하죠..."
라고 분위기를 전환시키려고 했다.
그러자 희진이
"저기 진이씨..."하고 말을 끊었다.
"네...? 왜 그러세요...?"
"저... 오늘 몸이 너무 안 좋네요...
갑자기 속이 너무 안 좋아요... 다음에 제가 연락드릴게요... 괜찮죠?"
"제가 바래다 드리죠... 가방 이리 주세요."
"아... 아네요... 차 가지고 왔어요.
집에 가서 좀 쉬어야겠네요. 오늘 죄송해요..."
"네... 그럼 제가 다음에 연락드리죠. 오늘은 그럼 쉬세요."하고는
희진이 나가는 모습을 진은 그냥 가만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희진은 서둘러 차를 향해 뛰어갔다.
토요일... 분명히 그 남자를 만난 날이었다.
'그 수현이라는 애는 어디에서 나를 본 걸까...?
설마 거기까지 간 거는 모르겠지...?'하고는 급하게 차를 몰아 나갔다.
그러고 한참을 달리고 있을 때
옆에서 지나가는 한 여학생이 눈에 띄었다.
때 마침 주영의 집에서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있던 수현이였다.
이게 왠 우연인가 싶어서 희진은
차를 수현이 걸어가고 있는 쪽으로 가깝게 댔다.
수현은 자신의 옆에 차가 선 것을 보고 의아한듯이 차 안을 쳐다보았다.
차 유리창이 스르륵 내려가고
그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이 희진임을 알고 깜짝 놀랐다.
"안녕하세요..." 수현은 가볍게 목례를 했다.
"네... 오랜만이네요... 저기 시간 있다면... 나랑 차 한잔 할래요?"
"네...? 시간이 좀 늦었는데요..."
"오래 붙잡진 않을게요. 잠깐 제 차에 타요."하고는
운전석에서 반대로 손을 뻗어 차 문을 열어주었다.
차는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한 백화점 안의 카페로 향했다.
카페 안에서 둘은 커피를 시켰고
서로를 경계하는 듯한 둘 사이는 분위기를 더욱 어색하게 만들었다.
그 침묵을 깬 것은 희진이었다.
"토요일에... 절 봤다면서요?
이 동네였나... 그럼 역 앞에서 봤나요?
동창회가 있었거든요. 돌아가는 길에 친구가 태워줬거든요."
"친구...라구요?"
"역시... 남자 애여서 오해사면 어쩌나 걱정했었어요.
결혼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진이씨에게 잘못 전해지면 어쩌나 곤란해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일단 그 쪽한테 제대로 설명해주려고 생각했어요.
차를 같이 타고 있었던 것 뿐이라구..."
"호텔... 들어갔다 나오는 거... 봤어요..."
희진은 순간 토요일에 자신이 했던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머리 속을 스쳐 지나쳐갔다.
나올 것이 나왔다하는 심정에 당황하여 손도 급하게 떨렸다.
"저...저기... 나 담배하나 피워도 될까...?
유치원에서는 안 피지만 말야..."
갑자기 반말을 쓰기 시작한 것에 수현은 어이가 없었지만
"네... 저도 학교에선 안 피우니깐요..."하고는
재떨이를 희진 쪽으로 쭈욱 밀어주었다.
"고마워... 그래서... 그 일을 진이씨한테 얘기한 거야?"
희진은 담배를 하나 물고는 불을 붙이고 조심스레 물었다.
수현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래. 우리 뭔가 통하는 게 있는 거 같구나.
진이씨는... 나쁜 사람은 아닌데, 솔직히 말하면, 재미 없어.
기껏 한다는 얘기가 펭귄 이야기 같은 거나
원자의 수 같은 거...
그런 거 들어봐야 재미있을 리 없잖아...
섹스도... 정말 유치해. 차라리 혼자 하는 게 낫지.
그래도 아버지 때문에 여기까지 오게 된 거야.
재미없는 사람이지만 결혼 상대로는 좋을 거라면서
음... 그런 거 알지? 너도 나랑 같은 여자잖아...
근데 내가 왜 너한테 이런 변명 같은 얘길 하고 앉아있는 거지...?
그 사람... 지금 나한테 완전히 빠졌는 걸...
니가 무슨 얘기를 해도 그 사람 믿을까?
너랑 내가 하는 얘기, 어느 쪽을 믿을까?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쓸데 없는 일로 널 부른 거 같구나...
