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축제> 제12화 변태 중의 왕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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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축제> 제12화


변태 중의 왕변태



"말하자면 그렇다는 얘기예요. 그 여자 얘기랑 내 얘기가
틀리니까, 누구 말이 진실인가 하고 있었잖아요."
"진실? 당신한테 진실 같은 게 필요해?"
"하…정희씨, 날 아주 막되 먹은 년으로 보고 있었군요…
꼭, 내 거기를 보고 헐렁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처럼."
혜연을 몰아붙일 방법을 찾고 싶다. 저 여유로운 미소를
뭉개버릴.
"그러지 말아요. 나, 정희씨 좋아해요…."
"…."
"…그렇게 못 믿겠으면, 당장 봐요."
"…?"
"이 CD."
"…지금?"
"PC방이라도 가면…"
가 본적이 있는 곳이라며 혜연이 안내한 PC방은, 1인 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로 큰 규모였다.
"1인 실이라면, 주위 눈치 안보고 볼 수 있겠죠?"
"두 분이세요?"
"아…한자리만 쓸 거 에요."
"그러세요."
시디롬의 소리가 좁은 방안을 울린다.
"시작이에요."
거기에는 수희가 서 있었다. 수희가 서 있는 방에는, 그
것은 호텔이나 여관 같지는 않고, 어딘가 주택의 분위기가
풍기고 있다.
화면의 바깥에서 누군가가 말을 건 모양이다. 수희의 얼
굴이 그 쪽을 향하고, 곧이어 옷을 벗었다.
"이 여자, 몸매 괜찮지 않아요? … 알고 있겠지만."
혜연은 의자를 당겨 팔을 감싸 안고는, 머리를 기대온다.
그녀의 가슴이 뭉클하다.
"듣기로는, 이 여자의 첫 남자는 당신이었다죠…"
"시끄러워."
어두운 밀실 안을 채우는 것은 모니터에서 새어나오는 빛
만이 아니다. 언제나 어두움을 밝히는 것은 수희였다. 우
리가 처음 함께 했던 그 밤에도, 달빛과 함께 빛나던 것은
수희의 하얀 피부였다.
침대에 걸터앉는 수희를 쫓아 카메라가 다가간다. 수희
는, 침대에 걸터앉은 체로 카메라를 향해 다리를 벌렸다.
화면 밖의 소리는 남자다. 웅얼거리는 것 같던 소리는 이제
알아들을 만큼의 발음으로 말한다.
'자위 해?'
'…해요.'
'남편이 있는데도?'
'…'
'만족시켜주지 못하나 보군.'
'…꼭 그렇진…'
'언제부터 시작했지?'
'…자위요?'
'응.'
'…고등학교 때에…'
'계기는?'
'친구들과 수다 떨다가…알게 되어서, 응…'
"신기하지 않아요?"
"뭐가?"
"이 여자 이렇게 술술 묻는 데로 대답하는 거 말이에요."
"…."
"약을 놨거든요."
"약? 그게 무슨…."
"응…일종의 자백제인데, 영화 같은데 나오는 거, 마약 같
은 거예요."
"그런 게 어디서 났지?"
"말했잖아요…그 남자. 의사라고."
화면 밖에서 수희에게 질문하는 것은 역시 그 남자이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건 당신인가?"
"응….글쎄. 난 저 때,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의 가랑이
사이에 있었을 거예요."
"…그럼, 다른 사람도 있었나?"
"하앗….모르겠어요? 저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은 태상
씨에요."
놀랄만한 일도 아니었다. 이건, 그 교환 중에 찍은 것일
테니까.
'바람 핀 적도 있겠군.'
그 의사가 다시 말을 한다.
'아니, 그 전에, 고등학교 때 배웠다는 그걸 시작해봐.'
수희의 손이 머뭇거리며, 벌린 다리 사이로 내려간다. 그
리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래….잘 하는데. 많이 해본 솜씨야…이제 질문에 대답해.'
수희가 카메라를 바라본다. 그것은 마치 나를 향한 것 같
다. 수희의 눈동자가 떨리는 것을 알 수 있다. 흐릿한 화질
에도 그것은, 여전히 가슴을 뚫는다.
'…있어요.'
'몇 번?'
'….'
'질문이 잘못됐군. 몇 명이라고 해야 하겠지?'
'…'
'몇 명이야. 대답해.'
'…한 명뿐…이에요….'
수희의 목소리에 간간이 숨소리가 섞인다.
'하룻밤 자고 만 건 아니겠지.'
'…'
"저 여자도 다리 사이에 달린 건 못난 편이 아니야. 그렇
죠? 다들 예쁜데 나만 이런 것 같아…"
"…"
"당신, 지금 섰죠?"
"조용히 하라고 했어."
'좋아. 남편도 있으면서 자위도 하고 다른 남자와 자기도
한다…너도 꽤 걸레군. 그렇지?'
'…그렇지 않아요. 그건 전부….'
'손 멈추지 마.'
'…'
'어쩔 수 없었다거나,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고 말하
고 싶겠지. 하지만 모든 불륜은 다 그런 식이야.'
'…'
'그래…모두 몇 명이야?'
'예?'
'여태 것 잔 남자 말이야.'
'…4명…'
"당신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맞춰봐요?"
"아무 생각 없어."
"…응…글쎄, 이건 우리가 넷이서 만난 처음에 찍은 거니
까, 저 사람하고 아직 자지는 않았어요. 그렇게 되면, 당신
과 태상씨, 그리고 바람 피웠다는 남자 빼고 한 명이 남는데
도 아무런 생각이 없어요?"
우리가 헤어진 후에 태상과 결혼하기까지의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그건, 태상 외의 남자를 사귈만한 기간이 분
명히 아니었다.
'그럼 싸보기도 했겠군… 싼다는 게 무슨 뜻인지는 알겠
지? 누구와 할 때가 처음이었나. 역시 남편?'
'…그 남자….'
'누구?'
'결혼 후에 만났던….'
'하핫…그래. 좋아. 그럼 그 후로 자위할 때는 그 친구 생
각이 나겠군. 그런가?'
'…가끔씩…요…'
'남편과 할 때도?'
'….'
'대답해.'
'…예…'
"저래도 저 여자가 그렇게 좋아요?"
"좋아한다고 한적 없어."
"목소리가 떨리는데…? 날 바보로 보지 말아요."
태상이 이 모든 걸 어떻게 견뎠는지 알 수가 없다. 카메
라는 여전히 수희를 비추고 있었다.
'자. 자….이것 봐. 네 가랑이를 한번 봐. 어떻게 됐지?'
'…젖었어요…'
'그냥 젖은 게 아니지. 침대보까지 흘러내려 있잖아. 지
금 기분이 어떻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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