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를 노려라 제1장 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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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綺羅光 (Kira Hikaru), ねらゎれた 女敎師 (여교사를 노려라), フラン
ス書院]






제 1 장 미술교사 민아영, 26세 (후편)








(3)





( 정말, 이 재미 때문에 이 일을 그만둘 수 없다니까. 후후후. )

경비원 동근은 눈 앞에서 스웨터를 머뭇머뭇 벗기 시작한 여자를 바
라보면서,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이 여자는 깜짝 놀랄 정도의 미모의 소유자였다. 그래서 순찰 중이던
동근의 눈에 띄어서, 계속 쇼핑 센터 안에서 미행을 했다. 직업의식 때
문이 아니라 단지 충동적으로 취했던 행동이 이런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되어 버렸던 것이다.

이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자가 상습절도범이 아니라는 일쯤은, 프로인
동근의 눈에는 분명했다. 훔친 블라우스도 여자에겐 전혀 안어울리는
싸구려였다. 만약 못생긴 여자였다면, 시말서를 받아 내고 즉시 쫓아
냈을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 여자는 너무나 섹시했다. 덕분에 동근의
새디스틱한 본능이 발동해버린 것이었다.

풍성한 검은 머리는 어깨에 닿을 정도의 길이였는데, 광택이 나는 생
머리가 너무나 근사했다.

얼굴은 갸름한고, 약간 볼살이 있는게 보기 좋았다. 눈동자는 칠흑같
았고,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는듯한 눈매가 자극적이었다. 한번 그 눈
을 보면 누구도 잊질 못할 것이었다.

반듯하게 맵씨있는 콧날과 지성미가 느껴지는 모양 좋은 입술.

거기에 더해 날씬하고 관능적인 몸매의 근사함이란… 이런 미인의 스
트립쇼를 일대일로 지긋이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생각에 동근
의 사타구니는 불끈불끈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차색의 스웨터를 머리 위로 벗어낸 아영은 흐트러진 머리를 손으로
가다듬으면서 어떻게든 침착을 되찾을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새하
얗게 눈부신 실크 블라우스에 베이지 색의 타이트 스커트 차림에서
벌써 여성스러운 곡선미가 뚜렷이 드러나고 있었다.

[ 자아, 빨리 벗도록 해. 질질 끌고 있으면, 이쪽도 의심할 수밖에 없으
니까. ]

동근은 일부러 짜증이 난다는듯이 말을 했다.

아영은 눈썹을 찡그리며, 보는 사람의 가슴이 두근거려질 정도로 아
름다운 눈을 들어 원망스럽다는듯이 동근을 바라보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굴욕에 뺨 언저리가 잔뜩 굳어 있었다.

동근은 꼴봐라 싶은 기분이 들었다.

( 이 정도로 예쁜 학교 선생님이다. 평소라면 남자들에게 떠받들어져
서, 하늘 높은줄 모르고 다녔을게 뻔하지. 그 거만한 콧대를, 이 양동
근이 꺽어주고야 말겠다… )

동근은 그런 식으로 마음먹고 있었다.

[ 도저히 안되겠어요… 아아, 정말 무리입니다. ]

[ 그렇다면, 경찰에 연락을 취해도 좋다는 이야기지? ]

[ 자, 잠깐만욧! ]

동근이 수화기를 손에 들자, 아영이 당황했다.

부드러워보이는 세미롱의 머리를 좌우로 갈라서 뒤로 넘기곤, 모양
좋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 그러더니 드디어 결심이 섰는지, 나긋나긋
해 보이는 손가락 끝을 블라우스 단추로 가져가는 것이었다.

떨리는 손으로, 오들오들 하나씩 단추를 풀어 갔다. 블라우스가 벌어
지자, 그 안엔 매끄러워 보이는 핑크색의 슬립이 요염하게 자리잡고
있다.

( 헤헤, 드디어 체념한 모양이군. )

동근은 눈을 번뜩이면서, 아영의 모습을 집어삼킬듯이 쳐다보았다.
아영의 속옷이 언뜻 보이자, 자기도 모르게 꿀꺽 군침을 삼켰다.

아영은 단추를 다 풀고나서, 스커트에서 블라우스 자락을 끄집어내
곤, 비쳐보일듯이 새하얀 어깨를 드러내며 팔에서 블라우스를 벗어내
었다. 그사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은 동근의 눈초리를 피하려는
것처럼 옆을 향한 채였다.