안녕...
다음부턴 진이씨 일로 안 봤으면 좋겠네..."하고는
차 값을 계산하고 나가버렸다.
수현은 잠시 가만히 앉아있었다.
선생님의 애인... 그것도 곧 결혼할 사람이 바람이라니...
그러고도 저렇게 뻔뻔할 수 있다는 게 참을 수가 없었다.
선생님이 불쌍하게 생각되었다.
저런 사람을 사랑하다니... 저런 사람을 사랑하다니...
수현은 아랫 입술을 지긋이 물고 자리에서 일어서서는
방금 전 희진이 나간 길을 따라 나갔다.
희진은 마침 주차장을 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려던 참이었다.
저 멀리 희진을 발견한 수현은 에스컬레이터 쪽으로 달려갔다.
뒤에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난 것을 직감적으로 느낀 희진은 뒤를 돌아봤고,
자기 바로 뒤에 수현이 있다는 것에 깜짝 놀라면서
에스컬레이터로 발을 올려놓은 순간...
...
툭
...
수현의 오른손이 강하게 희진의 등을 떠밀었다.
희진은 꺄~ 소리와 함께 에스컬레이터 밑까지 굴러 떨어졌고,
잠시 동안 온 몸을 전율하는 고통이 따르더니
오른쪽 다리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희진은 일어서지를 못 하고 계속 고통에 떨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하나, 둘 무슨 일인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수현은 그 가운데에 가만히 서서 희진이 넘어진 모습을 쳐다보다가
황급히 그 자리를 뛰쳐 나갔다.
수현은 자기가 어디를 향해 뛰어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고 계속 뛰었다.
한참을 뛰다가 숨이 턱까지 오르고 나서야 겨우 숨을 돌리며 멈춰섰다.
그런 수현의 눈에 우연히 들어온 게 공중전화였다.
수현은 수화기를 들고 50원짜리 동전을 넣었다.
그리고는 진의 집에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진의 목소리가 수현에게 들려왔다.
"..."
진의 목소리가 수현의 입을 닫아버린 듯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진이 '장난 전화인가...?' 하고 끊으려는 찰나, 수현이
"저에요..."라고 말을 이었다.
"아... 장난 전화인줄 알았어."
"네... 죄송해요."
"근데 무슨 일이야...?"
"아... 특별한 일은 아니에요."
진은 낮 시간에 있었던 팔굽혀 펴기 때문에 팔이 불편한 듯
"아... 팔이 아파서 전화기 들고 있는 것도 힘들어...
클럽 시간에 팔굽혀펴기를 좀 했거든...
아 참... 너한테 사과할 것이 있어..."하고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네...?"
"어머니... 정말로 안 계시더구나... 농담이라고 생각했어...
아... 미안... 동정받는 것도 싫겠지?"
"아뇨... 선생님의 동정이라면 좋아요."
뚜~뚜~뚜~뚜~
공중 전화기 잔액 부족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이제 곧 끊기겠네..."하고 진이 말했다.
수현은 얼른 자기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고,
마침 마지막 남은 동전 하나가 수현의 손에 쥐어졌다.
그 동전은 진이 주었던 1985년 만들어진 100원짜리 동전이었다.
수현은 잠시 그 동전을 바라보다가 전화기에 넣고서는
"100원 넣었어요..."하고 말했다.
"그럼... 좀 더 얘기할 수 있겠네...?"
"네..."
"음... 그렇다고 해도... 무슨 얘기 하지...?"
"저요..."
"응...?"
"펭귄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펭귄...? 그래 좋았어.
펭귄이라고 하면 남극에 황제라고 하잖아...
텔레비젼 같은 데서 보면... 펭귄이 많이 모여서
암벽 같은 데 위에서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는 거... 볼 수 있잖아...
근데 그 밑은... 얼음의 바다야......"
진은 계속해서 펭귄 이야기를 이어나갔고,
수현은 아주 진지하게 그 이야기를 들어갔다.
진은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모른 채
가끔 수현의 목소리에 아주 조그만 떨림이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 계 속
사건이 점점 뒤죽박죽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_-;
원작과 조금의 차이가 있어도
제 나름의 해석 내지는 제 나름의 뭐 그런 쪽으로 생각해주세요.
큰 틀에서는 벗어나지 않게 잘 돌려놓겠습니다.
