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동(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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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동(2)

-형,오늘 집엔 안들어가?
-집엔 가면 뭐하냐.기두리는 마누라가 있냐,토끼같은 자식이 있냐.송회장도 해외 출장 갔겠다.
한 일주일 산천이나 떠돌다 와야겠다.내 출석좀 챙겨주고 허여사에게도 잘 좀 말해주라.
-알았어
-근데 너 어디 아프냐? 여자를 마다하고
-응 조금 피곤해
-그럼 얼른 가서 쉬어라.난 여기서 곧장 지리산으로 가마

만석은 송회장이 어디 출장이라도 갈라치면 자신도 며칠 동안 사라졌다.주로 산사 같은데를가서 며찰씩 눌러있다 오곤 하였다.집안에 대한 불만이랄까,사회에 대한 막연한 불만이랄까.

만석의 마음과는 달리 대기의 심정은 상당히 초조해있었다.근래 일주일 이상 그랬다.
택시를 타고 이 곳 자택에 오는 내내 그의 마음은 초조하였던 것이다.

딩동 딩동
-누구세요?
-예 접니다.
떨꺽,문이 열리고 삼십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대문을 들어서 현관 문에 들어서는 대기에게문을 열어준다.
-가정부 아줌마는요?
-응,오늘 회장님도 안계시고 해서 좀 쉬라고
-민주는?
-학교갔지.지금이 몇신데…

그랬다.대기가 집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아홉시가 다된 시각이었다.
-근데 오늘 학교는?
-예,하루 쉴려고요.만석이 형은 며칠 여행 다녀온대요.
-술 마셨어?
-왜 술냄새 나요?
-아니…..날을 새면 그거 밖에는 할게 없을거 같아서…

그런데 왠지 이상하다. 이 삼십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는 이 집의 안주인인 허난영인 것 같은데,지금 대기와의 대화나 몸동작이 왠지 부자연스럽고 어색하다. 아니 오히려 날을 새고 나타난이 앳돼보이는 소년 앞에서 쩔쩔매는 것 같다.

허난영.
올해 나이 43세.벌써 중년의 나이도 한참을 지나고있건만 그녀의 아름다움은 세월을 모르는 듯했다. 아니,그녀의 나이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 했다.어쨌든 표면적인 나이는 이제 삼십을갓넘긴 여인같았다.검은 실크 원피스 사이로 드러난 백옥이 무색한 하얀 피부는 마치 이태리석상,아니 석고보다 하얐다.마치 피부속으로 감춰진 동맥이며 정맥이 하나도 숨김없이 보일듯 하다.탈색한 백사보다 하얀 피부는 냉기마져 느껴진다.

사십이 넘었건만 난영의 굴곡은 완벽했다.168센티의 큰키에 55키로의 체중.36-25-36의 글래머의 몸을 가린 검은 천이 부끄러울 정도로 그녀의 몸매는 뇌살적이었다.
그녀에게서는 우유빛 향내가 났다.뽀얀 피부뿐만아니라 검고 치렁한 머리결을 감아올린 그래서드러난 하이안 목덜미,그 곳에서는 샘처럼 솟아나는 우유같은 싱그러움이 있었다.

여자의 키는 같은 키라도 남자보다는 커보이는 법이다.
난영은 대기보다 실제로 더 컸다.대기가 165센티 정도이고 보니 난영의 키가 오륙센티는 아니그보다 훨씬 커보였다.

그런데 그러한 그녀가 이 조그만하고 어려보이는 대기 앞에서 왠지 주눅이 들어 쩔쩔매는 표정이다.
-저기 나하고 조금
-저 피곤해요.다음에 해요
-아니….그러니까 잠깐만

대기는 뭔가 이야기하려는 난영을 등진 채 이층으로 올라간다.

-저기 차 한잔해
-이젠 노크도 안해요?
-아니…난 그저,금방 따라왔기 때문에…
-알았어요,알았으니까 좀 쉴께요
-으응…그럼 쉬어…난
-도대체 할 말이란게 또 뭐예요?

대기가 침대 모서리에 앉으며 서있는 난영을 바라본다.처음으로 눈 길을 주며 하는 말이었다.
-나,난 그러니까 내가 잘못했어…그러니 용서해줘
-아니,참 뭘 잘못하셨는데요?사모님이
-저 번의 일
-아,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했잖아요.각자 모르는 사람처럼,남남처럼…원래 남남이지만
-너무해,흑흑흑

그 때까지 서서 이야기하던 난영은 얼굴에 두 손을 감싸며 흐느끼면서 주저앉는다.