슬립 차림이 된 상반신은 역시 날씬했다. 우미한 하얀 목덜미의 라인
에 검은 머리가 요염하게 흩어져 있고, 어깨의 부드러운 곡선은 군살
하나 없이 조각 같은 두팔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젖가슴은 슬립
아래에서 이외일 정도로 불룩한 융기를 보이면서, 아영의 몸이 얼마
나 무르익어 있는질 짐작케하고 있다.

( 켁, 졸라 꼴리는 모습이네. 야한 속옷을 입는 꼴하고선. )

슬립은 프랑스제 실크로 만들어진 고급품인듯, 엷은 핑크색의 눈부신
광택을 발하고 있다. 가슴 부분을 꽃무늬로 장식하고 있는 정교한 레
이스 자수의 섹시함이 인상적이었다.

아영이 벗은 하얀 실크 블라우스를 동근은 끌어쥐었다. 그리고선 뭔
가 조사할려는 시늉을 하면서, 블라우스에 남아있는 아영의 살갗의
온기와 달콤한 향기를 만끽했다. 사타구니에서 페니스가 울퉁불퉁 불
끈거리고 있었다.

[ 저어.. 스커트도… 입니까? ]

[ 당연하잖아. ]

[ 아아… 정말 너무하세요. ]

아영은 더욱더 수치심에 몸을 떨었다. 이십육년간 행실 바르게 살아
온 아영에게 있어선, 정말 견디기 어려운 굴욕의 연속이었다.

그때, 남자의 찌르는듯한 시선이 가슴을 향하는걸 느꼈다.

( 이 남자, 혹시, 내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는게 목적아닐까? )

마음 속에서 의혹이 고개를 쳐들었다. 그러나 지금의 아영에겐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었다.




(4)






슬립의 가슴 부위를 가능한한 팔로 감출려고 노력하면서, 스커트의
지퍼를 내리기 시작했다. 몸을 숙여 재빠르게 다리에서 스커트를 벗
어 냈다. 그것을 남자가 받아 들었다. 드디어 실크 슬립 차림이 되어서
아영은 몸을 웅크리고 서있는 난처한 지경에 처하게 되었다.

남자는 스커트의 주머니를 뒤집어 본다든지, 꿰멘 부위를 자세히 살
펴본다든지 하고 있었다. 자기가 지금까지 몸에 걸치고 있던 것을 알
지도 못하는 남자의 손이 마음대로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 모습에 마
치 자기 몸의 은밀한 부위 구석구석까지 보여지는듯한 불쾌한 느낌이
들었다.

동근은 베이지색의 세련된 스커트의, 여자의 그 부분을 감싸고 있던
언저리에 끌리고 있었다. 거기에서 향긋한 여자 특유의 냄새가 스며
나오는듯한 기분마저 들어서,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묻고 싶었다. 그
러나 간신히 그 충동을 억누르고선, 책상 위에 스커트를 올려 놓았다.
원래부터 조사할 건덕지도 없었던 것이다.

다시 아영 쪽으로 시선을 돌려, 섹시하기 짝이 없는 아영의 모습을 응
시했다.

가슴과 마찬가지로 정교한 레이스 자수가 장식된 슬립의 아랫자락에
서 날씬하게 긴 다리가 뻗어 있었다. 그리고 잘록한 허리의 뇌쇄적인
모습.

( 아아, 여기가 두사람만 있는 침실이라면… )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 저어.. 이제 되었지요? ]

가슴을 두팔을 엇갈려 모아 가리면서, 아영은 조심스레 물어 보았다.

[ 농담하냐? 브래지어하고 팬티도 조사한다고, 아까 말했잖아. 거기가
제일 수상하단 말야. ]

[ … 제발 봐주세요. 이제 더 이상은, 아무래도… ]

[ 곤란하네. 역시 뭔가 숨기고 있는거지? 수상한게 없다면, 얼른 벗으
라고. 내가 이런 일을 한두번 겪는지 알아? ]

[ ….. ]

[ 얼굴 좀 반반하다고 해서, 내가 봐줄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

[ 그, 그런…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단지, 너무 부끄러워서.. ]

아영은 다시금 오열을 터트렸다. 새하얀 어깨가 자그맣게 흔들렸다.
그렇지만 이런 아영의 모습은 동근의 새디스틱한 욕망을 더욱더 부추
길 따름이었다.

[ 자아, 어떡할까? 뒤는 역시 경찰에 맞기는게 좋을까? ]

동근의 뱀같은 차가운 눈초리와 냉혹한 목소리가, 아영의 비장한 결
심을 재촉한다.