계속해서 제 글에 응원의 글을 달아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高校敎師
vol. 5 당신은 당신의 연인이 어떤 사람인지 아나요?
수현은 학교를 마치자마자 주영의 집으로 향했다.
주영과는 중학교 때부터 단짝으로, 둘도 없는 친구로 친해왔지만
지금처럼 일주일을 쉬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왜 일주일이나 나오지 않았는지 너무 궁금했고
제발 큰 병이 아니길 빌면서 주영의 집 앞에 섰다.
주영의 집은 아버지가 어릴 때 돌아가셔서 안 계시고
어머니가 술집을 하시면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술집이라기보단
그냥 퇴근하는 길에 잠깐 들러 술과 안주를 즐길 수 있는
동네의 작은 선술집 쪽에 가까웠다.
집은 1층이 술집, 2층이 가정집인 구조로 되어있고
2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1층의 술집을 거쳐
올라가야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다른 애들 같으면 그런 분위기 때문에 주눅이 들 법도 하지만
항상 밝고 활기찬 성격을 가지고 있던 주영이여서
친구도 많았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그런 것에 익숙해왔기 때문에
저녁 한창 바쁠 때에는 어머니를 도와서
설겆이라던지 자리를 치우는 일이라던지 여러가지를 했다.
초인종을 눌렀더니 주영이 어머니께서
"수현이구나... 주영이 때문에 왔니?
그래 들어오렴..."하고 문을 열어주었다.
"주영이가 며칠 학교에 안 와서요, 큰 병이 아닌가 싶어서 왔어요."
수현이 아주 걱정스런 얼굴로 말했다.
주영이 어머니는 도대체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러게... 눈에 보이는 병이라면 모르겠지만...
애가 통 말도 않고 방에만 들어가 있으니 어째야 할 지 모르겠구나..."
하고 말했다.
그 얘기를 들은 수현은 깜짝 놀라서
"수현이... 아파서 누워있는 게 아니었어요?"하고 물었고,
주영이 어머니는
"응... 니가 한번 들어가보렴..."하고 주영이 방까지 안내해주셨다.
주영이 방 앞에 선 수현은 왠지 모를 긴장감 때문에
크게 숨을 들이 마시고는
"주영아... 나 수현이야, 들어가도 되지?"하고 물었다.
한참 동안 대답이 없다가
"으..응... 들어와..."하는 주영이의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문을 조심히 열고 들어갔더니
주영은 책상에 가만히 앉아 뭔가를 하고 있었다.
수현은 일단 아픈 모습이 아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는
"뭐... 하고 있었어?"하고 물어보았다.
"으응... 그냥 생각..."
"학교는 왜 며칠 안 왔어...?"
"응... 그냥 며칠 가기 싫었어... 월요일부터는 가야지..."
"그래... 이거 그 동안 진도 나간 공책이야...
일주일이나 쉬었으니 많이 나갔을 거야..."
"응... 고마워..."
한참을 보통의 애들이 할만한 이야기만 잔뜩 하다가
저녁 시간이 되어서 월요일에는 학교에 가기로 약속을 하고
주영의 집을 나섰다.
조금 어두운 모습이 걱정되었지만 아픈 곳도 없고,
월요일에 나오겠다고 철석같이 약속을 했으니 안심하고 집을 나설 수 있었다.
한편 진은 지친 몸을 이끌고 희진과 만나기로 한
강남의 한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진은 한 보석집에 들렀다.
"안녕하세요..."
"네... 근데 무슨 일로...?"
한참 신문을 읽고 있던 보석집 주인이
안경을 벗으면서 진에게 물었다.
"아... 전에 '윤진'이란 이름으로 맡겼던 반지를 찾으러 왔습니다."
"아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하고
뒤에 조그만 방에 들어가서 뭔가를 찾는가 싶더니
잠시 후에 반지 케이스 하나를 들고 왔다.
"여기 있습니다. 금액은 전에 다 치르셨군요."
"네..."
진은 기쁜 듯이 케이스를 열어보았다.
눈이 부실 정도로 이쁜 반지였다.
"아..."
이걸 받고 좋아할 희진의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나 가슴이 뛰었다.
그런 흐뭇한 기분으로
시간에 딱 맞춰 약속 장소에 도착해보니
희진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진은 숨을 크게 몰아쉬면서 예약한 창가 쪽 자리에 앉았다.
잠시 앉아 물을 마시면서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다.