정적이 한없이 흘렀다.
아니다.고작해야 오분이나 길어야 칠팔분의 시간이었다.하지만 그 시간은 무척이나 긴 듯했다.
마치 단전호흡할 때의 일식 (한 번 호흡 하는 것을 말함)이 온 우주의 생성과 소멸의 시간처럼
길게 느껴지듯,그 시간은 무한대로 가는 시간처럼 길었다.

대기는 생각한다.
허난영,지금 자신의 앞에서 얼굴을 감싸쥐고 흐느끼며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빌고있는 여인.
부동산 재벌의 아내로써 세상의 부에 맞서 조금도 부러움이 없는 저 여인.그 아름다움에 있어누구와도 견주어 떨어질 수 없는 아름다운 중년의 저 지체높은 여인이 지금 자신의 앞에 거의 무릎을 꿇은 자세로 자신에게 매달리고 있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릴줄 알았는데…아니 많은 시간이 흘러도 안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랬다.대기의 생각에 이런 일은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이런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일이 앞에서 일어나고 있다.도대체 부족할 것이 없어 보이는 여인이 자신 앞에서용서를 빌며 흐느끼고 있지않은가.

-이제 그만 울고 이리로 앉아요.

대기가 일어나 난영의 손을 잡으며 일으켜 세운다음 자신이 앉았던 침대 옆으로 여인을 앉힌다.

-참 이럴땐 애기같아.울보 애기….난영씨…난 난영이를 정말로 사랑해요.

한 손은 난영의 어깨를 감싸며,나머지 한 손으로 그녀의 턱을 바쳐세우며 대기가 속삭이듯 말을꺼낸다.
순간 여인의 눈과 대기의 눈이 마주치고,일순 그녀는 두눈을 살포시 내리깐다.

-용서해 주는 거지?….대기씨 난영일 용서해 주는 거죠?
-그래…내가 난영일 얼마나 사랑하는데…용서 그런거 없어,난영인 내 생의 전부인데…용서고그런게 어디 있어.난 난영일 얼마나 사랑하는데.

사내의 입이 무언가 말하려고 반 쯤 벌어진 여인의 입술을 감싼다.여자는 다시 두 눈을 감고손을 들어 사내의 어깨를 감싼다. 다시 한 호흡이 흐른 뒤

-난…난영이는 이제 대기씨 없인 안돼…난영인 대기씨가 없으면 이젠 버틸 수도…숨을 쉴 수도없어요.대기씨?
-예
-아니,아니 전처럼 다정하게 응 그래요,그래줘요
-응
-대기씨 화 많이 난거 알아요..이젠 다시는 그런일 없을 거예요.그러니까 이젠 화를 푸세요.응?
-알았어.이젠 다 풀렸는걸.
-자기 나랑 그런 의미에서 딱 한 잔만 할래요?
-좋지.

-술 깨기도 전에 또 술이군
-저기 안그럼 대기씨는 마시지 마셔요.
-근데 난영이 왜 계속 존대말해,어색하게?
-왜 싫으셔요?
-아니 안하던 존대를 계속하니까..글구 내가 이상하잖아,난 반말이구 난영인 존대하니까
-자기가 여자가 존대하는게 좋다고 해놓구선…그리고 자긴 그냥 편하게 말해요.
-아,그 땐 내가 너무 난영이한테 너무 무능하고 초라해 보여서 그랬씀 좋겠다,그러면 남자로써 자존심이 좀 서겠다 싶어서 그런거지,뭐 꼭 난영이한테 존대말 들을려고 한 것은 아닌데..근데
좋다.난영이가 나한테 존대하니까 뭐랄까 이제 내가 남자고 난영이가 내 여자 같은 느낌이 든다.
-정말요.정말 난영이가 대기씨 여자라는 생각이 드세요?그럼 계속 존대 해야지.
-그래,그럼 그래,난 좋으니까

여자는 일 층으로 내려가더니 양주와 과일 안주를 만들어가지고 왔다.
금새 옷을 갈아 입고 왔는데 이번엔 빨간 슬립이었다.앞가슴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팔이 없는
속이 비치는 망사 슬립.
아주 도발적인 차림으로 갈아입고 온 이 사십 중반의 여인네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대기는 마른침을 삼키며 도발적인 차림의 여인을 바라본다.어떤 때는 청순해 보이다가도 이럴때는 사내의 호흡을 순간에 흐트러버리는 여자.
농후함과 풍만함. 쎅시함과 뇌살적인 교태.
-뭘 그리 뚫어져라 봐요.난 대기씨가 보기만 해도 이상해진단 말예요.
-난 이미 이상해졌는걸
-아잉,자기 그만 보고 술 한 잔 하셔요. 아잉 또 본다.부끄러