[ … 아, 알겠습니다. ]

아영은 훌쩍거리면서 대답했다.

[ 벗으면 되는거지요? ]

눈물에 젖은 눈으로 아영은 찌릿 동근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얼굴을
더욱더 붉히면서, 슬립의 어깨끈을 자포자기한듯이 벗겨내었다.

고급스런 실크가 술술 미끄럽게 살결을 타고 흘러내렸다.

역시 핑크색의 관능적인 브래지어가 드러났다. 컵의 윗부분은 섹시하
게 비쳐보여서, 근사한 양감의 젖무덤이 들여다 보였다. 몸을 숙여 발
에서 슬립을 빼낼 때, 깊은 가슴 계곡이 확실히 보여서, 동근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 이것도 조사하실건가요? ]

아영은 윤기나는 세미롱의 머리를 쓸어 올리면서, 반항적인 말투로
말하고선, 벗은 슬립을 남자에게 건냈다.

동근은 두근두근거리면서 그걸 받아 들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속
옷따위를 뒤집어 본다한들 뭐가 나올 턱이 없었다. 아영에게 자기의
응큼한 생각을 들킨 것 같아서, 입맛이 썼다. 희미하게 천에서 풍겨나
는 달콤한 향기에 취해가면서도, 나를 물로 보나 싶어서 동근은 슬립
을 책상에 내던졌다.

눈앞에서 아영은 팬티스타킹을 벗어 내리고 있었다. 경찰이라고 하는
말이 위력을 발휘했는지, 단단히 마음을 먹은듯했다.

( 이러면, 올누드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큭큭.. )

기대에 가슴이 부풀었다.

동근에겐 잡은 여자를 협박해서 강간할 정도의 배짱은 없었다. 속옷
차림으로 만들어서 여자가 수치심에 떠는 모습을 즐기면서, 몸 여기
저기를 더듬는 정도가 한계였다. 알몸으로 만들면 거꾸로 여자측으로
부터 인권문제다해서 고소당할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이 예쁜 선생
만큼은 순순히 돌려 보내고 싶지 않다는 사악한 욕망에 동근은 휩싸
여 있었다.

[ 이제 됐습니까? ]

드디어 브래지어와 팬티 차림이 된 아영은, 과연 부끄러운듯이 가슴
부위를 팔로 감추고 허벅지를 꼬옥 모으면서 물어 왔다.

브래지어와 세트인 핑크색의 팬티는 하늘하늘한 프릴이 섹시하게 장
식되어 있는 것으로, 그 얇은 천 아래엔 요염한 비너스 언덕이 근사하
게 봉긋 솟아 있었다.

그건 그렇고, 얼마나 매끄러워 보이는 피부인지. 잘룩하게 들어간 가
는 허리, 유려한 복부의 선, 우유빛으로 빛나는 탄력있는 허벅지, 똑바
로 모양좋게 뻗어 있는 긴 다리… 마치 조각 같은 완벽한 몸매였다. 거
기에 검정색 에나멜 하이힐이 묘한 섹시함을 더하고 있었다. 동근은
할 말을 잃고선, 눈앞의 아영의 눈부신 몸매에 넋이 나가 버렸다.

[ 왜 그러세요? ]

[ 아, 아니… 그게.. ]

멍하니 아영의 세미 누드에 넋을 놓고 있던 동근은, 으음, 하면서 어색
하게 목청을 돋구었다.

[ 잠깐… 브래지어 속을 확인할 수 있을까? ]

[ ….. ]

[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라구. 이것도 내 일이니까. ]

아영에게 접근하면서, 변명 비슷하게 말을 걸었다.

[ 대단하신 일을 하고 계시네요. ]

아영은 가슴을 가리고 있던 팔을 내리고선, 브래지어에 감싸진 젖가
슴을 앞으로 내미는듯이 하면서, 비꼬는 것처럼 말했다. 그러나, 남자
가 가슴 사이의 계곡을 노골적으로 들여다 보자, 곧 수치심으로 빨간
립스틱을 바른 입술을 꼬옥 깨물었다.

[ 앗! ]

남자의 손이 갑자기 브래지어의 컵을 감싸와서, 아영의 입에서 자기
도 모르게 비명이 새어나왔다.

( 빌어먹을. 말랑말랑한 가슴을 해가지고선. )

동근은 유방의 밑부분에서 들어올리듯이 하면서 살짝 쓰다듬었다. 무
르익은 젖가슴의 감촉이 죽여줬다. 젖가슴의 꼭지 부분에서 선분홍빛
예쁜 유두가 살짝 고개를 쳐드는게 보이자, 자기도 모르게 컵안에 넣
은 손에 힘이 들어가 버렸다.