왜 애들의 제안에 응했는지에서부터
이제 애들을 어떻게 보지? 에 이르기까지
진은 혼란스럽기만 했다.
그와 동시에 진의 양 팔은 욱씬 거렸다.
'아... 난 도대체... 왜 사서 고생을 한 거야...'하면서
아픈 양 팔을 조심스레 문지르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희진이 들어왔다.
진은 얼른 일어나서 희진에게 손짓을 하고는 자리에 앉혔다.
"어머... 일찍 오셨나봐요?"
"아..아뇨... 저도 이제야 왔습니다."
"...."
"...."
한참동안 침묵이 흘렀다.
침묵을 깨려는 듯 진이 입을 열었다.
"요새... 유치원 어때요...?"
"네..네...? 아... 뭐 그렇죠, 뭐..."
다시 침묵이 흘렀다.
이번에는 희진 쪽이 입을 열었다.
"결혼식 청첩장 문제 말인데요...
디자인이나 뭐나... 아무래도 제가 보는 게 낫겠죠?
그리고 누구누구에게 돌리냐 하는 문제도 제게 맞겨요.
잘 모르시잖아요...? 그쵸...?"
진은 약간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네..네... 뭐 감각이 있잖아요. 희진씨는... 그렇게 하세요."라고
대답을 해줬다.
"아... 이제 봄까지 얼마 안 남았는데...
집도 그렇고 참 해야될 일이 많을텐데... 휴..." 희진이 한숨을 쉬었다.
진은 희진의 어두운 얼굴이 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진은
"저기 희진씨... 눈 좀 감아볼래요...?"라고 말했다.
희진은 당황스럽다는 듯이
"네...?"라고 되물었고
진은
"나쁜 거 아네요... 자요... 얼른 눈... 감아봐요..."
"네..." 희진은 조심스레 눈을 감았다.
진은 바지의 오른쪽 주머니에 손을 넣어
방금 받아온 반지 케이스를 꺼내어 조심스럽게 열었다.
그리고 하얗게 반짝이고 있던 반지를 꺼내어 왼손에 들었다.
한 번 씨익 하고 미소를 지은 진은
잔뜩 떨고 있는 희진의 왼손을 오른손으로 쥐고
손을 쭉 피게 하고서는 들고 있던 반지를 살짝 끼워주었다.
희진은 지금껏 그런 적 없는 진이
눈을 감으라고 하고, 손을 덥썩 잡는 등
갑작스런 진의 행동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놀람은 아주 조그만 것에 불과했다.
자신의 왼손에서 반짝거리고 있는 반지를 보고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머... 진이씨... 언제 이런 걸..."
"결혼식 때에는 더 이쁜 걸로 해줄게요.
오늘은... 약혼식 하는 기분으로 받아줘요."
"이뻐요..."
희진의 눈에 잠깐 눈물이 고였다.
"너무 힘들고 어두운 표정하지 마세요.
그러면 저까지도 힘들고 어두워지는 거 같아요."
"네... 너무 고마워요..."
진은 희진이 기뻐하는 모습에 너무나 행복했다.
진은 그런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계속 이야기를 진행해 가고 싶어서
"저기... 전에 우리 집에서 봤던 학생 있죠?
저번 주 토요일이던가... 희진씨가 차 타고 어디 가는 거 봤다던데요..."라며
수현이의 이야기를 꺼냈다.
희진은 깜짝 놀랬다.
"네..네...? 아... 그 날... 고등학교 동창회가 있어서요..."
얼굴이 거의 사색이 되어서 겨우 변명을 둘러댔다.
하지만 진은 그것을 모르는듯 "아..네..."하고 입을 닫았다.
다시 또 처음처럼 침묵이 흘렀다.
희진은 토요일 일을 진이 모두 알고 있을까봐
진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지 못 했다.
그런 희진의 모습이 진에게는 자신을 어려워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진은 그런 희진의 마음을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희진씨... 저랑 있는 게 불편하세요?"라고 물었다.
"네..네...?"
"아니... 가끔이지만 왠지 저를 어려워하시는 것 같아서요..."
"아...아네요... 그냥... 제가 원래 성격이 이런걸요..."
음식이 도착했고, 둘은 아무 말 없이 음식만 먹고 있었다.
진은 희진이 오늘따라 더욱 얼굴이 굳어있는 이유를 몰라서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나 하는 생각에 음식이 입에 들어오질 않았다.