난영의 볼이 빠알게진다. 부끄러운 몸 동작마져도 요염하다.
-난영인 정말 예뻐
-어머 예쁘다는 말 정말 오랜만이다.어릴 땐 그런 말 자주 들었는데
-그럼 내가 자주 할께..이리와 한 번 안아보게

여인은 냉큼 소년의 옆으로 자리한다.
대기는 여인의 풍만한 몸을 안으며 한 손으로는 여자의 상징인 앞가슴으로 향한다.
-이런건 뭐하러 했나?
여자의 브라위를 만지며 귓 볼에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는 대기의 앞가슴엔 놀란 소녀마냥 홍시같이 빨간 얼굴을 한 여자가 뜨거운 숨을 토하며 밀착하여온다.
-자기 정말 오랜만이에요….이렇게 자기 품에 안긴지가…고작 십 일인데도…나한텐…난영이한테는 십 년도 넘는 세월 같았어요.
-난영 사랑해
-저도 난영이도 자기를 대기씨를 사랑해요…너무나 많이..

대기의 입술이 난영의 입술을 헤집고 유영하기 시작한다.뜨거운 단내를 풍기며. 난영의 혀가마중나오며 둘의 타액이 마찰음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대기는 난영의 타액을 들이키며 그녀의 수밀도를 자극한다.이내 하이얀 젖가슴 하나가 빨간슬립을 제치고 밖으로 뛰쳐 나온다.주인을 찾아 나온냥.
대기가 왼 손 검지와 엄지로 튀어나온 돌기를 비틀자 이내 난영의 비음이 터져나온다
-으잉..아아,헉
잠시 여유를 두고 떼어놨던 입술로 대기의 혀가 다시 비집고 들어가고 여자는 두팔을 남자의 목에 두른다 두 마리의 뱀처럼 뒤엉킨 혀는 이제 방향감도 없이 얼키고 설키기 시작하고 마른 대지에 폭우가 터지듯 타액이 넘쳐나고 누구랄 것도 없이 남녀는 개걸스럽도록 타액을 마셔댄다.
남자는 이제 한 손을 아래로 향한다 그러지않아도 드러난 하얀 속살을 아예 제쳐버리고 이제 부끄럽지도 않은듯 아무렇게나 부끄러운 곳을 드러내는 여인의 은밀한 곳으로 향한다.
-으앙,아아이 몰라 그렇게 갑자기 넣버리면
-벌써 젖었는걸…언제부터 그런거야…근데 위에는 가렸으면서….왜 아래에는 아무것도 입지않았어?
-몰라..창피해,아까부터…옷을 갈아 입는데 이미 젖어서,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어차피 또 젖을건데…그래서..
-그래서 팬티를 입지안았다?
-자긴,몰라…다 알면서..아까 내가 들어올 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아아…나..으헉….
..모라..거기,거거…거긴..으ㅇ헝///으잉…나나///나좀…어어떡해..벌써…자기 손은..으헝엉//
-난영아 난 난영이만을 사랑해 그러니까우린 영원히
-아아 난 몰라 벌써 오려고해..아앙 자기 손은 마술손이야…아잉아아아///손가락 하나 가지고도 난영일 이렇게 울리고으허엉앙//////
여인의 허리가 튕기듯 휘어지더니 일순 동작을 멈추고 몸이 경직된다.그리고 가느다란 떨림.
대기는 미소를 띄우며 여인의 계곡 속에서 손가락을 빼고 난영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댄다
-아하..하
여인의 입술에서는 연신 뜨거운 바람이 흘러나온다.
-넌 너무나 사랑스러워
-고마워,고마워요 대기씨..당신은 정말로 여자를 아는 분이에요..난 당신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이제야 여자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아,대기씨 나의 사랑하는 낭군,내 님 대기씨
-난영인 내여자야,나는 이 조대기는 허난영의 남자고,그렇지?
-그래요,난영인 대기씨의 여자예요..난 그게 행복해요
-난영이 사랑해
-저도 사랑해요
-자 우리 한 잔 마시고..오늘은 마음껏 회포를 풀어볼까?
-제가 한 잔 따를께요.

아 이런 행복한 시간이 있을려고 그간 십여일의 고통이 있었구나.
대기는 난영이 따라준 위스키를 한 잔 천천히 들이키며 기억을 며칠 전으로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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