[ 여기에 뭘 숨기지 않았어? ]

[ 아아, 그런… ]

남자의 손의 움직임은 뭘 조사한다기 보단, 젖가슴을 움켜쥐고, 징그
럽게 주무른다는 느낌이었다. 아영은 몸을 이리저리 꼬면서, 불쾌감
과 싸웠다.

갑자기 브래지어의 어깨끈이 벗겨져 나가면서, 아영의 풍만한 융기가
드러나 버렸다. 아영은 깜짝 놀라 남자의 팔을 뿌리쳤다.

[ 꺄악! 뭐하시는 거에요! ]

[ 뭐라곳!? 내가 뭘 했다고!? ]

[ 너무하시네요. 그런 곳까지… ]

아영은 브래지어의 어깨끈을 바로하면서, 어깨를 덜덜 떨며 훌쩍거렸
다.

[ 나는 달리 훔친게 없나싶어서, 조사한 것 뿐이야. ]

[ 조금 만져보면 당장 아시잖아요. 그런데 … 이렇게 어, 엉큼한 행동
을 하시지 않았습니까? ]

아영이 동근을 노려보자, 동근은 망설였다. 내심 곤혹스러워 하면서
도, 여기서 물러나면 자기가 지는거라고 속으로 굳게 마음을 먹었다.

[ 더듬는게 싫다면, 그것도 벗도록 할까? ]

[ …… ]

[ 브래지어하고 팬티는 봐줄려고 했더니, 이렇게 되면 전부 벗어야겠
어. 원래, 생리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수상했다고. 그것도 확실히 확인
해보도록 하지. ]

[ … 무, 무슨 말씀을 하시는거죠? ]

[ 흥. 이런 식으로 인권이다 뭐다 해서 거꾸로 대들면서, 죄가 없는양
날뛰는 것들이 많지. 이쪽이 부드럽게 대해주면, 세상 무서운줄 모른
다니까. ]

허리에 찬 열쇠 꾸러미를 짤랑짤랑 울리면서, 화난듯이 고함을 질렀
다. 아영은 우미한 나신을 웅크리고선, 덜덜 떨 뿐이었다.

[ 선생이란 작자가 물건이나 훔치고, 말세다, 말세야. 정말이지. ]

[ 아아.. 정말 왜그러세요. ]

[ 내 기분 여하에 따라서, 넌 깜방행이야. 학교나 다닐 수 있을 것 같
애? 엉, 알겠어? ]

훌쩍훌쩍 흐느껴우는 아영의 주위를 동근은 왔다갔다하면서 요염한
아영의 몸을 감상했다.







(5)






( 이야, 이 엉덩이, 먹음직스러운 것 좀 봐... 당장 맛을 좀 보고 싶은데.
)

핑크의 천조각으로 간신히 덮인 아영의 힙의 섹시함에 동근은 침을
질질 흘릴 지경이었다.

[ 저, 저를 지금 협박하시는거죠. ]

[ 어쨌든, 빨리 팬티 벗고, 진짜 생린지 증거를 보여봐. ]

[ 너무하시네요… 정말 너무하세요. ]

[ 싫으면, 내가 벗겨 줄까? ]

[ 그, 그만둬! ]

남자의 손이 팬티에 걸리자, 아영은 그 손을 누르면서 절규했다.

[ 씨발년,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 ]

팬티가 조금씩 끌어 내려지면서, 새하얀 둔부가 드러났다. 동시에 털
덤불의 윗부분이 앞쪽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그걸 눈으로 본 순간, 동근은 화악 머리에 피가 오르고 말았다.

( 씨발, 이제 뭐가 어찌되든 상관없어. )

저항할 때마다 아영의 몸에서 향긋한 냄새가 풍겨나와서, 그게 더욱
더 동근을 자극하는 것이었다.

[ 아무나 저 좀 살려 주세욧! ]

[ 야, 경찰 불러도 좋아, 어엉! ]

동근은 한손을 브래지어에 쑤셔 넣으며, 다른 한손은 팬티 속으로 집
어넣어 거칠게 맨살갗을 더듬어 대었다.

[ 그만두세욧! 꺄악… 저리 가욧! ]

[ 뭐가… 어엉! ]

[ 어이, 동근아. 이제 적당히 해둬. ]

그때, 수위실의 입구에 늙은 경비원이 얼굴을 내밀었다. 이쪽은 제복
을 입고 온후해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 임씨 아저씨.. ]

동근은 부끄러운듯한 웃음을 띄우면서, 급히 아영에게서 떨어졌다.
노인은 동근의 한참 선배인 모양이었다.