음식을 다 먹고 나서도 서로 다른 쪽을 바라보면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만을 듣고 있을 뿐 서로 말이 없었다.
잠시 후 커피가 디저트로 나왔다.
진은 커피잔을 어색하게 어루만지다가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저기 희진씨... 우리... 너..너...무 조용하죠...? 무슨 이야기라도 하죠..."
라고 분위기를 전환시키려고 했다.
그러자 희진이
"저기 진이씨..."하고 말을 끊었다.
"네...? 왜 그러세요...?"
"저... 오늘 몸이 너무 안 좋네요...
갑자기 속이 너무 안 좋아요... 다음에 제가 연락드릴게요... 괜찮죠?"
"제가 바래다 드리죠... 가방 이리 주세요."
"아... 아네요... 차 가지고 왔어요.
집에 가서 좀 쉬어야겠네요. 오늘 죄송해요..."
"네... 그럼 제가 다음에 연락드리죠. 오늘은 그럼 쉬세요."하고는
희진이 나가는 모습을 진은 그냥 가만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희진은 서둘러 차를 향해 뛰어갔다.
토요일... 분명히 그 남자를 만난 날이었다.
'그 수현이라는 애는 어디에서 나를 본 걸까...?
설마 거기까지 간 거는 모르겠지...?'하고는 급하게 차를 몰아 나갔다.
그러고 한참을 달리고 있을 때
옆에서 지나가는 한 여학생이 눈에 띄었다.
때 마침 주영의 집에서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있던 수현이였다.
이게 왠 우연인가 싶어서 희진은
차를 수현이 걸어가고 있는 쪽으로 가깝게 댔다.
수현은 자신의 옆에 차가 선 것을 보고 의아한듯이 차 안을 쳐다보았다.
차 유리창이 스르륵 내려가고
그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이 희진임을 알고 깜짝 놀랐다.
"안녕하세요..." 수현은 가볍게 목례를 했다.
"네... 오랜만이네요... 저기 시간 있다면... 나랑 차 한잔 할래요?"
"네...? 시간이 좀 늦었는데요..."
"오래 붙잡진 않을게요. 잠깐 제 차에 타요."하고는
운전석에서 반대로 손을 뻗어 차 문을 열어주었다.
차는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한 백화점 안의 카페로 향했다.
카페 안에서 둘은 커피를 시켰고
서로를 경계하는 듯한 둘 사이는 분위기를 더욱 어색하게 만들었다.
그 침묵을 깬 것은 희진이었다.
"토요일에... 절 봤다면서요?
이 동네였나... 그럼 역 앞에서 봤나요?
동창회가 있었거든요. 돌아가는 길에 친구가 태워줬거든요."
"친구...라구요?"
"역시... 남자 애여서 오해사면 어쩌나 걱정했었어요.
결혼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진이씨에게 잘못 전해지면 어쩌나 곤란해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일단 그 쪽한테 제대로 설명해주려고 생각했어요.
차를 같이 타고 있었던 것 뿐이라구..."
"호텔... 들어갔다 나오는 거... 봤어요..."
희진은 순간 토요일에 자신이 했던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머리 속을 스쳐 지나쳐갔다.
나올 것이 나왔다하는 심정에 당황하여 손도 급하게 떨렸다.
"저...저기... 나 담배하나 피워도 될까...?
유치원에서는 안 피지만 말야..."
갑자기 반말을 쓰기 시작한 것에 수현은 어이가 없었지만
"네... 저도 학교에선 안 피우니깐요..."하고는
재떨이를 희진 쪽으로 쭈욱 밀어주었다.
"고마워... 그래서... 그 일을 진이씨한테 얘기한 거야?"
희진은 담배를 하나 물고는 불을 붙이고 조심스레 물었다.
수현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래. 우리 뭔가 통하는 게 있는 거 같구나.
진이씨는... 나쁜 사람은 아닌데, 솔직히 말하면, 재미 없어.
기껏 한다는 얘기가 펭귄 이야기 같은 거나
원자의 수 같은 거...
그런 거 들어봐야 재미있을 리 없잖아...
섹스도... 정말 유치해. 차라리 혼자 하는 게 낫지.
그래도 아버지 때문에 여기까지 오게 된 거야.
재미없는 사람이지만 결혼 상대로는 좋을 거라면서
음... 그런 거 알지? 너도 나랑 같은 여자잖아...