[ 헤헤, 이 아가씨가 너무 고집을 부려서, 그만 화가 나서요. ]

속옷 차림으로 훌쩍훌쩍 흐느껴 울고 있는 아영을 턱으로 가리켰다.

[ 사정은 잘 알지만, 어쩌다 실수한거 아닌가? 몸에 뭘 숨기거나 할 분
은 아닌 것 같은데. ]

노인은 이번엔 아영 쪽으로 몸을 돌려 말을 걸었다.

[ 자아, 자네도 옷을 입도록 하게. ]

[ ….. 네, 네에. ]

아영은 부끄러움에 얼굴도 들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로, 크게 고개
를 끄덕여 보였다.

[ 동근아, 뒤는 나한테 맡기도록 하게. 자네 입장 곤란하지 않게, 내가
잘 처리할 테니까. ]

[ 임씨 아저씨가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저야 뭐 좋지요. ]

동근이 어쩔 수 없다는듯이 대답을 했다.

[ 자, 그럼 된거네. ]

임씨 아저씨라고 불리는 늙은 경비원은 살며시 엷은 미소를 지었다.

[ 그럼 전 순찰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

동근은 슬립을 입기 시작한 아영을 미련이 가득한 눈으로 한번 쳐다
보더니, 어깨를 건들거리며 방을 빠져 나갔다.

[ …. 정말 감사드립니다. ]

아영은 슬립 차림으로 노인에게 깊숙히 몸을 숙여 인사를 드렸다.

[ 무슨, 이쪽이야말로 무례하게 대한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안되
는걸. 그 친구는 일에 너무 열심인데다, 젊은 혈기란게 있어서. ]

[ … 흑, 흑 ]

마음이 놓여서인지, 아영은 다시금 오열을 터뜨렸다.

[ 자아, 어서 옷을 입어야지. 그 차림은 너무 야해서, 하하. ]

노인의 말을 듣고 아영은 당황해서 블라우스로 가슴 언저리를 가렸
다. 노인도 남자인 것을 잊고 있었던듯했다. 갑자기 볼이 빨개졌다.

[ 이 일 때문에 나중에 불쾌한 일이 일어날 지도 모르니까. 그런 때는
언제라도 나한테 이야길 하게나. ]

혹시 동근이 나중에 안좋은 일을 벌일지도 모른다는 얘기인 모양이었
다.

아영은 작게 고개를 끄덕인 후, 그 경비원의 악랄함을 생각하고선 등
에 한기를 느꼈다.

[ 그분이… 뭔가, 나중에 저에게? ]

[ 아니, 오해는 하지 말고. 여기엔 그런 악질 경비원은 없지만서도. 단
지 자네가, 이런 말하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너무 예쁜게 탈이야. 얼굴
이 죄라고 해야 되나. 하하. 노인의 쓸데없는 노파심으로 흘려 듣게나.
]

노인이 인자하게 웃어 보였다.

[ 정말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

아영은 한번더 깊숙히 몸을 숙여 노인에게 인사를 드렸다.








- 제1장 끝-







(
EUNSHIRI님께: 소설 배경을 한국으로 바꾼 것은, 제가 한자로 된 인
명, 지명등을 일본어로 어떻게 읽는지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것입니다.
자주 접해서 눈에 익어 발음을 익히 아는 것들도 있지만, 항상 몇 개씩
은 짐작이 안가는 것들이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아예 제가 멋대로 한
국 이름과 지명으로 바꾼 것입니다. 그럼 적어도 일본 인명이나 지명
을 어떻게 읽냐는 문제로 골치아플 일은 없으니까요.

야설교황님: 항상 좋은 코멘트 감사드립니다. 말씀 주신데로, 일본어
엔 오십 음절만 존재하기 때문에, 여자 교성등의 의성어 처리에 있어
서, 무진장한 조합 능력을 가진 우리말이 일본어보다 월등합니다. 키
라씨 소설을 번역하면서도, 그 소리 부분 처리는 일본어를 그대로 옮
기면 야설의 맛이 살아나질 않아서 제 임의로 많이 고치고 있습니다.

kalspvr님: 항상 수라기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머지않아서 아수라장이
벌어질걸 고대하고 있습니다 ^^;

그리고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글을 올리고 다
양한 댓글 읽는게 저에겐 큰 보람입니다. 앞으로도 재밌게 보아주세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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