근데 내가 왜 너한테 이런 변명 같은 얘길 하고 앉아있는 거지...?
그 사람... 지금 나한테 완전히 빠졌는 걸...
니가 무슨 얘기를 해도 그 사람 믿을까?
너랑 내가 하는 얘기, 어느 쪽을 믿을까?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쓸데 없는 일로 널 부른 거 같구나...
안녕...
다음부턴 진이씨 일로 안 봤으면 좋겠네..."하고는
차 값을 계산하고 나가버렸다.
수현은 잠시 가만히 앉아있었다.
선생님의 애인... 그것도 곧 결혼할 사람이 바람이라니...
그러고도 저렇게 뻔뻔할 수 있다는 게 참을 수가 없었다.
선생님이 불쌍하게 생각되었다.
저런 사람을 사랑하다니... 저런 사람을 사랑하다니...
수현은 아랫 입술을 지긋이 물고 자리에서 일어서서는
방금 전 희진이 나간 길을 따라 나갔다.
희진은 마침 주차장을 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려던 참이었다.
저 멀리 희진을 발견한 수현은 에스컬레이터 쪽으로 달려갔다.
뒤에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난 것을 직감적으로 느낀 희진은 뒤를 돌아봤고,
자기 바로 뒤에 수현이 있다는 것에 깜짝 놀라면서
에스컬레이터로 발을 올려놓은 순간...
...
툭
...
수현의 오른손이 강하게 희진의 등을 떠밀었다.
희진은 꺄~ 소리와 함께 에스컬레이터 밑까지 굴러 떨어졌고,
잠시 동안 온 몸을 전율하는 고통이 따르더니
오른쪽 다리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희진은 일어서지를 못 하고 계속 고통에 떨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하나, 둘 무슨 일인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수현은 그 가운데에 가만히 서서 희진이 넘어진 모습을 쳐다보다가
황급히 그 자리를 뛰쳐 나갔다.
수현은 자기가 어디를 향해 뛰어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고 계속 뛰었다.
한참을 뛰다가 숨이 턱까지 오르고 나서야 겨우 숨을 돌리며 멈춰섰다.
그런 수현의 눈에 우연히 들어온 게 공중전화였다.
수현은 수화기를 들고 50원짜리 동전을 넣었다.
그리고는 진의 집에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진의 목소리가 수현에게 들려왔다.
"..."
진의 목소리가 수현의 입을 닫아버린 듯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진이 '장난 전화인가...?' 하고 끊으려는 찰나, 수현이
"저에요..."라고 말을 이었다.
"아... 장난 전화인줄 알았어."
"네... 죄송해요."
"근데 무슨 일이야...?"
"아... 특별한 일은 아니에요."
진은 낮 시간에 있었던 팔굽혀 펴기 때문에 팔이 불편한 듯
"아... 팔이 아파서 전화기 들고 있는 것도 힘들어...
클럽 시간에 팔굽혀펴기를 좀 했거든...
아 참... 너한테 사과할 것이 있어..."하고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네...?"
"어머니... 정말로 안 계시더구나... 농담이라고 생각했어...
아... 미안... 동정받는 것도 싫겠지?"
"아뇨... 선생님의 동정이라면 좋아요."
뚜~뚜~뚜~뚜~
공중 전화기 잔액 부족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이제 곧 끊기겠네..."하고 진이 말했다.
수현은 얼른 자기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고,
마침 마지막 남은 동전 하나가 수현의 손에 쥐어졌다.
그 동전은 진이 주었던 1985년 만들어진 100원짜리 동전이었다.
수현은 잠시 그 동전을 바라보다가 전화기에 넣고서는
"100원 넣었어요..."하고 말했다.
"그럼... 좀 더 얘기할 수 있겠네...?"
"네..."
"음... 그렇다고 해도... 무슨 얘기 하지...?"
"저요..."
"응...?"
"펭귄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펭귄...? 그래 좋았어.
펭귄이라고 하면 남극에 황제라고 하잖아...
텔레비젼 같은 데서 보면... 펭귄이 많이 모여서
암벽 같은 데 위에서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는 거... 볼 수 있잖아...
근데 그 밑은... 얼음의 바다야......"
진은 계속해서 펭귄 이야기를 이어나갔고,
수현은 아주 진지하게 그 이야기를 들어갔다.
진은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모른 채
가끔 수현의 목소리에 아주 조그만 떨림이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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